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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9

29화 내면의 정의(2)

대통령과의 오찬과 산책은 깔끔하게 마무리되었다.

레온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안색이 새파래지며 굳은 결심을 하는 그에게 레온이 어깨를 두드렸다.

“안 대통령. 비록 식객의 신분이나 내 그대에게 부탁할 것이 있네.”

“어떤… 부탁입니까?”

안 대통령은 이 미친놈이 어떤 부탁을 할지 너무나 걱정이 됐다.

국민을 개돼지로 알고 착취의 대상으로 보는 쓰레기 왕 같으니라고!

내면의 정의를 각성한 안 대통령은 며칠 전 김 회장과의 식사 따위는 잊은 지 오래였다.

“별거 아닐세. 내 휘하에 농사를 짓는 농부들이 있네. 그들이 아직 토지의 오염문제가 절차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더군.”

“아…….”

무슨 말인지 바로 알아챘다. 마소로 오염된 땅은 오염지역으로 분류되어 모든 활동이 정지된다.

호남평야는 정화되긴 했지만, 그 검증과 절차를 밟아야 하기에 엄밀히 말하면 지금은 행정적으로 오염지역인 셈이다.

“그 지역 공무원들이 좀 느리긴 합니다. 금방 처리하도록 하지요.”

“고맙군. 식객의 신분으로 이리 부탁하게 되어 미안허이.”

“아닙니다, 폐하. 폐하가 한국에 해주신 것만으로 이미 충분합니다.”

안 대통령은 레온을 경계하면서도 레온의 유용함에 대해선 부정하지 않았다. 덧붙여 그 ‘축복받은 벼’에 대해서도 물어볼 게 있었다.

“그러고 보니 폐하. 벼 농사에 대해서는 앞으로 어떻게 유통하실 셈이십니까?”

“협회를 통해 매각하기로 했네.”

“흠, 그렇군요. 하지만 협회만으로는 소화하기 힘든 양일 듯하군요. 무엇보다 데이터상으로라면 해외에서도 관심을 가질 만한 대박상품 아닙니까.”

“이 땅의 백성들을 배불리 먹이지도 못했거늘 어찌 타국까지 보겠나. 하지만 모든 농민들이 마땅한 신앙을 가진다면 그리 먼일도 아니겠지.”

안 대통령은 레온의 의도를 파악하면서도 며칠 전, 김대영 대령그룹 회장이 부탁한 일을 잊지 않았다.

레온의 축복받은 작물은 대박상품이다. 혁신 그 자체였다.

이 종자는 반드시 대한민국이 확보해야 했다.

축복받은 벼를 가장 먼저 대한민국 전체에 보급하고 국민건강의 치적을 세운다면? 안 대통령은 그 미래를 상상하고야 말았다.

‘흐흐…….’

속내를 숨기고 음흉한 미소를 지었지만, 레온은 안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뻔히 알았다.

하지만 그 정도로 이리 놀라서야. 신성과 함께하게 되면 얻게 될 기적은 겨우 이 정도로 끝나지 않는다.

“안 대통령. 그러고 보니 요즘 협회에서 내게 좀 시끄럽더군.”

“예? 협회가 말입니까? 제가 전면적으로 폐하께 협조하라 지시까지 내렸습니다만?”

“하하하, 과연, 일국의 대표시군. 호방하기 짝이 없어. 다름이 아닐세.”

안 대통령은 레온이 무슨 부탁을 하던 일단 들어줄 생각이었다. 아직은 그가 노골적인 행동으로 나서지 않았으니 최대한 빨아먹을 건 빨아먹겠다는 것이다.

‘협회에 뭘 바라는 거지? 다른 10대 길드처럼 혜택을 바라기라도 하는 건──’

“짐에게 세금을 내야 한다지 뭔가.”

“……예?”

“안 대통령도 알다시피 동전을 세는 건 국왕의 품격에 어울리지 않는 일일세.”

정재계 인사들에게 받은 사과상자 세는 재미로 삶.

“하물며 왕이 어찌 세금 따윌 내겠는가.”

장인장모 포함 100억대 탈세 혐의로 비판받는 중.

“이는 아니 될 말이야. 내 동전 한 푼도 낼 수 없다 하니 협회의 평민들은 도통 이해를 하려 하질 않아. 안 대통령이 힘 좀 써주시게.”

‘나, 나보다 더한 새끼! 이 악질 놈!’

다시 한 번 내면의 정의가 불 지펴지는 순간이었다.

* * * *

대령그룹의 김대영 회장은 자신이 안 대통령에게 부탁했던 레온을 소개받았다.

덕분에 대령그룹은 온갖 만찬과 환영준비로 바빴다.

“김신영! 너 빨리 이리 오지 못해?”

“악! 삼촌! 저 아직 다 안 나았어요!”

김신영. 대령그룹 회장 김대영의 조카로 얼마 전 유방암으로 항암치료를 받던 젊은 여성이었다.

막둥이라고 오냐오냐 자란 탓에 안하무인 적인 성격으로 재벌 망나니 3세의 표본이었으나 오늘만큼은 그래선 안 됐다.

“너 오늘 처신 똑바로 하지 않으면 니 엄마, 아빠고 뭐고 없어! 아주 다리 몽둥이를 부러뜨려놓을 테다!”

“씨이… 오랜만에 클럽 좀 가려고 했구만.”

그렇게 말하면서도 김신영은 방문할 레온이 기대됐다.

항암치료로 고생하던 자신이 그 쌀밥을 먹고 기적적으로 낫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아직 완치된 것은 아니나 큼직했던 종양 덩어리가 과학적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작아진 것만 봐도 완치는 머지않았다.

그 축복받은 벼는 재활조차 필요없었다. 오히려 아직 암이 다 나은 것도 아님에도 이전보다 훨씬 건강해지고 온몸의 기운이 넘쳐났던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쌀을 먹을 때마다 느꼈던 기묘한 기운. 그 알 수 없는 오묘함이 이상하게 신경 쓰였다.

“근데 삼촌은 그 쌀 아직 안 먹어봤어요?”

“그게 뭔 줄 알고 먹냐. 안전검증 다 끝나면 그때 생각해볼 거야.”

“뭐… 저 먹을 것도 부족하긴 해요.”

신영이 구한 것도 치료 중인 자신을 위해 엄마가 호남평야에서 빼돌린 물량이었다.

얼마 되지도 않거니와 지금은 협회가 엄중한 감시 아래 관리하고 있어 구하기가 쉽지 않다.

“어떤 남자려나~”

신영은 그러한 벼를 만들어낸 레온이 궁금해졌다. 청주 게이트 공략 이후 그가 생존자라는 정보는 널리 퍼졌다.

만신전이니 신앙을 포교하느니 하는 것도 꽤 이슈가 됐지만, 김신영은 그 혜택을 직접적으로 받은 이였다.

그녀는 지금도 자신의 몸속에서 느껴지는 뭉클한 기운이 싱숭생숭했다.

무언가 따뜻한 것이 자신과 함께하고 있는 이 느낌.

클럽을 쏘다니며 향락과 약에 익숙한 그녀에게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기운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곧 정부 의전차량이 연회장으로 진입했다. 레온을 태운 차량이었다.

“아이고, 폐하! 어서 오십시오!”

김대영 회장은 두손두발 다 벗어던질 것 같은 태도로 레온을 응대했다. 그 환대에도 불구하고 미간을 좁히며 혀를 차는 레온.

“쯧. 안 대통령의 부탁이 아니었다면 장사치의 연회장 따위에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하하… 그저 가문의 영광이옵니다, 폐하.”

김 회장은 두정그룹의 박종찬 이사 같은 실수는 벌이지 않았다.

상대는 철저하게 권위주의적인 왕족. 기업가를 장사치로 천대하며 오만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그 능력만큼은 진짜.

신앙이니 사자심왕이니 그가 이해하기 어려운 부류의 힘이지만, 요컨대 ‘돈이 된다’로 충분하다.

“이번에 폐하를 초대한 것은 폐하의 은총 덕에 큰 병을 나은 아이가 있어서입니다.”

“호오? 여신의 은혜를 입은 아이가 있다더냐.”

“네네, 신영아. 어서 나오지 오지 않고 뭐하느냐.”

김 회장의 전략은 이러했다.

축복받은 벼 덕에 암이 나은 김신영을 앞세워 그 보답을 한다.

김 회장 쪽이 일방적으로 주는 것 같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게 원래 받으면 뭔갈 주고 싶고 하는 법이다.

이런 식으로 호의를 쌓고 관계를 유지해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사업 이야기도 한다. 재계의 거물인 그에게 야만인 왕족 따위야.

“아…….”

신영은 삼촌의 닦달에 레온 앞에 섰다. 그리고 제 안의 뭉클한 기운이 반응한다.

찬란한 광영.

거룩한 후광과 영광.

인간을 초월한 영적인 힘.

내리쬐어 달구는 강렬한 기운에 신영은 파르르 떨었다.

“조카야?”

애가 갑자기 왜 지랄이지? 설마 약했나? 내가 절대 약하고 오지 말라고 그리 일렀거늘!

대령그룹 회장의 조카딸 김신영의 망나니 짓거리야 그룹 내에서 워낙 유명했다.

갑질과 사치는 물론이고 대낮에도 약을 빨고 다닌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대령그룹의 영향력이 없었다면 진작 마약사범으로 감옥에서 썩었을 김신영이었다. 하지만 그런 대령그룹 회장인 김 회장도 김신영의 망나니 짓거리를 고치진 못했다. 헌데…….

“다, 당신은 누구신가요? 시, 신이신가요? 아니면 죽음이신가요?”

“조카야, 무섭구나. 너 왜 그래?”

“짐은 만신전의 대행자. 빛과 정의를 행하며, 신전의 화톳불을 지피는 자. 또한 그대와 같은 민초의 수호자다.”

“아아…….”

레온이 그녀의 앞에 서자 신영은 두려운 기색으로 무릎을 꿇으며 애써 시선을 피했다. 마치 자신처럼 더러운 것이 닿는 것을 막으려는 것처럼.

저 망나니가 남을 배려해? 김 회장을 비롯해 집안의 누구도 상상조차 못할 일이었다.

“소, 손을 거두어 주세요…….”

“아해야, 두려워 말라.”

“흐윽…!”

신영은 2천년 전, 예수의 옷자락을 만졌던 병 걸린 여자라 이러했을까 싶었다.

저 남자의 휘광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빛의 기운. 제 안의 뭉클한 것이 그에 반응해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약에 의한 환각증세 따윈 비교조차 되지 않는 충실감과 신성함을 맨정신으로 느끼고 있다니.

“지금 느낀 신성을 간직하라. 너의 순수가 신성을 기쁘게 하니, 그 은혜에 보답하거라.”

“흐흐흑…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천사님…!”

“사자심왕이래도.”

레온은 감격하며 우는 신영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달랬다. 지구에서 그를 아는 이라면 경악하며 놀랐을 광경이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뭐야, 씨바… 무서워.’

‘왜 저래… 미쳤나 봐.’

축복받은 벼를 섭취하지 못하고 신성의 존재를 느끼지 못하는 일반인들에겐 마약 중독자의 공포스러운 발작현상이었을 것이다.

평소보다 너무 얌전하다는 게 다른 점이긴 하지만.

“이 아이를 침실로 데려가라. 영적인 능력이 탁월한 아이다. 귀히 대하도록.”

“예? 예?”

그… 종교인으로서 탁월하다고요? 김 회장이나 비서진들은 저 망나니가? 의뭉스러운 시선을 보냈지만, 레온의 시선은 단호했다.

“어서.”

“아, 알겠습니다! 아가씨, 이쪽으로 오시지요.”

레온을 마주하고 다리에 힘이 풀린 채 흐느끼는 그룹 망나니를 애써 데려가는 직원들.

김 회장은 어안이 벙벙했으나 레온의 목소리가 그를 깨웠다.

“저들도 네가 초대한 객인가?”

“예? 아니요, 폐하 말고는 초대한 바가──”

“저기 김 회장이다!”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저편에서 몰려오는 무리. 회장의 경호팀이 즉각 앞으로 나섰지만, 머리띠를 맨 그들의 목소리는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김대령 회장은 주5일 근무제를 보장하라!”

“동결된 임금을 인상하라!”

“부당하게 해고한 직원들을 복직해라!”

팻말을 들고 기습적으로 시위를 나서는 시위대. 레온이 물었다.

“저들은 무엇이냐?”

“시,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 저런 빨갱이 새끼들.”

“짐이 물었다. 엉뚱한 말로 돌리지 마라.”

레온이 짐짓 불쾌하다는 표정을 짓자 김 회장은 아차, 하고 곧장 이실직고했다.

“시위대… 입니다. 요즘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작자들이지요.”

“시위대라… 대체 어인 일로?”

“…….”

김 회장은 대답을 망설였다. 여기서 사실대로 대답했다간 제가 나쁜 놈이 되기 십상이었으니.

“벼, 별 일 아닙니다. 기껏 고용해줬더니 은혜도 모르고 임금을 올려달라지 뭡니까. 저 말고 대체할 놈들이 얼마나 많은데, 주제도 모르고 저러는지.”

“그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말이군. 노동은 신성한 것이다. 일꾼들은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아뿔싸. 사회정의 쪽을 선호하는 쪽이었나. 왕족이라기에 잘못 판단했다.

김 회장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그는 최대한 스무스하게 이야기를 넘겼다.

“무, 물론 저희 그룹은 직원들의 편의에 업계 표준을 지키고 있습니다. 오히려 충분히 잘해주고 있는 편이지요.”

“장사치의 표준이라. 들어보지 않아도 뻔하군.”

“하, 하하…….”

김 회장은 식은 땀을 흘리며 얼른 레온을 기분좋게 할 것을 떠올렸다. 그래, 꼴에 정의롭다 이 말이지.

“폐하께서 이 장사치에게 큰 가르침을 주시는군요. 알겠습니다. 저들의 임금을 인상토록 지시하지요. 이 늙은이가 초심을 잊었던 모양입니다.”

“임금을 올려? 어찌?”

“예?”

레온은 의아한 눈으로 김 회장을 응시했다. 진심으로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눈으로.

“이미 정해둔 비율이 있거늘 어찌 급료를 올릴 필요가 있나.”

“예? 아… 폐하께서도 농부들을 부린다고는 들었습니다. 폐하의 고견은 어찌 되시는지…….”

“십구조.”

“……!”

순간 김 회장은 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었다. 십구조? 90%? 구할?

“여신의 가르침을 받는 우리 라이온하트 왕국에서는 소출의 90%를 바친다. 자애로운 일이지. 무려 10%의 소출을 보장해주니 말이다.”

“헉!”

“미친…….”

“언빌리버블…….”

사방에서 경악이 쏟아져 나왔다.

십구조? 90퍼센트?

전근대 영국의 식민지 악덕 사장조차도 상상 못할 끔찍한 세수였다.

‘이, 이런 악마 같은 자와 손을 잡아도 정녕 괜찮은 걸까?’

그리고 이것은 김대영 회장에게도 크나큰 회의감을 가지게 했다.

그는 세간에서 말하는 악덕 기업인이지만, 그 자신은 최소한의 선은 지키며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적어도 직원들이 굶어죽게 하지는 않았다는 소리다. 여타 기업인들이 그러하듯 딱 죽지 않을 정도로 직원들을 부리고 3차, 4차, 5차 하청 등의 비용절감과 가혹한 근무환경을 떠넘겨왔다.

하지만 레온은 그런 차원이 아니었다.

십구조? 구할? 구십퍼센트?

어찌 이런 악랄한 자가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진짜 중세 왕이라는 게 새삼 실감됐다.

이런 자가 국내 기업들에 영향력을 뻗게 된다면 어떤 공포스러운 일이 벌어질까 두려워졌다.

‘이런 악랄한 놈… 나도 나지만, 이놈보다는 아니다!’

다음날, 시위대와의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었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 * * *

대통령의 소개가 있다곤 해도 레온이 굳이 천한 장사치를 만난 것은 나주평야에서 생산되는 쌀의 10%를 유통하기 위해서다.

십구조로 구할을 거둬가고 남은 일할은 농민들에게 자유로이 처분하라 맡겼지만, 문제는 작금의 농민들에게 쌀을 처분할 만한 ‘힘’이 없다.

윱튜버 광고를 통해 만신전의 이름이 퍼지고 연신 뉴스에 자신과 만신전, 축복받은 작물에 대한 소식이 전달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도 증폭됐다.

즉, 농부들 개개인이 물건을 팔아서야 그것을 지킬 힘이 없다는 것이다.

당장 한하리의 보고로 쌀을 유통하던 과정에서 암환자들의 습격이 있었단다.

절박해진 말기 환자 몇몇이 일으킨 소동이었지만, 그것이 언제 용병, 마인들로 이어질지는 모를 일이다.

“한 가마니에 2억 3천만원인가.”

협회에 납품하는 것보다는 훨씬 쳐줬기에 하리가 옆에서 환호성을 질렀다.

“대박이에요, 폐하!”

“더 싸야 한다.”

“예?”

“물건의 시세를 정하는 것이야 시장이겠지만, 고작 작물의 가격이 그리 비싸서야.”

“어…….”

비싸면 좋은 거 아닌가? 하리는 내심 그렇게 생각했지만, 레온의 생각은 달랐다.

“그리 비싸서야 가난한 민초들이 어찌 그것을 사서 먹겠느냐. 신의 은혜는 온 백성에게 공평히 베풀어져야 함이다.”

“그렇… 사옵니까?”

“대통령에게 농부들을 교육시키고 신성의 은혜를 포교해야 말했지만, 그는 대통령은 종교 중립을 지켜야 한다더군.”

“하긴… 일리가 있사옵니다.”

레온이 살던 곳에서 종교가 막강한 권위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이곳 지구에선 달랐다.

신정일치는 수백년 전에 사멸한지 오래고, 정치권이 종교 권유를 하는 곳은 중동 지방밖에 남지 않았다.

대통령은 당연히 종교중립을 지켜야만 했다.

“뭐, 이번 일 덕분에 신앙은 꽤 모였다. ‘사자심장’의 힘과 병단을 꾸리기에는 충분하겠지.”

그 말에 하리가 무언가를 깨닫고 말을 보탰다.

“폐하께서 준비하라 이르신 이들은 현재 대기 중입니다.”

“흠. 적당한 던전은 수배했느냐?”

“예엣! 하지만 폐하… 괜찮겠사옵니까?”

“무엇이 말이냐?”

하리는 레온이 요구한 사항을 충실이 준비했다. 반쯤 만신전 길드의 파견 직원이 되버린 그녀지만, 협회 차원에서 레온을 주시하고 있으니 뭘 요구해도 일단 들어주고 봤으니 일이 편했다.

“오늘 아침에 출몰한 노란색 등급의 게이트… 폐하께서 바라시기에 낙찰은 해두었습니다만.”

노란색 등급. 최소 S급… 당연하지만 그 이상의 힘을 가진 레온에게는 단독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게이트다.

하지만 이 게이트를 클리어하는 건 그가 아니다.

“폐하께서 선정하신 이들로는 그 게이트를 공략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사옵니다.”

“글쎄. 그건 두고 볼 일이지.”

“???”

레온은 의아한 눈을 하는 하리에게 피식 웃어 보이며 말했다.

“이 사자심장을 가진 짐이 곁에 있거늘 그 정도도 못 해내서야 병사로도 쓰지 못할 것이다.”

이틀 뒤, 서울 송파구 삼전역 앞. 게이트 출몰로 폐쇄된 그곳에 50명이 넘는 헌터들이 집결해 있었다.

그곳에는 만년 D급 헌터 구대성 또한 있었다.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singwahamkke dol-aon gisawangnim, The King of Knights Returns with the Gods,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returned to Earth as the invincible Knight King. But the Gods came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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