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Chapter 241

76장 소실(4)

나는 노크 소리가 들린 순간 생각했다.

모습을 숨겨야 할까, 말아야 할까.

내가 총장실 안에 있는 건 조금 이상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천지가 개벽할 사건 따위는 아니다.

적당한 변명을 둘러대면 의심은 하더라도 유야무야 넘길 수 있을 터. 게다가 마나를 써서 도망치자니 엘로디의 마나 기감에 걸릴 것 같고, 여기 어딘가에 숨자니 들켰을 시에 상황이 더욱 복잡해진다.

때문에 약간의 의심을 받을 각오를 하고 있었는데.

휙-

제인이 손을 한 번 휘젓더니 내 주변을 감싸는 반투명한 원이 생겼다. 은폐 마법의 일종인가?

“프론디어, 벽으로 가요.”

내 생각이 대충 맞았는지 제인이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나는 일단 그녀의 말대로 뒤로 가서 벽에 붙었다.

“들어와요.”

이윽고 문을 향해 건넨 제인의 목소리에 들어온 건 역시 엘로디였다.

“바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총장님, 그럼 곧바로……. 응?”

엘로디는 정중하게 고개를 꾸벅 숙인 뒤에 말하다가 눈가를 가늘게 좁혔다.

“혹시 총장님 말고 누가 있나요?”

“……그럴 리가요?”

엘로디는 제인의 대꾸에도 수상함이 가시지 않은 듯, 곧 주변을 둘러보더니 킁킁 냄새를 맡는 듯 코끝을 살짝 들었다. 냄새를 맡는다고 아냐.

“……프론디어의 냄새가 나는데.”

아네?

“그 학생이 나랑 같은 향수를 쓰는 걸까요?”

제인의 두 번째 능청에 엘로디가 고개를 저었다.

“아뇨, 진짜 냄새가 아니라 마나의 색깔 같은 게…….”

뭐야 냄새가 아니었잖아.

그럼 왜 코로 맡고 있었던 거야.

“착각이겠죠. 왔으면 내가 없는 사이에 왔을 거예요.”

“으음, 그럴 수도 있겠네요.”

엘로디는 간신히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제인은 나와 만났다는 사실을 엘로디에게 어떻게든 알리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실은 나도 마찬가지다. 이건 거의 직감이지만, 이 자리에서 엘로디와 아무런 교류도 없는 게 좋을 것 같다. 오스프리트가 말한 주요 인물 둘 다 지금 여기 있는 셈이니.

“일단 앉아요. 엘로디 학생이 제게 상담이라니 기쁘네요.”

“아, 감사합니다.”

엘로디는 제인의 손짓에 손님용 의자에 앉았다.

제인은 불세출의 천재 마법사인 엘로디가 상담 받으러 왔다는 사실이 정말로 기쁜 듯했다. 으음, 이런 말하긴 뭣하지만 총장이라서 얻은 기회라고 본다.

‘난 계속 여기 있어야 하는 건가.’

이 은폐 마법 얼마나 가는 걸까. 혹시 지속 시간이 있어서 갑자기 내가 짠하고 나타나 버리는 만화 같은 상황이 일어나진 않겠지?

제인이 엘로디를 돌려보냈으면 일이 쉽게 해결될 거였는데, 상담 받는다는 사실이 기쁜 탓인지 오히려 엘로디를 앉혀버렸다.

이미 나 따위 기억 속에서 잊혀진 게 아닐까. 이러고 있으면 나도 오스프리트처럼 세계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려나.

‘…….’

사실 솔직히 말해서 조금 재밌다. 뭔가 엿보는 기분도 들고. 기분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지만.

“그래서 상담 내용은?”

“……저어.”

엘로디는 그녀답지 않게 꽤 오랫동안 뜸을 들였다. 표정을 봐도 심상치 않은 내용이란 걸 알 수 있다.

“총장님께서 믿어주실지 모르겠습니다만.”

“나야 엘로디 학생의 말이라면 뭐든 믿죠.”

제인의 친절한 말에 힘을 얻은 듯 엘로디가 작게 고개를 끄덕인 뒤,

“저, 사원소 조합을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

무지막지하게 엄청난 소리를 했다.

과연 제인도 어이가 없는 듯 입을 벌린 채 잠시 엘로디를 쳐다보았다.

“……어, 요즘 학생들의 은어인가요? 제가 학생들 말은 잘 몰라서.”

엘로디의 입술이 뾰족 오무려졌다.

“믿어주신다면서요.”

“농담이 아니군요……?”

진지한 엘로디의 눈빛에 제인의 목울대가 울렁였다.

나도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나 싶어 엘로디를 다시 보았다.

‘사원소 조합.’

이 세계에서 특출난 마법사들은 원소 조합이라는 걸 할 수 있다. 말그대로 서로 다른 원소 두개를 조합해 시너지를 내는 마법 기술이다.

‘기술’이라고 말한 건 이게 어떤 특정한 마법인 게 아니라 여러 분야에 적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마법사의 대부분의 오리지널 마법은 이 원소 조합으로 인해 생겨난다.

대표적으로는 엘로디가 쓰는 ‘주작오름’. 바람마법 최상위인 ‘폭풍시’와 화염마법 최상위인 ‘지옥불’을 합쳐 만든 그녀의 오리지널 마법이다.

지난 ‘습격’ 이벤트 때 쳐들어온 마물의 3분의 1이 이거 한방에 날아갔다.

그 엄청난 파괴력의 주문을 이미 1학년 때 자유자재로 사용했으니, 그녀의 천재성은 애초에 인간의 영역이 아니었다.

‘여름방학 때 삼원소 조합에 성공했다는 얘기는 들었어.’

1학년 2학기 때 들려온 소문 중 하나. 엘로디가 삼원소 조합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당시 여러 소문들 중에서도 굉장히 유명했다.

그리고 난 그게 사실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게임에서도 엘로디는 언젠가는 삼원소 조합에 성공한다. 조금 이른 감이 있었지만 가능한 일이라고 여겼다.

삼원소 조합은 프로 중에서도 극히 드문, 성공하기만 하면 그야말로 자기가 원하는 곳에 골라서 들어갈 수 있고, 원하는 급여를 받고, 원하는 날만 일하며 지낼 수 있다. 아무런 과장도 없는 있는 그대로의 표현이다.

그런데 겨울방학이 지나고, 2학년이 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은 이 시점.

‘사원소 조합’을 할 수 있다?

‘저게 사실이라면 프로는커녕 조디악조차 넘어선 거야. 대마법사의 길을 향해 오스프리트랑 경쟁을 하게 될 거라고.’

“해, 해본 건가요?”

“……아뇨.”

제인의 말에 엘로디가 고개를 저었다. 조금 안도한 듯 제인의 어깨가 가라앉았다.

“그래도, 하려면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

나는 마법사가 아니기에 잘 모르지만, 마법사들의 저런 표현은 대체로 허세가 아니다.

본래 직관과 이론이 겸비되어야 하는 마법사의 특성상, 대체로 어떤 벽을 허물 때는 머릿속의 깨달음이 먼저 찾아온다고 한다. 실행은 그 나중이고.

그렇기에 엘로디 또한 머릿속으로는 이미 사원소 조합을 해냈을 것이다. 물론 실제와 차이가 있겠지만, 실패하더라도 어느 정도 성공에 근접했을 터.

“왜 해보지 않았죠? 확인한 뒤에 저를 찾아와도 됐을 텐데.”

“…….”

그렇다. 문제는 왜 가능하면서 하지 않고 있는가. 실패해서 온 것도 아니고, 성공할까 봐 상담을 하러 왔다니.

여기서부터가 본격적인 엘로디의 고민이겠지.

“……제가 만약 사원소 조합에 성공하면.”

엘로디는 눈을 깊게 낮추어 읊조렸다.

“콘스텔에 있을 수 없겠죠.”

“…….”

그 말에 제인은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순 없었다.

거의 확정사항이니까.

사원소 조합이 가능한 인재를 제국이 내버려 둘 리 없다. 마탑이든 황궁이든 어디로든 데려가 엘로디의 주변을 오직 그녀만을 위한 장소로 뒤집어 엎어버리고는 마법 연구에 최대의 지원을 다하겠지.

누군가에게는 꿈처럼 염원하는 삶이다. 그러나 엘로디에게는 아닌 모양이었다.

“학창시절을 좀 더 보내고 싶나요?”

제인의 질문에 엘로디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제인은 고개를 갸웃하곤 다시 물었다.

“그럼 혼자 있는 생활이 싫으신 건가요? 파티에 들어가는 건 어때요? 제국이 그걸 막진 않을 텐데.”

마법 연구도 중요하지만 마물 토벌은 더 중요하다.

엘로디 정도의 인재가 인간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나선다는데 레드카펫을 깔아도 모자랄 판이다.

“지금 엘로디 학생과 같은 나이에, 아스터 에반스라고 하는 훌륭한 인재가 있죠. 그가 졸업하는 몇 년만 기다리면 그쪽 파티에 참여하는 것도 괜찮을 거예요.”

‘호오.’

나는 제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엘로디는 귀한 인재이니만큼 그녀가 왜 아스터의 파티에 들어오지 않는가는 모든 플레이어들의 의문이었다.

그 재능과 실력이 아스터에 비견하고, 정의감 또한 뒤지지 않을 것인데. 아스터와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고.

엘로디의 대답으로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저는.”

엘로디의 눈동자가 대각선으로 기울어, 긴 망설임 끝에 그녀의 입이 열렸다.

“약속한 게 있어요.”

“약속? 무슨 약속인데요?”

“그건…….”

고개를 갸웃하며 묻는 제인.

엘로디는 그에 대답하려다, 제인의 얼굴을 다시 확인하고는 눈을 가늘게 했다.

“……총장님.”

“네?”

“……제인 선생님?”

“…….”

두 가지의 호칭. 그 둘을 자기 입으로 읊어보던 엘로디는 점차 그 미간을 모았다.

아, 저건 설마.

“제인 선생님이 왜 총장님인…….”

탓!

엘로디는 자기 안의 결론이 나는 것과 거의 동시에 의자에서 뛰어올랐다. 마법사라고는 믿기 어려운 날렵한 몸놀림이었다.

한순간에 제인과 거리를 벌리고 선 엘로디. 그녀가 차고 있던 아대가 푸르게 빛났다.

“……그래. 그때 프론디어 표정이 이상하더라니.”

그리고 무언가를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이곤 눈을 가라앉힌다.

육감조차 없이, 나처럼 반 녀석들과의 대화에서 어떤 힌트를 얻은 것도 아니고 스스로 알아채다니.

아무래도 엘로디는 언제 어디서고 금방 마법을 알아챘을 듯싶다.

“……하아.”

제인의 입에서 긴 한숨이 흘렀다. 나에게 하던 것과 똑같은 짓을 또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앞이 캄캄할 테지.

게다가 오스프리트가 절대 들키지 말라고 했던 두 명에게 다 들키게 생겼으니 더욱 막막할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가장 알아채기 쉬운 둘이라 생각하는데.’

물론 나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육감’을 가진 나와 학생으로서 이미 규격 외인 엘로디. 아직 완전하지 않은 이 마법을 알아챌 확률은 나와 엘로디가 가장 높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오스프리트 님은 어디 가셨어요?”

이미 완전한 경계 태세로 제인을 노려보는 엘로디. 제인은 거의 울고 싶은 심정이 된 듯 말했다.

“……그러니까, 저는 오스프리트가 누군지 몰라요…….”

“……?”

그 한마디에 엘로디의 눈이 깜박였다. 곧 ‘아, 그런 건가?’ 하는 혼잣말을 중얼거리곤 턱에 손을 가져가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보였다.

과연 엘로디. 그 한마디에 어떤 상황인지를 대강 짐작하고 있다. 적어도 제인마저 이 마법의 영향 안에 있다는 건 바로 알아챘겠지.

“……그럼 제인 선생님이 총장님인 건가요? 지금은?”

“그 표현 굉장히 불쾌하네요! 원래부터 제가 총장이에요!”

제인의 강력한 어필에 엘로디는 조금 미안해졌는지 입가를 주욱 당기곤 딴 곳을 보았다.

제인의 입장으로는 안타깝지만 엘로디의 인식에서는 오스프리트의 존재감이 워낙 강렬할 테니.

‘제인 선생님은 편지 자체는 숨기려고 하는 것 같군.’

엘로디에게 마법이 어느 정도 들킨 이상, 제인은 아예 생각을 바꿔 본인도 사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노선을 튼 것 같다.

즉 오스프리트와의 관계나 편지를 보여주지 않으려는 것이다. 오스프리트가 말하는 ‘들킨다’는 게 어느 정도인지를 모르는 이상 지금으로선 최선의 선택이겠지.

“……그럼 총장님. 잠시만 실례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뒤 엘로디는 양손을 모으고 무언가 주문을 주창했다. 아대의 빛이 더욱 환하게 발했다. 아니, 밝아지는 걸 넘어서 스파크가 튀기고 있었다.

……저 아대는 원래 힘조절이 안되는 엘로디를 위해 억제력으로 차두고 있는 것이다.

그게 비명을 질러대는 중이다. 대체 무슨 무식한 힘을 쓰고 있는 거야, 엘로디.

“……찾았다!”

그리고 곧 엘로디의 눈빛이 반짝이고, 그 손가락이 나를 향했다. 아니, 정확히는 내가 가려진 반투명한 막을 가리켰다.

제인의 은폐 마법이 발각됐다.

“총장님, 죄송하지만 저쪽을 조금 조사해도 되겠습니까? 지금 제가 이 방 안에 기이한 마법을 탐지했습니다.”

“……아, 그게 말이죠? 엘로디 학생.”

제인은 곤란한 듯한 미소를 띠고는 일단 입을 열었다. 그 짧은 사이 엄청난 속도로 머리 회전을 하는 게 내 눈에도 보인다.

“사실 제가 설치해둔 마법이에요.”

“……총장님께서?”

“네. 아무에게나 보여선 안 될 물건이 있어서요. 숨겨두고 있답니다.”

내가 물건으로 바뀌어버린 것만 아니면 거의 솔직한 발언이었다.

“……조금 더 구석진 곳에 숨겨두시지. 아니면 책장이나 서랍에 넣어두실 수도 있잖아요.”

“경험상 그런 곳에 숨길수록 발각되기 쉽더라고요. 오히려 ‘설마 이런 곳에?’ 싶은 장소가 안전하고.”

거의 궤변이었지만 그래도 교사라는 위치와 경험이라는 단어가 제법 먹혔는가, 엘로디는 설득이 됐는지 잠시 생각하는 듯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소란을 피워 죄송합니다.”

그 모습에 나는 소리 없는 한숨을 뱉었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

이후 엘로디는 제인과 몇 마디 얘기를 더 나누다가 밖으로 나갔다. 결국 엘로디가 말한 ‘약속’이라는 게 뭐였는지는 듣지 못했다.

“……이제 나와요.”

엘로디의 기색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읽고, 제인은 은폐 마법을 풀었다.

“다행히 아무 일도 없었네요.”

“그러게요.”

엘로디에게 마법이 들킨 시점에 오스프리트가 말한 ‘예기치 못한 사태’가 터지는 게 아닌가 걱정했지만 기우였던 모양이다.

“그럼 프론디어도 돌아가요. 당분간은 평소처럼 지내도록 해요. 그 오스프리트라는 분의 말대로라면 이 마법은 얼마 안 가 자연스레 깨질 테니까.”

나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일에 한정해 내가 나설 일은 없어 보였다. 제인을 적대하려던 것도 과한 경계심의 발로였고.

나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는 생각에 저택으로 돌아갔다.

……허나 다음날. 나는 곧바로 알았다.

오스프리트가 말한 ‘예기치 못한 사태’라는 것이, 이미 시작되었음을.

“…….”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나는 눈가를 찡그렸다.

대충 보기엔 평소와 전혀 다를 것 없는 풍경이지만, 얼마 안 가 거대한 문제가 발생했음을 알았다.

엘로디가 결석이었다.

“…….”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엘로디가 결석인 것을 그 누구도 입에 담지 않았고, 걱정하는 기색조차 없었다.

무엇보다, 엘로디의 자리였을 의자에 다른 학생이 앉았다.

나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커다란 각오를 머금고 가까이 있던 아텐에게 말했다.

“……아텐. 엘로디는 결석이야?”

“……네?”

그리고 나를 보며 고개를 갸웃하는 아텐을 보며.

눈을 깜박이며 곧 곤란한 얼굴을 짓는 아텐을 보며.

“저어, 죄송합니다.”

난 그녀의 다음 말을 듣지 않아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달았다.

“제가 아직 이름을 다 외우지 못했나 봐요.”


           


The Academy’s Weapon Replicator

The Academy’s Weapon Replicator

AWR, 아카데미의 무기복제자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Etius, a game that no one has cleared. [GAME OVER] The moment all possible strategies failed, “Student Frondier ?” I became an Extra in the game, I became Frondier! [Weaving] •Saves and replicates images of objects. However, it is an illusion. All I have is the ability to replicate objects as virtual images! [Main Quest: Change of Destiny] ? You know the end of humanity’s destruction. Save humanity and change its fate. “Change the fate with this?!” Duplicate everything to carve out my destiny!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