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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74

273화.

미국 전역은 충격에 휩싸였고, 군수산업과 관련 있는 NASA, 보잉, 록히드마틴 등에서도 일제히 조사가 이뤄졌다.

미국 상무부 산하 산업안전보장국(BIS)은 즉시 웨이화, TZE, 오보, 비포 등의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전자제품의 판매를 일체 중단시켰다.

미국 오프라인 상점에 있던 중국제품 매대는 아예 사라졌고,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판매페이지가 삭제됐다.

CIA는 미국 내의 슈퍼나노 유통망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고, 중국 쪽에도 협조공문을 보냈다.

슈퍼나노 측에서는 그 칩은 자신들이 삽입한 것도 아니며 그 칩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불분명하다고 햇지만, 그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슈퍼나노 서버를 사용한 다른 나라들 역시 일제히 점검에 들어가며, 중국기업의 스파이칩 논란은 국제적인 이슈로 번졌다.

한국정부 역시 슈퍼나노 서버를 사용하는 금감원과 거래소 조사에 나섰다.

정보가 빠져나가는 것도 문제지만, 만에 하나 사이버 공격이라도 받게 되면 금융거래망이 마비될 수도 있는 중대한 문제다.

미국언론들은 중국의 특허침해와 기술탈취 문제를 지적하는 보도를 연일 이어갔다.

미국 네티즌들은 들끓었다.

-중국놈들이 그동안 우리 정보를 훔쳐간 건가?

-그럼 저우차가 카로스의 기술을 베낀 것도 진짜인가?

-대체 안 베낀 게 뭐냐?

-중국은 미국을 우습게보고 있다.

-중국 제품을 쓰지 말자!

-이대로는 안 됩니다. 중국을 규제해야 합니다.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정치인들은 다들 뭘한 거냐?

-믿을 건 로날드 대통령뿐입니다!

-로날드 대통령을 지지한다!

로날드는 중국을 향해 으름장을 놓았다.

“중국은 그동안 우리의 정보와 기술을 도둑질해 자신들의 배를 불렸습니다. 대체 우리가 언제까지 참아야 합니까? 미국을 바보 취급하는 나라의 물건은 사줄 필요가 없습니다. 이번 일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해 책임을 묻고 배상금을 받아내겠습니다! 만약 중국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중국 제품은 미국에 발도 붙이지 못하게 될 겁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공화당과 민주당의 의견이 일치했다.

중국은 미국의 조사결과를 전면부정하고, 조사에도 일체 협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실 미국의 제안은 중국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다.

조사를 받게 되면 미국 사법기관이 중국기업의 핵심기술을 들여다보게 된다. 이것만으로도 곤란한데, 기술탈취의 배후에 중국정부와 관련이 있다는 게 밝혀지면, 그야말로 국제적인 지탄을 받게 될 것이다.

리쑤웨이 상무부장은 언론에 나서서 말했다.

“중국정부와 기업은 결코 다른 나라 기업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사실이 없습니다. 슈퍼나노 생산 공정 역시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며, 스파이칩이 어떤 경로를 통해 삽입됐는지에 대해서는 당국 역시 조사 중에 있습니다. 아직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빌미로 중국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행위는 명백한 WTO 규정 위반입니다. 만약 미국이 이를 실행한다면, 중국은 국가의 핵심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반격에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압박에 대해 강하게 입장 표명을 했지만, 물밑에서는 타협을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

그 증거로 갑자기 미국산 셰일가스와 농축산물 수입을 늘리기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전문가들 역시 무역전쟁은 양국이 피해를 입게 되는 만큼 극단적 상황으로 치닫기보다는 적정선에서 타협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는 로날드 스탬퍼라는 사람을 잘 몰라서 하는 소리다.

[(속보)미국, 500억 달러 수입품 900여 개 품목에 대해 25퍼센트 추가 관세 부과!]

[(긴급)미중무역전쟁 시작!]

[과연 중국의 대응은?]

[중국 미국의 조사에 협조할 것인가?]

[세계경제, 보호무역주의 심화되나?]

* * *

설마 했던 일이 현실로 벌어지자 전 세계가 깜짝 놀랐다.

중국은 부랴부랴 반격에 나섰다. 미국산 수입품 500억 달러에 대해 동일한 관세를 부과한 것이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우리도 관세를 부과할 수밖에 없다. 이는 중국의 생존을 위한 일이다.”

로날드는 코웃음을 쳤다.

“중국은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오히려 미국을 탓하고 있다. 이제 중국은 미국을 우습게 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중국이 관세를 부과한 지 이틀 만에 로날드는 추가로 중국산 수입품 2천억 달러에 대해 추가관세를 부과했다.

“이건 끝이 아니라 예고편에 불과하다. 중국이 계속해서 조사에 응하지 않는다면, 나머지 2500억 달러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하겠다.”

사실상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붙이겠다는 얘기였다. 심지어는 추가관세 규모도 50퍼센트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이렇게 되면 중국제품들은 가격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

물론 미국 역시 이에 따른 피해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관세로 인해 중국산 공산품의 가격이 치솟게 되는 만큼, 물가가 필연적으로 높아진다.

그러나 로날드는 상관없다는 태도였다. 경기가 호황에 접어들고 노동자들의 소득이 늘고 있는 만큼 다소의 물가상승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중국정부는 국익을 수호할 것이다!”

중국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추가관세 부과에 나섰고, 그중 대두와 옥수수가 집중 타깃이 됐다.

러스트벨트와 함께 로날드의 핵심지지층으로 분류되는 팜벨트(Farm Belt, 농업지대)를 직접 공격하겠다는 것이다.

로날드는 다른 일정을 취소하고 바로 노스다코타주로 날아갔다. 이곳의 대두 생산량 중 절반 이상이 중국으로 수출된다.

“중국은 비열한 수단으로 미국 농가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저를 지지한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죠. 그러나 걱정할 것 없습니다. 조금만 버티면, 우리는 승리하게 될 겁니다.”

그러면서 150억 달러의 긴급 지원책을 마련해 농민들을 달랬다.

미국 농민들의 피해는 또다시 중국 서민들의 피해로 이어졌다.

대두와 옥수수는 가축의 사료와 콩기름의 원료로 쓰인다. 관세부과로대두의 값이 폭등하자 돼지고기 가격과 콩기름 가격이 올랐다.

중국요리에서 돼지고기와 콩기름은 필수다. 그런데 미국산 제품의 수입이 줄고 가격이 뛰자 중국 식료품 물가가 치솟았다.

* * *

두 대국이 포문을 열어젖히고 포탄을 쏘아대자, 다른 나라와기업들은 불똥이 튀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했다.

다른 나라들의 우려에 대해 로날드는 딱 잘라 말했다.

“미국의 무역전쟁 타깃은 오로지 중국뿐이다!”

또한 아시아와 유럽 쪽의 수입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다른 나라들은 다들 뒷짐을 진 채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였다.

전 세계가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여 있는 만큼 무역전쟁은 모두가 손해를 보게 된다. 그러나 둘 중 어느 쪽의 피해가 더 클지는 자명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미국보다 중국의 피해가 훨씬 클 것으로 분석했다.

왜냐하면 미국의 대중수출액보다 중국의 대미수출액이 배 이상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은 관세부과뿐 아니라, 중국 첨단산업에 대한 본격 제재에 들어갔다.

생산장비 수출금지, 기술이전 제한, 인수합병 승인 거절 등등.

이로 인해 당장 진행 중이던 중국의 반도체 투자계획이 전부 발이 묶였고, 웨이화, TZE, 자오미 등의 미국 스타트업 인수합병 진행도 전부 중단됐다.

이에 리쑤웨이 상무부장은 분통을 터트렸다.

“중국은 기술개발도 하지 말라는 겁니까? 그럼 가난한 나라는 평생 가난하게 살아야 합니까?”

장핑화 주석은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세계는 자유무역 속에서 평화와 번영을 누렸습니다. 무역전쟁은 서로에게 손해와 상처를 남길 뿐입니다. 즉시 멈춰야 합니다.”

생각해 보면 웃기는 상황이다.

원래 미국은 신자유주의와 세계화를 내세우며 자유무역을 강조해 왔고, 중국은 보호무역을 통해 성장해왔다.

그런데 이제 서로 입장을 바꿔 반대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국제사회는 대부분은 중국이 그런 말을 할 처지냐며 어이없어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이야말로 정치적, 군사적 문제가생길 때마다 무역보복의 카드를 꺼내든 나라가 아니었던가?

일본과 센카쿠열도분쟁이 벌어지자 희토류 수출을 금지시켰고, 중국 저항인사 류사오보가 노벨상을 받자 이에 대한 항의 표시로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량을 축소했고, 필리핀과 분쟁이 일자 필리핀산 바나나와 과일의 검역을 강화했다.

오죽하면 한 나라의 지도자가 달라이라마(Dalai Lama)를 만나면, 그 나라의 대중수출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였다.

도저히 대국이라고는 볼 수 없을 만큼 치졸하고 치사한 방식이었다. 당하는 나라들 입장에서는 마땅히 손을 쓸 방법도 없었다.

그런데 이제 자신들이 무역보복을 당하게 되자 갑자기 자유무역의 수호자 같은 행세를 하는 것이다!

그동안 무역보복을 당한 국가들, 특히 직전까지도 두드려 맞던 한국은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아니, 한국 팰 때는 언제고, 지들이 미국에게 처맞자 갑자기 뭔 피해자 코스프레야?

-대륙의 내로남불?

-그런데 리쑤웨이는 뭔 헛소리야? 기술개발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그만 좀 베끼라는 거잖아. 안 베끼면 기술개발 못 하냐?

-아무리 중국이라도 천조국한테 처맞으니 답이 없구나.

-로날드 형님 파이팅! 아주 잘하고 계십니다.

-중국 지금 난리 났네요. 물가 치솟고, 위안화 떡락하고. 이제 부동산 거품도 꺼질 일만 남았나?

-인간적으로 중국산 쓰지 맙시다. 전 그래서 아무리 싸도 중국 스마트폰 안 쓰고 엔폰 씁니다.

-응. 그거 중국산. 엔폰 중국공장에서 만드는 거 모름?

-미세먼지나 좀 그만 수출해라, 개객끼들아.

-ㅋㅋ그런데 이거 생각해보면 시작은 강진후 아님?

-카로스 기술 빼돌렸다가 국가 전체가 털리는 중.

-강진후가 쏘아 올린 작은 공ㅋㅋㅋㅋ

-중국 강진후 땜에 완전 ㅈ됐음.

-내가 장핑화였으면 강진후 죽이고 싶었겠다^^

-그러게 왜 강진후를 건드림?

-아! ㅈㄴ 흥미진진하다. 개꿀잼.

로날드는 언제까지 무역전쟁을 계속할 거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이 게임을 끝내는 아주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됩니다. 그런데 어째서 중국은 그 쉬운 일을 하지 않는 겁니까? 대체 왜?”

두 패권국의 무역전쟁은 ‘게임’이라는 한 단어로 정의됐다. 그리고 로날드는 이제까지 게임에서 진 적이 없는 승부사다.

* * *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임진용 회장이 미국으로 날아왔다.

그는 재미있다는 듯 말했다.

“제대로 한 방 먹였군요. 대체 어떻게 찾아낸 겁니까?”

“운이 좋았어요. 그보다 서성전자 상황은 어때요?”

“일단 중국의 보복조치는 중단됐습니다.”

따로 발표는 없었지만, 중국은 은근슬쩍 서성전자와 은성차에 대한 제재를 풀었다.

미국과 분쟁에서 밀리고, 국제사회에 무역보복을 중단해야 한다고 호소하는 상황에서 특정 국가 기업에 대한 제재를 계속이어가기는 힘들었겠지.

서성전자는 빅원 당시 끌어올린 인지도 덕분에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엔폰과 맞서고 있었다. 하지만 중저가폰에서는 중국업체들에게 밀려 전체 점유율은 하락 중이었다.

그런데 이번 사태로 중국 스마트폰이 판매 중단되거나 불매운동 대상이 되며,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누렸다.

반면 중국 IT기업들은 그야말로 전 세계 제재대상에 올랐다.

미국에서는 스마트폰, TV, 노트북, 컴퓨터 등의 거의 모든 제품을 판매중단 시켰고, 유럽 국가들도 스파이칩에 대한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중국 전자장비의 판매를 제한했다.

택규가 말했다.

“그런데 이 와중에 CL텔레콤은 왜 웨이화의 통신장비 도입을 예정대로 하겠다는 건데?”

“뭐, 싸게 준다고 했나 보지.”

참고로 웨이화는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 진쯔룽이 세운 IT기업으로 중국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등에 업고 무선통신장비 분야에서 급속도로 성장했다. 이후에는 스마트폰 제조에도 뛰어들었고, 현재는 서성전자에 이어 전 세계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웨이화는 그동안 수차례 백도어와 특허침해 문제를 일으켰다. 스마트폰에 정보를 빼낼 수 있는 앱을 선탑재하질 않나, 경쟁사 서버에 접속해 자료를 빼가질 않나, 인민해방군 사이버부대에 해킹툴을 제공하질 않나.

게다가 중국 최대의 IT회사에 걸맞지 않게 비상장을 유지하고 있고(이후로도 상장계획은 없다고 한다) 지분관계도 확인이 안 된다. 사실상 중국 국영기업이라는 것이 모두의 판단이었다.

어쨌거나 대부분의 국가들에서웨이화의 통신장비 도입을 막고 있는 상황에서 CL텔레콤만 도입을예정대로 진행하기로결정한 것이다.

택규는 팔짱을 끼며 중얼거렸다.

“이건 백도어굴기라고 해야 하나?”

임진용 회장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한국은 수출주도형 국가고, 중국과 미국은 각각 1, 2위의 교역국입니다.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말처럼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 한국 입장에서도 크게 좋을 게 없을 겁니다.”

난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할 것 없어요. 금방 끝나게 될 테니까요.”


           


An Investor Who Sees The Future

An Investor Who Sees The Future

미래를 보는 투자자
Score 1.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There may be great entrepreneurs, but there are no great investors. That’s the reality of this country.”

One day, something started to appear before my eyes.
What could I possibly do with this ability?

From now on, I will reshape the global financial landsc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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