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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64

#264

광기의 왕 (3)

거대한 주먹이 아래로 떨어져 내리는 모습은 마치 산사태를 연상케 했다.

쿠우우웅—!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한 충격파는 대번에 주변 공간을 찢어발기며 일대에 엄청난 지진을 발생시켰다.

대지에 거대한 크레이터가 생기고 사방으로 흙먼지가 비산했으며 거센 폭풍이 주위를 휩쓸었다.

그것은 단 일격에 발생한 현상이자.

평범한 주먹질에서 이어진 결과였다.

“크하하핫! 이거 스릴 넘치는구만!”

하지만 그에 맞서는 이는 그 위용에도 위축되지 않고 곧바로 움직였다.

최대한 덩치를 부풀려 거인의 허벅지까지 오는 높이인 15미터 정도의 크기가 된 할리.

콰드득!

전신을 검붉은 비늘로 감싼 채 야수처럼 달려든 그는 곧바로 날카로운 손톱으로 거대한 팔뚝을 헤집었다.

그에 그 단단한 근육이 갈기갈기 찢어지며 새하얀 피가 한순간에 주변을 물들였으나.

퍼어억—!

콰앙!

거인은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팔을 휘둘러 뒤로 빠지려던 그를 후려쳐 버렸다.

덩치에 걸맞지 않은 어마어마한 반응속도로.

“귀찮게 하는구나, 야만인. 네놈이 날고 기어봐야 날 어떻게 할 수 있을 것 같으냐?”

짜증 난다는 듯 으르렁거리는 거인.

어느새 놈의 팔에 났던 상처는 순식간에 수복되어 있었다.

물론 할리도 체내에 저장된 광기 덕분에 곧바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지만, 힘의 총량에서 상당한 차이가 나는지라 그 교환비에서 압도적으로 불리했다.

‘거기다 놈의 감각이 너무 예민해서 작은 체구와 속도의 우위를 살리는 것도 쉽지 않다. 이쪽이 어떻게 변칙적으로 움직이든 기다렸다는 듯이 대응해 오니.’

한스로 싸울 때는 전방위적인 압박과 압도적인 힘으로 찍어 눌렀기에 체감하기 힘들었는데, 이렇게 몸싸움으로 맞상대하다 보니 놈이 가진 권능의 사기성을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제법 강해졌다고 생각했던 할리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저놈을 이길 수 없으리란 걸.

‘역시 최대한 도시에서 멀어지길 잘했군. 그게 아니었으면···.’

할리와 혁명가가 일대일로 맞붙은 지 고작 일 분 남짓이 지났으나, 이미 주변 일대는 폭격이라도 맞은 듯 황폐해져 있었다.

끔찍한 물리력의 여파에 뒤틀린 대지가 비명을 질렀고, 오러와 광기 등이 섞인 에너지의 충돌에 주변 기운이 거칠게 요동쳤다.

‘···그래도 좀 더 떨어질 필요가 있겠는데. 타라크는 휴버트의 거점 도시인데 실수로라도 망가지게 둘 순 없지.’

지금도 족히 5킬로미터 이상은 떨어져 있었지만, 상황을 보니 이 거리로도 불안한 건 어쩔 수 없었다.

휴버트가 좀 더 멀리 도망쳤다면 좋았을 텐데.

거인이 방심한 틈을 타 디아나를 낚아채고 도주했을 때 생각보다 일찍 따라잡힌 게 컸다.

그 비싼 슈트를 폭주시킨 덕분에 순간 속도가 초음속까지 치달아 따로 보호 마도구까지 사용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카하핫! 확실히 쉽지 않구나! 그동안 나왔던 놈들처럼 그냥 덩치만 큰 건 아닌가 봐?”

“허! 어딜 감히 그놈들과 나를 비교···!”

그때, 여유롭게 대답하던 거인의 표정이 한순간에 굳어졌다.

그러고는 번개처럼 몸을 돌리며···.

휘우웅—!

그 거대한 팔뚝을 허공에 휘둘렀다.

거칠게 휘몰아치는 폭풍에 이젠 몇 포기 남지 않은 일대의 수풀이 거세게 휘날렸다.

그리고 그 직후.

“쯧, 이것까지 알아차릴 줄이야. 성가시군.”

조금 떨어진 곳에서 차가운 목소리와 함께 한 사내가 조용히 모습을 드러냈다.

「존재부정」을 사용해 은밀하게 기습부터 하고 보려던 성혈의 뱀파이어 하인즈 2세.

그가 태연하게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혀를 찼다.

그에 거인이 인상을 찌푸리며 뭐라고 입을 열려던 순간.

두 번째 이변이 일어났다.

파아앗—!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찬란한 빛이 허공을 수놓았고.

“여기 있었구나. 주신의 뜻을 거스르는 악종.”

그 섬광과 함께 나타난 한 사내가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그의 몸에서 피어오른 신성한 빛의 아우라가 넓게 퍼지며 요동치는 인근의 기운을 순식간에 잠재웠다.

「축복 : 도약」을 이용해 합류한 주신교단의 성자, 하인리히였다.

자연스럽게 세 방위에서 거인을 둘러싸는 초월자들.

그에 가늘게 뜬 눈으로 잠시 침묵하던 거인이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크핫! 잡종 야만인에 이어 뱀파이어 군주에다 주신교단의 성자까지? 이거 정말··· 음?”

하지만 빈정거리려던 거인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말을 멈춘 놈의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지더니 고개를 휙 돌려 할리를 뚫어지게 노려보았다.

그 시선은 다시 하인즈 2세에게, 이어서 하인리히 쪽으로 향했고···.

“···뭐냐, 네놈들?”

이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의문을 담아 저도 모르게 떨떠름한 목소리를 툭 내뱉었다.

확신은 없었다. 그에겐 그런 쪽에 적합한 권능인 후각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저들에게서 느껴지는 위화감만은 분명하게 감지할 수 있었다.

물론—.

“크하하핫! 내가 바로 남부의 패왕 할리 님이시다!”

“후, 어차피 죽을 놈. 귀찮으니 곱게 사라져라.”

“주신의 뜻을 거스르고 세상을 어지럽힌 이단. 지금 이 자리에서 처단해 주마.”

‘그들’에게 그 의문을 풀어줄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

콰아앙——!

천지를 뒤흔드는 굉음이 공간을 울렸다.

거대한 폭발과 함께 뿌연 흙먼지가 치솟았고, 그 진원지에서 터져 나온 충격파가 사방을 휩쓸었으며···.

“여파가 온다! 대응 준비!”

“결계를 강화해!”

그것은 약 10킬로미터는 떨어진 타라크의 성벽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쿠르르릉—!

공간을 일그러뜨리듯 대기를 압축하며 밀려드는 충격파와 도시 전체를 감싼 채 한층 선명해지는 방호 결계.

강맹한 여파에 잠시 위태롭게 흔들리던 결계는 마법사들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곧 안정을 되찾았고, 그렇게 몇 번째인지도 모를 위기가 다시 무사히 지나갔다.

“후우— 간담이 서늘하군.”

그에 타라크 북서 방면의 성벽을 지키던 기사 하나가 다행이라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것은 성벽 위에 있는 모든 이들의 공통된 생각이었지만, 그 안도는 오래가지 못하고 금방 사라져 버렸다.

앞으로도 이만한 파동이 얼마나 더 밀려들지 가늠할 수조차 없었으니까.

“젠장, 성벽이 부서지지만 않았어도 지금보단 더 나았을 텐데! 보수는? 아직인가? 마법사들은 뭐래?”

“일단 간이 구축식을 마련해 어떻게든 버티고 있다고는 하는데, 이 상황에서 결계를 완전히 복구하는 건 무리랍니다! 그래도 완전히 무너지진 않은 덕분에 이렇게라도 할 수 있는 거라고···.”

“···썩을, 그나마 저렇게 떨어진 곳에서 싸워주는 걸 다행이라고 여겨야 하나? 저런 괴물이 시내에서 날뛰었다면···.”

농담이 아니라 도시 전체가 깨끗하게 증발해버렸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기사는 한창 분주하게 움직이는 마법사들을 일별하고는 이 사태의 원인이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쿠웅—!

그때, 다시 한번 발원지에서 충격파가 터져 나왔다.

그래도 이번 규모는 앞서보다 작은 편이었기에 이제 와서 호들갑 떨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마법사들이 앓는 소리를 내는 동안 오러를 끌어올려 시력을 강화한 그는 굳은 얼굴로 저편의 격전지를 바라보았다.

“어이가 없군. 저게 대체···.”

“하, 하하··· 미친···.”

그리고 멍하니 그곳을 응시하는 것은 그 하나뿐만이 아니었다.

성벽에 배치되었으나 마법사처럼 따로 할 일이 없는 다른 기사들도 식은땀을 흘리며 넋을 놓고 그 장관을 바라보았다.

시야를 가릴 나무고 언덕이고 모조리 깎여나간 저편에.

상당한 거리에도 불구하고 그 체구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초대형 거인이 있었다.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흉악한 기세에 마치 덩치가 수백 미터는 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괴물.

그것은 존재 자체로 하나의 폭력이나 다름없었다.

단순한 움직임에 대기가 요동쳤으며 내지르는 공격 하나하나는 공간을 일그러뜨리며 주변에 파괴를 전파한다.

심지어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정신에 막대한 부하가 가해지고 있었으니, 애초에 정상적인 싸움이란 것이 성립할 수 없는 존재였다.

사실 기사들도 거리와 방호 방벽에 더해 나름의 경지가 뒷받침되었기에 이렇게 버티고 서 있을 수 있는 거지, 이미 일반 병졸들은 저 거인을 본 순간부터 전부 나가떨어진 지 오래였다.

쿠르릉!

그렇게 최소한의 관람 자격을 갖춘 이들 앞에선 지금.

이야기 속에나 나올 법한 전설과도 같은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내가 무슨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이건 너무 현실성이 없는데.”

“푸흐흐— 대단하단 소리는 많이 들어봤다만, 이건 오히려 소문이 축소되었군. 우물 속에서 살고 있었어···.”

절대 범접할 수 없으리라 여겼던 초대형 거인과 대등하게 맞서는 것을 넘어, 오히려 그를 밀어붙이는—.

마치 한 몸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세 존재.

구세주처럼 나타난 용사이자 주신교단의 성자, 이웃 나라 탈리아에서 지원 온 것으로 보이는 뱀파이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설마, 용인 할리인가? 이곳을 떠난 지 제법 되었다고 들었는데.”

“할리? 할리라고? 강철의 성채 방어전 때 엄청난 활약을 했다고 듣긴 했다만···. 정말 저 붉은 거인이 그 할리란 말인가?”

“으음, 용인에 대해 알려진 게 워낙 적으니···.”

전신을 검붉은 비늘로 두르고 날카로운 손발톱과 이빨로 무장한 커다란 생명체.

비록 체구는 백색 거인의 허벅지께밖에 오지 않을 정도였으나, 그는 그에 터프하게 맞서며 정면으로 놈을 잡아놓고 있었다.

다른 이들이 좀 더 확실하게 공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할리가 거인의 한쪽 다리를 향해 대호처럼 달려들었다.

거인은 그것에 즉각 반응해 오히려 그를 걷어차려고 했으나, 절묘한 타이밍에 생겨난 다수의 핏빛 사슬에 팔 하나가 휘감기며 일시적으로 균형을 잃었다.

그 순간 면전에 나타난 하인리히가 빛의 기둥에 휩싸인 성검을 휘둘러 그의 눈가를 베어가자, 놈은 고개를 뒤로 젖혀 그것을 피할 수밖에 없었고···.

콰앙—!

곧바로 이어진 할리의 통렬한 바디 태클이 처음 목적대로 거인의 다리 한쪽에 틀어박혔다.

그리고 중심이 흔들려 휘청거린 거인이 넘어지지 않기 위해 애쓰는 동안, 재차 뱀파이어와 성자의 공격이 그 몸뚱이를 난도질했다.

“크아악—! 이 버러지들이—!”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지는 거인의 괴성.

그 후에 이어진 연계도 마찬가지였다.

세 사람은 어찌 그렇게 합이 잘 맞나 감탄이 나올 정도로 차근차근 거인을 궁지로 몰아넣었고, 그렇게 서서히 숨통을 조여 가듯 거대한 괴물을 사냥해 나갔다.

“아름답군요···. 저것이야말로 합격술의 궁극이라 할 만합니다.”

“허어— 적어도 저 뱀파이어는 따로 합을 맞춘 적도 없을 텐데, 어찌 저리 호흡이 잘 맞는단 말인가? 그만한 경지에 오른 이들끼리는 서로 마음이라도 통하는 것인가?”

“끄흐흠, 보기만 하는데도 속이 울렁거리는군. 결계가 아니었다면 일반인들은 떼로 죽어 나갔겠어.”

그 한 호흡을 수천수만분의 일로 나눠서 맞춘 것 같은 정밀한 합공에 기사들이 한창 경탄을 토하는 동안.

할 일 없는 그들과는 달리 마법사들은 그야말로 전쟁과도 같은 악전고투를 치르고 있었다.

“마정석! 아직 멀었어? 얼른 가져와! 되는 대로!”

“멍하니 있지 말고 빨리빨리 움직여! 여기가 무너지면 시민들이 몰살당한다고!”

“교대! 로카펠리 마탑 빠지고 테뉴어 마탑이 중심에 들어간다! 서둘러!”

쉴 새 없이 몰아치는 파괴의 물결에서 도시를 지키고자, 영지 소속은 물론 마탑의 마법사들까지 소집되어 성벽에 달라붙었다.

그렇게 실시간으로 갈려 나간 이들의 얼굴에서 점차 핏기가 가실 무렵.

[“상당히 위태로워 보이는군요. 제가 조금 도와드리겠습니다.”]

한창 아등바등하던 그들의 머릿속에 낯선 여성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틀어박혔다.

그 안에 정제된 마력 운용이 어찌나 고절한지 절로 탄성이 나올 수준의 기예였다.

“어?”

“잠깐, 이건 누구···!”

그에 당황한 마법사들이 일제히 고개를 치켜든 순간.

쩌저저적—!

성벽의 표면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그것은 눈 깜짝할 새에 영역을 넓혀 무너진 성벽이 있는 부분까지 뒤덮었고, 이내 기묘한 파장을 발산하며 끊어졌던 방호 방벽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이, 이게 대체···. 빙결 마법을 매개로 방벽의 회로를 강제로 덧씌웠다고?!”

“이 거대한 성벽의 회로를 모두 파악했다는 건가!”

“그보다 이 마력량은 뭐야? 이 정도 수준이면 단순한 대마법사가 아니잖아? 설마···!”

그렇게 다른 의미로 혼란에 빠진 마법사들의 머리 위 상공.

원격으로 도시 방어에 한 손 거든 대마법사 이세아는 자신의 옆에 떠 있는 일행들과 눈을 마주하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저만한 싸움에 저희가 도움이 될지 모르겠군요. 괜히 저분들께 방해가 되는 건 아닐는지.”

“일단 성자님을 보조하는 걸 최우선 목표로 삼도록 하죠. 지금처럼 하늘을 이용한다면 위험은 최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해리스 등장 이전 엘븐 킹덤 최강자였던 하이 엘프 리디아와 교단 제일의 신성력을 가진 성녀 리에스타.

교황의 장례 기간 동안 대신전에 머물던 용사 파티 전원이 하인리히의 뒤를 이어 급하게 도착한 것이었다.

그런데 추가 지원군은 그들뿐만이 아니었다.

지상에 또 다른 강자들이 모여든 곳이 있었으니.

“역시 하이 로드! 교단의 성자에게도 꿇리지 않으시는군요!”

“아아— 이 한목숨, 하이브리드의 영광을 위해 바치리라!”

“으음, 거인의 피는 이용할 수 없을 터인데. 이거 곤란하군.”

바로 프리지아 브로코슬락을 비롯한 하이브리드의 진혈급 뱀파이어 다수와···.

“후후후, 너희들은 괜히 무리하지 말고 보조나 하거라. 모처럼 재밌어 보이는 상대로구나.”

“예! 브리키 님!”

또 한 명의 성혈급 뱀파이어, 브리키까지 타라크에 도착해 있었다.

혁명가 하나를 확실하게 족치기 위해서.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 is Becoming A Giant, 내 분신이 거물이 되어간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Horror of the Continent: The Immortal King Brings Despair, While the Light Knight Defies the Divine Will. In an era of chaos, numerous heroes emerge, striving to navigate the tumultuous land. However, amidst this turmoil, sudden and enigmatic forces make their appearance on the continent. Little did they know, it was all me. …To be precise, they were my alter egos sent to this other world. #Unintentionally becoming the villain of the world. #Somehow, I become both the demon king and the hero. #One person, multiple ro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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