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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87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287화

말에서 내려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옮길 때마다, 갑옷 안으로 스며드는 진흙탕의 감촉이 느껴진다.

처음과 비교하여 확연히 느려진 걸음걸이.

하나, 느려진 것은 나 뿐이 아니었다.

“크윽!”

내가 다가오는 것을 견제하기 위함인지 레이가 조종하는 장수가 창을 휘두르며 거리 유지를 하려 하지만, 한 번 바닥에 엎어졌던 만큼 내가 더 빨랐다.

카각──!

갑옷 표면에 긁혀 들어가며 튀는 불꽃.

갑옷은 칼과 부딪힌 모양을 따라 그대로 움푹 파였다.

가까스로 중심을 되찾은 녀석은, 다음 공격을 대비하며 이쪽을 향해 창을 겨눈다.

“확실히 대단하긴 하네.”

방금의 공격으로 상당한 대미지가 들어갔을 것이 분명함에도, 녀석의 자세에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다.

과연, 기사라는 건가.

“들어와.”

“말 안 해도 그럴 거야.”

하지만 감탄하기도 잠시, 지금은 그저 쓰러트려야 할 적일 뿐.

대미지를 완전하게 회복하기 전에 녀석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때, 창의 긴 리치를 활용한 매서운 찌르기가 내 심장을 향해 날아왔다.

이에 옆으로 몸을 기울여 점 공격을 피해 내자, 녀석은 창을 그대로 옆으로 휘두르며 내 몸을 타격하며 밀쳐 내려 했다.

“크윽!”

하지만 이 정도 충격은 이미 각오한 상태.

바닥이 물러진 탓에 충격이 온전히 전달되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그대로 팔 사이에 녀석의 창을 끼워 넣어 움직임을 봉한 뒤, 머리를 향해 장검을 내지른다.

───!

이에 녀석은 목을 옆으로 꺾어 장검을 피했으나, 횡 공격이 가능한 것은 나도 마찬가지.

그대로 옆을 향해 그으려고 하자, 녀석이 창을 놓은 채 내 몸을 붙잡으며 태클을 시도했다.

철퍽.

그대로 진흙탕에 빠진 백의 무장과 흑의 무장.

서로가 엎치락뒤치락하는 과정에서 두 캐릭터의 갑옷은 진흙투성이가 되고, 색으로는 더 이상 구분할 수 없게 되었다.

-그야말로 치열한 접전입니다!!

-이게 결승이죠! 이게 진짜 결승이죠!

내 옆으로 녀석의 건틀릿이 내려꽂힌다. 목을 틀어 그것을 피한 뒤 팔로 감싸 스위치를 시도.

하지만 놈은 몸을 앞으로 숙여 상체를 붙여 왔다. 이대로 굳히기를 하려는 듯 꼿꼿하기 그지없는 자세.

하지만 맨몸 싸움이라면 이쪽도 자신 있는 부분.

난 그대로 허리를 튕겨 내며 탄력을 받은 뒤, 순식간에 녀석을 아래로 깔아뭉개 위치를 바꿨다.

-아아! 결국 위치가 바뀌는 두 사람!

-무장이 원래 저 정도로 정교하게 컨트롤할 수 있었던가요? 그야말로 궤를 달리하는 오러 컨트롤! 이런 화려한 맨몸 싸움은 난생처음 봅니다!

투둑 투둑 하고 투구 뒤로 떨어지는 빗물이 느껴진다.

오러 컨트롤을 극상으로 끌어올리며 감각이 거의 일체화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쾅! 소리와 함께 녀석의 머리로 내 주먹이 작렬한다.

쾅! 쾅! 쾅!

내 진짜 몸과는 달리 연약한이 주먹질로는 일격에 녀석을 쓰러뜨릴 수 없었기 때문.

게다가 진흙탕 위에서 자동으로 줄어드는 스태미나 게이지 때문에 시간을 오래 끌 순 없다.

이대로 승기를 잡아야 했다.

결국 내 아래 깔린 녀석은 양팔을 들어 올려 얼굴을 가드하는 쪽을 택했다.

그러든지 말든지, 이쪽은 계속해서 주먹을 날린다.

쾅! 쾅! 쾅! 쾅! 쾅!

레이의 장수는 가드를 올린 채 허리를 튕기며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이미 충격으로 인해 진탕에 몸이 박혀 버린 움직임에 제대로 된 힘이 전달될 리는 없었다.

“이런 망할……!”

아래에서 주먹이 휘둘러졌다.

악에 받친 고함과 함께 방어를 포기하고 공세로 되돌린 녀석.

하지만.

“설마, 일부로 져 주려고 살살 치는 거야?”

위에서 전달되는 힘과 아래서 전달되는 힘이 같을 리는 없었다.

콰직─!

-이걸로…… 무장끼리의 대결은 끝난 듯하죠?

-그렇습니다. 이대로라면 뭐, 방법이 없거든요. 이미 레이 펜드래곤 선수의 몸은 땅에 반 이상 박혀 있으니까요.

-아아아! 결국 펜드래곤 선수의 백팀 무장 게이지가 완전히 사라지고 맙니다!

결국 추욱 늘어지며 더 이상 움직이지 않게 된 백팀 무장.

그 모습을 확인한 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며 고개를 들었다.

투욱- 투욱-

비가 그치고 있었다.

서서히 개기 시작하는 먹구름 사이고 밝은 광명이 펼쳐지며, 나를 향해 달려오는 무수한 군단의 모습이 보였다.

그래, 일기토가 끝났으니 지금부터는 군대와 군대의 싸움이 이어지겠지.

잔뜩 찌그러진 투구를 집어 던지고 추욱 늘어진 앞머리를 위로 쓸어 올린다.

이미 땅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기다란 장검. 그것을 집어 든 뒤 전방을 향해 치켜든 나는 지금 이 승리를 만끽하며 말했다.

“전군, 돌격.”

사실 명령은 내가 하는 게 아니지만…… 뭐, 어쩌겠는가.

이편이 좀 더 멋있는 것을.

* * *

결국 3세트마저 우리의 손에 떨어지며 5전 3승으로 우리가 우승하게 되었다.

그 증거로 내 손에 들린 유물. ‘녹색 허리띠’.

[이름 : 녹색 허리띠]

[등급 : 유물]

[종류 : 허리띠]

[설명 : 아서왕의 전설 속에 등장하는 가웨인 경의 허리띠입니다. 착용 시 태양의 높이에 따라 착용자의 힘이 상승합니다.]

단순하지만 강력한 설명이 박혀 있는 물건.

그 물건을 큐브 속에 집어넣으며 싱긋 웃자, 옆에 서 있던 제갈현호가 툭 하고 내 어깨를 쳤다.

“결국 이걸 해냈네? 유진 후배.”

“선배님 덕분이죠. 선배님이 아니었다면 여기까지도 못 왔을 겁니다.”

결승전이 끝나고 나서, 레이 펜드래곤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목표로 하던 녹색 허리띠가 내 손에 주어졌으니, 이미 이곳을 뜬 걸지도 몰랐다.

그게 아니라면…… 내게 처참히 진 것이 부끄러워 도망간 걸 수도 있었다.

자존심 하나는 무척 강한 녀석이니까.

“참, 이제 이거 드려야겠죠.”

나는 품속에 미리 준비해 두었던 작은 액자를 꺼내서 제갈현호에게 건넸다.

겉보기만 해도 무척 고급스러워 보이는 그것.

“이, 이게 그!”

“네, 그겁니다.”

바로 망나니룡 홀로그램 카드였다.

이에 황급히 그것을 건네받는 그.

“하~ 드디어 이게 내 손에 들어오는구나. 고마워! 진짜 고마워 후배님!”

내 입장에서는 유물도 아닌, 심지어 집에 몇 개 더 있는 아무런 가치가 없는 종이 쪼가리에 불과했지만, 지금의 그는 이게 그 어떤 유물보다 소중하다는 듯 행복해했다.

만족하니 다행이네.

“나름 아끼던 녀석이니 소중히 써 주세요.”

“그럼! 오늘부터 얘는 내 아들이야. 과할 정도로 애지중지 아껴 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

어째서인지 결승전에서 이길 때보다도 더욱 행복해 보이는 표정을 짓는 그.

그래, 행복하면 된 거겠지.

자, 그럼.

‘난 이 벨트를 어떻게 써 먹을지 고민해 볼까?’

행복한 고민의 시작이다.

* * *

녹색 허리띠.

강력한 무구임은 분명하지만 명확한 단점도 존재했다.

그것은 바로 낮에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 그렇기에 이대로는 쓸 수 없지만…….

방법은 있었다.

“분명 조합법이…… 월석이랑 밤의 파편이었지?”

녹색 허리띠는 허리띠라는 액세서리의 특성상 개조에 따라 완전 다른 성능으로 만들 수 있는 물건.

기식(器飾)과 쓰이는 재료에 따라선 낮에만 발동하는 이 강력한 능력 역시 다르게 변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나는 그 경험을 토대로 이 장비를 한 단계 더 강화시킬 생각이었다.

다만.

“역시 재료를 구하기 위해선 거기에 갈 수밖에 없나.”

중심 재료들이 블랙 마켓에서 아주 가끔 출몰하는 레어한 소재인 만큼, 직접 그곳에 가야만 했다.

문제가 있다면 그 위치가 칼리오네의 구역이 아닌 빌런들의 영역에 있다는 점.

하지만 이것도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일단 이렇게 하면 되겠지.”

숲속에서 모습을 숨기려면 나무가 되면 되는 법.

【광대식 메이크업】을 통해 몸 전체의 체형을 알아보기 힘들어지도록 만들고, 복장 역시 암약의 모습대로 검은 일렁임이 일어나는 복장을 착용하였다.

즉, 특징적이나 특정할 수 없는 모습.

“이 정도면 적당히 빌런으로 보이겠지.”

완벽한 변장을 한 채, 그대로 저택을 빠져나온 내가 도착한 곳은 한강에 있는 한 선착장이었다.

화려한 불빛을 내뿜으며 한강 위에 떠 있는 거대한 유람선. 그곳으로 향하는 선착장의 입구엔 아무런 특징도 없는 평범한 남성 직원이 서 있었다.

무척이나 수상한 차림을 한 내가 다가갔음에도 불구하고 표정 하나 바뀌지 않은 채, 그저 손을 내미는 그.

“티켓을 보여 주시겠습니까?”

티켓은 무슨, 게임할 때 자주 들었던 익숙한 장난질에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여기서 말하는 티켓이란 바로 이 구역에 들어갈 수 있음을 증명해 보라는 암어.

즉.

“암약(暗躍).”

빌런명을 의미했다.

그리고 나는 다른 이들에게 단 한 번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에 온전히 탈취했던 신분, 암약의 이름을 사용했다.

생각지도 못한 명칭에 무표정하던 직원의 얼굴이 움찔 떨린다.

“……손님?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암약. 여기서 한 번 더 말하게 하면 죽이겠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할 수 없는 끔찍한 울림.

순간, 남성의 표정이 추욱 늘어짐과 동시에 날카로운 표정으로 변한다.

“──당신이 암약이라고?”

남자의 입으로부터 방금까지의 목소리가 아닌, 간드러진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흐응, 이거 꽤 신기하네. 암약은 지금까지 어느 누구에게도, 심지어 내게도 그 모습을 보이지 않았는데. 왜 하필 오늘 모습을 보이면서까지 이곳에 찾아온 걸까?”

“그만큼 중요한 일이니까.”

내 모습에 의심부터 하는 녀석.

그야 그러겠지.

겉보기에는 평범한 직원처럼 보이지만, 그 정체는 빌런 연합 간부의 일각을 담당하고 있는 빌런.

녀석에게 있어서는 합당한 의문일 터였다.

사실상 이 자리는 암약이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이는 첫 행사나 다름없었을 테니까.

“네가 진짜 암약이라면, 그 증거를 가져와 봐.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정 덩어리 씨.”

“결국 나를 시험하려 드는군.”

뭐, 믿게 해 달라고 하면 믿게 해 줄 수밖에 없지.

“카이로. 매와 고양이. 런던. 흑요정의 잠. 중국. 왕룡성체. 미국. B-35 하수도의 A-1 통로 끝자락…….”

내 입에서 술술 나오기 시작하는 세계 각 도시와 그곳에 있는 건물들.

지금 내 입에서 나오는 장소들은 모두 빌런 협회가 보유한 비밀 접선장. 그리고 암약에게 의뢰를 맡길 때 사용하는 장소기도 했다.

무엇보다.

“……더 이야기해야겠나. 돌체 퍼핏.”

빌런명 돌체 퍼핏.

세계 곳곳에 자신 소유의 블랙 마켓을 보유하고 있는 빌런이자 빌런 연합의 간부 중 하나.

이 시기에 녀석이 여기 있으리란 것은 이미 예상이 끝나 있었다.

“……아니야, 됐어. 이 정도면 충분한 거 같네.”

나를 향한 시험이 끝난 것인지, 녀석이 조종하는 남자가 팔을 휙휙 저으며 내게 말했다.

“들어가도 좋아. 암약 씨…… 불필요한 말썽은 피우지 말고.”

“노력해 보도록 하지.”

그렇게 선착장을 지나쳐 배 위로 오르자, 주변에 샴페인을 든 이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이들 모두가 오늘 블랙 마켓을 이용하기 위해 모인 이들.

천천히 고개를 돌려 가며 그들을 살피고 있자 직원으로 보이는 여성이 다가와 내게 샴페인을 건넸다.

“손님, 샴페인 좀 드시겠습니까?”

됐다는 뜻으로 손을 휘적휘적 내젓자 고개를 끄덕이는 직원.

“오늘의 블랙 마켓은 여명이 떠오를 때까지 진행되며, 1차 경매는 앞으로 2시간 뒤에 시작될 예정입니다. 부디, 즐겁게 즐겨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렇게 고개를 숙이며 퇴장하는 직원.

확실히 여기까지 왔는데 경매 품목이 궁금하기도 했기에, 우선은 빠르게 주변을 둘러보며 내가 찾는 상품들을 찾아보기로 했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폴리 마켓들이 모인 여객선의 2층으로 향한다.

이미 입구부터 보따리를 펼친 채 각자 물건을 팔고 있는 상인들.

물건 하나하나가 쉽게 볼 수 없는 품목인 것은 물론, 파는 녀석들의 실력 역시 심상치 않아 보였다.

오랜만에 맛보는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가 가슴을 뛰게 만들 정도.

가장 먼저 내가 구하려 하는 것은 월석이라 불리는 아이템.

천천히 가판을 둘러보며 발걸음을 옮기고 있자, 슬슬 주변에서 시선이 느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난생처음 보는 캐릭터의 등장.

눈에 띄고자 하는 의도는 없었지만, 체형을 알아볼 수 없도록 끊임없이 일렁이게 한 내 복장은 주변의 이목을 끌기 충분한 모양이다.

그리고 이런 곳의 국룰은 바로 ‘처음 보는 녀석을 경계할 것’.

“어이 거기, 처음 보는 얼굴인데?”

클리셰나 다름없는 대사에 자연스레 지어지는 미소.

“……나 말인가?”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는 당연하게도.

“무슨 용건인지 정말로 궁금하군.”

기선 제압이 가장 중요했다.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ame a Mafia in the Academy IBMITA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spent my life playing a game.
I hit the wall, stuck in second place for the rest of my life.

[Can you live as yourself, using your own nickname?] DarkLord of Underworld: Even if a man can’t eat, he can survive!

Out of the blue, I received a message and was possessed by the game.
As the worthless son of an Underworld Boss!

“Yes, bloodline is also a power, as long as you can use it. My ability is ‘Famiglia’.”

The game addict never disappears. Overwhelming violence, endless wealth, connections in the other world. I, I’ll use anything to stay 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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