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Chapter 231

EP54. 도약(5)

Z3를 넘어섰다.

넘어설 수 없을 것 같았던 Z3를 뛰어넘었다.

진우는 팔이 Z3의 몸을 꿰뚫었다. 그것은 힘의 차이를 봤을 때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Z3의 펼친 암흑 마법진을 부수고, Z3의 몸을 가르며 지나간 것이다.

우두커니 서 있던 Z3가 비틀거리다가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너무나도 깔끔하게 승패가 결정되었다.

화르륵!

진마석을 쥔 손이 빛의 입자로 변하며 무너져 내렸다. 별이 붕괴하는 것처럼, 그렇게 팔 전체가 사라졌다.

육체뿐만 아니라 영혼마저 불태워 썼다.

그랬기에 시간의 권능으로도 되돌리기 힘들 테지. 하지만 진우는 신경쓰지 않았다. 팔 하나쯤 사라져도 마법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재단에서 개발한 의수를 달면 그만이었다. 조금 불편하긴 하겠지만 말이다.

‘싼값이지.’

싼 값으로 Z3를 잡았다.

그야말로 남는 장사였다.

진우는 고개를 돌려 Z3를 바라보았다.

Z3는 무릎을 꿇은 채로 멍하니 고개를 들고 있었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는 결과를 되돌릴 수 없었다.

검은 액체로 이루어진 Z3의 몸은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뻥 뚫린 가슴에 검은 액체가 흘러들어 오며 몸을 회복시키려 했지만, 구멍을 메우기도 전에 증발해버렸다.

진우의 손에 새겨져 있던 마법진이 Z3의 몸에 전부 박혀버린 것이다.

“마법조차 그렇게 흔들리는데, 멸망을 막겠다고?”

진우의 나지막한 말이 Z3의 눈빛을 흔들었다.

Z3의 의지는 흔들렸고, 결국 마법에 나타났다.

“넌 벽도, 절망도 아니야.”

“나는…….”

“패배자다.”

진우는 간단하게 Z3를 정의했다.

Z3는 패배한 빌런에 지나지 않았다. Z3는 길게 숨을 내쉬다가 고개를 내렸다.

Z3가 진우에게 패배하여 몸이 무너져 내리고 있지만, 검은 손에서 탄생한 하급 악마들은 더욱 마구잡이로 날뛰고 있었다.

Z3의 통제에서 벗어난 것이다.

진우는 비틀거리며 세라프로 걸어갔다.

그의 몸도 정상은 아니었다.

마력이 바닥났고, 한쪽 팔이 무너졌다. 우주 공간에 노출된 몸은 얼어붙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비틀거릴지언정 쓰러지지 않았다.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앞으로 나타났다. 나타난 장애물은 어떻게든 극복해냈다.

이번에도 그러했고, 미래에도 그러할 것이다.

그게 진우가 지닌 힘이었다.

그것이 그를 이루고 있는 마법의 근간이었다.

“어떻게든… 인가?”

Z3는 진우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의 몸에 새겨진 진우의 마법술식이 몸을 붕괴시키고 있었다. 여러 겹으로 이루어져 있고, 복잡하게 얽혀 있어 대마법사라고 하여도 해제할 수 없었다.

마법을 시전한 진우조차도 그러했다.

무려 영혼을 마법의 재료로 쓴 일격이었다.

Z3는 진우와 동일한 영혼을 지니고 있었기에, 그의 몸에 바로 섞여버렸다.

Z3는 깨달았다.

진우가 말했던 것처럼 자신은 악마로서 끝을 맞이하고 있었다. 멸망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그저 자신은 수많은 세계를 학살한 악마에 불과했다.

우뚝!

Z3가 몸을 일으켰다.

진우는 세라프로 향하는 걸음을 멈추었다.

“추하게 자폭이라도 할 셈인가?”

진우의 물음에 Z3는 피식 웃었다.

검은 손은 무너져 내리고 있었지만, 여전히 세라프를 꼼짝 못하게 하며 내리누르고 있었다. Z3가 마지막 힘을 짜내서 자폭이라도 한다면, 진우를 막아설 수 있었다.

그러나 Z3는 상황이 아무리 불리해도 자폭 따위는 하지 않았다. 그도 그 나름대로 멸망을 막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아왔다.

그 외엔 모두 의미가 없는 일이었다.

“내 목적은 언제나 멸망을 막는 것이었어. 내가 한 모든 일에 후회는 없다. 최선을 다했으니까. 넘어가지 못하게 막았지만 네가 넘어섰을 뿐이다.”

Z3가 천천히 손을 들자, 진우는 고개를 돌려 Z3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역시 미련이 남는군. 내가 아닌 너는… 나보다 조금 더 잘할 수 있겠지?”

“조금 더?”

진우는 고개를 저었다.

“훨씬 더, 압도적으로 잘하겠지. 밑바닥에서 지켜봐라.”

진우의 말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일말의 흔들림도 망설임도 없었다. 가능성이 넘쳐나고 있었다.

Z3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린 박사는 원래 세계를 버리고 왔을 때, 모든 가능성을 잃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초월적인 존재가 되어 그것을 극복하려 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극복한 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의 자신은 무한하게 갈라져야 할 가능성을 막아서고 있는 벽에 지나지 않았다.

Z3의 눈에 진우가 지닌 가능성이 보였다.

패배하고 나서야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수천, 수만을 넘어 무수히 갈라지고 있는 가능성이 거대한 줄기가 되어 한곳에 엮여 있었다. 그것이 퍼져 나가지 못하게 막고 있는 것은 자신이었다. 절망이라는 벽이 아니라, 그저 앞길을 막는, 물길을 막는 언덕에 지나지 않았다.

저 무수한 줄기가 나무가 되어 퍼져간다면 희망이 있지 않을까?

Z3의 눈앞에 있는 대마법사 이진우는 모든 준비가 되어있었다.

Z3는 웃었다.

“너는 내가 악마로 죽는다고 했던가?”

진우는 Z3의 모습을 보며 경계를 하지 않았다.

공격할 의사가 전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진우가 고개를 끄덕이자, Z3의 미소가 진해졌다.

그는 완전히 여유를 되찾았다. 죽어가고 있었지만, 여유로웠다. 초월적인 존재가 아닌, 대마법사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이제야 마법사다웠다.

“그런 건 역시 피하고 싶은데.”

Z3의 손이 진우를 향했다.

진우는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혹시 마법이라도 쓰나 싶었지만 그런 기색은 느껴지지 않았다.

Z3의 몸은 이미 조그마한 마법조차 사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 최후의 수단은 기껏해야 자폭 정도일 텐데, 그러기엔 Z3의 모습은 가벼웠다.

“내 모든 걸 가져가라. 모자란 너에게 아주 큰 도움이 되겠지. 내가 너의 가능성과 운이 되어주마.”

그렇게 말한 순간 Z3의 몸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발밑에서부터 천천히 흩어지며 이윽고 몸 또한 검은 연기가 되었다.

진우의 눈이 커졌다.

세라프를 내리 누르고 있던 거대한 검은 손이 흩어지더니 진우 쪽으로 빨려 들어왔다. 검은 기류가 되어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그의 비어있는 팔에 검은 기류가 휘몰아쳤다. 검은 기류가 점점 진해지며 팔을 형성했다.

마법으로 써버린 영혼이 채워졌다.

“이건…….”

팔이 생성되었다.

그냥 팔이 아니었다. 대마법사가 초월적인 존재에 이르러 완성한 이능이었다. 암흑마법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근원이 그의 팔이 되어 자리를 잡았다.

“그럼 부탁하마.”

마지막 말을 남기며 Z3의 모습이 흩어졌다.

Z3는 흩어지기 직전에 거대한 빛을 보았다.

마치 세계수를 보는 것 같았다. 거대한 기둥에서 줄기가 무수히 뻗어 나갔다. 가능성이 Z3를 넘고, 우주공간을 가득 채우며 나아가고 있었다.

Z3는 그 모습을 보며 눈을 감았다.

Z3가 다시 눈을 뜨자, 그의 앞에 잿빛만이 가득한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Z3는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 악마가 되어 쓰러진 그의 동료들이 Z3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렇게 될 것을 알고 있었던 걸까?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나.’

‘응.’

Z3는 아이나의 곁에 조용히 앉았다.

진우는 Z3가 무엇을 부탁하는지 알아차렸다.

진우는 손을 바라보았다.

원래 그의 손과 똑같았다. 그러나 이건 별의 심장을 뛰어넘는 어마어마한 힘을 품고 있었다.

진우는 초월적인 존재만이 가질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

초월적인 존재가 아닌 인간으로서.

대마법사로써.

“대가는 적절하네.”

Z3가 부탁하지 않았어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진우는 다시 세라프를 착용했다.

별의 심장이 몸에 깃들자 그의 팔과 맹렬하게 반응했다. 마치 서로가 원래 하나였던 것처럼 합쳐지기 시작했다.

거대한 힘이 느껴졌다.

진우조차 다루기에 벅찬 너무나도 강력한 힘이었다.

[물러나지 마라! 전부 없애버려!]

[돌격!]

진우는 위로 날아올랐다.

악마들을 뚫고 있는 연합단이 보였다. 연합단은 지정된 장소에 쐐기를 박아 넣고는 몰려오는 악마를 막아내고 있었다. 크루세이더들도 마찬가지였다.

행성이 정렬했다.

태양계가 마법진이 되어 기적과도 같은 마법이 발동하려 했다.

진우는 손을 뻗었다.

그러자 달의 크기만한 마법진이 떠오르더니, 무수한 수의 벼락이 내리꽂혔다. 벼락에 의해 달에 있는 악마들이 모조리 증발해버렸다.

이화연과 아이나, 그리고 연합단의 모두가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보았다. 찬란하게 빛나는 세라프가 거대한 존재감을 자랑하며 우주공간에 떠 있었다.

“도련님…….”

하르뮤가 웃으며 빛을 바라보았다.

아이나도 검을 내리고는 진한 미소를 지었다.

“오늘이 바로 크리스마스로군!”

“와아아! 그럼 올해는 크리스마스가 두 번이겠네요?”

“호호호!”

산타와 아델라가 두 팔을 번쩍 들며 기뻐했다.

그그그극!

연합단과 크루세이더 앞에 문이 나타났다.

멀리 떨어진 문이 공간이동이라도 한 것처럼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제 나에게 맡겨.”

진우의 말이 연합단과 크루세이더에게 전해졌다.

모두 문 안으로 들어가 원래 있던 곳으로 귀환했다.

연합단과 크루세이더는 아주 휼륭하게 임무를 끝마쳤다.

저들이 아니었다면 행성이 완벽하게 정렬한 이 시점에 달의 마법진을 바꿀 수 없었을 것이다.

[측정 불가능한 거대한 힘이 감지되었습니다.]

[시스템 오류 발생.]

“무시해.”

세라프가 진우의 힘을 감당하지 못했다.

빛의 입자가 우주공간으로 휘날렸고, 세라프는 과열되어 더욱더 밝은 빛을 내뿜었다. 그 빛은 태양을 보는 것 같았다. 지구에서 바라보고 있다면, 달 옆에 태양이 뜬 것처럼 보일 것이다.

진우가 손을 뻗자, 세라프에서 거대한 팔이 형성되었다.

Z3가 만든 검은 손과는 전혀 다른 형태였다.

거대한 팔은 빛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그 안에 별빛을 품고 있었다. 자세히 바라보면, 마치 은하를 담은 것처럼 별빛들이 끊임없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거대한 팔은 달보다도 컸다.

손바닥이 펼쳐졌다. 변형된 달을 전부 잡을 수 있을 정도로 거대했다.

이것은 별의 손이었다.

별의 심장으로부터 이어진 힘이 별의 손에서 거대하게 증폭되며 발현되었다.

콰드득!

손이 달을 움켜쥐었다.

달의 주변으로 뻗어 나갔던 고리와 파편들이 손안으로 전부 들어왔다. 무한에 가까운 힘이 진우의 손 안에 존재했다.

마법이 발동되려 하고 있었다.

태양계 전체와 달의 월석이 가진 힘으로 발동되는 마법이었다. 진우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마법을 발동하시겠습니까?]

진우가 고개를 끄덕이자 마법이 발동되었다.

찬란한 빛이 우주공간으로 뿜어져 나갔다.

그 빛은 시공간을 넘어 차원에 이르렀다. Z3가 멸망시킨 모든 세계로 뻗어갔다. 고통받고 있던 영혼들에게 빛이 깃들면서 그들 모두가 영혼석으로 귀환했다.

진우의 세계도 마찬가지였다.

억울하게 고통받고 있던 영혼들이 전부 구원받았다. 그리고 공간이 단절되었던 도시들도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상처는 아물어 흉터가 될 수 있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뒤를 돌아보았을 때 후회가 없어야 했다.

남겨둔 고통이 없어야 했다.

혼란이 없어야 했다. 미련 또한 털어버려야 했다.

그래야 전력으로 앞을 향해 뛰어갈 수 있었다.

태양계를 가리고 있던 장막이 걷혔다.

진우는 조금 더 명확하게 저 멀리 있는 초월적인 존재들을 바라볼 수 있었다.

달에 남아 있는 월석의 힘은 지구를 보호하는 강력한 보호막이 되었다. Z3처럼 초월적인 존재로부터 도망치는 게 아니라, 대비를 하는 것이다.

저들이 찾아온다면 저들을 격리할 수 있도록.

“후…….”

모든 게 바닥났다.

진우가 별의 손을 해제하자, 다시 원형이 된 달이 모습을 드러냈다. 달의 표면에는 별의 손이 남긴 흔적이 새겨져 있었다.

“어떻게든 끝이 났네.”

진우는 손을 바라보았다.

운이 좋았다.

그렇게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구긍!!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충격에 진우는 고개를 들어 우주공간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서 무언가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다.

너무나도 탐욕스러운 존재였다.

저것이 바로 Z3를 절망하게 만들었던 소울이터였다.

태양계를 가렸던 장막이 걷히자, 소울이터가 지구를 바라보았다.

끝이 난 게 아니었다.

“이제 본 게임인가?”

이능개체가 나타나든, 초월적인 존재가 출현하든 해야 할 일은 간단했다.

격리 또는 제거.

초월적인 존재도 재단에서 관리해야 할 이능현상일 뿐이었다.

우리는 사냥감이 아니다.

“언제든 와라.”

이능개체를 멸할 이능격리재단의 사냥꾼이다.


           


The Archmage Vanquishes the Villain

The Archmage Vanquishes the Villain

대마법사는 빌런을 압살한다
Score 7.4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Archmage, the sole survivor in a world that has fallen into ruin, gambles everything and manages to return to the world before its destruction. However, he finds himself not in his original body, but in the body of Lee Jin-woo, the worst villain and a third-generation chaebol heir with brilliant talent. Using his memories from before the regression, he begins to vanquish the villains one by one.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