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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6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26화

아카데미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오빠아아아!!”

형용할 수 없는 귀여움을 보유한 생명체가 내게 달려오며 나 다리를 와락 끌어안는다.

“다녀, 오셨어요오?”

고개를 빼꼼 들어, 내 얼굴을 바라보는 여동생 지윤.

그저 바라만 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지어지는 미소로 조그마한 머리를 쓰다듬는다.

“뭐 하고 있었어?”

“숨바꼭질!”

지윤이는 무척이나 재미있다는 듯 꺄르륵 웃으며 양팔을 벌렸다. 동시에 안쪽에서는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빨리 아가씨를 찾아!”

“숙제하시다가 도망치셨다고?! 어디 계신 거야, 대체!”

……잘 놀고 있었구나.

“그래, 안 다치게 조심히 놀아야 한다? 아, 저기 정원 분수대 뒤가 숨기 좋겠더라.”

“네!”

총총걸음으로 호다닥 정원으로 나서는 지윤.

잠시 뒤 저택 안으로 들어선 나는 지나가는 사용인에게 지윤이 분수대 뒤에 있음을 알리고는 내 방으로 향했다.

아무리 귀여워도…… 숙제는 해야 하니까.

지윤이에게 미안한 감정을 마음 한구석에 조용히 감추고 방 앞에 도착했을 때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파르넬로의 모습이 보였다.

“다녀오셨습니까, 도련님.”

“……파르넬로. 무슨 일이지?”

평소의 인자한 얼굴의 파르넬로가 아닌, 침착하고도 날카로운 분위기의 파르넬로.

“돈의 지령이 있습니다. 전해 드릴 것도 있고요.”

“아버지는 지금 저택에 안 계시나 보지?”

“그렇습니다.”

“……들어가지.”

파르넬로와 함께 방에 들어선 나는 커피포트와 티백을 이용해 간단히 차를 우린 뒤, 파르넬로와 내 앞에 두며 자리에 앉았다.

“그래서, 무슨 일인데?”

홍차로 입술을 축이며 묻자 파르넬로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주머니 속에 들어 있던 물건을 내게 건네주었다.

“오늘 아카데미에서 있었던 일들을 보고받으신 돈께서는 무척 행복해하셨습니다. 마음만 같아서는 도련님께 직접 드리고 싶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제게 맡기셨습니다.”

“……이건?”

“‘이지스의 시계’. 돈께서 가지고 계신 컬렉션 중 하나입니다.”

당연히 알고 있는 아이템이었다.

이 아이템은 게임에서도 무척이나 구하기 힘든 아이템 중 하나였으니까.

조심스럽게 시계를 받아 들자 눈앞에 ‘이지스의 시계’에 대한 정보가 떠오른다.

[이름 : 이지스 시계]

[등급 : 유니크]

[종류 : 아이템]

[설명 : 이지스의 마법이 담긴 시계입니다. 하루에 단 한 번. 인지하지 못한 공격으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합니다.]

자동 방어 능력을 가지고 있는 유니크 등급의 아이템.

예측하지 못한 공격을 막아 준다는 능력으로 여벌 목숨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물건이기도 했다.

“……잘했다고 받기엔 너무 귀한 물건인 거 같은데.”

“그만큼 돈께서 도련님의 업적을 듣고 무척이나 기뻐하셨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다른 사람도 아닌 돈의 아드님이시니까요.”

아들이기에 이렇게 귀한 물건도 줄 수 있다는 건가.

시계의 뒷부분을 살피니 뒤쪽 구석에 ‘1’이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었다.

아직 사용되지 않은 상태라는 뜻.

“아버지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지만…… 지금은 업무 때문에 나가신 모양이니 참아야겠군.”

“예, 그리고 지금부터 드릴 말씀이 바로 돈의 지령이 되겠습니다.”

“말해라.”

지금까지 파르넬로가 내게 말한 것은 돈의 아들인 유진에게 말한 것.

그렇다면 지금부터 내게 이야기하는 것은 ‘칼리오네’의 조직원이자 후계자, 유진 한 칼리오네에게 말하는 것이리라.

“우선, 돈께서는 지난 총회에서의 안건을 토대로 블런티 패밀리를 성공적으로 집행한 도련님의 실력을 높이 사 공식적인 ‘집행부’의 집행자, 히트맨으로 임명하셨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탁자에 내려놓은 것은 칼리오네의 검임을 증명하는 묵빛의 둥근 배지.

중심에는 고결과 신비, 자존심과 외로움을 상징하는 수선화가 박혀 있다.

“이것으로 도련님께서는 임무 이전에 ‘집행자’에 걸맞은 지원을 조직에 요구하실 수 있는 권한을 가지셨습니다.”

즉, 무기들과 탄환, 여러 장비와 인원들을 조직을 통해 지원받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다음으로는 칼리오네의 집행자이자 히트맨인 도련님께 내려온 지령입니다.”

지령의 내용은 이러했다.

[몇 시간 전 홍콩 삼합회가 인천항을 통해 밀입국하려는 정황을 포착.]

[내부 정보원의 말에 의하면 국내 자금 세탁원 중 한 곳에 문제가 생겨 이를 파악하기 위해 밀항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임.]

[칼리오네 패밀리와 연락 없이 밀항을 시도하는 것에 돈께서는 깊은 유감을 표명. 칼리오네의 영역인 인천항에 발을 내디딤과 동시에 칼리오네의 이름으로 처단할 것.]

즉, 자존심을 위해 녀석들을 처리하라는 뜻이었다.

인천항은 사실상 칼리오네가 관리하는 구역이라 할 수 있는데, 그들은 아무런 연락도 없이 조심스레 밀항을 시도하려 한 것이니까.

그렇다 하더라도, 내가 직접 나서는 것은 무언가가 이상했다.

지금의 나는 평범한 조직원이 아닌 집행부의 ‘히트맨’이었으니까.

그리고 동시에 어째서 아버지가 내게 이런 일을 맡기셨는지 유추할 수 있었다.

“갈피는 잡히는군.”

“그렇습니까?”

내 말을 듣고는 흥미롭다는 듯 미소를 짓는 파르넬로.

“오늘 아카데미에서 동아리 하나를 사실상 해체 시켰다. ‘펀드 투자 동아리’라는 녀석들이었지.”

‘펀드 투자 동아리’는 게임 속에서 외부 자금을 받아들임으로써 몸집을 키우는 동아리이기도 했다.

그 말인즉슨.

“녀석들이 삼합회의 자금을 세탁하는 곳이었던 거군.”

“정답입니다.”

아카데미 내부의 정보원이 없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아버지는 오늘 내가 벌였던 일들을 모두 파악하고 계셨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는 삼합회가 한국에 들어와 조사하다 보면 나와의 연관성을 발견할 거라 생각하셨을 것이고…… 그렇다면 그것을 내 손으로 끊어 내길 바라셨던 건가?”

이 역시 정답이었다는 듯 파르넬로는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녀석들의 입항 예상 시간과 인원은?”

“앞으로 5시간 뒤. 인원은 20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의 말을 듣고 손에 들려 있는 ‘이지스의 시계’를 통해 시간을 살핀다. 아직까지는 여유가 많이 남은 상황.

“3시간 동안 눈을 붙인 후 출발하도록 하지. 필요한 자원에 대해서는…… 내가 따로 지원부를 찾겠다.”

“도련님의 뜻대로.”

고개를 푸욱 숙이며 ‘편히 쉬십시오.’라고 말한 파르넬로는 그대로 방을 나섰다.

장소는 ‘인천항’, 시간은 ‘새벽’, 적들의 숫자는 약 ‘20명’.

인천항이 칼리오네의 영역이라는 것을 알고도 오는 것을 보면 평범한 조직원들일 리가 없었다. 최소한 각성한 능력자들일 터, 평범하게 대응해서는 아버지의 기준에서 합격점을 받을 수 없을 터였다.

“……이거 제대로 잘 틈도 없겠네.”

스마트 렌즈를 통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머릿속에 정리한다.

인천항의 지리와 주변 환경, 오늘 밤의 날씨를 비롯한 내가 당장 가용 가능한 능력들을 최대한 떠올린다.

그렇게, 1시간 내내 계획을 정리한 나는 결국 2시간밖에 잠들지 못하고 말았다.

* * *

“이게 대체 뭔 고생이니? 그, 아새끼들은 지금까지 잘하다 갑자기 왜 연락이 안 되는 기야?”

심하게 흔들리는 갑판의 위. 담배를 문 두 사람이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내라고 어케 알겠니. 시키니까, 하는 기지.”

영웅 아카데미 출신이라는 타이틀 덕에 다른 곳보다도 안전하게 돈을 세탁할 수 있었던 작업장의 연락 두절.

이는 돈이라면 목숨을 거는 보스의 분노를 불러들였고, 이들은 결국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에 파견되고 말았다.

“아니, 근데 오늘따라 해무가 뭐 이리도 짙니? 앞이 하나도 안 보인다야.”

“기계는 이쪽으로 가라 하니 맞지 않갔소.”

어두운 새벽 바다 위를 가득 채운 안개들에 풍경마저 즐길 수 없던 삼합회 조직원들은 재미없다는 듯 투덜거리며 흔들리는 배에 몸을 맡길 뿐이었다.

“저거, 등대 불빛 아이오?”

“맞구나야. 거의 도착한 것 같으니 아래 아들 좀 깨워 오라.”

짙은 해무의 틈으로 어렴풋이 등대의 빛이 보이자 서서히 줄어드는 배의 속도.

이에 목적지에 다다랐다는 것을 깨달은 조직원들이 하나둘 몸을 일으키며 주변을 돌아본다.

“그래도 해무가 잔뜩 껴 있으니 밀항하긴 쉽구나야.”

“하늘이 돕는 거 아니겠소.”

“이쪽 구역이 칼리오네 아새끼들 구역이라길래 잔뜩 쫄았건만 별거 없구나? 야.”

그들에게 있어 칼리오네라는 조직은 사실상 두려움의 대상이었으니까.

칼리오네에 있어서 삼합회는 그저 소탕하는 것보단 내버려 두는 것이 이득이라 판단되어 내버려 두는 조직에 불과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그들에게는 자부심이 있었다.

자신들의 조직이 사력을 다한다면 그 ‘칼리오네’에 상처 정도는 입힐 수 있다는 뜻이기도 했으니까.

“잡소리들 그만해라. 이제부턴 직접 배를 붙여야 하니까.”

선장실에 있던 간부의 말에 다른 남자들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선미로 발걸음을 옮긴다.

지금부터 자신들이 내릴 장소는 칼리오네의 관리 아래 운영되고 있는 인천항.

이곳에서 괜히 시간을 끌어 사건을 만드는 것보다는 조용하고 은밀하게 움직이는 것이 훨씬 편했다.

“잘 들어라. 우리는 배가 정박함과 동시에, 혹시 모를 추적을 대비하여 사방으로 퍼질 거다. 나와 랑 셴은 북선 포구 방향으로, 카오룽과 천중은 인천역 방향으로.”

“알겠습니다.”

“미리 말하지만 칼리오네의 조직원에게 잡힌다면…… 그 자리에서 자결할 것을 추천하지. 오래 살아 있어 봐야 좋은 꼴은 못 볼 거다.”

간부의 말에 꿀꺽, 하고 침을 삼키는 조직원들.

그들 역시 칼리오네의 악명을 알고 있었기에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알면 됐다.”

그런 조직원들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인 간부는 마지막으로 각자 도주로와 재접선지에 대한 설명을 끝낸 뒤 힐끔 창밖을 살폈다.

해무 속에서 서서히 형체를 드러내는 부둣가의 모습. 이에 간부는 굽어 있던 허리를 서서히 펴며 말한다.

“준비해라.”

간부의 말에 모든 조직원들이 선미로 모였다. 그렇게 모인 인원은 20명.

자칫 잘못했다간 칼리오네와의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이번 잠입 활동을 위해 특별히 선별된, 한국어와 전투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 최정예 인원들이었다.

“──목표는 서울 영웅 아카데미의 ‘펀드 투자 동아리’ 부장과 차장급 전원. 확보하는 대로 사전에 말한 창고로 납치한 후 한국을 뜬다.”

덜컥, 소리와 함께 배가 멈춰 서고.

다시 한번 덜컥, 하는 소리와 함께 도크가 서서히 열리기 시작한다.

“국가와 형제들을 위하여.”

“국가와 형제들을 위하여.”

각오를 다지기 위해 선창한 간부의 말을 다른 이들이 따라 말하고, 마침내 도크가 선착장에 닿는다.

부두에 도착했음에도 여전히 짙은 안개. 삼합회의 조직원들이 그 품에 몸을 숨기기 위해 신속히 발걸음을 옮기려던 찰나.

“Buona sera amico.(좋은 저녁이야, 친구들.)”

“하, 함정이다! 저, 전부 엎드려!!”

───! ───! ───! ───! ───! ───! ───! ───! ───! ───! ───!

지금껏 고요했던 안개의 틈에서 타자기를 치는 듯한 소리가 엄청난 섬광이 빗발치기 시작했다.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ame a Mafia in the Academy IBMITA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spent my life playing a game.
I hit the wall, stuck in second place for the rest of my life.

[Can you live as yourself, using your own nickname?] DarkLord of Underworld: Even if a man can’t eat, he can survive!

Out of the blue, I received a message and was possessed by the game.
As the worthless son of an Underworld Boss!

“Yes, bloodline is also a power, as long as you can use it. My ability is ‘Famiglia’.”

The game addict never disappears. Overwhelming violence, endless wealth, connections in the other world. I, I’ll use anything to stay 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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