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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56

로열 상점 (6)

룩시우와 충돌하던 바할라가 멈칫했다.

멸악(滅惡)의 스플래시 데미지 이펙트의 잔재 사이.

[검신조차 넘볼 수 없는 공격력입니다.]

[검신은 특별합니다.]

[누군가의 거대함을 마주하고 절망하기보다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곳에 선 현수와 쓰러지는 군단장 로브스가 눈에 담긴다.

알림은 바할라를 당혹스럽게 했다.

이 ‘검신조차 넘볼 수 없다’는 알림의 대상들.

바할라가 고작 레벨 300대일 때 대륙 각지의 전설들과 마주하며 들었던 알림들이다.

그리고 레벨 400이 넘었을 때 이는 한 번도 울리지 않았다.

이 알림은 거대한 벽을 느꼈을 때 듣게 되는 알림.

‘지금, 내가 벽을 느낀다?’

물론 바할라 역시 알고 있었다.

저것은 아주 극악의 확률로 힘을 발하는 퍼센트의 묘리에 지나지 않다.

하지만 가장 높은 곳에 섰기에, 또 저것을 얻은 것이 현수임을 알기에 부정치 못한다.

‘저건 결국 현수의 힘이다.’

또 저 힘이 아무리 강하다 한들, 일격에 군단장을 죽일 순 없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

상태이상기에 걸린 상태에서도 군단장 로브스를 스플래시 데미지 범위 안에 처박은 것.

또 자신이 필패할 것을 알면서도 물러서지 않고 방법을 찾았기에 일어날 수 있던 일.

스친다.

“네가 너무 약하다.”

“…….”

“좀 많이.”

현수가 동행을 원할 때 그의 가슴을 후벼 팠던 말이.

꽂힌다.

‘나는, 언제쯤 저런 일격의 데미지를 낼 수 있는 거지?’

가장 높은 곳에 선 이가 바할라다.

가장 높았던 것 하나를 오늘 다른 이에게 강탈당했다.

‘둘인가?’

생각해 보면 올해의 1인까지. 벌써 두 번째다.

바할라는 생각했다.

‘1년 후의 너와 싸워 보고 싶다.’

적수가 없던, 랭킹 1위 바할라의 투쟁심이 끓는다.

그러던 바할라는 생각을 빠르게 정리했다.

‘전투 중 한눈…… 음?’

고개를 돌렸던 바할라가 당황했다.

방금 전까지 자신과 치열하게 싸우던 소악마.

흰자, 검은자 구분 없이 검기만 한 눈을 가진 그.

어느새 흰자위가 생겨난 그가 자신보다 더 놀란 표정으로 현수를 보고 있었다.

***

잠깐, 흐릿해진 세뇌.

하지만 룩시우는 전투를 멈출 수 없었고 앞의 사내와 끝없는 충돌을 했다.

그러던 중 스플래시의 잔재에 의해 잠깐 시선을 빼앗겼고 그는 처참히 유린당하는 한 명의 사내를 보았다.

세뇌가 풀린 틈에 그것을 본 것이었기에 룩시우는 착각을 한다.

룩시우는 누구보다 마계의 계급 체계를 이해하고 있다.

평범한 마족. 레벨 350 정도의 힘을 낸다.

마족치고 약하다고? 아니다.

말 그대로 평범한 마족이 350의 힘을 낸다는 거다.

평범한 인간 중, 100레벨의 힘을 내는 이들조차 없다.

아무튼.

평범한 마족 350.

훈련받은 마족 400.

그 위로 존재하는 또 다른 계급.

인간으로 치면 기사급에 이르는 전투마족이 450이다.

또 그 위. 사령관급의 군단장들은 480~550 사이의 힘을 낸다.

또 군단장들은 동 레벨 대비의 타 종족보다 우월하다.

애초에 마족의 피란 것이 그렇다.

오직 싸우기 위해 특화된 전투 종족.

인간을 아득히 넘는 재생력과 전투에 타고났다는 다크엘프보다 우월한 종.

또 군단장급이었기에 베여도 곧바로 어느 정도의 회복이 일어난다.

그런데.

서거어어억-!

고작 일격이었다.

툭-

그의 머리가 떨어진 것은.

또 그 떨어진 머리의 단면은 너무 깔끔하였으며 죽음을 알리듯 회복조차 하지 못했다.

룩시우는 커다란 충격에 빠졌고 그에게 현수가 가진 힘 하나가 발동된다.

(주군의 은혜)

유일칭호

등급: S

특수능력:

·누군가 당신에게 평생 잊지 못할 은혜를 입었다 판단할 시 8% 확률로 발동됩니다.

·발동 시 그는 당신과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 혹은 높은 존경심과 충성심을 가지게 되며 그 외의 감정도 가질 수 있습니다.

·당신께 신하가 되길 자처할 수 있습니다.

적혀 있듯 잊지 못할 은혜를 입었다 판단할 시 발동되는 힘.

룩시우는 이제껏 군단장 로브스의 자격지심과 열등감에 괴롭힘을 당해 왔다.

그레모리 님의 시험의 일종이라는 개소리로, 자신의 몸을 칼로 긋고 ‘소악마의 회복력은 어떻지?’라며 낄낄 웃어 댔다.

자신의 머리를 발로 짓밟던 것은 일상이다.

특히 나의 가족들, 그리고 생존했는지도 모르는 아버지가 계신 왕국을 자신의 손으로 지우라는 말.

패하지 않는 기사라 불렸던 룩시우라 한들 감정을 가진 인간에 지나지 않다.

일격에 로브스의 목을 날린 사내의 의도가 어떻든 오랜 분노와 한이 녹는다.

또 그는 방금 전 말했다.

‘나 또한, 전설이다.’

인간이 설 수 있는 최고 경지.

또 아이러니하게도 사내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보잘것없다.

그런데 그것 아는가?

‘보잘것없는 힘을 가졌기에, 아직 성장할 수 있다는 거다.’

꿈을 품고 희망을 본다.

룩시우가 다시 세뇌에 빠져 흰자위가 검게 물들어 간다.

‘부디 내게 복수할 기회를 선사해 다오.’

그는 생각했었다.

누구라도 복수할 기회를 마련해 준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그러나 이미 그의 눈은 다시 칠흑처럼 어두워져 다시 소악마로 전락한다.

***

‘나는 전설이지만 다른 전설들에게 거대한 벽을 느꼈다.’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같은 경지에 올라 있으나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음을 스스로 알고 있었다.

또 들려왔던 알림들과 현재 현수의 낮은 레벨, 대륙인들의 반응이 그 증거가 된다.

그러나.

[인류를 학살한 군단장 로브스는 많은 인간들의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오늘, 하나의 벽을 허문다.

[군단장 로브스를 사냥하셨습니다.]

그 무너진 벽 너머, 더 높은 벽들이 있으나 이제 하나의 확신과 자신감이 생긴다.

‘나는 곧 저 벽들마저 하나하나 허물 것이다.’

레벨이 낮다는 것은.

‘다른 전설들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며.’

전설로서 해낸 업적이 고작 초월 등급 아티팩트를 제작한 것이 다라면.

‘앞으로 무수히 많은 전투와 이야기들 속에서 새로운 업적을 남기고 나아갈 수 있는 걸 의미한다.’

비로소 깨닫는다.

전설로 부족했던 것이 아니다, 이제부터 쌓아 가면 되는 것이다.

실제로 이 순간 전설들 대비 레벨이 낮았던 현수는 더 강해진다.

[전설을 이긴 특혜를 받습니다.]

[경험치 3배 드랍률 3배가 적용됩니다.]

[4,310,010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이례적인 경험치다. 혼자 전설을 잡았다는 업적 하나로 12의 레벨 업을 해낸다.

레벨 300대에서 12의 레벨 업은 놀라운 수치임이 분명하다.

[531,689골드를 획득합니다.]

거기에 더해지는 한화 5억 원과 템들까지.

[군단장의 조련서를 획득합니다.]

[군단장 로브스의 채찍을 획득합니다.]

또 그 외의 것을 기대한다.

그 기대는 현수가 이곳에 온 초기의 목적과 연관된다.

로브스를 처음 조우했을 때 현수는 전설 스킬 채집의 검은 빛을 보았다.

[전설 등급. 군단장의 뿔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전설 등급. 군단장의 피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알림이 두 개의 재료를 얻을 수 있다 알려 줬다.

애석하게도 현수가 로브스를 공격한 횟수는 고작해야 1회에 지나지 않다.

‘없네…….’

채집은 타격에 성공했을 시 3% 확률로 대상에게 얻을 재료를 가져온다.

아쉬웠으나 현수는 충분히 만족한다.

[업적이 알려질 시 음유시인들이 당신을 위한 노래를 만들어 찬양할 것입니다.]

[시인들이 명장의 시를 써 줄 것입니다.]

[가족을 잃은 유족들이 나아가는 전설. 명장에 대한 존경심과 감사를 품고 이름을 널리 알릴 것입니다.]

[당대의 전설들이 부정했던 당신을 일부 인정하게 될 것입니다.]

띠링!

[전설 퀘스트: 전설을 이긴 전설 완료.]

[전설 스킬. 명장의 긍지를 획득합니다.]

(명장의 긍지)

등급: 전설

레벨: 1

페널티: 없음

소요마력: 100

효과:

·당신보다 50레벨 이상 낮을 시 당신을 마주한 것만으로도 상태이상기에 빠트립니다.

·그들은 낮은 곳에서 전설까지 올라온 당신의 긍지를 느끼며 상태이상 ‘무력감’, ‘위엄’, ‘자괴’에 빠져 약화될 것입니다.

·전투 중 또 한 번의 긍지를 보이면 추가로 약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당신과 레벨이 비슷하거나 높아도 명장의 긍지가 발현됩니다.

·때론 어떠한 상태이상기라도 당신의 긍지가 그를 저항할 것입니다.

·on/off 기능이 존재합니다.

좋은 칭호이며 현수가 보유한 전설 스텟 압도에 의해 일어나는 효과와 다르다.

현수가 겪어 본 압도는 대개 전투 도중 일어났다.

물론 현수의 압도 스텟이 훨씬 많아지면 다르겠지만 현재로선 그렇다.

하지만 이 명장의 긍지는 첫 조우에서 일어난다.

또한 전투 중 또 한 번 긍지를 보이면 상대를 더 약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압도와 전적으로 다른 점은 명장의 긍지는 오직 ‘적’을 향한 것이라는 점.

압도는 카리스마의 상위 호환이기에 아군, 자신의 영지민 등에게도 적용된다.

군주 자체의 위엄이 압도라면, 적의 기세를 꺾고 굴복시키는 게 명장의 긍지다.

단. 하나 아쉬운 게 존재했다.

‘소요마력 100?’

이 소요마력은 한 명을 대상으로 하는 듯하다.

고작 100의 마력으로 상대를 압도한다?

하지만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다.

‘몇천 명 모여 있을 때, 혹은 수백 마리의 몬스터들이 있을 때 사용되면 내 MP가 나도 모르게 고갈된다는 거잖아?’

어떤 스킬이든 개사기일 수는 없는 법.

어쩌면 이것이 NPC와 유저가 가지는 차이점이리라.

이제 다른 것에 주목한다.

현수는 바할라에게 치열하게 덤벼드는 룩시우를 보았다.

‘내당가와 주군의 은혜가 동시에 울리다니…….’

그 정도로 룩시우를 얻을 확률이 높음을 의미한다. 상상만 해도 가슴 떨리는 일이다.

하지만 어처구니없는 사실도 존재했다.

‘불가능하잖아.’

룩시우는 결국 죽여야만 하는 대상.

‘바할라, 내 신하 만들게 멈춰 봐!’

라고 소리칠 수 없다.

그것을 궁리할 틈을 주는 순간 현수와 바할라는 강제 로그아웃당한다.

그 정도로 룩시우는 미치도록 강했다.

더 경이적인 건 검신의 길을 걷는 바할라와 소악마 룩시우의 검격이 교환되는 것이다.

‘실력적으로도 바할라와 동급이다.’

애초에 이 길은 바할라의 직업 퀘스트가 최우선인 바.

[파티원 바할라의 HP가 70%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크흡!”

바할라는 룩시우의 HP 6%를 깎고 30%의 피해를 입었다.

현수로선 어쩔 수 없는 일이고 해야만 하는 선택이었다.

스가아아악-

현수가 합류했다.

그의 가슴이 쓰리고 뜨겁다.

신하가 될지도 모르는 자를, 스스로의 손으로 죽여야만 한다.

또 현수가 바할라 대비 약하다 한들, 능력치로는 레벨 430 정도에 이르는 하이랭커급인 바.

또 사기적 아티팩트의 영향으로 그의 난입이 판도를 바꾼다.

스가가가가가가각-

양쪽에서 휘둘러지는 초월검들이 룩시우의 몸에 피해를 높인다.

[룩시우의 HP가 3%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어느덧 하이라이트에 이른다.

‘드디어 새로운 검신의 길을 향해 간다.’

바할라는 엄청난 기대감에 빠졌고.

‘잘 가라, 룩시우.’

스거어어억-

현수는 그의 옆구리를 베며 씁쓸함을 느낀다.

[룩시우의 HP가 2%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현수가 마지막을 위해 쌍룡검을 젖혔다가 멈칫했다.

현수에게 환희와 절망이 함께 찾아왔다.

‘대박……!’

먼저 환희.

띠링!

[히든 퀘스트: 룩시우의 해방]

등급: SS

제한: 룩시우를 해방까지 몰아간 자

보상: 룩시우가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옴.

실패 시 페널티: 룩시우를 해방시킬 수 없음.

설명: 룩시우는 진 적이 없는 강한 인간 기사다. 그 재능을 높이 산 악마 그레모리는 그를 납치하여 마기를 주입함으로써 소악마화시켰다. 룩시우를 죽이는 데 성공할 시, 소악마로서의 룩시우는 죽을 것이며 그는 과거의 진짜 모습을 되찾을 것이다.

모든 퍼즐의 완성.

그 끝에 이어진 절망은 현수와 바할라의 입에서 욕지거리가 튀어나오게 만들었다.

“X발!”

“미친!”

[악마 그레모리가 강림합니다.]

로브스의 시신.

그 안에서 순식간에 모습을 드러낸 거대한 두 개의 뿔이 솟은 여인.

악마이기 전에 매혹적인 여성.

그러나 그와 대조되는 그녀의 힘.

[악마강림]

[상태이상 극한의 절망에 걸리셨습니다.]

[상태이상 극한의 좌절에 걸리셨습니다.]

[상태이상 극한의 공포에 걸리셨습니다.]

[상태이상……]

[상태이상……]

끝없는 알림 사이.

[악마 그레모리 Lv.604]

초월종의 힘에 두 사람이 압도된다.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

로열 상점 (7)

꽈득, 꽈드득.

로브스의 시신, 그 안에서 솟구쳐 오르는 검은 마기와 함께 등장한 존재가 기지개를 켠다.

“하아아.”

우아한 기지개와 대비되는 뼈의 마디마디들이 맞춰지는 소리.

성녀 아리아가 선(善)처럼 아름답다면 그녀는 악(惡)처럼 아름답다.

볼륨감 있는 육체에 검은 피부.

퇴폐적인 느낌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존재.

그저 아름다워 보이나 그 존재가 누구인지 알려 준다.

[군단장 그레모리는 22개의 군단을 거느리는 유일한 악마입니다.]

그녀 역시 군단장 로브스와 같이 테이머의 일종이다.

그러나 군단장 로브스 따위와는 격이 다르다.

로브스는 370~430레벨 사이의 마족, 마수 들을 이끌던 군단장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녀는 로브스 같은 군단장 22명을 거느리며 총합 100만이 넘는 자들의 여왕이며 군주다.

마계에서 그녀처럼 독보적인 군대를 형성시킨 존재는 없는 바.

또한.

[악마강림.]

[검신의 품격으로도 저항할 수 없습니다.]

[상태이상 극한의 절망에 걸리셨습니다.]

[상태이상 극한의 좌절에 걸리셨습니다.]

[상태이상 극한의 공포에 걸리셨습니다.]

[상태이상 넘을 수 없는 벽에 걸리셨습니다.]

[상태이상 무한한 무력감에 걸리셨습니다.]

바할라와 현수는 부정코자 했다.

‘이게 말이 된다고?’

‘한 존재가 상태이상 다섯 개를 유발시키다니…….’

[모든 스텟 20%가 감소합니다.]

[모든 공격력 20%가 감소합니다.]

[모든 방어력 23%가 감소합니다.]

[모든 민첩이 28% 감소합니다.]

[스킬 발동에 실패할 수 있습니다.]

현수와 바할라가 25%가량 약화되었다.

그저 그녀와 조우한 것만으로도 숨통이 막히며 사시나무처럼 다리가 떨린다.

또 마지막만 장식하면 되는 소악마 룩시우.

그에게 휘두르는 상태에서 경직된 두 사람이 힘을 줘 보려 한다.

하지만 섬뜩한 그레모리의 시선과 마주치자 그 팔을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유저 최초로 초월종과 조우합니다.]


           


Genius Blacksmith’s Game

Genius Blacksmith’s Game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
Score 3.7
Status: Ongoing Native Language: Korean

The last blacksmith and master artisan left in the world. His hands are crippled in a forge fire, rendering him unable to craft any longer. But then, a virtual reality game, Ares, comes knocking on Hyun-soo’s door.

[Unrepairable Artifact.] [Cannot be crafted due to level restrictions.]

“Huh? I consider myself a manual blacksmith, though.”

For him, no system restrictions apply. The tumultuous game of the genius blacksmith beg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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