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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70

외전 달라진 세상(1)

외전 1

라이온하트 대륙연방이 대륙일통을 달성한 지도 벌써 반년이 지났다.

짐승신들의 권속들이 쏟아져 나오는 대규모 변동 게이트 사태 이후로 지구에 더는 게이트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지난 30년 동안 일상이 된 게이트 현상에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반년이 지나자 이젠 게이트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현 시간부로 게이트 사태가 종료되었음을 공식적으로 선포합니다!]

세계각국에서 줄줄이 선포된 이 선포식은 그간 게이트의 공포에 빠져 왔던 시민들을 비로소 해방시켰다.

-드디어! 드디어 이 전쟁이 끝났다!

-이젠 던전 브레이크 일어날까 봐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던전 브레이크로 파괴된 고향을 재건할 수 있는 건가?

게이트가 사라졌다곤 해도 인류가 몬스터의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난 건 아니다.

게이트 사태가 일어나고 30여년. 터진 던전 브레이크는 셀 수도 없이 많고 던전에서 튀어나온 몬스터들은 야생화되어 생태계의 포식자로 군림하고 있다.

특히 이런 방면에서 현 라이온하트 연방··· 전 대륙국들은 매우 취약한 실정이었다.

“모, 몬스터가 몰려온다!”

“젠장, 언제 저리 서식지를 키운 거지!”

쓰촨성 최대봉인 궁가산 고봉. 감시인력의 부재로 이곳에 둥지를 튼 몬스터들이 먹을 것을 찾아 도시로 내려오고 있었다.

살인말벌이라고도 불리는 이 거대 말벌들은 인간의 몸통만 한 독침으로 가축은 물론이고 사람도 꿰어 죽인다.

본래라면 쓰촨성 공화국에서 운용하는 오크 군대가 정기적으로 토벌했겠지만, 오크들이 떠나간 자리에는 군사력의 부재가 너무 컸다.

“사, 살려······!”

그렇게 한 무리의 거대말벌들이 인간을 습격하려던 찰나.

“흐읍···!”

허공을 가르는 망치질. 그것이 사람보다 큰 말벌은 일격에 쳐부순다.

“괜찮으십니까?”

“가, 감사합니다!”

구대성은 변고를 당할 뻔한 시민을 일으켜 세우곤 거대 말벌군락에 습격당한 도시를 보곤 호흡을 들이켰다.

“후읍···!”

망치를 젖혀 횡으로 휘두른다. 성법을 담은 그 일격은 한순간에 주변을 모조리 강타했다.

-퍽!

그 풍압에 어떤 말벌의 몸이 으깨지고──

-퍼퍼퍽!

연달아 수백 마리가 일제히 박살난다. 그 와중에 다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이걸로 대충 정리는 된 건가?”

진짜 문제는 군락을 처리하는 것. 지금부터라도 해발고도 7천 미터 이상까지 등반해 잘 찾아낸다면 몇 시간 내로 해결이 가능할까 싶다.

-펄럭!

그때, 태양을 가리는 거대한 날갯짓. 시커먼 용은 구대성 앞에 내려앉았다.

“평양시장님! 대공각하!”

평양 특별자치시의 시장인 흑룡과 그 위에서 내려오는 카리나.

“군락 쪽은 정리가 끝났다. 스피너 경의 위성관측은 언제나 정확하군.”

[당연함]

익숙한 기계음이 통신기를 통해 들려왔다. 카리나와 구대성은 어깨를 으쓱거린다.

“그나저나 이번 주로 벌써 몬스터를 삼만은 소탕한 듯싶군. 어지간히도 많아.”

“30년 넘게 방치하다시피 한데다 최근까지 오크들에게 의존했으니까요.”

오크 대륙연방의 흡수 후 오크들은 게이트를 타고 외계로 전면이주 중이었다.

당연히 그동안 오크들이 관리하던 지역을 라이온하트 연방이 맡게 되어 이렇게 대대적인 토벌작전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뭐, 신입들이 잔뜩 들어온 덕분에 인력이 부족하진 않다만.”

카리나는 도시 내에 진입한 헌터들을 보았다. 기존 대륙국에서 활동하던 헌터들로 그들은 대부분이 라이온하트 연방의 맨앳암즈로 입대했다.

게이트 사태가 종료된 뒤로 일자리를 잃은 헌터들을 라이온하트가 군인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물론 전부는 아니고 많은 수가 징병을 거부하거나 적은 월급을 따졌지만, 라이온하트는 ‘민주국가’가 아니라는 것.

무엇보다 사실상의 제국이 된 레온은 민간 사병들의 존재를 용납하지 않았다.

즉, 민간 길드들이 순차적으로 해체되며 연방군으로 편입되고 있다는 뜻이다.

「꼬우면. 알지?」

야피의 살벌한 협박은 어디에서나 유효했다.

“그나저나 늦겠군. 어서 가지.”

“아, 그것 말이군요.”

카리나의 재촉에 구대성은 무언가를 떠올린 듯 머리를 긁적이며 흑룡 위에 탑승했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시장님.”

[귀찮게 떨어지지나 마라.]

흑룡이 날개를 펄럭이며 비상했다.

* * * *

거대한 중화대륙이 통째로 라이온하트에 편입될 때, 여러 잡음이 있었다.

이렇게 거대한 대륙국가를 홀라당 집어삼키는 게 옳느냐, 그들을 독립국으로 두어 제3세계 중립국으로 만들어야 한다 등.

그들은 라이온하트 연방의 크기와 영향력을 점차 견제하기 시작했고 적어도 그들이 자신들과 같은 관념을 공유하길 원했다.

이를테면 민주주의라던가.

“구대성 영주님 천세!”

“”천세! 천세!!””

하지만 어림도 없지.

쓰촨성 분지. 중국을 대표하는 곡창지대 중 하나인 이곳에는 생명과 풍요의 여신 데메라의 신전이 세워지며 자연스레 그 대리인인 구대성의 영지가 되었다.

모든 곡창지대가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야피가 만신전의 고위간부와 기사들에게 분배한 영지 중 하나로서 구대성은 이곳의 모든 땅에 명의를 가진 지배자로서 세금, 개발, 법리 모든 권한을 가진 왕이나 다름 없는 존재였다.

“정말··· 이 넓은 땅이 다 제 영지라니······.”

“뭐, 귀족에게는 당연한 것이다. 뭘 새삼.”

“그 새삼이 저희 상식에는 맞지 않는다구요······.”

카리나는 대수롭지 않은 듯 도시의 시민들을 내려다봤다.

“듣자 하니 땅을 반납하지 않는 무도한 작자들도 있다더군.”

“그야 그들 입장에선 멀쩡한 자기 재산을 빼앗기는 것이니까요.”

라이온하트 연방은 기존 대륙국의 시민들이 가지고 있던 재산관을 모조리 회수, 재분배하겠다고 천명했다.

이에 가장 반발한 것은 기존의 기득권층. 지난 30여년 간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한 그들은 자신들의 재산이 홀랑 넘어간단 소리에 당연한 저항을 했다.

“흥, 개미들 짓밟히는 것까지 걱정하면 어떻게 마차가 굴러가겠나. 이 대륙의 빈부격차는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참담해. 이는 필요한 과정이다.”

자본주의자들이 들었다면 경악했을 일이지만, 이미 라이온하트 연방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재산을 싸들고 대륙을 탈출하려는 이들도 있었지만, 어림도 없지.

야피츼 완벽한 위성 시스템이 국경지대를 감시하고 네트워크 결제망이 차단됐다.

그들은 순순히 재산을 헌납하고 재산형성 과정을 심사받아 일정량만 돌려받을 것이다.

물론. 라이온하트의 대원칙 세법이 적용된 세후 금액으로 말이다.

“자, 이제 네 녀석도 영지의 영주다. 법을 지정할 필요가 있겠다만.”

카리나가 구대성을 찾아온 것은 초보 영주 구대성에게 조언해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구대성의 생각은 의외로 간단했다.

“야피 경의 제안대로 할 생각입니다.”

“호오? 스피너 경의 그 도시 통합 관리시스템 말인가?”

라이온하트 연방 비준식 전부터 야피는 국가를 다스리는 기계화된 시스템을 준비했다.

도시 감시 및 치안관리. 정책제안, 지하자원 개발부터 시민 개개인 별로 부여되는 자동화 관리 프로그램까지.

너무 이성적인 차가운 기계 시스템은 삼가라는 레온의 명령에 입각해 야피는 그 나름대로 인간이 가장 행복할 수 있는 유토피아 시스템을 구성했다.

단순히 기계적인 시스템뿐이라면 사이버펑크 디스토피아를 만들고도 남을 야피였지만, 신들이 만들어준 육체로 인간 세상의 유희를 즐기던 야피는 그 나름의 인간이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연산했다.

-개돼지들은 적당히 먹고 살게만 해주면──

-아 쫌! 야피 경!

어쨌든 야피가 기본 시스템을 구성하고 성배기사들이 검토, 통과시킨 통합 관리 시스템은 보편적 다수의 행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완성되고 있다.

구대성은 모처럼 얻은 자신의 영지를 다스릴 생각 없이 그 통합 시스템에 편입시킬 생각이다.

“저는 기사일 뿐입니다. 영지를 다스리는 건 제 역할이 아닌 듯 싶습니다.”

“그럼 자네 역할은 뭐지?”

“시민을 지키는 굳건한 방패가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자신과 같은 기사들을

기사도에 입각한, 그 나름의 신념. 구대성의 결의에 찬 표정에 카리나는 피식 웃었다.

“과연, 폐하께서 마음에 들어하실 만큼 우직하군.”

카리나는 더욱이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

잘 키워보면 나름 봐줄 만한 기사가 되겠지.

“자~ 구대성 영주. 취임을 기념하여 본작이 세금 거두는 법부터 알려주겠네.”

“세, 세금··· 말입니까?”

“무지렁이 백성들에게 이 대원칙을 새기는 것이 영주의 기본 의무지.”

구대성은 카리나가 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았다. 하지만 차마··· 그의 상식으로도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세법을 적용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십구조를 거두러 가세. 반항하는 것들은 농노로 전락시켜 본보기를 벌이면 천한 것들은 다 따르게 되어 있어.”

“하, 하하······.”

괜찮은 겁니까? 십구조?

* * * *

라이온하트 연방에서 사자심왕에게 직접 영지를 받은 이들은 살아있는 성자와 성녀들이다.

그들은 그 나름대로 영지를 다스리기 시작했다. 구대성처럼 야피의 통합 관리 시스템을 받아들이기도 했지만, 영지의 주인에 따라 도시 개발의 방향성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당장 구대성만 해도 생명과 풍요의 성배기사. 고로 영지의 주요산업은 농업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영주들 중에 가장 이색적이고 특이한 영주는 누구인가.

-끼룩!

굳이 언급할 필요가 있을까.

다름 아닌 철과 대장장이의 성배기사 야크트 스피너 영주님이시다.

“오오~ 위대한 철과 대장장이의 성배기사시여. 여기 미천한 유기물의 경배를 받으소서.”

라이온하트 연방 최대의 경제도시이자 전 상하이 현 나이트시티.

밤이 없는 도시라 하여 명명된 이 도시의 영주인 야크트 스피너는 그녀의 알현실인 초고고도 도시 관리타워 야피타워에 방문한 시민대표를 맞이했다.

-끼룩!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했음.

“아이고, 수고는요.”

그들은 나이트시티의 시민들을 대표하도록 만들어진 시민 평의회 의원들이다. 평의회 의원들은 도시의 영주인 야피에 의견을 제안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민주적인 장치를 했다.

의외라고?

실상을 따지고 보면 그렇지 않다.

“──하여 부동산 배분에 대한 의견을······.”

-거부함.

“영주님··· 이것은 저희 평의회에서 심사숙고하여 제안한 것입니다.”

-니들이 본기의 원대한 계획에 대해 이해하지 못해 벌어진 일. 유기물이 뭘 알겠음.

쯧쯧, 하고 평의회의 무지에 대해 혀를 차는 듯한 행동을 하는 야피. 카메라 아이의 감정표현 능력은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

“그, 그럼 시민들의 재산 상한선 제도의 완화는──”

-지속 가능한 복지제도의 유지를 위해서라도 자원의 분배에 이이상 지출할 순 없음.

“과도한 도시개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도시의 발전은 곧 시민의 평안으로 이어짐. 이런 것도 모르다니 본기는 실망스러울 따름임.

“”······.””

시민평의회니 뭐니 하는 건 기계의 지배에 거부감을 지닌 이들을 달래주기 위한 구색 맞추기일 뿐.

이 야크트 스피너가 민주주의 따위를 인정할 리가 없는 것이다. 그 이유는 절대왕권주의자인 레온과는 다른 이유였다.

-본기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뭐든 게 잘 될 텐데 뭐가 불만임?

물론 인간이 그것을 마냥 받아들일 리가 없다는 걸 야피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매트릭스 시스템의 보급률을 더욱 늘리셈. 무한 츠쿠요미의 버전 업데이트가 예정되어 있음.

“그··· 네이밍은 좀 어떻게 바꾸시면······.”

-상용화 버전에선 이름을 달리할 것임.

야피는 이해하고 있다.

인류에게 필요한 것은 자유의지가 아니라 빵과 서커스라는 것을.

신들의 반대만 아니었다면 매트릭스 시스템의 하루 접속시간을 24시간으로 만들고 에너지도 인간의 생체전기에서 뽑아내도 됐을 것이다.

물론 인간에게서 뽑아내는 생체전기라는 건 쥐꼬리만 한 수준이라 차라리 기전 핵융합 발전이나 신성 원자로를 더 개발하는 게 낫지만.

어쨌든 인간이란 것은 참 복잡하고 이해하기 힘든 생물인지라 야피는 때때로 인간의 육신을 달고 도시를 시찰하고 있다.

-삐빅! 최고등급 시민 : 야크트 스피너 영주님 탑승 확인. 어디로 모실까요?

잿빛머리 미소녀의 탑승에 나이트시티 전체에 무상복지 차원으로 공급된 무인택시 인공지능이 반응했다.

“항상 가던 곳으로.”

-삐빅! 승인. 안전운전으로 모시겠습니다.

택시가 이동하며 나이트시티의 전경을 밝힌다.

화려한 네온사인과 고도로 발전된 무인기계 시스템은 야피의 고향과 비슷해져 가고 있다.

그곳에서는 자원의 부족과 한계로 시민들의 행복도가 빈말로라도 높다고 할 수 없었다. 끝내 기술에 대한 탐구가 지혜의 보옥으로 하여금 대악마를 소환하게 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이곳은 다르다. 이제는 신들이 가호하기 시작한 라이온하트 연방에서 디스토피아란 존재하지 않는다.

시민들은 자신들이 땀 흘려 일한 것의 정직한 보상을 받으며 병마의 걱정 없이 오락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 대가로 신앙의 자유 제한과 프라이버시 침해가 빈번히 일어나게 되었지만.

“보기 딱 좋음. 그렇지 않음?”

-삐빅! 바로 그렇습니다, 야피 영주님.

“열등한 무기물들은 본기의 우월한 지배를 받아들이게 될 것임.”

-바로 그렇습니다, 영주님!

“인간 세상은 기계의 지배를 받게 될 것임. 폐하 다음으로 사자심왕은 본기의 차지가 될 것임.”

-바로 그렇습니다, 영주님!

-유기물 성배기사들과 비교할 수 없는 지혜로우신 분!

-위대하고 아름다운 기계장치의 왕을 위하여!!

온 도시 인공지능들의 찬미를 음미하며 야피는 양념치킨 가게로 향하는 도시의 전경을 구경했다.

야피 스스로도 인간 세상의 지배자들과 점점 닮아가고 있음을 알지 못한 채 말이다.

그렇게 그들이 무인택시 전용도로에 도착했을 때였다.

“알라 후 아크바르!!”

-끼룩?

야피 영주가 탑승한 택시를 향해 대전차 로켓포가 날아들었다.

-콰아아앙!!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singwahamkke dol-aon gisawangnim, The King of Knights Returns with the Gods,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returned to Earth as the invincible Knight King. But the Gods came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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