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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52

250. 소꿉친구 – 정리

먹구름이 걷혔다.

피와 빗물이 흐르던 이로타시 강은 채 하루가 지나지 않아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승자는 파괴된 돌다리 앞에서 주검이 된 전우를 장사지냈다.

미련 많은 장송곡. 차분한 북소리가 죽은 자와 산 자를 달랬다.

승리했지만, 만 삼천 명이 죽었다. 그리고 더 죽을 것이다. 부랴부랴 세워진 병동에는 신음하는 환자가 가득했다.

해가 비치는 강변에 병사들이 길게 늘어섰다. 삶과 죽음에 호탕한 야만인 전사들마저도 못내 슬픈 안색으로 전우의 시신을 담은 포대기를 만지작거렸다.

수장(水葬)을 앞두고, 아쉬운 대로 짙은 색의 옷을 찾아 입은 레브가 연단에 올랐다. 서글픈 환호 소리. 어쨌거나 우린 이긴 것이다. 잠시간의 침묵 끝에 레브가 입을 열었다.

“전 어제의 그들을 기억합니다. 그들은 살아있었고, 용감히 싸웠습니다. 그래서 이길 수 있었습니다.”

레브가 가슴에 손을 얹으며 고개 숙였다. 병사와 전사들도 그의 행동을 따라 시신에 고개를 조아렸다.

“아직도 어제 우리가 왜 싸웠는지 알지 못하는 분이 계실 겁니다. 가이단 후작님께서 어째서 반역자로 몰려 무참히 살해당하셨는지 모르는 분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레브의 목소리는 날것 그대로였다. 그는 차분히 가라앉은 목소리에 조금씩 열기를 더해나갔다.

“후작님이 죽고, 우리가 싸울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이 왕국의 부패한 제도에 있습니다. 평화롭게 살아가던 토착민들을 노예로 잡아가고, 빚진 자를 노예로 삼는 악법 때문입니다. 그래서! 싸웠습니다.”

여기서 레브의 목소리가 다시 가라앉았다.

원래는 죽은 가이단 후작을 팔아 주인을 잃은 병사들의 지지를 얻어내려 했다. 하지만 가슴 한구석을 찌르는 통증에 레브는 가슴께까지 올라갔던 양 주먹을 펴 열기를 완화시켰다. 그는 토착민 전사들을 향해 말했다.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며, 이 땅의 모든 토착민이 왕국민들과 동등하게 살아갈 날이 올 것입니다. 제가 약속드릴 수 있는 건 오직 하나, 승리입니다. 토착민 자주(自主)의 기치를 온 대륙에 전파할 승리를 약속하겠습니다. 가이단 후작님을 비롯해 떠나간 모든 전우에게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 풍덩!

오른 왕국 사람이지만, 시신들은 콘라드 왕국의 문양이 찍힌 포대기에 담겨 하나씩 수면 아래로 모습을 감췄다.

레브가 단상에서 내려오니 아래에는 오거튼 백작과 레오 덱스터, 콘라드 왕국의 제2 기사단장인 하젠 경이 있었다.

하젠 경은 자신의 기사단과 1만의 루티나 수비병, 그리고 5명의 마법사를 데리고 오늘 아침 강을 건너왔다. 사로잡힌 귀족들과 항복한 로그넘 왕가의 중무장 보병을 감시하는 데 도움을 줬을 뿐만 아니라 강변에 깔린 시신을 수습해줬다.

– “레안 드 예리엘 국왕 폐하께서 당신을 도우라 하셨습니다. 직접 오지 못해 미안하시답니다.”

하젠 경은 레브를 레안 드 예리엘의 은인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사무적인 태도의 그 기사는

“인상적인 연설이었습니다.”

말하곤 제 할 일을 하러 돌아갔다.

앨제어 드 로그넘 공작 측의 사망자까지 포함해 3만 구에 달하는 시신을 장사지내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고고히 흐르는 강과 시신을 던지는 병사들. 이를 바라보던 오거튼 백작이 입을 열어 레브에게 물었다.

“연설이 저와 함께 짰던 것과는 좀 다르더군요. 왜 그러셨습니까?”

“…죄송합니다. 가이단 후작의 죽음을 팔아 거짓된 선동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가이단 후작은 사실 노예제를 폐지하는 것에 관심이 없었으니까요.”

후작은 딸을 왕자들에게 시집보내지 않으면서도 가문을 존속시킬 방안을 찾았을 뿐이다. 레브는 그런 그를 충동질했을 뿐이고.

오거튼 백작은 의외라는 듯이 턱을 쓰다듬었다.

“흐음. 그런 걸 거짓말이라고 하진 않는데… 마음이 약하시군요. 그럼 가이단 후작의 병사들은 어찌하실 계획입니까?”

이게 문제였다.

많이 줄었지만, 가이단 후작의 사병은 여전히 많이 남아 있었다.

무장 상태도 좋고, 단단하게 단련된 5천의 병사들.

절대 무시할 수 있는 전력이 아니었으나 레브는 단호하게 말했다.

“돌려보낼 겁니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대안이 있으시겠지요? 대승을 거뒀다 한들 저희도 피해가 크고, 로그넘 왕가는 강합니다. 어제 앨제어 왕자를 처형한 게 독으로 작용할지도 모르고요.”

레오도 묻고 싶은 것이었다.

앨제어 공작이 패하고, 우리가 콘라드 왕국의 지지를 받는다고 해서 저쪽이 항복할 이유는 없었다. 되려 왕족이 처형당했기에 지난 소꿉친구 회차 때보다 더 격렬하게 반격해올 터였다.

레브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예상치 못한 전투가 벌어지긴 했지만, 앨제어 왕자가 죽고 적이 기사단을 둘이나 잃어버린 지금, 전쟁은 끝났습니다. 한 달만 기다려보시지요. 결과가 나올 겁니다.”

그의 말에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레브는 기어이 가이단 후작의 군대를 해산시켰다.

여기서 해산이라는 단어는 사실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가이단 후작가의 사병인 그들은 누가 해산하라 마라 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돌려보냈다고 표현하기에도 무리가 따랐다.

레브와 야만인 전사들, 레오 덱스터, 오거튼 백작과 그의 사병들, 하젠 경이 이끄는 콘라드 왕국의 군대가 가이단 후작의 영지로 돌아가는 그들과 동행했기 때문이다.

항복한 로그넘 왕가의 중무장 보병과 기사들, 사로잡힌 귀족들은 콘라드 왕국의 서부 변경백인 기디언 로페로 백작이 전쟁이 끝날 때까지 맡아주기로 했다.

해적들이 만들어 둔 조각배 수십 척이 이래저래 유용하게 쓰였다.

레브의 예언은 현실이 됐다.

가이단 후작의 영지에 도착한 레오 덱스터가

“아이구~ 우리 마누라. 남편 없는 동안 잘 지냈어요? 요리 솜씨는 좀 나아졌을까?”

반가워하는 레나의 뺨을 길게 잡아당길 때였다. 서남쪽 하늘에서 시니스(독수리의 일종)가 날아와 레브의 어깨에 걸터앉았다.

레브가 빙그레 미소 지었다.

시니스의 발에는 로그넘 왕가가 무너졌다는, 세사르의 쪽지가 달려 있었다.

* * *

로그넘 왕가를 무너뜨린 건 애톤 드 로그넘 왕자의 오른팔, 타라딘 아뮤스 백작이었다.

숙명의 라이벌이었던 게오기스 제르민 백작을 앨제어 드 로그넘 공작에게 보내버리고, 네비스에 남아 귀족들을 저의 편으로 끌어들이던 아뮤스 백작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되었다.

앨제어 왕자가 죽었다는 보고였다.

콘라드 왕국과의 전쟁에서 패한 것일까, 안 가길 잘했다고 생각했으나 사태가 엄청나게 심각해졌다.

콘라드 왕국이 앨제어 왕자를 죽인 게 아니었다. 레브라는, 작년에 제롬 신성 왕국에서 등장한 소드마스터가 토착민 해방이라는 기치를 앞세워 봉기를 일으켰다.

이것만이었으면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터였다. 군대를 동원해 때려잡으면 되니까. 하지만 소드마스터가 가이단 변경백과 합작했다는 게 알려지고, 콘라드 왕국의 군대가 국경을 넘었다는 소식이 일파만파, 네비스 시민들에게까지 알려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북부 변경백인 에브니 드라진 후작이 대군을 이끌고 남하하기 시작했다. 오른 왕국의 수도 네비스는 불안에 사로잡혔다. 제롬 신성 왕국이 소드마스터를 앞세워 오른 왕국을 정벌하려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다.

유독 노예제만큼은 허용하지 않던 신성 왕국이고, 프레데릭 왕가가 최근 독자적인 행보를 시작했기에 신빙성은 차고 넘쳤다.

“아뮤스 백작님. 결단을 내리셔야 합니다.”

“…”

“북쪽에선 드라진 후작의 군대가, 동쪽에선 가이단 후작과 소드마스터, 콘라드 왕국의 군대가 진격해오고 있습니다. 모든 걸 포기하고 망명하실 게 아니라면 로그넘 왕가와 결별하셔야 합니다.”

세사르의 속삭임이 아뮤스 백작을 뒤흔들었다. 가진 거라곤 땅뿐인 그에게 선택의 여지란 많지 않았다.

“항복… 하면 받아주겠는가? 이 나라에 나보다 많은 노예를 부리는 사람이 없는걸.”

“당연히 어렵겠지요.”

드라진 후작이나 가이단 후작같이 변방에 영지를 둔 귀족들은 노예를 별로 부리지 않았다.

다른 왕국과의 무역으로도 충분한 수익이 들어왔고, 무엇보다도 오른 왕국의 지형이 이를 결정지었다.

오른 왕국의 남서쪽 해안가를 따라 드높은 로그넘 산맥이 있다.

온갖 광물을 품은 그 산맥은 해안에서 멀어질수록 낮아져 오른 왕국의 국경에 다다를 즈음에야 평야가 되었는데(콘라드 왕국 방면만큼은 예외다. 거긴 누가 ‘다져놓은’ 것처럼 고도가 급격히 낮아진다.), 그 말인즉슨 오른 왕국 안쪽에 영지를 둔 귀족들은 광산을 경영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는 뜻이었다.

광산에는 노예가 많이 필요하다.

그래도 항복했는데, 괜찮지 않을까 질문한 것이었으나 세사르는 어림도 없다는 듯이 아뮤스 백작의 희망을 꺾어버렸다. 반발심이 들기 전에 얼른 말을 이었다.

“왕족마저 처형한 놈들입니다. 그러니 단순히 항복하는 게 아니라, 성의를 보이셔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성의라면?”

세사르는 슬그머니 말을 돌렸다.

“왕국 기사들이 많이 출정했다고 들었습니다. 기사단 2개를 파병했다고 들었는데… 그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군요.”

아뮤스 백작은 바보가 아니다. 그의 논지를 알아챈 백작이 신음했다.

반란. 나도 반란을 일으켜야 한다.

지금 네비스에 왕가를 수호하는 전력은 많지 않았다. 근위 기사단과 궁을 지키는 근위병, 출정하지 않은 제1 기사단 정도다.

그마저도 화들짝 놀란 왕가가 군대를 일으킨다고 사방으로 격문을 보내고, 근위기사를 파견해 병사를 징집하고 있으니 수가 훨씬 적을 것이었다. 승산이 있냐면… 있다.

네비스의 귀족들 대부분이 나와 같은 처지이니까. 사사건건 훼방을 놓던 숙적, 게오기스 제르민 백작도 없어서 그가 파벌을 휘어잡은 지도 꽤 된 상태였다.

다만 그를 망설이게 하는 건 짜 맞춘 듯이 돌아가는 상황이었다. 나라가 이렇게 쉽게 엎어질 수 있는 건가. 하필이면 왜 지금 내 손에 그런 결정권이 들어와 있을까.

평생을 노력해도 가당찮던 것이 어째서 지금…

‘이 녀석 때문이다.’

무언가를 깨달은 아뮤스 백작이 저음으로 말했다.

“세사르 용병단의 용병 대부분이 야만인 출신인 이유가 있었군.”

“…!”

“…반란을 일으키겠네. 자네가 권해서가 아니라, 내 의지로. 안전이 보장될 방책이 있으리라 믿겠네. 아, 그래. 이게 있었지.”

흠칫 놀란 세사르를 위아래로 살펴보던 백작이 몸을 일으켰다. 한 캐비닛을 열더니 한 짝의 물건을 검지와 중지로 걸어 들었다.

구두.

타라린 아뮤스 영애에게 선물한 구두였다. 세사르의 속이 먹먹해졌다.

“내 과년한 딸년의 혼처를 찾은 것 같으이. 그럼 잘 부탁하겠네.”

백작이 방을 나섰다.

구두와 함께 방에 남겨진 세사르는 부들부들, 귀족의 무서움을 새삼 절감했다.

고작 평민 따위가 세 치 혀로 백작을 조종하고, 이간질하는 데 성공했다 생각한 건 착각이었다. 그가 백작을 움직일 때, 백작도 그를 관찰하고 있었다.

레브 님께서 바깥에서 일을 잘 처리해주지 않았더라면, 나는 어떻게 됐을까.

위팔에 돋아난 소름을 어루만지며 세사르가 밖으로 나왔다. 타라린 아뮤스 영애에게 구두를 다시 전해줄까 하다가… 일이 끝난 뒤로 미루기로 마음먹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뮤스 백작이 왕궁을 뒤엎었다.

* * *

세사르가 레브를 만난 건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나서였다. 레브는 야만인 전사들과 콘라드 왕국의 군대를 이끌고 네비스에 무혈 입성했다. 네비스는 드라진 후작이 한발 먼저 내려와 장악해둔 상태였다.

세사르는 주군이 맡긴 임무를 완수했음을 기뻐하며, 아뮤스 백작과 아뮤스 영애의 안전을 보장해달라 청하러 달려갔다.

그런데 주군께서는 본인이 평소에 머무는 가이단 후작가가 아닌 한 황폐한 마구간으로 그를 불렀다.

지금은 망해 없어진 도르프 패밀리의 지부였다.

주군께서 여기엔 무슨 일이실까? 궁금해하며 세사르는 정말 오랜만에 뵙는 주군 앞에 섰다. 그는 어떤 감상에 휩싸인 듯, 버려진 마구간을 말없이 둘러보다 이윽고 한 창고에서 입을 열었다.

“세사르.”

“네.”

“고생 많았다. 덕분에 일이 쉽게 풀렸구나.”

“아닙니다. 저는 대장님께서 시키신 대로 했을 뿐입니다. 제가 뭐 한 일이 있겠습니까.”

“그리 말해주니 고맙구나. 한데… 한 가지 더 맡기고 싶은 임무가 있어서 불렀다.”

“무엇입니까? 무엇이든 하명하십시오.”

레브가 스르릉, 검을 뽑았다. 놀랍게도 그는 세사르에게 고통스러운 선택을 강요했다.

“미안하지만 그 임무를 수행하려면 팔 한쪽이 없어야 한다. 강요는 아니다. 싫으면 거절해도 된다.”

“네? 무, 무슨 일이기에…”

“아직 알려줄 수가 없구나. 극비를 요하는 일이다. 해줄 수 있겠느냐?”

[ 업적 : 주종 관계.2v – ‘9112’, 충성을 맹세한 자들은 레오를 절대로 배신하지 않습니다. ]

파, 팔이 없으면…

온갖 생각과 감정이 휘몰아쳤다.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내게 팔이 없어도 타라린 아뮤스 영애가 날 좋아해 줄까’였다. 아마 싫어할 거다. 팔 병신을 사랑할 사람은 세상에 단 한 사람도 없을 터였다.

[ 업적 : 주종 관계.2v – ‘9112’, 충성을 맹세한 자들은 레오를 절대로 배신하지 않습니다. ]

그렇지만, 주군의 명을 거역하고 싶지 않았다. 세사르는

“무슨 일입니까. 어디에서도 발설하지 않겠습니다. 혹시 다른 방법이 있을지 찾아보겠습니다.”

공손히 질문했다. 그러나 주군께서는 고개를 저으며 상냥하게 말씀하셨다. 그게 더 가슴 아팠다.

“고민할 시간이 필요한가 보구나. 며칠 시간을 주겠다. 천천히 생각해보고 답해다오.”

[ 업적 : 주종 관계.2v – ‘9112’, 충성을 맹세한 자들은 레오를 절대로 배신하지 않습니다. ]

세사르가 이를 악물었다.

주군의 기대를 배신할 수는 없다. 틀림없이 너무나도 중요한 일이어서 내게만 말씀하시는 것일 터였고, 그 기대를 꺾고 싶지 않았다. 세사르는 벌벌 떨면서 왼팔을 들었다. 잔혹하게도 주군께선

“오른팔이 필요하다.”

더한 것을 요구하셨다. 핏기 빠진 얼굴로 “여, 여기 있습…” 오른손을 움직이기 무섭게 서걱! 연한 갈색이 도는 검이 그의 팔꿈치를 잘랐다.

“아악!”

팔이 건초가 묻은 땅에 힘없이 떨어졌다. 세사르는 비명을 지르며 피가 쏟아지는 팔뚝을 움켜쥐었다.

각오했음에도 지독한 고통이었다. 혀와 입안을 깨물고, 빙글빙글 돌며 몸부림치던 세사르가 물었다.

“끄으으으윽… 이… 이제 제가 뭘 하면…”

고개를 든 세사르가 얼어붙었다.

주군께선 싸늘하게 미소 짓고 계셨고, 언뜻 즐거워 보이기까지 했다. 레브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임무 같은 건 없다. 그냥 한번 잘라 보고 싶었다. 혹시… 다른 팔도 잘라봐도 되겠느냐?”

나로 하여금 동생을 죽이게 만든 배신자 놈. 레브는 세사르가 스스로 결정하기 전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죽여달라는 말이 나올 때까지. 그 절대적인 충성의 맹세마저 깨어질 때까지 조각내고, 괴롭혀주마.

레브는 오래도록 창고에서 나오지 않았다. 세사르의 오랜 동반자, 주황 머리 시니스만이 그 끔찍한 현장을 맴돌고 있었다.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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