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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89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289화

수많은 사례와 통계들을 통해 알게 된 사실 중 하나.

한강의 유람선 위에서 열리는 블랙 마켓은 50% 확률로 침입 이벤트가 발생한다는 거였다.

반반의 확률로 생각했는데, 설마 진짜로 이 이벤트가 터질 줄은 몰랐다.

그리고 이번 이벤트의 침입자는 바로…….

“영웅 협회 녀석들이다! 빠르게 물건만 챙기고 후퇴해!”

빌런 연합의 대척점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우리의 조직. 영웅 협회였다.

콰드드득─! 쾅! 콰아앙!

“와! 습격! 습격이다~!”

지금도 귓가에 울리는 천장을 깨고 출입구를 막는 소리.

아래는 이미 난장판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수많은 영웅이 이들을 잡기 위해 돌입하고 있는데도, 피크는 그저 신난다는 듯 양팔을 번쩍 들며 까르륵 웃음을 터뜨리고만 있었다.

VIP에 있는 다른 빌런들 역시 마찬가지. 이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듯 빠르고 정확하게 상황을 파악하곤 대피하기 시작했다.

자, 그럼 나도 움직여 볼까? 라고 생각하던 그때.

“암약! 지금 의뢰 넣어도 되지?!”

열심히 물건들을 옮기고 있던 돌체 퍼핏의 인형 중 하나가 다가오더니 입을 열었다.

“……내 의뢰금은 비싸다.”

“알고 있어! 이번에 네가 낙찰받은 물건들이랑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려 한 물건 중 하나를 줄게. 어때?”

“부족한데.”

“일단은 최대한 맞춰 줄 테니까! 이걸 담보로 할 테니 우선 도와줘!”

그리곤 자신을 나타내는 카드를 던져 주는 녀석.

그래, 그래야지.

그것을 받으며 내심 미소를 지었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내가 할 일은?”

묵빛의 단검들을 꺼내며 묻자 돌체 퍼핏이 답한다.

“다른 빌런들 따윈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 물건들이 우선이다! 확실히 빼돌릴 수 있게 피크를 호위해 줘.”

피크의 호위라?

과연, 그런 계약이었나 보군.

실제로 피크는 경매장 무대의 위쪽에서 자기 몸만 한 포탈을 연 뒤, 연신 미소 지으며 돌체 퍼핏의 인형들과 물건들을 쓸어 담고 있었다.

“으핫하하! 으핫하하! 쓸어 넣어! 전부 쓸어 넣어!”

“1급 경계 대상! 미드소마의 피크다!”

“전부 조심해!”

벌써부터 위태위태한 피크의 모습에, 나는 즉시 자리를 박차며 하늘을 향해 뛰어올랐다.

녀석들이 노리는 인물은 다른 사람도 아닌 피크. 괜히 어쭙잖게 접근했다간 몰살당할지도 모른다.

여기는 내가 나서서 제압하는 게 좋을 터.

목표는 현재 유람선 전체를 밝히기 위해 하늘 위에 떠 있는 조명탄들.

“일단, 내게 유리한 상황부터 만들어야겠지.”

그곳을 향해 ‘심연의 불꽃 반지’의 흑염을 발동하는 것으로 주변을 어둠으로 물들인다.

마치 바람 빠지는 듯한 소리를 내며 흑염에 삼켜지는 광원들.

밤하늘을 비추던 섬광들이 어둠으로 물들이며, 유람선은 순식간에 암흑에 잠겼다.

갑자기 어두워진 주변의 풍경에 당황하기 시작하는 영웅들.

“조명탄! 조명탄 어디 갔어!”

“발화 능력자들! 당장 불빛이라도 좀 켜봐!”

내 계획대로 빛이 사라지자 피크에게 접근하지 못한 채,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빛부터 찾기 시작하는 이들.

“차, 찾았다!”

그렇게 손전등을 찾은 영웅 하나가 불빛을 켜며 환하게 웃고 있을 때.

“쉿──.”

그림자를 통해 뒤로 접근한 나는 바로 흑염을 발동시켰다.

“끄아아아아악!!”

순식간에 전신을 삼켜 버린 흑염에 비명을 내지르며 발버둥 치는 그.

많이 아프겠지만, 그래도 피크의 능력에 당하는 것보단 나을 터였다.

잠시 뒤 그가 켰던 손전등이 꺼지며 여객선 내부가 침묵에 잠겼다.

“바, 방금 그게 뭐야?”

“분명 잠깐 뭔가가 반짝였던 거 같은데……?”

두 번째 목표는 경매장 입구에서 불꽃을 방출하며 들어가길 주저하고 있는 녀석으로 정했다.

스으으윽─!

이번에도 그림자를 통해 뒤로 다가간 뒤, 목덜미를 후려치자 단숨에 의식을 잃는다.

쿵 소리와 함께 앞으로 넘어가는 영웅.

“──둘.”

동료들 사이에서 들려오는 스산한 목소리.

그제야 알아차린 것일까.

영웅 중 하나가 있는 힘껏 소리친다.

“불을 켜지 마!! 불을 켜면 타깃이 된다!”

그의 외침을 들은 다른 영웅들이 움직이기를 머뭇거렸다.

그걸로 끝이었다.

그 틈을 타 피크가 나머지 물건들도 모두 포탈에 쓸어 넣은 뒤, 자기 몸까지 포탈 속으로 집어 던졌으니까.

빼꼼 얼굴만 내민 뒤 소리치는 녀석.

“암약! 물건은 다 옮겼어~! 너도 빨리 도망쳐!”

“아, 암약?!”

“암약이라고?!”

피크의 입으로부터 튀어나온 내 이름에 술렁이기 시작하는 내부.

빌런 연합으로부터 받은 의뢰는 달성했으니, 나 역시 피크가 있는 방향을 향해 내달렸다.

“여기야! 여기!”

빨리 들어오라는 듯 손을 휘휘 내젓는 녀석.

“어림없다!”

이에 한 명이 내 앞을 막아서며 체포하려 들려 했지만.

“──비켜라.”

이펙트를 변화시킨 암뢰를 발동했다.

순식간에 내 앞을 가로막은 녀석을 지나침과 동시에, 주변이 새까만 번개로 뒤덮인다.

꽈르릉──!!

“끄아아아악!”

“젠장! 제임스!”

힘 조절은 적당히 했으니, 며칠 앓고 나면 회복할 수 있을 터.

땅에 쓰러진 녀석을 향해 달려가는 영웅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나 역시 피크가 열어 놓은 포탈을 향해 몸을 내던지자 순식간에 주변의 풍경이 변화했다.

서늘한 공기와 축축한 벽면.

보아하니 녀석들이 비상시에 사용하는 건물 중 하나인 모양이었다.

“망할. 이번엔 대체 정보가 어디서 샌 거야?”

이런 일은 익숙하다는 듯 한숨을 내뱉으며 머리를 박박 긁는 돌체 퍼핏의 인형.

“하하! 어쩔 수 없지. 네 옥션은 항상 접근성이 좋은 곳에서 열리잖아?”

“그쪽이 고객 유치가 훨씬 쉬우니까. 어쩔 수 없다고.”

“흠~ 그건 그거고, 슬슬 계산해 줬으면 하는데? 화이트비의 꿀. 잊은 건 아니지?”

핑그르르 이번 경매의 사회자 역할을 하던 여성의 주변을 돌며, 피크는 이번 일에 대한 보수를 요구하였다.

“나도 알아. 그전에 우선 이쪽부터 해결하고.”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는 녀석.

“암약, 네게 한 가지 더 물어볼 게 있는데.”

“……?”

“혹시 빌런 연합에 들어올 생각 없어?”

마침내 기다리고 있던 말이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내가 암약의 신분을 차지한 이유이자 이번 경매장에서 그녀를 도운 가장 큰 이유. 그것은 경매품의 획득도 있지만 바로 녀석들의 틈에 잠입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내 기억 속의 암약은 이런 요구에 쉽게 응하는 캐릭터는 아니었다.

즉, 최대한 튕겨 주며 내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갑자기 말인가?”

“네가 지금까지 용병으로서만 활동하던 건 알고 있어. 하지만 너도 뭔가 심경의 변화가 있어서 모습을 드러낸 거 아니야?”

지금껏 모습을 숨기고 있던 암약이 마침내 자신을 드러낸 것이 빌런 연합과 접촉하기 위함이라 생각한 모양.

“너 정도의 인물이라면 빌런 연합의 간부 자리를 줄 수도 있어. 물론 회의를 통해 다른 간부들의 동의를 얻어야겠지만 말이야. 어때?”

돌체 퍼핏의 말에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는 피크.

“나도 찬성 찬성이야. 암약 정도면 간부 자리는 충분히 줄 수 있지. 우리, 친하게 지낼래?”

하지만.

“거절하겠다.”

나는 녀석들의 모든 제안을 거절했다.

“어째서? 간부 자리를 준다니까?”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표정을 찡그리며 묻는 돌체 퍼핏.

난 그 질문에 단호하게 답하였다.

“어딘가에 소속되는 게 귀찮을 뿐이다.”

겨우 이 정도로 끝낼 순 없으니까.

암약이 그간 얼마나 내뺐는데, 몸값을 더 불려야지.

물론 그렇다고 무작정 튕길 수만은 없는 법. 그 대신 나는 한 가지 미끼를 더 뿌리기로 했다.

“……대신 인물 하나를 소개해 주지.”

“응? 암약이 소개해 주는 인물?”

나는 녀석들에게 큐브 속에 미리 넣어 두었던 파일 하나를 꺼내 보였다.

그곳에 적혀 있는 것은 한 빌런에 대한 상세한 정보들.

“이건……?”

파일을 건네받은 돌체 퍼핏의 눈이 커진다.

“매지컬 로그. 최근 의뢰로 알게 된 인물이다.”

암약으로 빌런 연합에 밀당하는 동안, 새로운 부캐를 녀석들에게 침투시키는 거다.

이중 계약 작전이라는 거지.

하지만 사진을 보면서 눈을 찌푸리는 녀석.

“……녀석에 대해서는 들어 봤어. 펜드래곤의 저택을 털었던 놈이지? 하지만 그냥 좀도둑 아니야? 특별히 강하다는 소리는 못 들었는데.”

역시,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나 보네.

“녀석은 갤러해드와의 전투에서도 승리한 녀석이다. 도움이 될 거다.”

“……뭐? 갤러해드라면, ‘그’ 펜드래곤 가문에서 기르는 개새끼?”

녀석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러다 이상하다는 듯 의문을 제기하는 피크.

“그런데 암약! 너는 이 괴상하게 생긴 놈이랑 어떻게 알게 된 거야? 녀석에 대한 정보는 우리도 없던 건데.”

그래, 그렇게 물으리라 예상했지. 이에 대한 대책도 완벽했다.

“……녀석이 내 아지트를 털려고 했다.”

“뭐?!”

“암약, 네 아지트를?!”

그 정체도 모르는 암약의 아지트를 털려 했던 도적.

이보다 더한 임팩트가 있을까?

녀석들에게 있어 ‘매지컬 로그’는 만만치 않은 강자로 인식되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실제로 내 말을 듣고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맹한 표정을 짓는 두 사람.

“그건, 확실히…… 음, 미친놈이네.”

“입고 있는 복장을 보고 미친 녀석인 건 알았는데, 완전 또라이네? 돌체 퍼핏! 난 이 녀석 마음에 들어! 다른 녀석도 아닌 암약의 추천이잖아?”

이 정도면 녀석들에게 줘야 할 정보는 모두 전한 거겠지.

나는 돌체 퍼핏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럼, 슬슬 보수를 내놔라.”

물건들이 털리지 않도록 피크를 호위하고 받기로 한 물건은 이번 경매에 나올 상품 중 하나.

내 말에 한숨을 내쉰 돌체 퍼핏은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물건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 가져가. 어차피 당신이 아니었으면 영웅 협회 녀석들에게 압수당했을 물건들이니까.”

그녀의 말을 듣고 나는 물건들을 하나씩 살펴보았다.

어디 보자. 이건…… 귀하긴 한 데 딱히 쓸 곳은 없고. 이건 내가 쓸 수도 없는 물건. 이건 내가 가지고 있는 게 더 좋은 거고…… 음?

그때 내 눈에 들어온 장비 하나가 있었다.

아무런 특징도 없어 보이는 평범한 놋쇠 십자가.

“이건…….”

“음? 그거? 그냥 신성력이 담긴 부적 같은 건데, 정말 그거로 고르게? 다른 물건들만 하더라도 그것보단 좋을걸?”

이게 부적이라니. 설마, 이 물건에 대해서 모르는 건가?

나는 슬며시 그것을 주머니에 집어넣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면 충분하다.”

“당신, 정말 알 수 없는 사람이네. 정말 그거면 되겠어?”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집히는 놋쇠 십자가를 만지작거렸다.

내 예상이 맞다면 훗날 반드시 사용할 일이 있을 터.

내 확고한 대답에 돌체 퍼핏은 ‘뭐, 그러던가.’라고 대답하며 내게 종이 한 장을 건넸다.

“그리고 이것 좀 부탁해.”

“……이건 뭐지?”

“의뢰야. 오늘 경매에서 난리를 틈타 물건을 빼돌린 녀석들.”

그녀의 말을 듣고 서류를 살피니, 오늘 경매에 참여했던 인원들과 그들이 챙겨 간 물건들의 정보가 적혀 있었다.

“놈들에겐 처벌이 필요하니까. 원래 넣던 의뢰와 비슷한 거지.”

“이걸 전부 확인한 건가?”

“내 눈은 어디에도 존재하니까.”

과연, 다른 인형들로 그걸 전부 살핀 건가.

그렇다면.

“……이건 그 녀석에게 맡겨라.”

“그 녀석이라니?”

“메지컬 로그. 이런 일은 나보다 녀석이 더 잘 어울릴 거다.”

“네가 그 정도로 믿는다고?”

“녀석은 그만한 실력자니까. 어차피 한 번쯤 실력을 알아봐야 하지 않겠나?”

그리고 이만한 업무는 처리해 줘야 빌런 연합에서도 제대로 인정해 주지 않겠는가.

“……일단 네 말대로 해 볼게. 그런데, 이건 진짜야?”

“뭐가 말이지.”

“매지컬 로그를 부르려면 빌딩 옥상에서 구름을 향해 하트모양 빛을 쏴야 한다는 거. 무슨 호출 방식이 이따위야?”

음? 그게 이상한가?

완전 낭만이 가득하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돌체 퍼핏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럼, 난 이만 가 보도록 하지.”

어차피 오늘의 목적은 모두 달성했다.

녹색 허리띠를 강화할 재료들을 모두 얻어 내고, 빌런 연합과의 연결고리도 만들었으며, 매지컬 로그의 데뷔 준비까지 마쳤으니까.

‘음, 알차다 알차.’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ame a Mafia in the Academy IBMITA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spent my life playing a game.
I hit the wall, stuck in second place for the rest of my life.

[Can you live as yourself, using your own nickname?] DarkLord of Underworld: Even if a man can’t eat, he can survive!

Out of the blue, I received a message and was possessed by the game.
As the worthless son of an Underworld Boss!

“Yes, bloodline is also a power, as long as you can use it. My ability is ‘Famiglia’.”

The game addict never disappears. Overwhelming violence, endless wealth, connections in the other world. I, I’ll use anything to stay 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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