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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7

대장장이 승부 (1)

현수는 단호하게 거절했음에도 후회가 남았다.

‘연 1억 5천이면 엄청난 건데…….’

활의 대장장이의 부탑장은 최소 남작급 직위라고 했지만 그 이상일 거다.

대장장이라는 직업군 특성상이었을 확률이 높다.

‘아니야. 후회하지 말자.’

현수는 빠르게 마음을 다잡았다.

곰곰이 자신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일단 자신이 경매장에 판매한 두 개의 물품.

현수는 막 전직한 대장장이들이 제작한 아티팩트가 그 정도 가격에 판매된 전례가 있는지 확인했었다.

‘그 반값에도 판매된 적이 없었어.’

더불어 이 탑의 탑장들이 굉장히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그들 역시 ‘스킬의 힘’을 보유하고 있다.

자신이 알기로 이 앞의 이들은 장인급으로 추정된다.

‘내가 과연 실력으로 이들보다 못할까? 내가 저들과 같은 레벨이 되었을 땐 어떨까?’

자신이 그들과 같은 레벨이 되었을 때 과연 콜슨은 내 위에 있어야 할 사람이 맞는가.

아닐 것이다.

‘신 클래스는 최초의 클래스야.’

그런 신 클래스를 자신이 괜히 얻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때.

“하, 하하하하, 하하하하하!”

댕이 갑자기 광소를 터뜨렸다. 그의 광소에 탑장들이 불편한 기색을 내보였다.

그러나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웃어 젖혔다.

그에겐 그럴 자격이 있었다.

탑장들은 단체로 댕을 몰아붙였다.

불가능하지 않는가.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것을 시켰는가!

그런데 사내는 자신들의 생각보다 훌륭하게 임무를 완수해 냈고 콜슨의 미끼에도 넘어가지 않았다.

콜슨이 댕을 노려봤다.

“아아, 미안하네.”

눈물을 훔치는 제스처를 취한 댕을 노려보던 콜슨이 홱 고개를 돌렸다.

그가 현수를 잡아먹을 듯 바라봤다.

콜슨은 댕이 느꼈던 생각을 똑같이 하고 있었다.

‘내 밑 따윈 들어오지 않겠다고……?’

현수는 분명히 정중한 거절을 하였다. 하지만 콜슨은 자신이 무시당했다는 생각을 했다.

더불어 그것은 열등감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재능의 돌.

모든 탑장들은 한때 탑에서 재능의 돌을 가격한 적이 있다.

댕은 깊게 패이게 했고 콜슨은 흠집만 냈다. 그로 인해 댕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 앞의 이방인에게 더 열등감이 끓었다.

그는 애초에 속이 좁은 자였다. 자신의 제안을 거절하자 이런 생각부터 들었다.

‘이놈을 망가뜨리고 싶다.’

신화는 자신에게 중요치 않다.

자신이 품을 수 없다면 망가뜨리는 게 낫지 않을까?

더불어 그가 신의 힘을 개방했다 한들 햇병아리에 불과하다.

‘이제 막 이 땅에 발을 들인 자.’

더불어 어찌 재능의 돌을 가른 건지는 모른다.

이방인들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자들과 다른 다양한 변칙수를 가지고 나타나는 자들이다.

‘다른 기연을 만났을 수도 있지.’

탑장의 이들은 자신들이 대장장이들 중 최고라고 자신하진 못한다.

대륙엔 우리들이 모르는 은둔고수들이 살아간다.

당장 대장장이 스미스가 오른 전설 클래스만 봐도 그렇다.

그는 전설 속의 대장장이 덕분에 그 길에 오를 수 있었다.

‘어떤 기연을 얻었던 거냐.’

하지만 그래도 풋내기다.

콜슨이 말했다.

“감히 네깟 게 내 제안을 거절한다고?”

그 말을 들은 현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네깟 게?’

콜슨의 입술이 비틀어졌다.

“이 좁은 대장장이 바닥에서 네놈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보느냐?”

댕은 상황이 심각함을 인지했다.

‘X신이란 건 알았지만…….’

설마하니 이런 식으로 그에게 나올 줄은 몰랐다. 중재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때, 현수란 이방인이 말했다.

“살아남을 수 있냐뇨? 대장장이는 실력으로 증명하는 거 아닙니까?”

“……!?”

그 자리의 탑장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너무 당돌하고 오만한 발언이어서다.

아무리 그래도 탑장의 코앞에 대고 저런 말을 하다니?

댕도 느꼈다.

‘이런 사람이었나……?’

생각해 보면 댕도 그에 대해선 잘 몰랐다. 단지 재능의 돌을 갈랐으며 임무를 완수했다는 것만 알았지.

그러다 댕은 그의 표정을 바라봤다.

‘……고요하다.’

그 눈빛은 흔들림이 없다.

또 오만한 자들은 그 특유의 오만한 표정이 깃들기 마련이다.

결코 오만하지 않다.

그렇다면?

‘이 상황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댕이 흥미로운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그리고 현수는 정말 차분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콜슨은 자신의 입으로 말했다.

이 좁은 바닥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냐고.

이 자리엔 무수히 많은 탑장들이 존재하는 바.

여기서 현수는 ‘죄송하다’라고 말해도 안 되며, 흥분하여 소리쳐도 안 된다.

보여 줘야 된다.

그리고 현수에겐 그를 보여 줄 실력이 있었다.

‘만약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나오지 않으면…….’

그는 문제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류의 인간을 잘 알기에 살살 유도해야 한다.

“그래? 실력으로? 자네가 그렇게 대단한 실력을 가졌단 말이지? 응?”

콜슨이 비아냥거렸다.

그리고 현수가 이채를 띠었다.

“그럼 이렇게 하는 게 어떤가.”

그가 미끼를 물었다.

“대장장이 승부를 펼치는 건.”

“대장장이 승부요?”

“검사는 검으로. 궁수는 활로. 마법사는 마법으로 겨루는 법이지. 우리 대장장이들도 마찬가지야.”

콜슨이 탑장들을 둘러봤다.

“이 자리에서 검을 만들어 그 검을 부딪쳐 보는 거지.”

“검을 부딪쳐 본다는 게 무슨 뜻입니까?”

“두 개의 검을 부딪쳤을 때 더 뛰어나고 강도 높은 검은 그보다 못한 검의 이를 나가게 하고 손상을 일으키지.”

현수가 고개를 주억였다.

“손상을 입은 자가 지는 것일세.”

이야기를 듣던 댕이 미간을 찌푸렸다.

“자네, 지금 뭐 하는 건가? 이자가 신의 힘을 개방했다 한들 아직 그 힘은 미약하기 그지없는데.”

“아아, 물론.”

콜슨이 씨익 웃었다.

“자네는 세 번의 검을 부딪혀 손상도 5%만 입혀도 이긴 것으로 해 주지. 더불어 재료는 모두 동일한 것으로 만들게 될 것일세.”

콜슨이 이죽거리며 웃었다.

현수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했다.

‘그는 무수히 많은 보정 스킬을 가졌겠지만 나는 아직이야.’

아직 현수는 고작 칭호 하나와 대장장이 신의 스킬 하나만을 가지고 있다.

‘일단 제한은 더 이상 받지 않게 되었어.’

1레벨 아티팩트든, 500레벨 아티팩트든.

재료만 있다면 만들 수 있을 터.

그러다 든 하나의 생각.

‘손상도 5%를 입혀라?’

그러다 현수는 문득 어떤 것이 생각났다. 그가 방금 전 얻었던 스킬인 ‘신의 맞춤제작’을 떠올렸다.

그를 곰곰이 곱씹어 보고 시스템을 만져 보던 현수의 얼굴에 이채가 서렸다.

‘진짜 되잖아?’

처음 대장장이의 신 칭호를 확인한 후 신의 맞춤제작을 확인했을 때 조금 아쉽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렇게 보니까, 이게 더 사기 같은데……?’

신의 후예가 되고 얻은 고작 하나의 스킬.

그런데 문제는 이 고작 하나의 스킬이 자신의 상식을 아득히 뛰어넘는 일을 가능하게 한다는 거다.

‘특히 이런 상황에선 더.’

손상도 5%를 입혀라.

가능하다는 확신이 생긴 현수는 미끼를 문 콜슨을 건져 올렸다.

“제가 그런 번거로운 일을 왜 해야 합니까?”

콜슨이 턱을 어루만졌다.

확실히 그에겐 굳이 이 제안을 받아들일 이유는 없다.

‘이들은 보상에 눈 먼 자들이지.’

콜슨은 자신이 이방인을 잘 다룬다고 착각했다.

“자네가 이긴다면 내가 가진 제작법과 5,000골드를 주도록 하겠네, 더불어 더 많은 손상도를 입힌다면 제작법은 더 좋아질 거네. 대신에 자네가 진다면 내 대장간에서 한 달간 일해 줘야 할 것일세.”

띠링!

[퀘스트: 대장장이 승부가 생성됩니다.]

[퀘스트: 대장장이 승부]

등급: S

제한: 콜슨의 제안을 받은 자.

보상: 활 제작법, 5,000골드.

실패 시 페널티: 활의 대장장이의 탑에서 한 달간 근무.

설명: 5%의 손상도를 달성해 내어 콜슨과의 대장장이 승부에서 승리하라!

현수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5,000골드?’

500만 원이라는 거금이었다.

그리고 활의 제작법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제작법은 복원법과 비슷하나 다르다.

이 제작법은 몬스터에게서 드랍되기도 하지만 대장장이들에게서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뛰어난 대장장이일수록 그 값어치는 높아진다.

이 제작법이 있다면 보통의 대장장이들은 제작법이 안내하는 재료를 구한 후 ‘자동제작’을 누르면 해당 아티팩트와 가까운 것을 얻는다.

그런데 활의 대장장이의 탑장의 제작법이라?

물론 이는 현수가 얼마만큼의 손상도를 입히는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내 예상이 맞다면…….’

그는 터무니없는 제작법을 얻게 될지도 몰랐다.

“하겠습니다.”

현수가 퀘스트를 승낙했다. 그러자 콜슨의 입이 비열하게 찢어졌다.

‘어떻게든 널 내 밑에 두고 말 것이다.’

자신의 밑에서 일하는 한 달.

‘어떻게든 그 한 달 동안 네놈을 회유하고 말겠다.’

그리고 이를 본 대장장이의 탑장들. 그들은 무모한 선택을 해 버린 현수를 안타깝게 바라봤다.

방패의 대장장이의 탑장 렉이 말했다.

“……자네는 오만했네, 그 오만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이 자리의 탑장들의 신뢰를 잃겠지.”

다른 이들도 한마디씩 거들었다.

“어찌 이런 선택을 한 건가…….”

“지금이라도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게 자네가 살길이 아닌가 싶네.”

“안타깝군, 안타까워. 끌끌!”

그렇게 말하면서 그들은 전부 콜슨의 뒤쪽에서 현수를 바라봤다.

그러나 댕만은 여전히 현수의 곁에 있었다.

곧 그들은 걸음을 옮겼다.

바로 밑층에 있는 대장간이 있는 층이었다.

현수와 콜슨은 마주 보고 있는 대장간 앞에 섰다.

댕의 손가락이 퉁겨졌다.

따악-

그 순간.

이 탑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백 가지의 검을 제작하는 데 쓰이는 재료가 홀로그램으로 나타났다.

마법 대장간과 비슷했으나 다르다.

저것들은 모두 실제였다.

더불어 현수가 얻는 이 검은 마법 대장간에서의 검과 다르게 그의 소유물이 된다.

즉, 현수는 5,000골드뿐만 아니라 자신의 레벨에 얻을 수 없는 재료들을 사용할 기회 역시 얻은 거다.

“시작하시게.”

댕의 말과 함께였다.

콜슨이 그 대장간 안으로 들어갔고 곧바로 용광로에 불을 피웠다.

댕 역시 현수와 함께 대장간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간 댕은 현수를 보았다.

댕은 현수를 좋아했기에 그의 편에 있는 게 아니었다. 단지 그 신화를 보고 싶었기에 그의 곁에 있는 거였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댕도 다른 탑장들과 같은 마음이다.

“무모했다네, 어째서 그랬는가? 아무리 활의 대장장이의 탑장이라고 한들 저자도 결국 가장 높은 곳의 대장장이일세.”

그 말을 뱉은 댕은 곧 한숨을 쉬었다.

“미안하네, 잘못은 자네가 한 게 아니라 저놈이 한 것인데.”

댕은 솔직한 자였다.

지금 누가 봐도 현수는 잘못한 게 없다.

있다면 오만이겠지.

그러다 물었다.

“어떤 검을 만들 건가? 손상도를 5% 이상 입힐 수 있는 검을 제작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현수란 자는 어떤 생각에 골똘히 잠긴 표정이었다.

“이보게?”

“아, 네. 검을 자를 수 있는 검이요.”

상념에서 깨어나 그 말을 한 현수를 보며 댕은 쓴웃음을 지었다.

‘말이 헛 나왔나 보군.’

검을 자르는 검이라?

검과 검이 부딪치면 검은 잘리지 못한다.

검은 그 탄성과 강도를 보았을 때 부러진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콜슨의 검을 부러트리고 싶다는 이야기인가?’

뭐, 당연한 생각이다.

그랬기에 댕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

쿠르르르르-!

용광로의 불을 지핀 현수는 쓴웃음을 지었다.

‘진짜 될까?’

그러나 신의 맞춤제작이란 스킬에 적혀 있는 내용을 본다면 가능할 것으로 추측한다.

현수는 처음으로 ‘신의 맞춤제작’을 발동시켰다.

[신의 맞춤제작을 시작합니다.]

[어떠한 이를 위한 맞춤제작하거나 혹은 본인을 위한 맞춤제작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맞춤제작을 통해 원하는 효과를 넣을 수 있으며 확률에 따라 원하는 효과가 최대 100% 발현될 수 있습니다.]

원하는 효과를 넣을 수 있다.

현수가 원하는 효과는 오직 하나였고 가능할지는 확인해 봐야 안다.

‘검을 자르는 스킬 효과 적용.’

[검을 자르는 스킬 효과를 적용하여 맞춤제작을 시작합니다.]


           


Genius Blacksmith’s Game

Genius Blacksmith’s Game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
Score 3.7
Status: Ongoing Native Language: Korean

The last blacksmith and master artisan left in the world. His hands are crippled in a forge fire, rendering him unable to craft any longer. But then, a virtual reality game, Ares, comes knocking on Hyun-soo’s door.

[Unrepairable Artifact.] [Cannot be crafted due to level restrictions.]

“Huh? I consider myself a manual blacksmith, though.”

For him, no system restrictions apply. The tumultuous game of the genius blacksmith beg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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