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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59

라이온하트 vs 오크 (5)

두 초월자들이 휘두르는 거대한 힘의 격돌은 상상을 초월하는 파동을 만들어냈다.

신들의 힘이 서로를 향해 정면으로 부딪치는 순간 발생하는 물리법칙의 와해. 파동으로 일어난 충격파가 온 세상을 밀어낸다.

충돌지점을 기점으로 공기가 소멸하고, 구름이 100km까지 날아갔다. 박살난 소행성의 파편들이 그 충격파에 못 이겨 으스러지거나 대륙 사방으로 비산했을 정도다.

“으아아아아악!”

“끄아아아아아!”

하늘과 지상. 양쪽에서 비명이 울려 퍼진다.

우주전함 안에 대기 중이던 만신전의 기사들도, 지상의 오크들도 충돌이 일으킨 충격파를 목격하며 두려움에 떨었다.

저런 충격의 한가운데에서 무언가가 살아남을 리 없다고

“카리나!”

충격의 중심에 있던 카리나가 파동에 휩쓸린다. 레온이 손을 뻗었지만, 공작급 전함마저 충격에 튕겨 나가는 판국이다. 레온의 팔은 그녀에게 닿지 못했다.

“스피너 경!”

-긴급 구조시퀀스 개시. 드래곤 스쿼드 사출.

함선의 가장 큰 적재함이 열리며 흑룡을 비롯한 드래곤들이 뛰쳐나온다.

-크롸라라라라라라!!

평양 특별시장 흑룡과 산하 드래곤 다섯 마리가 웅크리던 날개를 펼치고 비행했다.

“꺄아아아아아!!”

“전함이···!”

충격파에 휩쓸려 튕겨 나가는 전함. 야피도 대응했다.

-긴급 추력편향노즐 최대전개. 자세제어.

콰콰콰콰쾅!

콘크리트 노면을 박살내고 고무공처럼 튕기더니 도시의 빌딩을 으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작급 결전무장은 합체한 우주 통합무장플랫폼의 출력까지 더해 자세를 잡는다.

-관성편향 추력제어 성공. 함 에너지 이동에 이상발생. 수리용 나노봇 긴급파견.

거대한 힘의 충돌로 내팽겨지다시피 착륙했다. 그 대미지는 적지 않다.

“놈들을 쓸어버려라!”

“”WHAAAAAAAAA────!!””

그리고 공작급이 정지한 타이밍. 도시 곳곳에서 대기하고 있던 오크들이 일제히 몰려든다.

-적 부대 접근 중. 착함 대미지 회복 필요.

“와하하하하! 놈들의 목을 따는 건 나다···!”

오크 투신 헬칸의 전사들. 투신의 세례를 받은 그린오크들이 붉게 빛나는 도끼를 들고 전함을 향해 뛰어든 순간이었다.

“후읍···!”

전함의 사출구. 그곳에서 튀어나오는 검은 소녀. 그녀가 휘두르는 새하얀 성검과 시커먼 마검이 선두의 오크들을 단숨에 쪼개버렸다.

“많네···!”

만신전 나주 제1기사단장 천소연. 그녀는 정신을 차리자마자 뛰쳐나가 오크들의 선봉을 사정없이 분쇄했다.

“강한 인간이다! 사냥꾼 놈들 벌집으로 만들어버려!”

곧이어 도착한 오크 사냥꾼들은 탑승한 멧돼지의 가속력을 더해 일제히 투창을 던져댔다.

“큭···!”

소연은 날아드는 투창들을 베어냈지만, 모두 막을 수는 없었다. 그녀의 권능인 벤타시스의 성법은 일대일에 특화된 복수의 권능.

집단전투가 아닌 이런 일대다 전투에선 효율이 나쁘다.

“맞췄다!!”

그 와중에 튕겨내지 못한 투창이 소연의 별철갑주에 정면으로 꽂힌다. 갑주는 그 일격을 막아냈지만, 막강한 괴력으로 던져진 투창은 그대로 가녀린 소녀의 몸을 밀어붙이며 날아갔다.

-쿵!

소연의 몸이 전함에 부닥친 순간, 연속해서 날아오는 투창들. 별철갑주만으로는 전부 막아낼 수 없는 대량투척.

“아리아나 여신님···!”

동료를 지킨 것은 빛의 방패. 한수호가 성력으로 확장시킨 성물은 함에 직격하는 투창들을 모조리 막아냈다.

“잘했어, 수호야!”

전함에서 뛰쳐나온 붉은 소녀기사. 인상적인 붉은 머리보다도 시뻘건 불꽃이 그녀의 검을 통해 발해진다.

-콰아아아!

쏟아지는 불길이 오크 선봉대를 휩쓸어버린다. 몇몇은 그 막강한 화력에도 ‘화염면역’ 등으로 버텼지만, 한하리의 성법은 그것뿐만이 아니다.

그녀는 타고난 전쟁과 불꽃의 기사이자 바다와 파도의 신녀. 한하리의 성법은 불꽃과 파도가 함께하는 이중속성이다.

“크으···!”

“버텼···!”

버텨낸 오크들은 의아해했다. 막강한 불길에 집어삼켜졌음에도 어째서인지 온몸이 젖어있다. 뜨겁게 달아오른 육체가 젖어있다는 괴리감.

하지만 그것을 이해할 순간은 다가오지 않았다.

“딱 좋게 젖었는데?”

-콰르릉!

하늘이 요동치며 구름이 일렁거린다. 다음 순간 떨어진 것은 천둥.

하늘과 천둥의 신 울티마의 기사 김재혁이 내리치는 천둥번개는 안 그래도 흠뻑 젖은 오크들을 연쇄적으로 지져버렸다.

“크아아아아악!”

사방에서 울리는 오크들의 비명소리. 삽시간에 수백 마리나 되는 오크들이 몰살당하는 전장에서 오크 주술사들이 웅얼거렸다.

“놈들이 방심하고 있는 사이 주술신 고크록의 권능으로 집중공격한다. 놈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죽을──”

순간, 드리우는 그림자. 오크 주술사들은 그것이 사람의 그림자라는 걸 너무 늦게 알아차렸다.

“방해하면 안 되지.”

녹색갑주의 사내. 그가 전함에서부터 뛰어들어 단번에 주술사들의 한가운데까지 도약한 것이다.

“이, 이 거리를 한 번에?!”

성배기사라는 초월적 존재가 가진 도약력은 필멸의 존재가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으니.

성법 <땅 삼키기>

생명과 풍요의 성배기사 구대성이 짓밟은 바닥이 꽝! 하고 요동치며 오크 주술사들을 단번에 삼켜버렸다.

-꿍!

그는 대지의 기사. 땅의 어머니가 대리인으로 삼은 성자.

그의 발자취가 닿은 그곳은 곧 그의 땅.

[이제 이곳은 나의 육신이다.]

데메라의 권능이 대지를 지배해간다. 넘치는 생명력으로 잠식한 대지가 곧 생명의 기사를 백업했다.

“카리나 각하는······.”

[그 아이는 신경 쓰지 마렴. 경험만이라면 불카누스 이상 가는 아이. 스스로 적확한 행동을 할 거야.]

여신의 옥음에 구대성은 이를 악물고 몰려드는 오크들을 보았다.

“하늘을 나는 오크?”

접근하고 있는 건 어디에서 구했는지 모를 와이번을 탄 오크들이다.

“그러고 보면 우한 공화국의 오크들 중 비행야수를 전문적으로 테이밍하는 부대가 있다고······.”

지난 30년 간, 오크들도 지구에 적응하면서 자신의 세력을 키웠다.

오크 대륙연방이 이토록 쉽게 대륙을 집어삼킬 수 있었던 건 지구에 적응을 완료하고 힘을 축적한 오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블랙오크만으로 성가신데, 저런 정예들도 수두룩하다는 건가.’

구대성은 저들을 요격시킬 대지의 성법을 전개해야하나 싶었지만, 곧 그런 고민은 사라졌다.

대마도 <멸리사안(滅理死眼)>

검은빛이 뻗어나간다. 하늘을 수놓는 그 파멸의 빛은 오크 와이번 라이더들을 세상으로부터 지워버렸다.

“오우······.”

압도적 화력과 놀라운 명중률. 등장 이후 지구의 마법학계를 뒤집어 놓았다던 위대한 마술사 여왕은 손짓만으로 오크들을 ‘삭제’했다.

“성가셔 보이는 오크들은 처리했으니 나머진 여러분께 맡기지요.”

그녀의 말에 호응하듯 공작급의 화물칸에서 쏟아져 나오는 드래곤 두 기. 카리나를 지원하기 위해 나간 드래곤 스쿼드에서 함을 지원하기 위해 남은 이들이다.

-크롸라라라라라라!

그들은 거대한 날개를 펼치며 도시의 상공을 비행했다. 몇몇 살아남은 오크 와이번 라이더들이 저항했지만, 용 특유의 고도의 비행술과 막강한 화력의 브레스 앞에 속절없이 추락했다.

“이걸로 선봉의 예기는 꺾었지만······.”

“이쪽의 진형이 잡히질 않았지. 놈들은 여전히 많다.”

“우왓! 폐하?!”

구대성은 스탈리온을 타고 나타난 레온에 화들짝 놀랐다. 그의 뒤에는 마술사 여왕이 자연스럽게 타고 있었고.

“착함의 충격으로 말들이 쏠렸어요. 기사들이 말들을 데리고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겠더군요.”

“흠, 요란한 착륙이었으니 어쩔 수 없지. 시간을 좀 끌어야겠군.”

레온은 온 사방에서 몰려오는 오크들을 보며 손을 뻗었다.

신벌 <태양발현.>

도시 상공, 그것은 순식간에 떠올랐다.

“뭐, 뭐지?!”

“끄하아아악!”

전조도 없이 나타난 또 하나의 태양. 다가서는 것만으로 녹여버리는 태양의 열기가 도시를 내리쬐었다.

-미, 미사일이 파괴된다!

-콘크리트 빌딩이 녹는다고?!

-전파가 먹통이야! 저 태양이 기계장치를 모조리 고장 내고 있어!

그리고 그것은 오크뿐 아니라 오크 연방군 소속 전 대륙군도 혼란에 빠뜨렸다.

광범위 실시간 대미지를 축적시킬 뿐 아니라 막대한 열기와 자기장에 의해 기계장치들도 고장 난다.

태양과 심판의 신 타타르. 레온이 다룰 수 있는 모든 성법 중에서 가장 광범위한 힘을 발산하는 권능이다.

“후, 덕분에 한숨 돌리겠군요. 야피 경에게 어서 재정비를──”

순간, 구대성은 오싹함을 느꼈다. 마치 무언가가 노려보고 있는 듯한 ‘시선’.

────!!

빛을 앗아가는 섬광. 구대성과 베아트리체가 동시에 반응했다.

대마도 <최강 경도 방어. 원소의 방패>

마술로 자아내진 극강의 최강경도 방어. 몇 겹이나 전개된 방어가 녹색광선에 버티지 못하고 순식간에 격파된다.

그리고 그것은 기어코 구대성을 강타했고, 아스팔트가 갈려 나가며 밀려 나간다.

“으윽···!”

엄청난 열기. 대지의 방패가 실시간으로 으스러질 뿐 아니라 갑주까지 녹는다.

“흐읍···!”

성력을 최대한 전개해 방패의 강도를 높이고 괴력으로 광선의 궤도를 비튼다. 그 과정에서 스친 빌딩들이 반토막났지만, 그마저도 사소한 일이다.

“후압···!”

기세를 더해 광선을 튕겨낸 구대성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중간에 갑자기 편해졌는데······.”

광선의 한계인 걸까? 구대성의 의문은 오래가지 않았다.

“고크록의 탑인가. 동부 사막 오크들이 세웠던 것 이상의 힘이로군.”

광선의 경로, 그곳에 성검으로 광선의 빛을 빼앗은 레온 덕이었다. 여신 아리아나의 권능으로 광선의 주요 에너지인 빛을 대부분 흡수해준 것이다.

“가, 감사합니다, 폐하.”

“저 힘에 정면으로 방어하려 들지 마라. 일격일격이 신벌에 준하는 파괴력이다.”

대성법 이상의 필살기술이라 할 수 있는 신벌급의 파괴력. 구대성은 그것이 연속해서 두 번이나 발사됐다는 걸 깨닫고 경악했다.

“그럼 세 번째도?”

“곧 발사하겠지.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야.”

-WHAAAAAAAAAAAA────!!

모두의 시선이 거대한 존재감을 밝히는 ‘거성’을 향한다.

“낙하하는 소행성을 박살낸······.”

“투신 헬칸의 우상으로 소환되는 헬칸의 영체다.”

꿀꺽, 하고 침을 삼키는 구대성.

평양에서 오크 투신 헬칸의 챔피언 발바자가 소환했던 헬칸의 큰 발. 그것을 막아낸 것이 구대성이었고, 그렇기에 그 파괴력을 실감했다.

저런 괴물이 날뛰면 도시는 10분이면 쑥대밭이 될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오크의 우상들은 존재만으로 오크들에게 막대한 가호를 내리지.”

[헬칸의 동상이 오크 투사들에게 막대한 힘을 부여합니다.]

[고크록의 탑이 오크 주술사들의 영성을 격상시킵니다.]

[스쿠닉의 투창이 오크 사냥꾼들의 감각을 증폭시킵니다.]

[헬칸의 동상이───────────]

[고크록의 탑이───────────]

[스쿠닉의 투창이──────────]

구대성은 시스템 메시지를 확인하며 침을 삼켰다.

무지막지한 버프의 연속. 마치 이 땅은 오크의 영역이라는 것처럼··· 성배기사들의 가호조차 차단한다.

“폐하, 설마······.”

“이 전장에서 풀 컨디션으로 싸울 수 있는 건 놈들의 가호를 이겨낼 수 있는 성배기사들 뿐이란 거다.”

그리고 그 순간을 노리고──

“”······!!””

모두가 오싹한 한기를 느낀다.

좀 전부터 느껴졌던 기묘한 한기. 그것이 구체화된 위험으로 다가왔다.

[오크 대주술사 크란이 서리궁을 일으킵니다.]

-콰아아아아아아!!

그것은 순식간에 도시 한복판에서 솟구쳤다.

일전, 시베리아 설원에서 부활한 서리여왕을 무참히 참살하고 취한 심장. 기존의 인류의 힘으로는 파괴할 수 없었던 싸늘한 심장이 대주술사의 손에 의해 부활한다.

[오싹한 한기가 스며듭니다.]

-둔화율이 65% 강제됩니다.

-마력 사용량이 한정됩니다.

-서리여왕의 병정들이 소환됩니다.

안 그래도 열세인 병력 차. 그것이 더더욱 벌어진다. 보다 가혹한 전장의 환경까지 더해져.

“짐승 놈들이 제법 준비를 했구나. 설마 이 정도 역사 속 전설의 우상들을 준비하고 마지막 한 수까지 준비하다니.”

“폐하, 이대로 가면······.”

“우린 대병력의 파도 앞에 익사하겠지.”

기습적인 강습을 위해 데려온 병력은 전원 기사로만 이루어진 소수정예다. 레온은 이 국면을 당해내기 위해선 방법이 하나뿐임을 직감했다.

“비체, 구대성 경, 스피너 경!”

“예···! 폐하!”

-끼룩!

레온이 지시했다.

“각자 병력을 차출. 저 꼴 보기 싫은 우상들과 궁전을 파괴해라! 짐은 정면을 돌파. 놈들 병력을 최대한 끌어들일 것이다.”

“······.”

베아트리체는 레온이 가장 위험한 정면을 택함에 이를 악물었다. 아직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적의 대칸.

그가 레온이 홀로 있는 틈을 내버려 둘 리가 없다.

“할 수밖에 없군요.”

그럼에도 이 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은 한정되어 있다. 레온의 방법이 거의 유일한 유효타.

-병력을 편성하겠음.

기사단 병력을 모두 내린 야피의 공작급 전함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야피는 이 순간에도 최적의 전황을 파악하고 승기를 읽는다.

-베아트리체 여왕전하. 한하리와 제1분대와 함께 얼음성 공략.

-구대성. 김재혁과 천소연과 함께 고크록의 탑 공략.

-본기가 한수호와 남은 병력으로 헬칸의 동상을 공략할 것.

“잠깐, 야피 경. 그럼 스쿠닉의 투창은 누가 처리한단 말입니까?”

-이미 공략에 들어갔음.

-꽈아아아아아아앙!!

그때였다. 그들이 서 있는 장소에서 동쪽. 여기까지 들려오는 거대한 폭음. 그 소리가 들린 곳은 스쿠닉의 투창이 있는 곳이었다.

레온이 맹우 스탈리온의 등 위에 올라탔다.

“그럼, 각자 무운을 빌지.”

시간제한이 걸린 최후의 대결전. 레온이 외쳤다.

“라이온하트에 영광 있으라.”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singwahamkke dol-aon gisawangnim, The King of Knights Returns with the Gods,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returned to Earth as the invincible Knight King. But the Gods came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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