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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44

242. 소꿉친구 – 새사람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아침, 오른 왕국의 수도 네비스는 외곽부터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고 있었다.

잠이 든 수도에 가장 먼저 활기를 불어넣는 이는 잡상인들이다. 꼭두새벽, 방탕한 누군가가 그제야 잠이 들었을 이른 시간에 상인들은 겨울 한기가 맴도는 거리를 나섰다.

여어, 좋은 아침이오. 밤새 평안하셨소? 상인다운 넉살로 인사를 주고받으며 물건을 떼이기도, 떼가기도 했다.

짧게는 십수 년, 길게는 수십 년째 하루도 빠짐없이 거래를 이어온 그들 사이에 흥정이란 드문 일이다. 당장 돈을 주고받지 않고 장부에 한 획을 추가하는 것으로 값을 치르기도 했다.

큰 차이는 없지만, 그네들보다 한 발짝 늦게 일어나 어두컴컴한 도시에 인기척을 더하는 이는 농부들과 목축업자들이다.

길들인 쟁기를 어깨에 익숙하게 메고 나온 농부들. 그들은 겨우내 얼어붙은 땅을 매러 나가는 중에 한 잡상인이 내놓은 죽 같은 차를 호록- 들이켰다.

비록 눈 감으면 코 베어 가는 수도 근교의 주민이지만, 선천적으로 선량한 그들은 고객을 유치하려는 장사꾼의 상술에도 고마워했다. 고개를 꾸벅, 잘 먹었소, 인사하고는 갈 길을 서둘렀다.

과묵한 사냥꾼들까지 네비스를 둘러싼 산으로 하나둘씩 떠나고 나면 네비스 외곽엔 철없는 아이들과 아낙네, 노인들이 남는다. 가난한 하층민들의 하루살이가 시작될 그 무렵이 오른 왕국의 수도, 네비스 성내 중산층들이 깨어나는 시간이다.

각종 물품을 뚝딱뚝딱 재주 있게 만들어내는 장인들과 귀족 나리를 한 번쯤은 만나본 요리사, 귀족가의 시녀와 하인들이 밤새 굳게 닫힌 성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뎅뎅뎅- 네비스 교회의 아침 종이 울려 성문이 열리면 그네들은 성 밖의 잡상인들로부터 각자 필요한 원재료를 구입했다.

문이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친근하게 인사를 주고받던 잡상인들이 돌변하는 시간이다.

값 후려치기는 예삿일이고 저울에 은밀하게 달린 추의 무게는 그들의 깃털 같은 양심이다. 피차 알 것 다 아는 흥정이 난무하는 가운데, 한 어리버리한 하인이 덤터기를 썼다. 돌아가면 크게 꾸중을 들을 것이다.

물을 길은 물차들이 끼익끼익 성으로 들어가는 이 무렵, 네비스의 상류층 대부분은 아직 잠들어있다.

이제야 동이 트는, 씻을 물도 도착하지 않은 시간이라 그렇다. 하지만 여기, 한 목조 건물의 간이침대에서 자고 일어난 남자가 손끝의 감각만으로 마른 면도를 하고 있었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삭삭삭, 턱을 깨끗이 한 뒤에 구레나룻도 쓱쓱 정리하고는 예리한 단검을 품에 넣었다. 어제 쓰고 남은 물로 얼굴을 닦아낸 그는 일부러 뚜벅뚜벅 나무 바닥을 세게 밟아 계단을 내려갔다.

“단장님. 이, 일어나셨어요?”

“그래. 곧 물차가 올 테니까 빨리 씻고 나와라.”

그의 시종을 깨우기 위함이다. 단장보다 늦게 일어나는 시종이라니, 경을 칠 일이지만 그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아침을 먹기 전에 일해두는 걸 습관으로 들였다.

사무실. 깔끔히 정돈된 책상에 앉아 몇 장의 서류를 처리했을 즈음에 게으른 시종이 아침 식사를 가져온다. 단장은 부지런히 입을 놀려 식사를 마쳤다.

그가 식사하는 동안 시종이 단장의 발에 가죽 장화를 신기고 끈을 조였다. 염분을 보충할 겸 이를 닦으라며 소금을 내왔고, 단장은 손가락에 소금을 듬뿍 묻혀 입안 구석구석을 꼼꼼히 닦은 뒤 시종이 떠온 물과 함께 삼켰다.

그러고 나면 얼른 밖으로 나가야 할 시간이다.

사내가 탓탓탓탓 바쁜 걸음으로 본부를 나섰다. 조금 멀리 떨어진 숙소까지 뛰어간 그는 이내 ‘브렌더 씨’를 만났다. 우락부락한 사내들이 우글거리는 그 숙소 입구에는…

“브렌더 님, 좋은 아침입니다.”

“세사르 님, 좋은 아침입니다.”

세사르 용병단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었다. 세사르 용병단의 용병단장 세사르가 사람 좋게 웃으며 물었다.

“간밤에 별다른 일은 없었죠? 브렌더 님이 계시니 걱정할 것은 없겠습니다만. 하하.”

“네. 단장님께서 이렇게 매일 와주시고 챙겨주시니 애들 사기가 높습니다. 제가 다 부끄럽군요.”

“어이구!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다 브렌더 님께서 와주신 덕분에 체계가 잡힌 것이지요. 식사는 하셨습니까? 여쭙고 싶은 게 있습니다.”

세사르와 브렌더가 숙소에 들어섰다. 엉망진창이었던 숙소는 한때 기사였던 용병대장, 브렌더의 영향으로 먼지 한 톨 없이 깨끗했다. 용병단장에게 인사하는 용병들의 태도에는 비록 경박할지언정 어떤 절도가 배어있었다.

숙소를 한 바퀴 둘러본 세사르와 브렌더가 마주 앉았다. 세사르는 아뮤스 백작에 관해 묻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곧 백작 영애의 생일입니다. 제가 타라린 아뮤스 영애에게 뭘 선물하면 백작이 좋아할까요?”

“흠, 글쎄요. 신경도 쓰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아, 미용과 관련된 물건이면 좋아할 겁니다. 아뮤스 백작은 왕자들한테 딸을 시집보내고 싶어 했거든요. 게다가… 이렇게 말씀드리긴 뭐하지만, 백작의 손찌검이 잦아서 멍을 가릴 수 있는 화장품을 선물하면 분명 좋아할 겁니다. 아가씨에겐 딱한 일이지만요.”

“…그렇군요. 다른 건 없을까요?”

브렌더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 외에는 딱히 없을 거라는 뜻이다.

세사르는 이 답변이 만족스럽지 않았으나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용병단 숙소에서 볼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네비스 상업지구를 지나치던 그는 고민에 빠져 있었다.

멍을 가릴 수 있는 연지를 사가면 백작이 좋아할 거다. 하지만 아뮤스 영애는 그만큼 더 맞게 되겠지.

브렌더의 말에는 신빙성이 있었다.

브렌더는 아뮤스 백작가의 기사였다가 쌍둥이 왕자가 집권한 이후 천박해진 백작에게 실망해 기사를 그만두었다. 작은 용병대를 차려서 상단이나 호위하고 다니던 걸 세사르가 발견해 스카우트했다.

그러니 브렌더보다 아뮤스 백작가의 속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이번에도 그의 조언을 따라야 할 것이었지만, 하얀색, 타라린 아뮤스 영애의 피부톤에 맞는 연지 단지를 만지작거리던 세사르는 이내 단지를 내려놓았다. 신발 가게에서 굽이 높은 신발을 샀다.

그 길로 보석상에 들렸다. 아뮤스 영애의 분홍 머리에 어울릴 보석을 막 구입한 신발에 박아 달라 부탁했고, 바라는 대로 되었다.

신발은 매듭으로 얼기설기 꾸며진 예쁘장한 것이었다. 그녀가 평소에 땋는 머리 스타일처럼. 신발 둘레에 박힌 보석도 조그마한, 과하지 않게 귀여운 것이어서 작은 마음을 표현하기엔 적격이었다.

그렇지만 이게 잘하는 짓인가.

세사르는 죄책감이 덜어지는 한편, 자신이 주군의 바람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차마 연지를 선물할 수는 없었다. 그는 잘 포장한 신발을 품에 안은 채 마차에 올랐고, 이윽고 아뮤스 백작의 저택에 당도했다.

“세사르 용병단의 단장 세사르입니다. 백작님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자주 들락거렸기에 세사르는 대문을 쉽게 통과했다. 따로 집사가 붙지 않아도 될 정도여서 한 시녀를 따라 백작을 찾아가는데…

“안녕하십니까.”

“…세사르 단장님이시군요. 오랜만이에요.”

축 처진 영애를 만났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바싹 말라가는 타라린은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를 닮아 무척 앙증맞게 생긴 영애였다. 키와 머리가 작고 눈이 똘망똘망하였으나 그녀는 점점 한계에 부닥치고 있었다.

아버지가 그녀에게 시켰던 일 때문이다. 외톨이가 된 그녀는…

“저, 실례하겠습니다.”

“네?”

“곧 생신이시라 들었습니다. 약소하게나마 선물을 가져왔습니다.”

“단장님께서 제게요?”

“네.”

단단한 어투와 여자를 바라보는 남자의 시선에는 진심이 담긴다.

삼십 대 초반, 십 대 후반인 타라린과는 나이 차이가 있으나 까무잡잡한 사내의 눈빛을 읽은 영애는 입을 오물거렸다. 선물을 받아들고는 쑥스럽게 물었다.

“지금 열어봐도 되나요?”

“그럼요.”

세사르가 기쁜 마음으로 눈짓했다.

그를 안내하던 시녀가 포장을 벗겼고, 신발이 모습을 드러냈다. 타라린은 저를 닮은 신발을 보곤 꺄르르 얼마 만인지 모를 웃음을 터뜨렸다.

“고마워요. 발에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잘 쓸게요.”

“맞을 겁니다. 그럼 전 이만.”

세사르는 뻣뻣하고 공손한 태도를 잃지 않으며 영애를 스쳐 갔다. 백작의 방에 들어선 그는 빙그레 광대 같은 웃음을 지으며 살랑거렸다.

“백작님! 그간 무탈하셨습니까. 백작님의 저택에 다시 방문할 수 있어 무척 영광입니다. 오늘도 근사합니다! 정원에 조각상을 새로 들이신 것, 저는 봤습니다.”

소파에 오만하게 앉아 서류 몇 장을 팔락이던 백작이 누런 눈알을 돌렸다. 그는 제법 기쁘게 웃었다.

“자넨 실내장식에 관심이 많은가 보군. 앉게나. 실은 자네가 해줬으면 하는 일이 있어서 불렀네.”

“무엇이든 말씀만 하시지요.”

“콘라드 왕국을 조사해주게. 좀 신경 쓰이는 일이 있어서 말이야. 무얼 조사해주면 되냐면…”

왔다. 드디어.

세사르가 침묵했다. 주군의 통찰력에 소름이 돋는 걸 느끼며 적당한 때를 골라 백작의 말을 파고들었다.

그가 여태껏 백작의 뒤치다꺼리를 하며 기다려온 이유였다.

“알겠습니다. 한데 그것을 조사해달라 하시는 까닭이 혹시… 앨제어 드 로그넘 공작님 때문입니까?”

백작의 눈동자가 빙그르르 세사르를 향해 굴렀다. 귀족답게, 놀란 표정을 숨기며 물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둘째 왕자님께서 왕국 동남부 바닷가를 공작령으로 받으셨으니까요. 왕자님이 만족하시기엔 땅이 좀 좁다고 생각했습니다.”

“허허. 자네는 날 여러 번 놀라게 하는군. 계속해보게. 날 더 놀래켜 봐.”

세사르가 꾸벅 고개를 조아렸다. 양손을 비비며 비굴하게 말했다.

“헤헤, 감사합니다. 작은 용병단을 운영하는 처지라 그런 소식에 귀 기울일 수밖에 없거든요.”

겸양은 이 정도면 됐다.

“앨제어 드 로그넘 왕자님께서 콘라드 왕국의 땅에 관심이 많으실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혼자서는 벅차실 테니 왕국의 지원과 귀족의 도움을 받아야 하겠지요. 백작님께서 말씀하셨다는 건, 두 가지가 충족됐다는 것인데… 가이단 후작? 동부 변경백과 손을 잡으셨을까요? 아, 죄송합니다. 파벌이 다르니 그럴 리는 없겠군요. 그럼 백작님께서 참전하시려는 것이겠군요! 아뮤스 백작님께서 함께한다면 둘째 왕자님께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듯, 무척 기뻐하실 겁니다.”

“흠… 하나는 틀렸네.”

일부러 틀린 거다. 타라딘 아뮤스 백작은 세사르가 예측해내지 못한 것을 알려주었다.

“가이단 후작이 앨제어 드 로그넘 공작님과 손을 잡았네. 올해, 전쟁이 터질 것이야. 하지만 놀랍군. 그걸 제외하면 거의 다 맞췄어.”

“헤헤, 감사합니다. 소인의 보잘것없는…”

“나는 고민 중이네. 둘째 왕자님을 도와 전쟁에 참전하는 게 좋을지, 아니면 수도에 남아 첫째 왕자님을 보필하는 게 나을지를 말이야.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워낙 중대사여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만…”

세사르가 숙인 고개 아래로 입술을 다셨다.

“전쟁에 참전하는 건 상황을 살피신 뒤가 좋을 듯합니다.”

“어째서지?”

“레안 드 예리엘 왕자가 살아 돌아와 에릭 왕자를 죽이면서 정국이 혼란에 빠졌을 건 자명합니다. 서부 변경백이었던 테르탄 공작가가 물러나고, 로페로 백작가였던가요? 검증이 안 된 가문이 변경백이 되었으니 분명 초전에는 승기를 잡으실 겁니다. 하지만 콘라드 왕국이 그렇게 만만한 나라는 아닙니다. 국경을 뚫었다 한들 거센 저항을 받을 것이라 득보다 실이 많을 듯합니다.”

“흐음.”

“해서 드리는 말씀이온데…”

여기가 중요하다. 세사르는 목이 타는 걸 느끼며 주군이 오래전에 일러준 말을 뱉었다.

“앨제어 드 로그넘 왕자님께서 공작이 되어 내려가신 이후로 둘째 왕자님을 따르던 귀족들이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분들과 친목을 다지며 상황을 살피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둘째 왕자님의 원정이 성공할 것 같으면 그때 그분들과 함께 대군을 이끌고 가시지요. 그럼 왕자님께선 백작님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고, 실패할 것 같으면 첫째 왕자님의 파벌로 그분들을 끌어들이시는 쪽으로…”

세사르가 말꼬리를 흐렸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지라 백작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어떤 계략을 꾸미고 있다는 얼굴을 귀족에게 보이는 건 매우 위험하다. 세사르는 시건방진 조언을 해서 송구하다는 듯이 고개를 숙인 채 움직이지 않았고, 이내 목소리가 들렸다.

“설령 원정이 성공하더라도 나는 첫째 왕자님 곁에 남았으니 손해 볼 것이 없다, 이 말인가?”

“그렇습니다. 거기에 한 가지 더 좋은 방안이 있습죠.”

“무엇인가?”

“백작님께서 게오기스 제르민 백작을 별로 안 좋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그 사람을 원정에 참전하게 하시면 여기엔 백작님만 남…”

“뭐? 푸하하하하하하!”

세사르는 백작이 자신의 등을 두드리는 것을 느꼈다. 그럴수록 그는 고개를 더 깊이 조아렸다.

“죄, 죄송합니다.”

“큭큭큭큭큭. 아니야. 정말 웃겼네. 그러잖아도 그 친구, 후원하던 무기 상단… 테오빅 패밀리였던가? 그게 쫄딱 망해서 예민해져 있던데, 큭큭큭. 자네 같은 평민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는 걸 알면 표정이 볼만하겠어. 아, 걱정하지 말게. 고자질할 생각은 없으니. 흐흐흐흐. 자네의 조언 한 번 깊이 생각해보겠네.”

성공이다.

“…감사합니다.”

세사르가 표정을 억제하며 고개를 들었다. 아뮤스 백작이 세사르의 얼굴을 보았으나, 두려움보다는 성공했다는 기쁨이 강하게 어려 있어서 눈치채지 못했다.

밖으로 나가기 전에 세사르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던졌다.

“아, 그리고 축하드립니다. 타라린 영애께서 생일을 맞으셨더군요. 선물로 신발을 하나 보내드렸는데, 마음에 들어 하실는지 모르겠습니다.”

“괜한 짓을 했군.”

타라딘 아뮤스 백작이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여자를 그렇게 밝히는 왕자들을 꼬시지도 못한 년한테 신발은 무슨. 걔가 내년이면 스물이야. 혼기를 놓치겠어. 이젠 귀족들 파티가 있는 걸 염탐해올 필요도 없어졌으니 왕자는 포기하고 올해 어디 적당한 데로 시집보내야지.”

“…그렇군요. 아! 이만 가보겠습니다. 또 필요하신 일이 있으면 언제든 불러주십시오. 바람처럼 날아오겠습니다.”

올해. 올해라…

주군이 맡긴 임무 한 단계를 무사히 완수하였음에도 세사르는 기뻐하지 못하고 잠시 백작의 저택 앞을 서성였다. 레브 비자인 님이 늦지 않기를 소망하며 시간이 더 늦기 전에 마차에 올랐다.

마차는 게오기스 제르민 백작의 저택을 향했고, 배신과 이간질, 속임수는 그의 18번이었다.

이 부끄러운 재주가 그녀와 주군에게 도움이 되기를. 절대적인 충성의 맹세에 얽매어 새사람이 된 세사르가 빌었다.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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