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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40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 다단조 작품번호 67. 베토벤의 다섯 번째 교향곡이었다. 저들이 웅장한 소리를 내며 교향곡을 내뱉고 있었다.

“미친…….”

“이건 도대체…….”

에반과 찰리는 공포에 질렸다.

그야말로 미친 광경이었다. 두개골을 뚫고 빠져나온 기생충이 시체를 조종해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냥 노래가 아니라, 누구나 다 아는 교향곡이었다.

익숙한 것에서 두려움을 느꼈다.

익숙했기에 더욱 두려웠다.

그들이 소리 내는 교향곡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끔찍함뿐이었다.

저 기생충은 인간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인간의 문화를 이해하고 있었다.

“가지가지 하는군.”

진우은 고개를 설레 저을 수밖에 없었다.

쩌억!

그들의 배가 갈라지더니, 창자가 쏟아져 나왔다. 기생충으로부터 뿜어져 나온 얇은 다리가 창자를 잡고는 현악기처럼 연주하기 시작했다. 진우는 인상을 찌푸리며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마치 문화생활이라도 하는 것처럼 음악을 즐기고 있었다.

소울이터의 짓이 분명했다.

갑자기 교향곡이 멈추었다.

그들이 진우를 향해 손을 뻗었다.

곧 이어 그들의 창자와 성대에서 오르간 소리가 흘러나왔다. 마치 교회에 있는 것 같은 그런 소리였다. 성가대가 부르는 것 같은 노랫소리와 함께 그들의 턱이 규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가 가리라.”

“노래를 부르라.”

“축복하라.”

그들이 진우를 향해 말을 하고 있었다.

진우를 제외한 모두가 비틀거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귀를 부여잡으며 고통스러운 듯 신음을 흘렸다. 인간의 뇌로는 인지할 수 없는 강렬한 의지가 모두를 고통스럽게 하고 있었다.

“소울이터인가?”

진우가 묻자, 오르간 소리가 멈췄다.

“별, 시간, 공간, 그리고 번식.”

“언제나 그리하듯이.”

“맞이하라.”

“너의 별을.”

“운명과 규칙을.”

그들의 고개가 돌아가며 진우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안구는 이미 사라진 상태였다. 안구 대신 검은 진주 같은 것이 눈꺼풀을 뚫고 나와 있었다. 그곳에서 구체 형태의 무언가가 보였다.

소울이터의 모습이었다.

소울이터가 진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안타깝지만, 난 네가 아는 그놈이 아니야.”

진우는 놈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조만간 보자고.”

퍼억!

손가락을 접자, 그들의 머리가 모조리 터져버리며 바닥에 쓰러졌다. 진우는 길게 빠져나온 기생충을 손으로 잡아들었다.

기생충의 모습은 뇌와 하나가 되어 있었다. 아직 살아 있는 기생충이 있었는데, 진우는 아공간에서 격리 케이스를 꺼낸 다음 기생충을 담았다.

부서진 시체에서 검은 핏물이 흘러나왔다.

검은 핏물은 진득해지더니 서로 뭉쳐 알집 같은 게 되었다.

“흥미롭군.”

아린 박사를 닮아가는 걸까?

징그럽고 끔찍한 광경임에도 진우에게는 그저 흥미롭게만 느껴졌다. 아무튼, 샘플은 많을수록 좋았다. 진우는 알집들을 봉인 케이스에 넣었다.

퍼석!

알집이 깨지더니, 지렁이 같은 것들이 흘러나왔다. 지렁이들이 빠르게 기어 주변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진우가 화염 마법으로 모두 태워버렸다. 다행히 갓 태어난 것들은 그리 튼튼하지 않았다.

진우는 시체까지 전부 태운 후에야 마법을 멈췄다.

“우, 우웩!”

“우웩!”

고위 인사들이 더는 참지 못하고 헛구역질을 했다.

진우는 찰리를 바라보았다.

“이제 누가 적인지 확실히 알겠지?”

찰리는 고개를 빠르게 끄덕였다.

“자리를 옮겨야겠군요.”

에반이 그렇게 말하자, 진우는 주변을 두르고 있던 벽을 해제했다. 대기하고 있던 특수부대가 들이닥쳤다. 많은 수의 병력이 주변에 대기하고 있었는데, 에반의 지시를 내린 것이다.

진우와 에반, 그리고 고위 인물들이 나란히 서서 발전소 밖으로 나왔다. 특수부대가 주변에서 진우와 그들을 호위했다.

“현 시간부로 미국 최고의 중요 인물로 지정되셨습니다. 어떠십니까?”

“나쁘지 않군.”

레이첼과 재단의 특무부대가 다가왔다.

잠시 에반의 특수부대와 대치를 했지만, 바로 경계를 거두었다. 특무부대원이 우주기지에서 생산한 여러 대의 검출기를 에반의 앞에 가져다 놓았다.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알겠지?”

“네, 모두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진우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찰리를 바라보았다.

“찰리, 너는 나랑 함께 가자. 에반, 나에게 할 말이 있으면 찰리에게 연락해.”

“알겠습니다. 내부적으로 검사를 마친 다음,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에반은 진우에게 정중히 인사를 한 후, 헬기를 타고 사라졌다. 레이첼과 특무부대원들이 샘플이 든 격리 케이스를 가지고 기지로 복귀했다.

발전소에는 진우와 찰리만 남게 되었다.

찰리는 복잡한 표정을 지우며 입을 열었다.

“이제 어디로 갑니까?”

“가족에게 인사는 했나? 앞으로 꽤 힘든 싸움이 될 텐데.”

“한 달째 집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신입요원이라 숙지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

“그럼, 일단 네 집으로 가지.”

찰리가 진우의 말에 눈을 깜빡였다.

너무나도 의외의 대답이었기 때문이다.

* * *

진우는 찰리의 집으로 이동했다.

재단의 수송기를 이용해 빠르게 도착할 수 있었다. 찰리의 집은 미국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그런 평범한 집이었다.

찰리가 집으로 다가가자, 딸아이와 놀고 있던 그의 아내가 깜짝 놀라더니, 그를 향해 뛰어왔다. 그의 딸도 마찬가지였다.

찰리는 딸과 아내를 동시에 안았다.

“이제 돌아온 거야?”

“…잠깐 들렸어.”

찰리의 아내는 그의 뺨을 쓰다듬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진우는 그들이 충분히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제시, 이분은 내가 모시고 있는 분이야.”

진우는 그의 아내, 제시는 눈물을 닦고는 진우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일신 그룹의 회장 이진우입니다.”

“이, 일신 그룹이요?”

“네, 얼마 전부터 남편분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찰리의 신분은 기밀이었다.

제시조차 출장이 잦은 회사에 다닌다고 알고 있었다.

진우와 찰리는 미리 말을 맞춘 상태였다.

제시는 얼떨떨한 표정이 되었다. 세계 1위 기업의 회장이 이곳에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아서였다.

“배고픈데, 밥이나 좀 얻어먹을 수 있을까요?”

“네? 네! 물론이죠.”

진우는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은 낡아 있었다. 신입요원이라 그런지 아직까지는 많은 돈을 받지는 못하고 있었다. 위장 신분이니, 돈이 있더라도 사용할 수 없었다.

제시가 요리를 해서 대접했는데, 꽤 맛있었다.

“파스타가 끝내주네요.”

“제 아버지가 이탈리아 사람이라서요.”

“오.”

찰리의 품에 안겨 있는 그의 딸이 인형을 만지작거리며 좋아했다.

“잘 먹었습니다. 음식값을 지불하고 싶군요.”

“아, 아니에요. 그러실 필요 없어요.”

“그럼 집을 좀 보수해드려도 될까요?”

이곳저곳이 삐걱거리고 있었다. 제시가 곤란한 표정으로 찰리를 바라보았다. 찰리가 고개를 끄덕이니 겨우 받아들였다.

“2시간 정도면 될 겁니다.”

진우가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자, 집 앞에 거대한 트럭이 나타났다. 트럭에서 내린 이들은 일신 그룹의 기업인들이었다. 장비를 가지고 우르르 들어오더니, 빠르게 집을 고치기 시작했다.

제시와 찰리가 멍한 표정을 지으며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집이 보수를 넘어 개조가 되었고, 일신 그룹의 최신형 제품들이 자리를 잡았다. 심지어 차고에 차량도 추가되었다.

낡은 집이 고급스러운 저택이 되었다.

“이건 보너스야.”

진우가 수표가 담긴 봉투를 찰리에게 건네주었다.

찰리는 얼떨결에 수표를 받고, 제시에게 주었는데, 그녀가 액수를 확인하자마자 눈이 풀리더니 뒤로 넘어지려 했다. 찰리가 다행히 붙잡아 다치지는 않았다.

“그럼, 남편분을 빌려 가도 될까요?”

“네, 네! 부, 부디 그러세요.”

제시가 환하게 웃으며 찰리를 배웅했다.

딸아이는 인형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제게 이렇게 해주는 이유가 뭡니까?”

“위로금이야.”

“네?”

“앞으로 정신적인 충격을 꽤 받을 테니, 그 정도는 받아야지.”

진우가 손가락을 튕기자 주변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그와 찰리의 몸을 휘감았다. 찰리가 눈을 떴을 때, 그는 우주기지에 있었다. 강화유리 밖으로 펼쳐진 모습에 멍한 표정이 되었다.

“이 사람이 그 미국의 요원인가요?”

“그래.”

아린 박사가 찰리에게 다가가 카드키를 건네주었다.

“이거 가지고 다녀요. 안 그러면 죽을 수도 있으니까요.”

“아, 알겠습니다.”

찰리는 카드키를 두 손으로 받았다.

“알아낸 건 있나?”

“네, 아마 깜짝 놀라실 걸요?”

아린 박사는 보기 드물게 흥분한 상태였다.

진우는 찰리와 함께 그녀를 따라 실험실로 향했다.

실험실에는 진우가 확보한 샘플이 강화 캡슐 안에 놓여있었다.

인간의 뇌와 하나가 된 기생충이었다.

“완전히 하나가 되었어요. 신체의 일부가 사라지고, 뇌와 합쳐지며 변태하고 있어요.”

“변태? 곤충 같은?”

“완전변태라 부를 수 있겠네요.”

기생충의 표면이 딱딱하게 굳더니, 꼬리가 바스러지며 떨어졌다. 기생충의 모습은 사라지고 유리관에는 일그러진 인간의 뇌형태의 생물이 있을 뿐이었다.

“뭐로 변하는 거지?”

“우주공간에 노출하는 실험을 진행해봤어요.”

아린 박사가 버튼을 누르자, 격리 캡슐이 있는 곳이 열리더니 우주공간으로 나갔다. 뇌 형태의 생명체가 쪼그라들더니 구 형태가 되었다.

그러다가

파앗!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별?”

그 모습은 작은 별을 보는 것 같았다.

그것을 본 순간 찰리는 위로금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The Archmage Vanquishes the Villain

The Archmage Vanquishes the Villain

대마법사는 빌런을 압살한다
Score 7.4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Archmage, the sole survivor in a world that has fallen into ruin, gambles everything and manages to return to the world before its destruction. However, he finds himself not in his original body, but in the body of Lee Jin-woo, the worst villain and a third-generation chaebol heir with brilliant talent. Using his memories from before the regression, he begins to vanquish the villains one by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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