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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55

라이온하트 vs 오크 (1)

[평양 전투가 끝난 지도 벌써 열흘이 흘렀습니다.]

[라이온하트 연방 비준식이 선포된 당일. 오크 대륙연방 대칸 무르카 발락의 대대적인 급습으로 인해 세계수의 절반이 불타고──]

[중화대륙 해안도시의 상황은 심각합니다. 13개 도시가 바닷물에 잠겼고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해──]

라이온하트 연방 비준식이 있었던 나흘 후, 무르카 발락의 오크 대륙연방의 대대적인 급습과 동시에 라이온하트 연방의 대량살상병기 가동.

오크 챔피언들과 성배기사들의 격돌은 악마들과의 전투로 반파되었던 평양을 말 그대로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야피의 계획도시 재건계획에 따라 반년 동안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평양이지만, 신의 힘을 대리하는 초인들의 대결에 견디지는 못했다.

“후우~ 아주 그냥 박살이 났네, 박살이.”

평양의 상황을 취재하러 온 국영방송의 박 기자는 여기저기 부숴진 평양의 참담한 광경에 혀를 내둘렀다.

당시 초빙되었던 VIP들을 제외하면 일반 시민의 최저컷이 엘프나 트리맨이라 그렇지 평범한 시민들이 있었다면 대참사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만한 불이 있었는데도 세계수는 비교적 멀쩡하네.”

“기존의 최대기능이었던 생명 탄생은 중지됐다고 합니다. 지금은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네요.”

라이온하트 연방의 본거지라 할 수 있는 평양 특별시는 세계수가 불타고 기능이 정지되는 피해를 입었고, 도시 곳곳이 파괴되었다.

하필이면 연방 비준식 날 이런 피해를 당한 건 수모라고 할 수 있었지만, 누구도 이것을 라이온하트의 일방적인 패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대륙 쪽 상황은 어때?”

“참담하죠. 수십 만 단위로 죽어 나갔어요.”

무르카의 대대적인 급습이 시작되자마자 레온은 준비한 파멸 프로토콜을 발동했다.

육상 결전병기인 후작급이 제어하는 육상 무인드론 기지에서 출격한 고성능 자폭드론들이 일제히 황해를 건너 대륙 각지를 타격했고,

해상 결전병기 도미네이터급이 수십 발의 핵어뢰를 터뜨리며 대륙붕에서 거대 파도를 일으켰다.

지금은 스텔스 잠항모드에 들어갔지만, 우주 통합 무장플랫폼에 의한 하전입자포 지상 폭격은 종래의 위력을 백 배는 넘어섰다는 평가다.

“족히 수천 만이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공격이었어. 성법이란 건 정말··· 편리하군.”

이 엄청난 파멸 장치들이 가동됐음에도 오크들 외에는 거의 죽지 않았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하이테클놀로지의 도움을 받았다곤 해도 공격의 주체가 베아트리체의 죽음의 성법, 한하리의 파도의 성법, 야피의 철의 성법 등 피아를 명확히 구분하는 개념공격이었다.

그들은 인간이 아닌 오직 오크만을 죽이도록 개념화된 공격을 퍼부었고, 오크 대륙연방의 오크들은 그 거대한 신의 분노 앞에 휩쓸렸다.

참담한 대파괴가 휩쓸고 지나갔지만, 오크 대륙연방에 온정적인 분위기는 아니었다. 라이온하트 연방에선 곧장 오크 대륙연방이 꾸미고 있는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라그나로크 플랜. 그게 진짜라면··· 이건 오크와 라이온하트의 전쟁이 아니야. 인류와 오크의 전쟁이지.”

라그나로크 플랜.

그 시작은 오랜 시간 이 땅에 잠식하고 있던 악마들이 만신전의 등장과 동시에 시작된 계획이었다.

특수 게이트를 열어 ‘외계’의 외신들을 이 땅에 소환한다.

외신들과 만신전 신들의 정면대결. 그야말로 신들의 전쟁.

그것이 어떤 파국을 맞이하게 할지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오크들이 무리해서 공격한 이유가 있긴 했어요. 덕분에 전세계에서 두들기고 있잖습니까.”

전쟁 개시 사흘 만에 미국 태평양 함대가 주요도시들을 폭격하고 있고, 인도군이 육상으로 진출했다.

유럽연합은 라이온하트 연방에 무기 지원이니 뭐니 하고 있지만, 아직 국정회의에서 통과조차 못 했으니 지지부진하다.

‘하지만 덕분에 오크들의 엄청난 숫자의 밸런스가 맞춰졌어.’

오크들은 대륙에서만 그 숫자가 이백만을 넘어섰다.

인류 전체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해도 이중 전사계급 즉, 최소 B급 헌터로 취급되는 오크 전사만 70만에 육박한다.

거기에 오크 대륙연방이 흡수한 대륙 헌터들과 군대까지 생각하면 전투인력만 수백 만 단위.

아무리 라이온하트 연방에 수천의 기사와 수만 맨앳암즈를 동원한다 해도 이 숫적 밸런스는 역시 버겁다.

어떤 이유에선지 지지부진할 미국이 적극적으로 지원공세를 취하고 있는 데다 자연스럽게 한국와 일본이 참전해 이 숫자의 밸런스가 아슬아슬하게 유지된 셈이다.

“하지만 결국 양쪽의 최강전력은 사자심왕과 대칸. 그 반신들 중 한 명만 참전해도 이 밸런스는 순식간에 무너진다.”

그것은 평양 전투를 지켜본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이었다.

반파된 평양.

그 절반은 두 괴물들이 격돌한 여파에 불과했으니까.

* * * *

개전 열흘.

전세계는 그야말로 혼란에 빠졌다.

악마와의 전쟁이 끝난 지 겨우 반년. 사방팔방에서 숨어있던 악마들의 난동에 겨우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대국’과 ‘대국’이 격돌하는 대전쟁이 벌어진 것이다.

라이온하트 연방 산하 33개국과 한미일 삼각동맹이, 대륙의 절반을 집어삼킨 오크 대륙연방이 격돌하고 있다.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오크 써클들의 주방위군 습격이나 동유럽과 러시아에서 발발한 오크 쿠데타는 우스운 지경이다.

혼돈의 군주 라크샤르와의 전쟁도 이 정도로 규모가 크진 않았고, 헌터의 시대가 열린 이후 소수의 초인전력에 의존해온 인류가 이토록 대대적인 군사충돌을 일으킨 건 걸프전 이래 처음이다.

-미친, 모스크바 일부가 오크들에 의해 점령됐다! 지금 러시아 근위군단이 모스크로 진입하고 있어!

-경찰 레벨로는 해결이 안 된다는 거잖아?

-헌터들도 쓸리고 있는데 당연하지!

문제는 이 전쟁이 기존의 상식을 아득히 위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본디 인류의 전쟁은 면과 면의 대결이었다.

국토에서 끌어모은 군대가 땅을 점령해가며 진군해 적성군대와 충돌한다.

현대화니 네트워크전이니 하며 육상과 해상, 공중에서의 연계가 더해졌지만, 전쟁의 기본 원리는 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전쟁은 달랐다.

-진주만에 오크들이 나타났어! 태평양함대 모항이 파괴되고 있다고!

-뭐? 하와이에는 오크들이 별로 없잖아!

-게이트 열고 들어왔어!

-베이징에 불타는 검 기사단 떴다! 닥치는 대로 다 불태우고 있어!

-여기 우한인데, 벼락이 막 떨어지고 있어! 아무리 생각해도 자연적인 게 아니야!

-천둥의 신 울티마의 번개 말고 더 있냐!

게이트 기술.

공간을 도약하는 이 위대한 마법은 마술사 여왕 베아트리체가 습득하고 연방 비준식 당일 무르카가 타고 넘어왔던 것처럼 서로가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며 게릴라 전을 벌이고 있었다.

-3번 게이트 지금 열겠습니다. 제1기사단과 보조 맨앳암즈들은 신속한 화력 투사 후 30분 내로 귀환하세요.

-도쿄로 향하는 게이트를 열겠다. 그곳에 일본 헌터협회 헌터들을 최대한 죽인 뒤, 순차적으로 후퇴하도록.

마술사 여왕과 오크 대장로.

악마들조차 지혜의 대악마들 정도가 아니면 다룰 수 없는 게이트 마법을 두 시대의 걸물들은 능히 사용하고 있다.

이 둘의 존재 때문에 전쟁은 면과 면의 대결을 넘어 초입체와 초입체. 즉 n차원의 대결이 성립하고 있다.

-게이트 도약 종료. 적 대주술사의 마력도 슬슬 한계입니다.

-이쯤에서 소강한다. 마술사 여왕이라고 했나, 굉장한 마력량이군. 클클클······.

그나마 이 전쟁이 끝없는 진창으로 흘러가지 않는 이유는 게이트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천재들이 각 진영에 한 명뿐이라는 것.

게이트로 출정한 병력을 회수하기 위해선 그들이 열어댄 게이트를 유지하는 데 진력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후우······.”

“수고가 많소, 비체.”

레온은 전술지도를 파악하며 옆자리에서 쉬는 비체를 바라봤다.

“어떻소? 놈의 위치는 파악이 가오?”

게이트 마법을 펼치는 동안 비체는 오크들이 여는 게이트를 역추적했다. 만약 게이트의 역추적이 가능했다면 그곳이 곧 오크들의 본진일 터.

이 전쟁을 단숨에 끝내버릴 수도 있단 소리다.

“아니요. 녀석의 추적방지 주술도 레벨이 엄청나네요. 이만한 술사는 처음이에요.”

그 타락대공 퀘이조차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베아트리체는 혀를 내둘렀다.

“과거, 오크 놈들 중에서도 유명한 주술사가 있었지. 13개 오크 부족을 통합한 대족장이었어.”

대주술사 크란.

레온은 오랜 기억을 떠올렸다.

“제국의 북부에서 발호한 오크 대부족이었기에 내 처치하러 가지 못했네만, 아무래도 비체를 상대하고 있는 오크 주술사는 그놈인 듯하네.”

“고크록의 챔피언 마그하르라는 오크 주술사는요?”

베아트리체는 레온이 제레아 성물 수상단 퀘스트에서 마주친 오크 챔피언을 언급했으나 레온은 피식 웃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비체, 그대의 힘은 어지간한 성배기사 이상이네. 술법의 재능은 제국의 시건방진 선제후들은 상대조차 안 되지. 그 마그하르라는 놈이 고크록의 챔피언이긴 해도, 사악한 오크 주술신이 진정 아끼는 자는 크란 그놈일 거요.”

무르카 발락이 오크 삼대신의 총애를 받고 있듯이.

“그나저나 폐하. 상처는 아직 낫지 않으신 건가요?”

베아트리체는 레온에게 다가와 핏물이 배어 나오는 붕대를 걱정스레 응시했다.

열흘 전, 평양에서의 혈투에서 레온과 무르카는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후퇴했다. 덕분에 레온은 이곳 평양에서 전장을 지휘하며 휴식을 취해야 했고.

“놈도 성검으로 어깨를 뚫었으니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거요. 그때까진 부하들에게 맡길 수밖에.”

레온은 지도를 보았다.

오크 대륙연방의 무도한 기습공격과 라그나로크 플랜의 실체가 밝혀졌기에 그들은 사방에서 공격받고 있다.

여러 격전지가 있긴 하지만, 결국은 소모적인 국지전일 뿐. 진짜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 있다.

“불카누스 경이 잘해주길 바랄 수밖에.”

레온의 시선은 거대한 대륙전도를 향하고 있었다.

* * * *

전쟁 발발 열흘하고도 하루.

게이트 도약이라는 초입체 전투와 전례없는 대병력의 충돌에도 세계의 이목은 어느 한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중국 대륙이 유목민족의 침공을 막기 위해 세운 거대한 장성. 그중에서도 최동단이자 시작점.

산해관.

오랜 시간, 정주민족을 위협하는 유목민족들을 입구에서부터 틀어막은 거대한 요새는 다시금 외적의 침공을 막고 있었다.

-끼룩끼룩!

“공성포 일제발사!”

끼끼룩족 장갑포병대와 미래지향적인 로봇 병기들의 지원을 받으며 전근대적인 보병들이 전진한다.

전쟁이 시작하자마자 개마고원을 돌파하며 우르르 몰려온 라이온하트 연방군 워나이트 불카누스는 5만이 넘는 대군을 이끌고 이 고대의 성을 공략하고 있었다.

“뒈져버려라!”

불카누스의 불꽃이 휘몰아치며 해골 모양의 불덩이로 화한다.

눈앞에 있는 모든 것을 집어삼킬 것처럼 전진하던 불덩이는 전쟁신 페토스의 권능.

아무리 오크들의 건축술로 보강되고 주술의 강화를 받았어도 그저 오랫동안 보존되었을 뿐인 낡은 성채 따위가 버틸 수 있는 화력이 아니다.

-콰아아아!

박살난 산해관. 중국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문화유산은 이렇게 한순간에 소멸했다.

“유린하라!”

불카누스와 불타는 검 기사단을 필두로 진군하는 병력들. 정예기사들과 헌터들이 선두에 서자 무너진 성벽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오크들이 도끼를 휘두르며 막아섰다.

“부족하다!”

불카누스가 맨몸으로 선두의 오크와 부닥쳤다. 오크의 강건한 육신이 그대로 터져버린다.

기마의 충격력은 기사의 자랑이지만, 불카누스쯤 되는 초인이면 그냥 맨몸으로 들이박는 게 더 강력하다.

하지만 그토록 강력한 챠징이 들이박혔는데도, 오크들의 육벽은 여전히 두텁다.

“흐흐, 많군. 그렇게 사방에서 두들기는데 그걸 빼고도 이 정도나 많이 모였나.”

산해관 너머, 밀려드는 오크들의 숫자는 질릴 정도로 많았다.

“불카누스 경! 너머에 고, 골렘! 골렘들이 옵니다!”

“음?”

뒤따르던 구대성이 망치로 가리킨 방향. 그곳에는 거대한 돌덩이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Grara── 오랜만에 보는군.”

-왔다!

-큰바위얼굴!

-큰바위얼굴!

오크들의 환호성 속 그들의 주술사들이 만들어낸 바위골렘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진짜 정예는 블랙오크들뿐이라 생각했는데, 오크 중에서도 상당한 숫자의 주술사들이 있었던 것이다.

이 전장을 관측하던 기자들은 본격적으로 부딪치기 시작한 양대세력을 촬영하며 침을 꼴깍 삼켰다.

대격변 이래 이 정도의 병력이 서로 충돌한 적이 있던가.

게이트라는 위협을 앞에 두고도 서로 반목하며 전쟁을 해온 국가들은 있었지만, 그래봤자 소규모 국지전에 그쳤다.

걸프전 이후 거진 40여년 만에 벌어진 국제전쟁. 하지만 확실한 게 있다면──

“이 전쟁··· 서로 한 쪽을 완전히 전멸시킬 때까진 끝나지 않는다!”

그간의 전쟁이 실리와 이념에 의한 것이었다면 이 전쟁은 그야말로 종과 종의 전멸전이었다.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singwahamkke dol-aon gisawangnim, The King of Knights Returns with the Gods,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returned to Earth as the invincible Knight King. But the Gods came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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