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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79

277. 약혼 Ep – 승패

“신탁?”

알바세테 남작이 되물었다. 자리에 앉은 그는 십여 년 만에 찾아와 이상한 소리를 늘어놓는 후배, 노엘을 미심쩍게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내가 소드마스터가 된 것도, 내게 이상한 느낌이 드는 이유도 신의 명이라는 겐가?”

“네.”

“허, 그것참…”

남작이 팔짱을 끼며 몸을 젖혔다.

다리를 꼬자 그가 입은 비단옷이 팽팽히 당겨지며 “터져! 이러다 터진다고!” 비명을 지르는 것만 같았다. 말도 안 되는 주장. 그러나 아르펜은 씨익,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것참 마음에 쏙 드는 말이로군. 내가 신의 사자(使者)인 셈인가. 하하하하! 하긴, 나같이 위대한 전사에게 그런 거룩한 임무가 주어지지 않았으면 말이 안 되긴 해.”

“……”

자화자찬하는 타입이로구나…

레이는 말문을 잃었다. 그의 아버지, 노엘은 것 보라는 듯이 아들을 곁눈질했다.

레이는 알바세테 남작에게 진실을 털어놓을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아버지가 아니고서야 세상의 그 누가 내 말을 믿어줄지 의심했는데, 아르펜은 자기도취에 취해 고개를 주억거렸다.

뒤이어진 말이 더 가관이었다. 남작은 제 머리를 쓸며 질문했다.

“내가 좀 잘나긴 했지. 내가 바로 고작 열다섯 살에 마수를 사냥하신 몸이란 말이야. 드록사라는 내 고향 친구랑. 하지만 내가 마수를 잡고 기뻐했을 것 같나?”

“…”

답변을 바라는 질문이 아니었다. 남작은 절대 그럴 리 없다는 듯이 팔을 X자로 교차했다. 그러곤 양팔을 쫙! 넓게 펼치는 모양새가 무려 산뜻하기까지 하다.

“전혀! 대전사의 시련, 하하! 그딴 건 내게 시련도 아니었어. 너무 쉬워서 난 실망하고 말았지. 그래서 이 몸은 다른 시련을 찾아 나섰다, 이 말이야. 그게 뭔지 알아?”

“…”

“드록사는 ‘얼음섬’에 가보자고 하더군. 청련달이 떠오르는 날이면 마수가 얼어붙은 바다를 깨고 무더기로 올라오는 곳이라나 뭐라나… 하지만 고작 마수를 사냥하는 게 시련으로 느껴지지 않았던 난 더 어려운 걸 성취하고 싶었어. 그것이 무엇인가 하면…”

“기사가 되어 귀족이 되고자 하셨죠. 죄송하지만 선배님, 그 말씀을 제가 너무 많이 들었습니다.”

노엘이 적절히 끼어들었다. 그러나 아르펜의 자화자찬을 막을 수가 없었다.

“어허. 가만히 있어. 여기서부터가 진짜 재미있는 건데. 내 위대한 업적을 듣고자 기다리는 청년이 여기 있지 않은가. 크흠! 잠깐. 그런데… 내가 어디까지 말했지?”

“…마우닌-레티이 대회에서 입상해 기사가 되셨다는 것까지 말씀하셨습니다, 선배님. 드록사라는 친구분도 입상하셨는데, 기사가 되진 않으셨다고요. 그분은 고향으로 내려가시고, 선배님은 수도에 남으셨죠.”

“그래? 아, 맞아 그랬지. 대회에서 입상한 난 기사가 되었는데, 세상에, 노엘 이 친구는 그런 것 못 느껴봤겠지만, 차별이 엄청났지. 도끼나 다루는 전사가 뭔 기사냐, 검을 쓰지 않을 거면 나가라, 하다못해 창으로 바꿔라… 잡소리가 많더군. 하! 기분 나빠서 난 안 바꿨어. 제3 기사단 녀석들은 아직도 그러는 것 같던데, 내가 단단히 벼르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해. 어디 걸리기만 해 봐라. 아주 박살을…”

“어? 하지만 남작님께서는 대검을 쓰신다고 들었는데요? 제가 잘못 안 건가요?”

레이의 질문이었다. 노엘 덱스터는 “아이고…” 옅게 앓는 소리를 내고 말았다. 아르펜은 방긋 웃었다.

기껏 마우닌-레티이 대회에 참가하는 과정을 생략해놨더니…

그도 그럴 것이 방금 레이가 한 질문은 알바세테 남작이 가장 듣고 싶어 하는 것이었다.

누가 자기한테 안 물어봐 주나, 일부러 대검을 검집조차 없이 들고 다니는 인간이어서 노엘은 장기전에 돌입했다. 술을 따르고, 소파에 등을 기댔다. 뒤이어 그가 스무 번도 더 들은 이야기가 이어졌다.

“아아주 좋은 질문이야. 내가 도끼를 대검으로 바꾸게 된 계기가 있었지! 햐… 어디서부터 말해주는 게 이 장래가 창창한 소드마스터 조카님께 도움이 될까… 아, 그래. 구일 전쟁 때였지. 세상 사람이 다 알다시피 난 아스틴 왕국의 편에 서서 그 험난했던 내전을 승리로 이끈 몸이란 말이야. 자네 아버지는 수도에 남아 활약했지만, 나는 아스란 왕국, 전 영토를 돌아다니며 싸웠어. 노엘, 자네도 같이 갔으면 재미있었을 텐데… 이 친구는 결혼해 아이가 있다는 이유로 수도에 남았지. 어쨌든 나는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우리 측 파벌 귀족가의 영지전에 개입해 승승장구했지. 나 아니었음 못 이겼어. 당연한 말이지만.”

레이가 아차, 싶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아르펜은 심드렁한 후배, 노엘에게서 시선을 떼고 레이를 향해 돌아앉았다. 거대한 엉덩이가 비비적, 소파를 깔아뭉개고, 아르펜 남작의 무용담이 끝없이 이어졌다.

당시에 아주 잘 나가던 ‘팜필리 백작가’를 포함한 수많은 가문의 군대를 때려 부수고, 몸을 사리던 토착민 부족들을 설득해 한편으로 끌어들였으며, 중립을 선언한 ‘카미츠 마탑’에 찾아가 마법사들을 설득했다는 둥…

아함-

대체 그가 대검을 쓰게 된 이유는 언제쯤 나오는 걸까. 남작은 묘한 언변을 부렸다. 중간중간에 “이때까지는 도끼를 썼지.” 처음에 던져둔 주제를 상기시키며 말을 이어가는지라 끼어들기도 뭣했다.

노엘이 꾸벅꾸벅 졸고, 레이의 머리가 멍해질 즈음에서야 그 주제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르펜이 자랑스럽게 말했다.

“…해서 놈들을 싹 물리칠 작전을 수립하던 밤이었지. 난 문득 내가 소드마스터가 됐다는 걸 알았어. 자네도 소드마스터이니 알겠지만, 도끼가 나와 한 몸으로 느껴지더군. 하하. 이제 적들을 때려잡을 일만 남은 거야. 그래도 워낙 피해가 컸던지라 난 내가 소드마스터가 되었노라 선전했지. 그러면 놈들이 다들 항복할 거라 생각했는데… 어랍쇼? 저쪽에서도 소드마스터가 탄생했더군. 자코브 모드레드 백작이라고… 에라이, 이러면 똑같잖아.”

“저… 남작님. 그래서 남작님께서 대검을 쓰게 된 이유가… 아니, 그것보다도 신탁이…”

이젠 그가 왜 도끼를 버리고 대검으로 갈아탔는지 따위는 궁금하지도 않았다. 그만 좀 떠들고 본론으로 넘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는데, 남작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가만있어 봐. 거의 다 왔으니까. 저쪽에도 소드마스터가 생겼으니 아이고야, 전쟁이 길어지겠다고 생각하던 때였어. 그때 정말 큰 사건이 터졌지. 파올로와 페트라 드 클라우스… 두 사람이 저의 아버지를 각각 살해한 거야. 그러곤 뭐? 자기들이 왕위에 오르겠다대. 아니, 이게 뭔 개소리야. 한 나라에 두 왕이라니. 알고 보니 나라를 둘로 쪼개어 각각 통치하겠다는 거였는데, 자네가 내 입장이었으면 어땠겠나?”

“…글쎄요.”

레이가 심드렁하게 답했다. 뭐라고 하든 어차피 남작 혼자서 떠들어댈 것이었다.

“생각해 보게! 어처구니가 없지 않았겠나! 내가 몇 년을 싸웠는데! 무려 3년을 싸웠어. 삼! 년!”

“…그랬군요. 납득하기 어려우셨겠습니다…”

“그래! 그런데 그딴 식으로 평화 협정을 맺겠다니. 용납이 안 되더군. 해서 난 결판을 짓기로 마음먹었네. 모드레드 백작에게 서신을 보냈지. 이대로 왕국이 갈라지는 꼴을 난 못 보겠으니까, 우리끼리 붙어서 담판을 짓자고. 우리 둘 중 한쪽이 사라지면 지금 수도에서 진행 중인 평화 협정이 무위로 돌아가지 않겠느냐는 거였어.”

……뭐라고?

시큰둥했던 레이의 눈에 그제야 생기가 돌았다. 아르펜은 이걸 기대했다는 듯이 씨익, 미소 지었다.

“자코브, 그 친구도 수락하더군. 서로 증인이 되어줄 참관인 한 명만 대동하고, 만났지. 내 입으로 말하긴 뭐하지만… 햐, 세기의 대결이었어.”

모드레드 백작과 싸웠던, 바로 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여태껏 떠들어댄 것이다. 레이는 자기가 그의 말발에 넘어갔음을 알았지만, 경청할 수밖에 없었다.

아르펜 알바세테는 레이의 반응에 무척 만족스러워하며 그 최후의 결전을 회상했다.

+ + +

“그쪽이 자코브 모드레드 백작인가? 들은 것보다 작군.”

지금으로부터 십여 년 전. 삼십 대 초반의 아르펜이 물었다.

이때 아르펜은 남작이 아니어서 아무리 적이라도 귀족인 자코브에게 존칭을 써야 할 것이었으나,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자코브의 작은 체구를 들먹이며 도발했다.

자코브 모드레드 백작은 조금 어처구니없어하며 나지막이 답했다.

“우린 초면이 아니오만…”

“그런가? 난 초면인데.”

“…수도에서 만난 적이 있지 않소. 5년 전 회식 자리에서. 당신이 나더러 모드레드 백작가의 후계자인 내가 무엇 하러 근위기사가 됐느냐고 묻지 않았소.”

“그랬나? 왜 근위기사가 됐는데?”

“…됐소. 당신이라면 왠지 말이 통할 것도 같았건만… 부질없는 기대였군.”

“뭐야, 미안하게 해서 심리전의 우위를 가져가려는 속셈인가? 생긴 것처럼 얍삽하군.”

허!

자코브가 코웃음을 쳤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자코브 모드레드 백작은 대단한 미남이었다.

백작가 대대로 이어져 온 또렷한 턱선과 흐림 없는 콧날, 자코브만의 고운 입술이 더해져 어릴 적에는 미소년으로 불렸고, 성년이 되었을 무렵에는 뭇 영애들의 방심을 흔들었다. 모드레드 백작가가 경제적으로 몰락해가고 있음에도 그랬다.

그런 백작에게 얍삽하게 생겼다니.

적어도 눈꺼풀이 거의 없다시피하고, 얼굴이 울퉁불퉁, 험악하게 생긴 아르펜이 할 말은 아니었다. 그는 결혼은커녕 여자 손도 못 잡아봤다.

아르펜에게 어떤 하자가 있어서는 아니다. 그저 너무 무섭게 생겨서… 훤한 대낮에도 자지러지게 생긴 걸 어쩌랴. 그가 그의 고향, 알바세테 부족에 남았더라면 몰라도 수도, 바르나울에서는 도저히 신붓감을 찾을 수가 없었다.

혼기를 놓친, 그러나 아직은 젊은 아르펜 알바세테가 약간의 시기를 담아 말했다.

“아니야? 그럼 가타부타 말할 것 없지. 덤벼. 서신으로 말했다시피, 생사결이야.”

“……좋소. 바라던 바요.”

소드마스터와 붙다니.

자신도 소드마스터이지만, 대단한 강적과 싸운다는 생각에 흥분이 앞섰다. 아르펜의 양손 도끼가 새파랗게 불타올랐다.

자코브 모드레드의 ‘소드브레이커’도 마찬가지였다. 움푹움푹 파인 검날에 하얀 섬광이 어리고, 구일 전쟁이 낳은 위대한 두 소드마스터가 격돌했다.

하지만…

“와핫핫핫핫! 겨우 이거냐? 겨우? 소드마스터라고 다 같지가 않구나!”

대지를 가르는 푸른 도끼질. 파란 오러(Aura)에 휩싸인 도끼날이 넓은 잔영을 남기며 백작을 몰아붙였다.

아르펜의 신체 능력이 압도적이어서다. 그가 배불뚝이 배를 돌릴 때마다 파공성이 터졌고, 체구가 작은 모드레드 백작이 날아올랐다. 더군다나 아르펜은 단지 힘으로만 상대를 몰아붙이는 게 아니었다.

“윽!”

“파하하핫! 어떠냐? 이런 건 처음 봤지? 기사 놈들, 도끼가 뭐 어쩌고 어째?”

아르펜은 1m의 자루가 달린 도끼를 능수능란하게 다뤘다.

도낏자루를 짧게 잡아 끊어치기도 하고, 때때로 도끼의 턱(Axe jaw)을 잡아 도낏자루로 예상치 못한 공격을 감행했다. 도끼 머리가 올랐다 내려갔다, 들어갔다 나왔다 출납이 자유로운 경지였다.

제3 기사단에 입단해 기사가 무슨 도끼냐? 온갖 핀잔을 먹으며 갈고닦은 아르펜만의 도끼술이라 하겠다.

그러나 도끼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으니…

“이런.”

“하하하. 소드마스터가 되면서 나만 손해를 본 줄 알았더니, 당신도 그렇구려.”

도끼의 면적이 너무 넓었다.

검에처럼 오러가 단단히 밀집하지 못하고 도끼 머리에 분산되는지라 소모가 심하고, 약했다. 자코브 모르레드 백작의 ‘무기 파괴술’이 점차 성과를 내고 있었다.

“…얍삽하게 남의 무기나 부수려 들다니. 네가 그러고도 기사냐?”

“고작 도끼 따위나 쓰는 전사에게 그런 말을 듣고 싶진 않구려. 내 승리외다!”

자코브가 아르펜의 금 간 도끼를 마저 부숴버릴 요량으로 검을 내리찍었다. 아르펜 알바세테는 으드득, 분노했다.

“도끼가 뭐 어쨌다고! 개새끼들! 죽어라!!”

아르펜이 도끼를 크게 휘둘렀다.

자코브가 “어엇?!” 당황한 그때, 검과 도끼가 쩡! 충돌하면서 도끼 머리가 산산이 터져나갔다. 자코브는 그 파편에 얻어맞아 쓰러졌다.

“갸아아아악! 이언… 비어어그…”

“뭐야? 크하하하핫!”

도끼를 잃어버리며 꼼짝없이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백작의 꼴이 말이 아니었다. 도끼 파편에 맞아 그의 턱, 하관이 반쯤 부서져 있다.

아르펜이 박장대소했다.

“반반한 얼굴이 보기 좋아졌구나!”

“주… 주이다…”

“그래! 덤벼라. 시간을 조금만 끌어도 내가 이기겠는걸? 푸하하하! 웃겨서 집중이 안 되네.”

“이익!!”

“백작님! 잠시만요!”

모드레드 백작이 피를 철철 흘리며 땅을 박찼을 때였다. 승패를 지켜보러 온 참관인이 끼어들어 백작을 부둥켜안았다.

“당장 가서 치료받으셔야 합니다. 안 그러면 죽습니다.”

“오아! 애 어아익을 여 주이고 가 어이다!! 오으아 하여악!!”

“뒈지기 전에 얼른 덤벼 병신새끼야.”

“아르펜 님! 아르펜 님도 멈추십시오. 굳이 따지자면 무기를 잃은 순간 아르펜 님께서도 패했습니다.”

“지긴 누가 졌다는 거야? 무기가 없다고 내가 질 것 같아?”

모드레드 백작의 검이 매섭게 불타올랐다. 아르펜이 데려온 참관인은 “네.” 단호하게 말했다.

“이러다간 두 분 다 죽습니다. 다음… 다음을 기약하시죠.”

“다음은 없어, 씨발! 나라가 둘로 쪼개지게 생겼는데 무슨 다음이야! 놔, 어쭈? 안 놔?”

하필 데려온 참관인이 양쪽 다 기사였다. 아르펜이 저에게 달라붙은 기사를 흠씬 두들겨 패서 떼어냈을 땐 자코브가 한참을 바둥거리다가 실신한 상태였다.

자코브가 데려온 참관인은 아르펜을 힐끔 바라보곤 백작을 업고서 달아나버렸다. 아르펜은 뒤따라가지 못하고 “에라이…” 작게 투덜거렸다.

그가 돌아서서 물었다.

“이러면 누가 이긴 거냐?”

+ + +

“글…… 쎄요?”

“글쎄요는 뭐가 글쎄요야. 빨리 말해 봐. 누가 이긴 것 같아?”

“무승부가 아닐까요? 참관인이 없었으면 두 분 다 돌아가셨겠군요.”

“아니지.”

아르펜 남작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결과가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내가 진 거야.”

“어째서 그렇죠?”

“자코브가 파편에 맞은 건 사고였거든. 내가 파편으로 놈을 쓰러뜨릴 생각이 있었으면 내가 이긴 거겠지만, 난 그럴 생각이 없었어. 그러니 내가 진 거지.”

“…의외네요.”

“뭐가?”

“본인이 이기신 거라고 박박 우길 줄 알았거든요.”

“이게 날 뭐로 보고… 어쨌든 그래서 도끼를 버렸어. 녀석과 다시 맞붙었을 때, 도끼로는 못 이길 것 같아서. 나도 늦게서야 검을 들어보고 알게 된 건데, 검이 만병지왕(萬兵之王)이라 불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더군. 도끼처럼 한쪽에 치우치지 않았어. 창이 그나마 나은데, 창은 ‘간격(間隔)’에 치우쳤지. 드록사라는 내 친구가 창을 다뤄서 알아.”

“그렇군요…”

레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르펜은 더는 할 말이 없다는 듯이 조용히 술을 들이켜기 시작했는데, 그의 이야기를 곱씹던 레이는 불현듯 무언가를 깨달아버렸다.

‘이런 씨발! 이 인간 얘기 듣다가 하루가 날아갔네!’

창가에 노을이 지고 있었다.

아르펜의 표정은… 무척 상쾌하다. 얄밉게도.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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