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Chapter 238

76장 소실

“……됐다.”

나는 흑천으로 가한 압력을 완전히 풀었음에도 변하지 않는 드래곤 하트를 보며 확신했다.

이미 메이도 마나 제어를 그만두었다. 즉 내 눈앞에 있는 건 완벽한 마나 결정이다.

“이제 흑천을 떼어내 볼까.”

나는 손을 펼쳐 흑천을 끌어당겼다. 거대한 마나를 전부 가두느라 흑천도 상당한 압축을 받았으나, 역시 내 수족답게 큰 무리 없이 내 아대와 목걸이로 흡수되었다.

그리고 남은 선명한 빛의 결정.

“드래곤의 마나가 한 톨도 없는 드래곤 하트라.”

가느다란 고리를 삼각으로 구부린 듯한 모양. 이 얇은 막대기에 그토록 어마어마한 마나를 전부 담아낼 수 있었다는 게 놀랍다.

“……이게 드래곤 하트라는 거야?”

보고 있던 메이가 물었다. 그러고 보니 메이는 이걸 처음 보겠구나. 아니, 이 세계에서도 드래곤 하트를 목격하는 자는 드물다. 애초에 드래곤을 보기 어려우니.

“실제로는 드래곤의 몸속에 있는 거지만, 구조는 같을 거라 생각해.”

단순 무식하게 압축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직조의 설계도를 유지하면서 만들었다. 기능과 성질은 거의 같을 터.

“이걸 어쩌게?”

“황궁에 건네면 필리 씨가 이걸 이용해서 황제의 쇠약함을 해결해 줄 거야.”

“필리…… 필리……. 아, 그 사람.”

메이가 자신의 기억을 떠올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또 질문했다.

“어떻게 보내게?”

“……응?”

“그만한 마나를 압축했는데, 이걸 그냥 들고 가려고?”

“…….”

나는 메이의 말에 가만히 드래곤 하트를 보았다.

드래곤 하트는 나와 달리 이 어마어마한 마나가 전혀 숨겨지지 않는다.

안 그래도 차고 넘치는 마나를 이 조그만 데에다 전부 압축해서 집어넣었으니 더더욱. 드래곤 하트가 보관된 방은 마법으로 특수 처리를 했으니 마나가 감춰지는 것이지만,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이건 전혀 다르다.

이걸 이대로 황궁에 들고 가면 폭탄 테러범으로 오인받아도 할 말이 없다.

“……그러게?”

“…….”

메이의 식은 눈동자가 나를 보았다.

* * *

다음 날, 나는 여느 때와 같이 콘스텔에 등교했다.

지금의 내가 드래곤 하트를 황궁으로 보내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아텐에게 건네주는 것.

다만 콘스텔에 드래곤 하트를 가져올 수는 없으니, 아텐에게 만날 장소를 미리 전해둬야지.

“어쩐지 오랜만인 거 같네.”

마나 주사 사건부터 사탄을 만날 때까지, 나는 황궁의 명령을 받아 콘스텔에 등교하는 게 무기한 보류되어 있었기에, 참 오랜만에 등교한다.

“이제 곧 중간고사라던데.”

작년 이맘때 순위에 들기 위해 죽자사자 노력했던 게 떠오른다. 파문을 피하기 위한 애처로운 발버둥이었지.

이제는 그럴 필요는 없지만, 앙페르나 앗지에에게 창피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나름의 성적은 내야 한다.

음, 나도 로아흐 가문의 자식이라는 것에 어느덧 익숙해진 모양이다.

그렇게 오랜만의 교문을 들어섰을 때.

우뚝-

“…….”

나는 정확히 한 걸음을 내딛고 멈췄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나를 제외한 학생들은 모두가 평범하게 교문을 넘어 계속 나아갔다.

나는 팔을 들었다.

까악-

주변에 있던 까마귀 하나가 날아와 내 팔 위에 올랐다.

[갑자기 무슨 폼을 그렇게 잡으십니까? 주인님.]

그레고리가 능글맞은 어투로 물었다. 하기야 이렇게 사람 많은 곳에서 너무 눈에 띄는 짓이었다.

하지만 나는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것이 있었다.

목소리를 낮추었다.

“그레고리. 혹시 내가 없는 동안 콘스텔에 무슨 일이 있었어? 그냥 평범하게 말해줘도 돼.”

[……? 딱히 아무것도. 물론 네가 이리저리 사고를 치는 동안 옆에서 구경하는 게 내 주된 재미였다만. 콘스텔의 관찰을 게을리하진 않았다. 네가 느낄 만한 이변이라면 여기 학생들도 전부 느꼈겠지.]

“……하긴, 조금 예민했나.”

지금 보이는 풍경에는 나 말고는 모두가 평화로운 일상 속에 잠겨 있다.

사실 정작 나조차 무슨 느낌을 받고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다. 특별히 악의나, 살의나, 혹은 마나의 기색을 느끼거나 한 것도 아니다.

다만 그저 ‘육감’에 뭔가가 걸린 것 같았는데, 기분 탓이라고 할 만큼 지금은 딱히 무엇도 느껴지지 않는다.

“음, 고마워. 또 물어볼게.”

[언제든지.]

까마귀는 그렇게 말한 뒤 다시 날아갔다.

나는 조금 찜찜한 마음을 삼키고 교실을 향해 걸었다.

* * *

“……으음.”

교실 문 앞까지 와서도 딱히 달라진 건 없었다. 역시 내가 너무 예민했나.

나는 교실 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섰다.

“오, 프론디어!”

먼저 눈에 띄게 환영해 주는 건 로발드 리에프였다.

“너 이 자식, 프로들과 합류해서 임무 수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그 덕에 황궁까지 가보고. 부럽다 부러워.”

“……사실 별로 안 부럽지?”

“물론! 황궁은 귀찮기만 하지!”

로발드답다.

“하지만 부러운 것도 있어.”

“응?”

“장래가 탄탄대로가 됐잖냐.”

“엉?”

로발드는 이해 못 할 소리를 한 뒤에 어깨를 툭툭 두드린 뒤 돌아섰다.

뭔가 그걸 붙잡기는 뭐해서 내버려 두었다.

‘탄탄대로?’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일단 반갑게 맞이해 주는 사람들에게 전부 인사를 건넸다.

그러다 아텐을 발견했는데, 황궁에서도 만난 적이 있는 터라 다른 사람들보다는 좀 더 가볍게 인사했다.

“미안해요.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저택에 감금되다시피 해서.”

“그게 옳아.”

그 사단이 일어났는데 황녀를 가만히 내버려 둘 리가 없다. 필리의 경우 본인이 권력을 다루는 입장이라 상황이 반대인 거지만.

나는 아텐의 모습을 잠깐 살폈다. 아텐은 당연히 교복을 입고 있었다. 황궁에서 한껏 꾸민 아텐은 정말 근사했지만, 역시 난 이쪽이 편안한 느낌이 들어 좋다.

“아텐, 나중에 할 얘기가 있는데.”

“여기서는 안 되는 건가요?”

“응. 콘스텔은 안 되고, 아무도 없을 만한 곳에서.”

“……아무도 없을 만한 곳……?”

“응. 건네줄 게 있어서.”

“건네줄 것……?”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텐은 내 말을 듣고 얼굴이 굳어졌다. 상당히 심각해 보였길래 뭔가 오해하는 것 같아 한 마디 덧붙였다.

“아, 심각한 얘기 아냐. 오히려 좋은 얘기니까. 건네줄 것도 한 손에 들어갈 만한 거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

아텐의 아버지인 바르텔로를 회복시켜주는 일이다. 아텐에게는 정말로 기쁜 일이겠지.

그런데 내 말을 들은 아텐은 입을 잠깐 벌렸다가 다물고는 목울대가 울렁였다.

“……좋은 얘기인지 아닌지 어떻게 먼저 아는 거예요? 제가 뭐라고 할지 어떻게 알고. 제가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고…….”

“……엉?”

그럴 리가. 당연히 기뻐하겠지. 이번 일에 한해서는 좋을지 나쁠지를 판단할 필요가 없다.

“걱정 마. 분명히 좋은 얘기니까.”

“……그렇군요.”

아텐은 무언가를 깊이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얀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프론디어, 안녕. 오랜만.”

그 뒤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엘로디였다.

나는 그 반가운 음색에 고개를 돌려 마주 인사를,

“……아니, 너 얼굴이 왜 그래.”

하지 못했다.

엘로디의 안색이 한눈에 봐도 심각하게 초췌했다.

“무슨 소리야. 평소랑 똑같은데.”

“아니 너, 눈도 충혈된 데다가 다크써클에, 피부도 엄청 건조하고 전체적으로 얼굴이 어둡다고.”

나는 엘로디 드 이니에스 리샤에가 이렇게 컨디션이 나쁜 걸 본 적이 없다.

아니, 애초에 컨디션이 저조하다는 게 가능한 캐릭터인 줄 몰랐다.

엘로디는 게임 에티우스에서 완벽 그 자체의 캐릭터다. 물론 성격이 그렇다는 건 아니고 능력치에 관한 얘기다.

주인공인 아스터의 파티에 참여하지 않아서 그렇지 네임드 캐릭터 중 최고를 꼽자면 당연히 두 손가락 안에 드는 캐릭터고, 남은 한 손가락은 주인공인 아스터뿐이다.

‘너무 완벽하기에 주인공 파티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 될 정도였던 엘로디다.

엘로디가 한숨을 내쉬며 대꾸했다.

“그러니까 말했잖아.”

“뭘?”

“평소랑 똑같다고.”

그럼 이 정도로 컨디션 난조인 게 쭉 이어졌단 말인가.

내가 여기 없는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나만 이런 것도 아냐.”

엘로디가 말하며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켰다.

그 방향으로 시선을 따라가자 거기엔 아스터가 있었다.

“……아스터?”

“……아, 응. 왔구나. 프론디어. 먼저 반겼어야 했는데, 미안하다.”

아스터는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얘는 엘로디보다 더 심각해 보였다.

자기 컨디션이 망가진 와중에 나한테 사과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스터답지만, 이 상태 자체가 전혀 아스터답지 않다.

“뭐야? 너까지 왜 그래?”

“……뭐, 그냥, 좀.”

아스터는 어딘가 말을 아끼는 듯이 굴었다.

설마 이 둘이 컨디션 난조인 건 원인이 같은 건가?

“병이라도 걸린 거야? 아니면 적? 지금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난적이라 스트레스가 쌓인 거야? 별 도움은 안 될지 몰라도 나라도 가세할까? 한 방 정도는 날릴 수 있을지도.”

지금의 엘로디와 아스터가 어쩌지 못하는 상대가 있다면 나도 만만히 봐서는 안 된다.

게다가 오랜 시간 동안 해결하지 못하는 적이라면 더더욱. ‘조디악’ 급을 상정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둘을 힘들게 만드는 난적이라? 이 세계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당장에 내가 나서서 사태를 확인해야만,

“야아, 프론디어.”

그렇게 생각했을 때 어이없다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이벨이 나를 보며 눈을 반만 뜨고 있었다.

“넌 자기 얼굴이라도 때릴 생각이야?”

“무슨 소리야?”

“쟤네 저러고 있는 거, 너 때문이잖아.”

“……나?”

이게 무슨 소리지.

나는 얘네 둘과 싸운 적이 없다. 미쳤다고 내가 이 소중한 친구들에게 해코지를 할까.

“네가 앞서가니까 무리를 하고 있다구. 둘 다 자존심이 엄청나니까.”

“……앞서간다고?”

나는 그 말에 이해가 가지 않아 엘로디와 아스터를 보았다.

“그런 거 아냐.”

“그럼. 아니고말고.”

엘로디와 아스터가 각자 말했다.

난 다시 사이벨을 보았다.

“아니라는데?”

“그럼 그렇다 하겠니?”

그야 뭐 솔직한 대답을 들을 거라 생각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솔직히 말해 지금의 나는 아스터나 엘로디를 상대하더라도 이길 수 있을 거란 자신이 있다. 지금의 둘은 아직 성장이 완료된 게 아니니까.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지, 내가 이들에게 내 능력 전부를 보여준 게 아니다.

내 힘을 어느 정도 눈치챈 2학년 학기 초에도 아스터나 엘로디가 이 정도까지 컨디션이 무너지진 않았다.

이후의 나는 둘과는 전혀 관계없는 콘스텔의 필드나 황궁에서 싸웠다. 그걸 목격하지 않은 이상 내 이미지가 그렇게 바뀌진 않았을 터.

“……프론디어, 너. 그 소식 못 들었어? 아니, 네가 가장 먼저 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

이해가 안 가는 얼굴을 하고 있자 가만히 보고 있던 루니아가 말했다.

“소식?”

“며칠 전에 콘스텔에서 연락이 왔어. 아, 넌 그때 뒷수습한다고 아직 황궁에 있었으려나.”

사탄을 돌려보낸 뒤의 얘기인가. 사건이 끝난 후로 잠시 황궁에 남아있었던 건 사실이다.

암부의 인원들 몇몇이 죽은 것, 그것을 가리키는 피의 현장, 드래곤 하트가 파괴된 것. 그 전부를 무마하기 위해 필리와 말을 맞춰야만 했으니까.

그건 어디까지나 나와 필리만이 아는 내용이지만, 사건 현장 자체를 내버려 둘 순 없었다.

무엇보다 다른 암부들이 어떤 냄새를 맡고 나에게 접근할지 모르는 일이라, 필리와 같은 거짓말을 공유했다.

그들이 나에게 물어본 것과 필리에게 물어본 내용이 서로 일치해야만 의심을 하지 않을 테니까.

기본적으로 나는 완전한 무관계자의 포지션이었고, 그걸 토대로 필리가 암부의 상황과 드래곤 하트의 유실에 대한 정보를 다시 맞추었다.

그런데 그 사이에 뭐가 있었나.

“조디악 둘이 너를 점찍었다던데?”

“……뭐?”

“졸업 후에 자기 쪽으로 오면 아끼지 않는 지원을 하겠다고, 꼭 좀 너한테 전해달라고 콘스텔까지 찾아왔대. 그게 소문이 퍼져서 지금 너 빼고 다 알아. 이젠 너도 아네.”

“……조디악 둘이라면, 설마 리리와 몬티?”

내가 가벼운 추측으로 묻자 루니아의 눈빛이 바뀌었다. 그녀뿐만이 아니었다.

듣는 둥 마는 둥 하는 것 같던 교실의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눈에 불을 붙여 나를 쳐다봤다. 순식간에 우르르 나에게 몰려들었다.

“너 이 자식 모르는 척하더니!”

“뭐냐! 그 둘이랑 무슨 얘기를 했어!”

“어떻게 하면 조디악 둘의 마음에 들 수 있는 거야?”

“역시 프로 체험 덕분인가! 거기서 했던 활약이 뭐였지? 그걸 말한 거겠지?”

나는 순식간에 쏟아지는 질문 공세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아니, 저기, 그게, 따위의 말로 뭔가 말해보려 했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고 녀석들의 아우성에 밀려 나갔다.

이 자식들아 듣지도 않을 거면 질문을 왜 해!

“하아, 부럽다. 조디악을 만났다니. 그것도 12명 전원을.”

“난 한 사람이라도 보면 소원이 없겠다.”

거기에 이어서 한탄이 줄줄이 이어졌다.

나는 어이가 없어 한마디 대꾸했다.

“뭔 소리냐 니들. 너네들도 마음만 먹으면 조디악 볼 수 있잖아.”

“뭐? 너 놀리냐? 대체 조디악을 우리가 어디서 어떻게 봐?”

“아니 그야,”

그렇게 입을 열려던 순간.

……그제야.

나는 오늘 교문을 들어섰을 때 느꼈던 위화감의 정체를 알았다.

그 위화감은 지금 이 순간 거대한 공포로 탈바꿈해, 내 모공 전체에 스며들었다.

일단 나는 장난기 있는 얼굴로 위장해 아무 말이나 뱉었다.

“……뭐, 운이 좋으면?”

“이 자식이!”

나는 가벼운 농담을 건네고 적당히 웃었다. 잠깐의 소란이 있은 뒤에 적당히 잦아들 무렵, 나는 내 자리로 돌아갔다.

‘……그래, 그걸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다니.’

황제 암살 시도.

메이가 자신의 의지를 조종당해 황제를 공격하던 그 행위는, 이 제국에 결코 있어서는 안 될 끔찍한 짓이다.

황제의 목숨은 제국의 그 어떤 상황보다 최우선되며, 실제의 위협의 정체가 어느 정도건 간에 제국은 최선의 방비를 다한다.

그렇기에 조디악이 전부 호출된 것이다.

12인의 조디악. 누군가가 죽거나 은퇴하면 그 공석은 반드시 다른 누군가로 대체된다. 사람은 바뀔지언정 인원수는 변하지 않는다. 12라는 숫자는 반드시, 언제나 유지된다.

……그리고.

콘스텔에도 조디악이 있다.

‘총장 오스프리트.’

오스프리트는 두말할 것 없는 조디악이다. 이 대륙에서 현재 대마법사에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다고 일컬어지는 인물.

나는 그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으며, 조직 ‘인더스’를 무너뜨릴 때 서로에게 협력을 아끼지 않았던 과거가 있다.

‘그 오스프리트가.’

황궁에 오지 않았다.

조디악 전원 호출이라는 명령이 떨어진 그 상황에서.

오스프리트가 없었음에도 12명의 인원수가 유지되었다.

‘그중 하나 가짜가 있었고, 그걸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단 말인가.’

게다가 누군가 오스프리트를 가짜로 흉내 낸 것도 아니고, 그가 처음부터 없었음에도 인원수가 채워졌다는 인식만이 거기에 자리했다.

방금 주변 학생들의 반응. ‘조디악’을 만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느끼는 게 당연하다는 듯한 말들.

내가 교문을 들어서면서 느낀 것은 무언가를 감지한 것이 아니다.

당연히 감지될 것이 분명한 게 감지가 되지 않아서 느껴진 혼동. 이미 없는 것을 아무리 찾으려 해봤자 당연히 찾아낼 수 없다.

내가 가진 마나 감지도, 육감도 반응하지 않는다. 없는 것에 반응할 수는 없으니까.

모든 것이 명백하다.

‘오스프리트가 사라졌어.’

죽은 것도, 행방불명이 된 것도 아니라.

마치 애초에 없었던 존재처럼 소실되었다.


           


The Academy’s Weapon Replicator

The Academy’s Weapon Replicator

AWR, 아카데미의 무기복제자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Etius, a game that no one has cleared. [GAME OVER] The moment all possible strategies failed, “Student Frondier ?” I became an Extra in the game, I became Frondier! [Weaving] •Saves and replicates images of objects. However, it is an illusion. All I have is the ability to replicate objects as virtual images! [Main Quest: Change of Destiny] ? You know the end of humanity’s destruction. Save humanity and change its fate. “Change the fate with this?!” Duplicate everything to carve out my destiny!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