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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7

27화 노이즈 마케팅(3)

밤중의 때아닌 난동에도 레온은 일어나지 않고 잠을 청했다.

왕족인 자, 어찌 하찮은 바깥 일에 일일이 신경 쓰랴.

“폐하! 바깥에 도둑이─쿠헭!”

경망스럽게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평민을 휴지곽을 던져 벌하는 사자심왕.

“으이이, 폐하아, 큰일 났사옵니다만…….”

“그리 대단한 작자들도 아니거늘 어찌 사자심왕의 침소를 침범한단 말이냐.”

“예? 아, 알고 계셨습니까?”

알다마다. 그의 기감은 범인을 초월했다. 밭을 침범하는 괴한들 따윈 진작부터 눈치채고 있었다.

“도둑들이 들어 대응해야 합니다!”

“도적을 처리하는 것은 경비의 일이다.”

레온의 일축에 하리는 마음이 급해졌다. 카메라를 통해 확인한 이들을 보아 그들이 마인이라는 것은 일목요연했다.

“각성자만 50명입니다. 폐하의 밭에 해악을 펼칠 것입니다! 애초에 밭에 경비 한 명 없사옵니다만!”

“없기는 왜 없느냐.”

“예?”

하리는 곧 알게 된다. 데메라의 축복을 받은 토지가, 그곳에 세워둔 조금 지나칠 정도로 많다 싶은 허수아비들이.

허락받지 않은 서리꾼들에게 어떤 징벌을 내리는지.

그리고…….

-쾅! 콰앙!

밤중에 울리는 요란한 폭음. 인간의 비명소리. 흡사 전장 한복판인 듯한 착각을 불러오는 대파란 속에서 성배기사의 안광이 붉게 빛난다.

“와…….”

하리는 실시간으로 제압되는 마인들을 보며 어안이 벙벙했다.

다음날 아침. 레온은 마을회관 앞에 사로잡힌 50명의 마인들을 보았다.

허수아비의 성력과 기묘한 기운을 품은 와이어에 묶여 꼼짝도 못하고 있는 50명의 마인들. 이들의 처분을 위해 파출소 경찰들과 협회 직원들까지 출동했다.

“손목을 잘라라.”

“옙?”

생포된 마인들을 향해 레온이 던진 말이었다.

“한낱 곡식을 훔치려 들다니 참으로 비루한 피라미들이다. 허나, 도둑은 손목을 잘라 본을 보이는 법. 손목을 하나씩 자르도록.”

“어어, 잠깐만요. 폐하! 여기 현대이옵니다?”

기겁하는 한하리. 그녀는 체포된 마인들의 손목을 자르라는 레온의 명령에 기겁했다.

“범죄자에 대해선… 국내법을 따라 주셔야 하옵니다아아…….”

“쯧. 참으로 범죄자들에게 관대한 법이로구나.”

“재, 재판은 받아야지요.”

하리는 이 중세 마인드 국왕폐하에게 현대의 법 체계를 어찌 설명해야 할지 고민했다. 하지만 그때, 생각지 못한 이들이 찾아왔다.

“여기가 제보받은 그곳인가?”

“맞아요. 마인들이 도둑질하다 잡혔다던데요?”

몰려든 차량에서 내린 것은 기자들이었다. 그들뿐 아니라 렉카 전문 윱튜버들도 어디서 소식을 듣고 왔는지 우르르 몰려왔다.

“다, 당신들 뭔가요?”

하리가 그들을 만류했지만, 그들은 곧장 하리를 알아보고 인터뷰 대상으로 삼았다.

“한하리 헌터님! 간밤에 도둑이 들었다는 게 사실입니까?”

“악명 높은 마인 폭력조직인 독사단이라고 들었는데요!”

“무려 50명의 마인들이 습격해왔는데, 어떻게 방비하신 겁니까?”

“어, 어어어떻게 그걸 다 알고 오신 거죠?!”

하리는 당황스러웠다. 그녀는 물론 기자들도 모른다.

현대기술로는 결코 ‘추적받지 않는’ 익명 제보자의 존재를 어찌 알겠는가.

-끼룩!

“대체 마인들이 습격한 이유가 뭡니까?”

“그, 그건… 아마 만신전 길드에서 수확한 ‘쌀’ 때문인 것 같은데요.”

-만신전 길드의 쌀? 그게 뭔데?

-왜 최근 핫한 영상 있잖아. 그 만병통치약 쌀.

-그거 진짜였어?

-마인들이 이렇게 몰려든 건 진짜라서 그런 거 아니야?

기자들의 뇌리에 연이은 헤드라인이 적히기 시작했다. 만약 암 치료하는 쌀이 진짜라면?

“만신전에서 재배하는 쌀이 암도 낫게 한다는 게 사실입니까!”

“만신전은 대체 뭐하는 곳입니까! 레온 왕의 말은 전부 사실입니까?”

“그, 폐하 앞에서 이름 함부로 부르면 손목 날아가요… 조, 조심히 발언해주세요.”

어쨌든 기자들은 마인들이 나주 평야의 논밭을 불태우려 한 것.

그리고 자연스럽게 왜 이런 짓을 벌였는지에 대해 질문했고 자연스레 그들의 인터뷰는 오늘 저녁 뉴스거리로 딱이었다.

그와중에 한 기자가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그보다 한하리 헌터님! 곡식창고 근처에 지뢰를 깔았다는 게 사실입니까?”

“지, 지뢰요? 어음… 그게!”

깔았다. 그것도 오질라게 많게. 오다가 주민들에게 사전 인터뷰를 한 기자는 그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헌터 길드라고는 해도 지뢰와 같은 살상무기는 총포법 위반 아닙니까? 심대한 불법행위입니다! 대체 어디서 구입하신 겁니까!”

“어어, 그, 그게요…! 이건 길드원이 멋대로 만든 수제거든요? 어디까지나──”

그때였다. 웬 쥐 한 마리가 곡물창고 근처를 어슬렁거리다가 지뢰를 밟은 것이다.

뻥!하고 산산히 터져나가는 시골 쥐. 그 모습을 지켜본 하리가 냉큼 받아넘겼다.

“쥐, 쥐덫이에요. 봤죠? 시골에 쥐가 워낙 많아아죠. 아하하…….”

“”………….””

누구도 그 말을 믿지 않았지만, 어쨌든 대외적으론 그러하다.

* * * *

“신들께서 계획하신 게 이런 거였나.”

야피의 앞에 다가오는 레온. 그는 이번 사태를 시종일관 관찰만 했다.

-끼룩.

철과 대장장이의 신성 헤토는 신앙을 획득하기 위한 전제를 세웠다.

첫 번째. 최대한 많은 이들이 만신전의 이름을 ‘들을 것’.

유명세를 떨치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많은 사람들이 보고 듣고 익숙해지는 것이다.

그를 위한 노이즈 마케팅. 현대 지구의 상식으로는 허무맹랑한 일이라도 모조리 뿌린다.

-페이즈 투. 관심끌기.

두 번째는 이를 노리고 침범해올 도적들. 적당히 위협적이고 이슈가 날수록 좋다.

-의뢰함. 자작극.

그리고 그 도적들을 고용한 건 다름 아닌 야피였다. 즉, 이 습격이 자작극이었던 셈이다.

“그 잡것들을 고용할 돈은 어디서 난 거지?”

야피는 코인 거래소 수백 개를 해킹해 티 나지 않게 빼내온 코인지갑을 홀로그램으로 띄웠다.

-인간. 금융 시스템. 이상함. 극히 비효율적. 보안체계 허술. 무한복제 가능.

“코인인가. 하리에게서 들어본 바가 있다. 현대 지구는 괴상한 세계가 됐군.”

네트워크 시스템인 딥웹을 기반으로 하는 마인협회 또한 야피가 해킹하지 못할 곳은 아니었다.

마인협회의 심층부로 접근할 수 있는 고레벨 회원은 철저하게 아날로그와 추천서로만 접근 가능했기에 고용할 수 있었던 건 잔챙이들뿐이었지만.

-암호화폐 무제한 복사 가능. 길드 자금 충당 가능.

야피가 있는 한 레온은 자금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현대 암호화폐나 금융 시스템 따위 야피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해킹 가능하니까.

“아니, 그러한 재화는 정당한 재화가 아니다. 이번처럼 더미라면 모를까 그것을 자금으로 충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네.”

-이해 불가.

레온은 기사의 사고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야피에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다독였다.

“지금은 이해하지 못해도 좋다. 허나, 명예란 언제나 스스로에게 떳떳해야 함이다. 스피너 경, 짐은 그대가 떳떳한 정의를 가지기 바란다.”

-암호화폐 복제계획 잠정적 중단.

야피는 이해와는 별개로 레온의 바람을 이루었다. 그는 곧장 설명을 재개했다.

-마인 범죄. 이슈몰이 가능.

마인이 고작 밭 따위를 습격했다. 종자를 훔치고 창고를 불태우려 했다.

기자들도 불렀고, 이것이 마인협회가 관계된 일이라며 호들갑을 떨게 만들었다.

“마지막 계획이 있다 했지. 그게 뭐지?”

-플랜 ‘노이즈 마케팅’ 파이널 페이즈.

────

계획을 들은 레온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아무래도 신들께선 본래 지구인인 나보다도 더 현대에 적응하신 모양이군.”

파이널 페이즈.

K-주모 실시.

* * * *

야크트 스피너는 현대 인류의 슈퍼 컴퓨터 따윈 비교조차 불가능한 강인공지능이다.

현대 인류의 네트워킹 시스템 따위 그에게 있어 장난감에 불과했고, 일개 콘텐츠 호스팅 웹사이트 따위를 해킹하는 건 손쉬운 일이다.

야피는 윱튜브를 해킹해 수십 개의 만신전 길드와 관련 영상들을 게재하기 시작했다.

[충격! K-쌀의 위엄 앞에 무릎 꿇은 수백 명의 마인들. 그들이 K-쌀을 노린 까닭은?!]

[K-쌀이 모든 병을 치료하는 만병통치제? K-쌀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

[일본이 무릎 꿇고 빌었다. 제발 쌀 좀 팔아주세요. 총리와 천황이 도게자하며 용서를 빌다!]

[만신전 길드. 한국 너무 사랑해. 한국은 대단한 나라. 이세계 국왕폐하의 한국사랑!]

야피는 강인공지능이다. 학습할 대상은 가까운 곳에 있고, 알고리즘을 통한 학습… 그리고 ‘숫자’로 드러나는 결과를 철저하게 응용했다.

영상을 올렸다하면 조회수 수십만. 수천 개의 댓글이 달리는 K-주모 컨텐츠들.

눈길을 확 사로잡는 정형화된 썸네일과 그럴듯한 내용.

이슈를 만들고, 거기에 올라타는 히치하이킹 광고인 것이다.

-야아~ 이거 실화냐? 여윽시 주모 국뽕 한 사발 ㅋㅋㅋ

-갓한민국! 갓한민국!

-이게 코리안 쌀의 힘이다!

-끼룩!

인간 세상이란 참 이상해.

야피는 이 반응에 의아해하면서도 윱튜브 본사를 해킹해 얻은 관리자 권한으로 악플들을 삭제, 신고, 계정 삭제까지 진행했다.

그러면서도 만들어둔 13만여 개의 계정으로 조회수와 댓글 수를 올리는 걸 잊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부터.

만신전에 관련된 영상노출이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인류가 네트워크 시스템을 버리지 않는 한.

* * * *

대한민국 23대 대통령 안동길은 최근 정치적 위기를 겪고 있었다.

「대통령 대령기업과의 정치적 결탁 의혹!!」

「현직 대통령의 어두운 민낯!」

「청와대의 침묵.」

“나라 꼴이 어떻게 되려고.”

대통령 안동길은 신문의 헤드라인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런 그의 앞에 있는 국내 유수의 대기업 대령그룹의 회장 김대영은 피식 웃었다.

“좋은 음식들 놔두고 뭘 그리 안 좋은 이야기만 보십니까, 각하.”

청담동의 최고급 요정. 그곳의 비밀스러운 VIP 전용 밀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당사자들 외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이곳에서 안동길 대통령은 김대영 회장과 만나 대령그룹에 불리한 규제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해주기로 약속했다.

“하여간 이 기레기 새끼들이 문제야. 어! 일국의 대통령을 말이야. 어디 겁도 없이.”

“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젊었을 때는 상상도 못 했을 일이지요.”

김 회장은 대통령에게 술잔을 올렸다. 이제 임기가 2년밖에 안 남은 대통령이지만, 그의 정치적 영향력은 권좌에서 밀려난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다.

젊었을 적에는 민주 투사, 할아버지와 증조 할아버지는 독립 투사였던 그의 집안이다.

이번 스캔들은 대통령에게 조금 부담이겠지만, 김 회장은 이것이 오래가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김 회장의 입가가 사악하게 비틀렸다.

“개돼지들 짖는 소리가 뭐 얼마나 가겠습니까?”

언론에 노출되었다면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퇴진운동이 일어났을 폭언이었다. 하지만 김 회장은 거침이 없었다.

“적당히 짖어대다가 곧 사그러들 겁니다. 냄비근성이란 게 원래 끓을 땐 부글부글 끓어오르다 불 떨어지면 금방 가라앉지 않습니까.”

“크흐흐, 개돼지. 크흐흐… 예끼 이 사람아. 그래도 하늘 같은 국민들한테 개돼지라니? 말이 좀 심하지 않습니까.”

“허허, 이거 죄송하게 됐습니다.”

“그럼. 이 대통령이란 자리가 국민의 종 아닌가 종. 개돼지들 목줄 쥐고 흔드는 게 종이지만 말이야.”

-하하하하하!

그래, 국민들이란 게 무지하고 멍청한 것들 아닌가.

그깟 법안 하나 좀 통과시켰다고 지들이 뭘 그리 손해를 봤다고 이렇게 들끓느냐 이 말이야.

하여간 멍청한 것들이 야당의 선동에 넘어가 정의의 투사 노릇을 하는 꼬라지란.

“각하, 이건 제 소소한 성의표시입니다.”

김 회장이 내민 작은 함. 그곳에는 수억 상당의 선물이 담겨 있음을 모를 이는 없다.

“허허, 뭘 또 이런 걸 다.”

안동길 대통령은 선물함을 챙기면서 김 회장의 어깨를 두들겼다.

“그나저나 각하. 이번에 뉴스에서 핫한 소식을 들으셨습니까?”

“뉴스? 아~ 그 친구?”

김 회장의 언급에 안 대통령은 곧장 화제의 인물을 떠올렸다.

사실 자신의 부정 뉴스가 그리 화제가 되지 않은 것에는 그 청주 게이트에서 출몰한 생존자 덕분이기도 했으니.

“레온이라고 했던가요. 그 자기가 왕이며 신들의 대행자라고 하던 그놈 말입니다. 허허.”

“통화 한 번 했었지요. 뭘 하는데 꼭 내가 인정해줘야 한다나 뭐라나.”

잠시 목소리만 들은 것뿐이지만, 안 대통령에게 레온은 꽤나 인상 깊었다.

듣기로는 안하무인의 계급주의 깡패라던데 제가 경험한 바로는 영 그렇지 않았던 탓이다.

“그 친구가 두정 식품 박 이사에게 호통을 쳤다 합니다. 재계에 아주 소문이 파다해요.”

“두정 그룹의? 그 친구를 왜?”

두정 식품이라면 대통령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국내 대기업의 실세였다. 그런 대기업의 이사를 깠다고?

“그 야만인 친구. 지구 생활 힘들게 하는구만.”

생존자들이 으레 그러했다. 제 세계에서의 경험만 믿고 지구 문명의 규칙을 어기는 작자들.

걔중에는 끝내 이를 인정하지 못해 마인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있으니 생존자의 안하무인격인 행동은 그렇게까지 진귀한 광경은 아니다.

“내 안 그래도 이번에 그 친구와 만나기로 했어요. 악수하고 사진 몇 번 찍고 만찬도 좀 먹으면 좋은 그림 나오지 않겠어요?”

레온은 일반적인 생존자들에 비해 상당히 화제가 되고 있었다.

일단 호남 평야와 나주 평야의 마소를 정화한 데다 그동안 청주의 골머리였던 게이트를 클리어했다.

지구에 온지 한달이 채 되지 않은 생존자가 일약 스타덤에 오른 것이다.

본디 잘 나가는 헌터들은 으레 정치권의 홍보사진으로 이용되곤 했었다.

“각하. 혹시 만나시게 되면… 그 ‘축복받은 벼’에 대해 한 번 힘 좀 써주실 수 있겠습니까?”

“축복받은 벼? 요즘 인터넷에서 난리도 아니라고 들었지만… 몸에 그렇게 좋다면서요?”

“몸에 좋은 정도가 아닙니다. 제 조카 녀석이 유방암 중기였는데, 어떻게 그 쌀을 구해서 먹었던 모양입니다.”

“허허… 유방암이라니… 마음 고생이 심하셨겠습니다.”

“집안에서 내놓은 망아지년이라 그리 걱정은 안 했습니다만. 어쨌든, 그 쌀을 먹고 상태가 크게 호전됐다지 뭡니까?”

“아니, 그게 정말이었습니까? 암도 치료한다는 게?”

고작 쌀이었다. 고작 쌀밥으로 암을 치료한다고? 협회장 오강혁으로부터 보고를 받긴 했지만, 아직 실험단계라 하여 반신반의하고 있었는데…….

“그 야만인이 아주 신기한 힘을 가지고 있었군.”

대통령은 이번 만남을 기대하며 레온의 방문일을 기다렸다.

그 야만인을 잘 꼬드긴다면 스캔들을 덮는 건 물론이오 자기 치적에 큰 도움이 될 것이 자명했기에.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singwahamkke dol-aon gisawangnim, The King of Knights Returns with the Gods,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returned to Earth as the invincible Knight King. But the Gods came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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