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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48

EP58. 소울이터(2)

3,333개의 평행세계에 모두 나팔소리가 울려 퍼지며, 충격파가 몰아쳤다. 그 충격파는 지구에 영향을 줄 만큼 거대했다. 방어막이 크게 흔들릴 정도로 대단한 충격이었다. 방어막이 없었다면, 아주 큰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다.

우주기지에 있던 모든 관측 장비를 동원해서 목성 궤도를 살펴보았다. 작게 일렁이던 공간에 점차 거대해지고 있었다. 주변 공간이 왜곡되며 그 옆을 지나는 목성의 형태도 일그러지게 보였다.

차원 밑에 있던 소울이터가 빠져나오려 하고 있었다.

[공간의 균열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에너지나 중력은 감지되지 않습니다!]

우주기지에서 현재 상황을 알려주었다.

나팔소리가 멈추었다.

거대해진 공간의 일렁임은 목성만큼이나 커졌다. 태양빛을 굴절시키며, 왕관형태로 빛났다. 지구에서도 관측될 정도로 강렬한 빛이었다. 빛이 더욱 강해지더니, 태양만큼이나 밝아졌다. 다행히도 태양처럼 에너지를 뿜어내지는 않고 있어, 주변에 큰 영향은 없었다.

‘하긴, 지구에 알을 퍼트리기 전에 인류가 멸망하면 안 되니…….’

진우가 보기에는 그저 과시용인 것 같았다.

소울이터는 자신이 이곳에 도착했음을 성대하게 알리고 있었다. 아주 요란한 등장이었다. 빛을 뚫고 거대한 몸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꽃미남01: 이야, 화려한 등장이구만.

이진아: 요란하네.

마왕666: 정복할 맛이 나겠군.

파아아!

한 차례 더 충격파가 몰아쳤다.

[소울이터가 나타났습니다!]

소울이터가 완전히 공간을 찢으며 나타난 것이다.

거대했다.

진정으로 거대한 몸체를 지니고 있었다. 행성처럼 둥그런 외형이었고, 그 몸에 우주를 품고 있었다. 황금빛으로 일렁이는 별빛들이 은하가 되어 소용돌이치며 눈부신 빛을 발산했다.

별빛의 아버지.

우주를 조율하는 자.

별의 신.

거룩하고 성스러웠다.

이 세상에 신이 있다면 저런 모습일지도 몰랐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떨려왔고, 소름이 끼쳤다.

두려움, 절망, 공포를 넘어선 무언가가 온몸을 강타했다.

그것은 압도였다.

신성함과 경이로움은 영혼의 밑바닥부터 육체의 끝까지 저절로 경배하게 만들었다.

“저건 그냥…….”

하지만 형태가 어떻든, 본질이 어떻든 그건 진우에게 있어서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이진우(방장): 그저 이능개체일 뿐이야.

진우223: 그렇지.

진우334: 좀 큰 이능개체네.

진우777: 그래도 실체가 있으니 어떻게든 되겠지.

진우3233: 어떻게든 해보자고.

“그래, 어떻게든 해보자.”

그러기 위한 재단이었고, 그러기 위해 모인 대마법사 군단이었다.

진우는 우주공간으로 날아올랐다.

“준비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해요.]

소울이터가 예정보다 일찍 나타난 탓에 컴퓨터가 완성되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우리가 어떻게든 해볼게!]

[맡겨주세요. 도련님]

아이나와 하르뮤의 통신이 들려왔다.

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달 컴퓨터의 완성은 동료들에게 맡겼다. 진우가 할 일은 작전을 실행할 수 있을 때까지 소울이터를 상대하는 것이다.

꽃미남01: 몸이 근질근질하구만!

이진아: 너는 겁먹을 줄 알았는데?

꽃미남01: 사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 그래도 대마법사라면 허세는 좀 부릴 줄 알아야지.

진우는 소울이터가 있는 곳을 바라보며 몸을 풀었다.

몸 상태는 최상이었다.

이보다 좋을 수 없었다. 우주공간에서는 주변에 신경을 쓸 필요 없으니 마음껏 마법을 퍼부을 수 있을 것이다.

“가자.”

모두 준비가 되었다.

진우의 몸에서 별의 손이 뿜어져 나왔다. 별의 손이 길게 뻗어가며 순식간에 먼 곳까지 나아갔다. 별의 손이 공간을 움켜쥔 순간

파앗!

진우의 몸이 흐릿해지더니 움켜쥔 곳으로 당겨졌다.

시공간을 초월하여 순식간에 먼 곳까지 이동한 것이다. 소울이터의 수법을 따라 해 본 것이다.

꽃미남01: 오! 성공했어!

마왕666: 우리도 반쯤은 초월적인 존재이니 가능한 것이겠지. 우리 쪽에서 설계한 세라프의 덕분이기도 하다.

진우554: 잘났구만, 아주.

마왕666: 554, 본좌를 경배할 기회를 주겠다.

“집중해. 목성 영향권까지는 가야 해.”

진우는 여러 번 도약하여 소울이터가 있는 곳까지 이르렀다. 소울이터의 거대한 몸체가 보였다. 아주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한눈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거대했다.

“더럽게 크군.”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구그그그그!

소울이터가 진우를 바라보았다. 소울이터에게는 눈이 없었지만, 진우는 저 존재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음을 느꼈다. 강한 진동이 세라프를 뒤흔들었다.

진우가 손을 뻗자, 마법진이 그려지더니 거대한 글씨가 떠올랐다.

[지금이라도 돌아가면 살려주지.]

그런 문장이었다.

꾸르르륵!

소울이터의 표면이 부글부글 들끓기 시작했다.

물이 끓는 것처럼 보였다. 몸체 안에 있던 황금빛 은하가 격하게 휘몰아치며 빛을 사방으로 뿌려댔다. 그 빛은 마치 태양에서 뿜어져 나오는 플래어를 보는 것 같았다.

이진우(방장): 저거 화났는데? 너희는 뭐라고 했나?

꽃미남01: 쪼그라든 부랄을 보는 것 같다고 했어.

이진아: 내 취향은 아니라고 했는데.

마왕666: 비데로 쓰면 딱 좋겠다고 했지.

비관적학살자: 갑자기 집에 남겨놓은 설거지가 생각났어요. 일주일 분량인데…….

소울이터는 3,333개의 조롱을 보고 큰 자극을 받은 모양이었다. 간단하게 인사라도 할 생각이었는데, 도발을 해버렸다. 어차피 싸울 거니 상관은 없었다.

소울이터의 몸에서 무언가 뿜어져 나왔다. 처음에는 종기처럼 보였는데, 점점 커지더니 거대한 기둥이 되었다. 그 기둥은 달이나 지구보다도 훨씬 컸다. 진우가 사용하는 별의 손을 보는 것 같았다.

저것이 소울이터의 무기였고, 입이었다.

태양을 쪽쪽 빨아먹은 빨대였고, 지구에 기생충을 뿌린 기관이었다.

꽃미남01: 대물이군. 하지만 나도 지지 않지.

이진아: 저, 저, 저게 그거? 으윽…….

비관적학살자: 입이랑 성기가 합쳐졌군요. 굉장한 형태입니다. 성기로 영양을 섭취하는 존재는 본 적이 없습니다.

이진아: 너, 너무 직설적으로 말하지 마!

“흠…….”

생물이 아니니 딱히 문제가 없는 외형이기는 했다.

저 기둥은 그저 뻗어오는 것만으로도 지구 따위는 가볍게 소멸시킬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기둥의 끝이 무엇이든 꿰뚫을 수 있을 정도로 날카로워졌다. 심지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공간마저 찢어발기고 있었다.

날카로워졌음에도 마치 혀처럼 끈적하게 느껴졌다.

기둥은 촉수가 되었다.

“그래서 소울이터인가? Z3가 이름을 꽤 잘 지었네.”

영혼을 먹어 별로 만드는 초월적인 존재, 소울이터였다.

“온다.”

꽃미남01: 그럼 시간을 좀 끌어볼까?

별의 촉수가 엄청난 속도로 뻗어왔다.

그 순간, 여러 미래가 겹쳐 보였다. 진우는 물론, 모든 이진우들이 잠깐의 미래를 엿본 것이다.

촉수가 수천만 개로 갈라지며 진우를 찔러왔다.

진우는 수많은 루트에서 비어 있는 공간을 발견했다.

휘익!

바로 몸을 날리자, 아슬아슬하게 촉수가 스쳐지나갔다.

‘보인다.’

진우는 바로 다시 별의 손을 소환하며 공간을 이동했다.

지구보다도 더 큰 수천만 개의 촉수가 방향을 마음대로 꺾으며 집요하게 진우를 추격해왔지만, 진우에게 닿을 수 없었다.

꽃미남01: 하하하! 죽이는군! 이거 치트키잖아?

이진아: 생각보다 쉬운 걸?

진우3,211: 이렇게 계속 시간을 끌자!

3,333명의 이진우들은 모두 안전한 루트만을 밟으며 말도 안 되는 공격을 피해냈다. Z3를 일격에 죽일 수 있는 공격이 전혀 먹히지 않고 있었다.

촉수가 스쳐지나가는 모습은 제법 아슬아슬했지만, 확실하게 여유가 있었다.

진우는 계속해서 촉수 공격을 피했다.

행성만한 공격을 피하는 건 처음이었지만, 점차 적응이 되어가고 있었다.

진우33: 이거 막으면 죽겠는데.

진우1546: Z3가 좌절할만한데?

진우2324: 좀 더 버텨보자고.

진우는 이진우들과 빠르게 의견교환을 하며 시간을 끌었다.

수많은 선택지 중에서 가장 나은 미래를 선택하고 있었다. 파괴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맞추지 못하면 의미가 없었다.

‘이 정도라면 예상보다 상대하기 수월할지도 모르겠군.’

그렇게 생각할 때였다.

멈칫!

요리조리 피하는 진우의 움직임에서 이상함을 느낀 것일까? 진우를 향해 쏟아져 내리던 촉수가 갑자기 멈추었다.

소울이터의 거대한 몸에서 파문이 일었다.

아주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목성만큼이나 거대했기에 모든 것이 또렷하게 보였다.

꽃미남01: 뭔가 심상치 않은데?

소울이터 뒤로 목성이 보였다.

목성이 조금 더 큰 크기였지만, 소울이터의 존재감이 대단해서인지, 그렇게 크게 보이지 않았다. 이제는 우주적인 스케일이 눈앞에 펼쳐져 있음에도 놀라지 않을 만큼 익숙해졌다.

진우의 바로 앞에 있던 촉수가 순식간에 회수되더니 소울이터의 몸으로 다시 들어갔다.

이진아: 포기한 건가?

마왕666: 긍정적인 태도는 좋다만 너무 지나치군.

포기한 거라면 좋겠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소울이터의 몸이 흐릿해지더니 순식간에 목성 바로 앞으로 이동했다. 목성과 나란히 떠 있는 모습은 경이로웠다.

지금 이곳이 꿈이었다면, 저 아름다움을 넋을 놓고 감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저 광경은 현실이었다.

진우의 눈이 크게 떠졌다.

휘익! 쿠욱!

촉수가 목성의 대적점에 파고들었다. 대적점이 순식간에 흩어지며 목성의 표면의 기류들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일정한 띠로 보이던 목성의 표면에 거대한 소용돌이가 생겼다.

그것은 초월적인 존재 중 하나인 태풍 따위는 파리처럼 보일 정도로 거대했다. 목성 전체가 소용돌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너무나도 두려운 점은 소용돌이는 그저 현상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꿀렁! 꿀렁!

촉수가 목성 안쪽에 깊게 박혀서 무언가를 빨아먹고 있었다. 마치 허기를 급하게 채우는 것처럼 보였다.

“…먼 거리를 이동해서 배가 고픈 거였나.”

4광년이 넘는 거리를 한 달 만에 이동해왔다.

초월적인 존재라 하여도 꽤 많은 에너지가 들었을 것이다.

과일의 즙을 빨아먹는 것처럼 목성을 빨아먹었다.

목성의 크기가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키이이이!

우주공간에서 소리가 들릴 리 없음에도 무언가 들리는 듯했다. 마치 목성이 비명을 지르는 것 같았다.

“어이가 없군.”

사기가 꺾인다는 말은 지금 이 상황을 두고 만들어진 말 같았다. 소울이터는 그야말로 대항할 수 없는 우주의 재해였다. 별을 생성하기 위한 우주의 규칙이었다.

스르륵!

어느 정도 만족한 걸까?

촉수가 목성에서 뽑혀져 나왔다. 목성의 모습은 이제 다시는 예전과 같은 모습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소용돌이 모양의 흉터가 생겨버렸다.

소울이터의 표면에서 더욱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장난은 이제 끝이다.

그렇게 말하는 듯했다.

“온다.”

진우의 눈앞에 순식간에 촉수가 나타났다. 수천, 수억 가지로 갈라지며 진우를 덮쳐왔다.

그것은 우주에서 밀려오는 파도였다.

지구에서도 관측될 만큼 너무나 거대한 해일이었다.

진우는 최고의 루트를 찾으려 했지만

팅!

벽에 막힌 것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피할 수 없었다.

진우는 별의 손을 전력으로 일으키며 간신히 막아냈다.

치지직!

세라프가 크게 손상되었고 별의 손이 너덜너덜해졌다.

스르륵!

소울이터의 촉수가 뒤로 당겨졌다.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소울이터는 시간의 권능마저 무력화시키고 있었다. 시공간을 지배하며 미래를 차단하고 있었다.

“피해는?”

3,333명의 이진우 중에서 32명이 막아내지 못했다.

그 자리에서 소멸되었다.

꽃미남01: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건 그냥 배가 고파서였군.

이진아: 괴물…….

비관적학살자: 엄청 강하군요.

마왕666: 이 정도일 줄이야. 우리를 굉장히 얕보고 있어. 여유를 부리고 있군.

이제 미래를 볼 수 없었다.

최선의 루트로 가는 길이 막힌 것이다.

“할 수 없지.”

꽃미남01: 정말 어쩔 수 없구만.

이진아: 이 상황까지 와서 그걸 써야 하다니.

비관적학살자: 이게 최선이겠죠.

마왕666: 본좌 답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군.

진우의 말에 모두가 같은 의견이었다.

아쉽게도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다. 미래를 볼 수 없는 이상,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희생을 감수해야 했다.

“플랜D다.”

진우가 그렇게 말하는 순간, 모든 이진우들이 동조했다.

진우는 눈을 감으며 정신을 집중했다.

별의 손이 다시 복원되며 마법진이 떠올랐다.

그의 주변에서 흐릿한 형체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꽃미남01을 시작으로 모든 이진우들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모든 이진우들과 동기화되며 평행세계를 겹쳐볼 수 있게 되었다.

진우는 옆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모두 세라프를 입고 있었지만, 본래 모습으로 보였다. 몸 자체가 동기화된 것이기 때문에 그들이 입고 있는 세라프의 모습은 흐릿하게 보였다.

꽃미남01: 역시 좀 생겼네.

꽃미남01이 진우를 보며 말했다.

진우는 피식 웃고는 옆을 바라보았다.

이진아: 이번에는 운이 좋을까 모르겠어.

그녀는 고개를 설레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마왕666: 알아서 살아남도록.

비관적학살자: 그게 제 특기였는데 말이죠.

마왕666이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팔짱을 꼈다.

그에 비해 비관적학살자는 다소 구부정한 자세였다.

스윽!

모든 이진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진우는 소울이터를 바라보았다.

평행세계를 겹쳐보고 나서야 소울이터의 제대로 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거대한 도넛모양에 수천 개의 손이 달린 모습이었다. 저 손은 평행세계마다 하나씩 걸쳐 있었고, 도넛의 단면 역시 그러했다.

저 단면이 구체로 보인 것이다.

눈으로 보고 있었지만,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수천 개의 손이 주변으로 뻗어갔다.

손이 공간을 스칠 때마다 벼락같은 잔가지들이 퍼져가며 공간에 깃들었다.

그러며 틈이 생겨났다.

그 틈에서 세계가 분열되려 하고 있었다.

저것들이 모두 선택지였다.

미래를 볼 수 없는 이상 몸으로 선택해야 했다.

진우321: 이제 각자 코인은 하나뿐이로군.

진우1333: 내가 죽더라도 내 세계는 잘 챙겨줘.

진우3233: 그럼 목숨을 걸어보자고.

“운이 좀 따라야겠군.”

플랜D의 묘미였다.

이번에는 아주 강한 운이 필요했다.


           


The Archmage Vanquishes the Villain

The Archmage Vanquishes the Villain

대마법사는 빌런을 압살한다
Score 7.4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Archmage, the sole survivor in a world that has fallen into ruin, gambles everything and manages to return to the world before its destruction. However, he finds himself not in his original body, but in the body of Lee Jin-woo, the worst villain and a third-generation chaebol heir with brilliant talent. Using his memories from before the regression, he begins to vanquish the villains one by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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