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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73

펜리르 사냥 (3)

[전설의 몬스터 펜리르 Lv.493]

NPC를 제외한 모두에게 보여지는 펜리르의 레벨이다.

NPC들의 경우 직접적으로 레벨을 확인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 기운만으로도 느낄 수 있었다.

펜리르가 미친 듯이 강하다는 사실을.

또 그 방증은 레벨 430대에 이르는 기사들이 놈의 몸에 흠집조차 내지 못했다는 사실에 있었다.

그런데, 지금.

“깨갱……!”

땅에 처박혀 간헐적으로 꿈틀대는 펜리르의 모습과 코트를 펄럭이며 사뿐히 내려서는 현수의 모습에 정적이 휩쓸었다.

세 명의 후작.

그들은 현수가 여전히 왕이 될 수 있을까 의문을 품는 자들이었다.

비록 현수가 만들어 낸 기회에 의해 고야드군은 위기를 모면했었다.

그러나 이 고야드는 조금 특별한 나라였다.

소국 고야드.

애초에 아스간 대륙 자체도 작은 편에 속한다.

하여, 이 고야드란 나라는 세계의 대륙들까지 합치면 더더욱 소국으로 꼽힌다.

하지만 누구도 고야드를 무시하지 못했다.

‘검왕 바라드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후예라면 당연히 강해야만 했다.

하지만 강해지는 것은 결국 세월이 기반이 되어야 함이 맞다.

그런데, 지금 현수는 펜리르를 한 번에 때려눕힌 거다.

그리고 놀라워하는 그들처럼.

‘……도대체 얼마나 강해지신 거예요?’

이는 넬 역시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전장 곳곳.

현의 대장간 길드원들이 있었다.

‘현수 님, 이거 너무 사기 아닙니까?’

용기사 리셀이 감탄했고.

‘……나도 계속 증진해야겠군.’

탱커 바크를 비롯하여.

‘내 화살도 펜리르에게 엄청난 타격을 입히진 못했는데.’

이안 등, 무수히 많은 이들이 곳곳에서 길드 마스터 현수를 보며 감탄했다.

그러나 그 감탄과 정적은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기존 펜리르의 HP 양은 약 59%에 이르렀다.

그 역시 바라드와의 전투에서 꽤 많은 피해를 입었던 거다.

현재 놈의 HP 양.

[펜리르의 HP가 58%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분명 펜리르는 방금 전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하락한 HP 양은 고작 1%.

현수가 강해진 것은 맞으나 펜리르란 몬스터 자체가 얼마나 강한 존재인지 보여 주고 있었다.

***

[치명타가 터졌습니다.]

[44,310의 데미지를 입히셨습니다.]

저릿저릿-

쌍룡검으로 펜리르를 내리친 현수의 양팔이 찌르르 울린다.

몬스터가 아닌 거대한 철근을 내리친 듯하다.

또 치명타와 하늘에서 떨어지는 가속력을 더해 극대화된 데미지였음에도 펜리르의 HP는 고작 1%밖에 하락하지 않았다.

이를 통해 증명된다.

펜리르는 단순히 방어력이 높은 것뿐만이 아닌 HP 총량 역시 높은 몬스터라는 사실.

더불어 거대한 체구만큼이나 이제껏 느껴 보지 못한 공격력 역시 가지고 있으리라.

‘끓는다.’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펜리르를 보며 현수의 가슴이 뜨거워진다.

현수는 일전에 군단장 로브스를 쓰러트린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 로브스를 쓰러트릴 수 있었던 이유는 ‘극의(極意)’가 발동되어 줘서다.

둘 중 누가 더 강하냐 묻는다면 펜리르가 훨씬 우위에 있다.

군단장 로브스는 레벨이 높다고는 하지만 결국 테이머에 불과했다.

더불어, 그는 알고 있었다.

-악마강림. 전 세계에 퍼졌던 속보로 현재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고야드 함락전을 보기 위해 몰려들어 있습니다.

-현재, 그들은 펜리르를 땅에 꽂은 현수에게 집중합니다!

자신을 부정, 조롱하며 많은 것이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대중들.

‘2개월 동안 숨어 있었던 현수가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 말들로 현수의 가치를 깎아내렸던 자들은 오늘, 그 2개월 동안 숨어 있던 현수의 변화한 모습을 보게 되리라.

몸을 일으키는 펜리르.

눈의 크기가 현수만 한 놈이 기운을 발산한다.

“크르르르…….”

“끄으읍…….”

“크읍…….”

“으윽…….”

그저 분노한 펜리르를 마주한 것만으로도 곳곳에서 퍼지는 신음.

또 펜리르는, 스스로에게 붙여진 이명을 잘 알고 있다.

“나는, 태산이라 불린다.”

태산(太山).

거대하고 무너진 적 없는 거대한 산.

그를 부정할 수 있는 이는 없었다.

완전히 몸을 일으킨 펜리르의 체고 11m.

어지간한 성벽 높이와 맞먹고, 또 대조되게 현수는 1/6 크기밖에 되지 아니했다.

“아우우우우우우!”

발동된다.

고야드군의 사기를 무너트리고 그들에게 거대한 공포를 심었던 힘인, 늑대왕의 하울링.

그러나.

[명장의 긍지]

[상황에 따라 그 어떠한 상태이상도 저항합니다.]

“오늘 태산은 무너질 것이다.”

“……!?”

펜리르는 놀랐다.

가뿐히 저항해 낸 데 이어 고작 자신의 1/6 크기에 불과한 인간에게서 뿜어지는 기운이 자신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어서다.

펜리르는 자신이 삼켜지기 전에 먼저 움직이려 했다.

그러나, 현수가 한발 더 빨랐다.

11m의 체고.

거대한 자신이 어느새 날아오른 그의 앞에 끌어당겨져 있었음이다.

[당기기]

단숨에 펜리르를 당긴, 현수가 꽉 쥔 쌍룡검으로 놈을 후려친다.

쩌어어어어엉-!

쿠우웅-

그에 가격당한 펜리르가 한 걸음 물러선다.

그리고 현수.

‘후우우…….’

숨을 부드럽게 뱉으며 빠르게 움직인다.

쾅, 콰콰, 콰쾅, 쾅-!

순식간에 땅에 내려선 그가 빠른 스피드로, 펜리르를 사방팔방에서 타격한다.

“큭……!”

그때마다 거대한 충격에 휩싸이는 펜리르는, 마치 바라드와 마주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심지어 저 거대한 대도는 무엇인지, 한 번 직격할 때마다 자신의 육체가 휘청일 정도다.

그러나.

콰아아아아앙-!

고작 펜리르가 지면을 박차 충돌할 것만으로도 비상식적 알림이 강타했다.

[HP가 75%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쿨럭……!”

현수의 입에서 피가 토해진다.

날아가 처박히려던 그가 중심을 잡으며 또다시 자신을 날리기 위해 돌격하는 펜리르를 조우한다.

그 순간, 거대한 태산 앞에 작은 귀신이 걷는다.

“귀신걸음.”

퍼어어어엉-!

빛처럼 사라진 현수가 순식간에 펜리르의 옆구리를 강타하고.

쿠우웅-

위에서 떨어져 내려 놈을 내리친다.

사방팔방.

총 27회를 움직이는 현수에게 펜리르가 대응하지 못한다.

푸슈슈슈슈슈슈슈슈슉-

또 만백성과 군사. 펜리르의 죽음을 바라는 만인이 그의 몸에서 솟구치는 핏줄기를 보며 기원한다.

부디, 펜리르를 죽여 주기를.

그러나 그 27회의 귀신걸음의 끝.

[펜리르의 HP가 45%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모두의 눈에 절망이 깃든다.

현수는 펜리르를 여러 스킬을 적절히 섞으며 타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깎은 HP 양은 고작해야 약 13%에 불과했다.

펜리르의 HP 총량이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 주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었다.

더불어.

-현수 유저가 강해진 것은 맞는 걸로 보입니다.

-저 경이적인 딜량. 저 딜에 꽂히면 어지간한 하이랭커들도 정신을 차리기 힘들 것으로 사료됩니다.

-하지만 저 정도론 펜리르를 잡지 못합니다.

해설자들의 말을 전 세계 시청자들도 동감하고 있었다.

그 순간.

쩌어어어어억-!

펜리르의 아가리가 벌어졌다.

궁극기의 전조?

아니다.

펜리르는 네임드 몬스터이면서 특별한 마법을 부리는 존재다.

그는, 이 힘으로 바라드에게 중상을 입혔다.

[펜리르의 이빨.]

[전설조차 저항할 수 없습니다.]

[거대한 끌어당김이 펜리르의 아가리로 당신을 끌어당깁니다.]

흡사 그 모습은 손바닥에 무기가 감겨 들어가는 ‘회수’와 비슷하다.

코트를 입은 현수가 저항할 수 없는 힘에 의해 순식간에 끌어당겨진다.

“크흡!”

정신을 차렸을 때 그는 자신을 한입에 삼킬 만한 크기의 펜리르의 주둥아리 속에 있었다.

더불어, 이 펜리르의 이빨은 100% 적중하는 힘인 것과 함께 반즉사기의 힘을 보인다.

자그마치 75%에 가까웠던 현수의 HP 양.

펜리르가 턱에 힘을 준 순간 그가 짓눌린다.

콰자아아아아악-!

[HP가 12%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크학!”

단숨에 현수의 HP 60%가 삭제된다.

입안에서 축 늘어진 현수는 놈의 배 속에서 끓어 올라오는, 웃음의 진동을 느꼈다.

“이 정도로 날 죽이겠다 하다니. 우습다.”

펜리르는 이제껏 이런 자들을 많이 만나 왔다.

그중엔 실제 위협이 되는 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전부 펜리르의 이빨이란 단일 궁극기에 당겨 삼켜졌다.

쩌어어어억-

또 한 번, 펜리르의 입이 벌어진다.

-끝이군요.

-전문적인 데이터들을 추려 계산한 결과 현재 유저 현수가 남은 모든 공격기를 퍼부어도 펜리르의 HP는 20% 미만으로밖에 깎지 못합니다.

-이 강제 로그아웃 직전의 순간에 기적처럼 모든 것을 퍼붓는 데 성공한다고 해도 말이죠.

이는 전 세계 시청자들.

또 TV 앞, 컴퓨터 앞의 현수를 노리던 이들도 동감한다.

일본의 무사시.

“크하하학, 모든 걸 퍼부어도 못 잡겠군, 그런 놈이 저런 발언이라니.”

러시아의 카산드라.

“강해진 것은 맞으나 위협이 될 수준 자체가 아니군.”

베트남의 미오.

“고작, 이 정도였나? 첫 번째 전설이 너무 쉽게 죽는데?”

또 중국 폰드.

“확실하다, 기적적으로 모든 스킬을 성공시켜도 못 잡아.”

또 다른 곳.

그들과 다르게 보는.

아니, 해설자들 또는 하이랭커들의 안목을 초월하는 눈을 가진 두 명의 사내가 있었다.

바할라와 카벨이었다.

두 사람은 고개를 저었다.

‘못 느끼고 있는 건가?’

세계인들은 두 사람이 알아챈 것을 모르고 있었다.

그 첫 번째.

‘현수는, 지금 더 큰 힘을 가지게 되었다.’

이는 바할라, 카벨과 헤어지기 전보다 훨씬 큰 힘이라고 할 수 있다.

[명장 현수 Lv.403]

그건 헤어지기 전 레벨 399였던 현수가 레벨 400을 넘어섰다는 거다.

레벨 400이 되면 유저들은 그 혜택으로 추가 보상을 받는다.

물론 그는 아주 적은 양이나, 그 힘조차 강한 힘을 내기 마련이다.

하지만 카벨과 바할라도 의문이었다.

‘무슨 힘을 개방했는지 모르지만, 삼켜지기 직전인 지금 무슨 힘을 써도 죽일 수 없을 텐…… 음?’

그러다 카벨과 바할라의 등 뒤로 소름이 돋았다.

자신들이 반 박자 늦게 본 것.

그것을 이미 현수는 보고 있었다.

***

입을 쩍 벌린 펜리르가 위아래 턱을 힘차게 맞물리려 했다.

그러다 펜리르는 당황했다.

‘……뭐지?’

턱이 움직이지 않았다.

축 늘어졌던 현수의 목소리가 펜리르의 귓가에 꽂힌다.

“그대, 내 앞에 조아려라.”

쿠우우우우웅-!!

저항할 수 없는 절대지배의 힘이 펜리르를 강타한다.

그리고 펜리르는, 느낀다.

자신의 위턱과 아래턱을 누군가 잡고 끌어당기는 것처럼.

쩌저, 쩌어억-!

자신의 아가리가 최대한 크게 젖혀졌으며 그 안에 피와 침에 흠뻑 젖은 현수가 매서운 눈빛으로 쌍룡검을 뒤로 젖히고 있었다.

“……내가 일반적인 방법으로 어떻게 널 잡겠어.”

“……?”

지금, 펜리르는 지배당하고 있다.

그러나 히드라 때처럼 스스로 머리를 땅에 처박거나 하는 건 아니다.

단지 스스로 입을 쩌억 벌리게끔 세뇌당하고 있다.

또 펜리르는 그 말을 곱씹는다.

일반적이지 않은 방법은 무엇을 뜻하는 거지?

또 펜리르는 인정한다.

자신을 무너트리겠다는 현수의 말에 펜리르는 평소보다 흥분했다.

그럴 수밖에.

유치원생이 어른에게 ‘아저씨는 제가 간단히 이길 수 있어요’라고 진심을 담아 말하면 어떤 어른도 당황하고 어이없어하기 마련이다.

딱 그처럼이다.

그러나 딱 그처럼 느낀 감정이 만들어 낸 일.

현수가 웃었다.

혈귀대 8백을 쓸어버리고 몇 레벨 업을 했던 그.

[레벨 400을 달성하셨습니다.]

[새로운 스킬을 개방합니다.]

띠링!

[검왕의 검술의 계승자입니다.]

[당신의 성장은 특별했습니다.]

[400레벨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검왕 바라드가 왕명을 내려 후예로 지정했습니다.]

[누구도 걷지 못할 길입니다.]

[그로 인해 검왕 바스티스 가문의 혈통들에게만 전수되는 힘을 깨칩니다.]

[전설 스킬. 검의 폭주를 획득합니다.]

검의 폭주.

검왕 바라드가 사용하는 검의 울음의 상위 호환.

현수는 느낀다.

이 자리에서 가장 분노했고, 가장 힘들었고, 가장 슬펐던 이는 나의 친우인 바라드였을 것이다.

자신이 평생을 바쳐 지킨 나라가 한순간에 침략자들에 의해 무너지고 있었으니.

또 그런 바라드는 현수의 친우이기도 했다.

돌이켜 보면 현수는 항상 그에게 받기만 해 왔다.

이 검의 폭주도 마찬가지다.

오늘, 그 은혜를 되돌려준다.

“검의 폭주.”

쿠호오오오오오오-!

바스티스 가문의 직계들만이 익힐 수 있는 거대한 힘이 한 자루 검에서 폭주한다.

폭주하는 힘의 목적지.

“네 목구멍에 쑤셔 박아 주마.”

펜리르의 입안이었으며, 그 사실을 자각한 놈의 눈이 커다래진다.

펜리르와 전 세계 시청자들은, 느낀다.

오늘 태산(太山)은, 무너진다.


           


Genius Blacksmith’s Game

Genius Blacksmith’s Game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
Score 3.7
Status: Ongoing Native Language: Korean

The last blacksmith and master artisan left in the world. His hands are crippled in a forge fire, rendering him unable to craft any longer. But then, a virtual reality game, Ares, comes knocking on Hyun-soo’s door.

[Unrepairable Artifact.] [Cannot be crafted due to level restrictions.]

“Huh? I consider myself a manual blacksmith, though.”

For him, no system restrictions apply. The tumultuous game of the genius blacksmith beg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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