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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

2. 소꿉친구 – 결심

민서가 이 세상에 들어온 지도 한 달이 흘렀다. 그는 어설프게나마 이 세계에 적응해서 아버지와 사냥을 나가기도 했다.

“…해서 사냥감의 심장과 머리를 바르바토스(Barbatos)님께 바치나이다. 부디 이 공물을 받으시고 우리 가족이…”

레오의 아버지는 무릎을 꿇고 땅을 덮으며 경건한 목소리로 신을 찬양했다. 이 극단적으로 과묵한 남자가 입을 여는 유일한 순간이었다.

평소에 워낙 말이 없어서인지 그의 목소리는 투박한 외모에 어울리지 않게 얇았다.

레오도 무릎을 꿇고 아버지가 올리는 경배에 참여했다. 생판 처음 만난, 과묵한 중년의 남성을 아버지로 모시는 게 곤욕이었으나 분위기를 맞추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다.

이 레오도 원래 과묵하다고 했으니까, 같이 조용히 있으면 됐다.

경배를 마친 아버지는 사냥감의 내장을 꺼내 요리하셨고, 레오는 사냥감의 뒷다리를 묶어 나무에 거꾸로 매달았다.

방혈(피를 빼는 과정)하기 위해서다.

처음 사냥을 나왔을 때 아버지는 갑자기 사냥이 서툴러진 아들을 의아해하면서도 말없이 시범을 보였다.

레오는 아버지의 시범을 따라 했는데, 다행히 몸이 기억하고 있었는지 금세 흉내 낼 수 있었다.

게다가 이 레오는 손재주가 좋았다. 뭐든 망가뜨리는 손을 가졌던 민서는 매듭이 척척 매어지는 등 잡다한 일들이 야무지게 처리되는 것에 놀라워했다.

그걸 지켜본 레오의 아버지는 아들이 한동안 사냥을 따라오지 않아 까먹었던 것으로 생각했는지 의구심을 풀었다.

민서는 시간이 갈수록 완전한 레오가 되어가고 있었다. 현대사회를 의식적으로도 떠올리지 않았고, 마을 사람들의 얼굴도 모두 익혔다. 알지 못하는 과거사가 군데군데 남았지만, 그럭저럭 넘기는 건 어렵지 않았다.

레오는 골방에서 담배와 게임으로 허송세월하던 민서, 자신의 과거를 잊어버렸다.

그에겐 험한 산도 쉽게 타는 튼튼하고 젊은 육체가 있었고, 정겨운 마을엔 그를 항상 반겨주는 레나가 있었다.

그는 레나가 ‘다시’ 좋아졌다. 그녀가 자신을 진심으로 반기고 좋아하는 것도 낯설지 않았다.

나도 레나를 ‘오래전부터’ 좋아해 왔으니까.

레오는 마을에 있을 그녀를 떠올렸고, 아버지는 다 익어가는 내장에 사냥감이 흘린 피를 끼얹었다.

피는 지글거리며 날아가고, 비릿한 향기만 자리를 잃고 떠돌았다.

* * *

변변찮은 가구 하나 없는 작은 집에서 레나네 가족은 반가운 아침을 맞았다.

“오늘은 교회에 가지?”

“…네”

레나의 어머니는 딸에게 수프를 듬뿍 담아주며 미소 지었다.

오늘은 주말이었다. 딸은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주말을 손꼽아 기다렸다.

“힘내렴. 엄마 아빠 대신해서 교회에 꼬박꼬박 다녀줘서 고맙구나. 공부도 열심히 하고.”

“……네”

레나는 밥을 급하게 먹곤 쫓기듯 밖으로 나왔다. 쾌청한 아침 햇살에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오늘 처음으로 교회에 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대신 큼직한 주머니를 하나 챙기고, 혹시 부모님께서 보지나 않을까 경계하며 옆집 문을 두드렸다.

“레오~”

“어! 잠깐만. 밥 거의 다 먹었어!”

레나는 잠시 레오네 집 앞을 서성거렸다. 곧 레오가 활짝 웃으며 밖으로 나왔다.

열린 문으로 레오 아버지께서 식탁을 치우시는 게 보였다. 레나는 무뚝뚝한 데다가 마을 행사에도 참여하지 않으시는 레오 아버지와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었다.

그는 교회에도 나오지 않아서 마을 사람들과 많이 겉돌았다.

레오가 문을 닫으며 말했다.

“레나! 무슨 일이야? 교회 가기 전에 들린 거야?”

그는 레나가 이른 아침부터 찾아온 게 기쁜지 목소리 톤이 높았다. 그 환대에 레나는 찝찝했던 기분이 싹 달아나 밝게 물었다.

“너 오늘 뭐 해?”

“오늘은 장비나 수선하면서 한가하게 보낼 것 같아. 내일 아버지가 다시 산에 가신다고 하셔서 따라가려고.”

“있지~ 그럼 나랑 산버섯 따러 안 갈래?”

“산버섯?”

레오의 표정이 전에 없이 밝아졌다.

산버섯은 또 뭐야. 하지만 레나와 함께라면 어디든 좋았다.

“그래! 산버섯 따러 가자. 장비 수선은 저녁에 와서 해도 돼. 잠깐만.”

레오는 집에 들어가서 허리춤에 주머니를 세 개나 차고 나왔다. 하나는 간식거리고 하나는 물주머니일 거다. 어깨에는 비상용인지 활도 둘러매었다.

레나는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미소지었다.

레오는 멋있다. 그는 몸도 튼튼하고 손재주도 좋아서 자잘한 도구를 뚝딱 만들어냈다. 레나는 그가 잔가지와 나뭇잎으로 화살을 쓱싹 만들어내는 모습을 인상 깊게 구경하곤 했다.

레오가 그녀를 재촉하듯 말했다.

“준비 다 됐어. 가자!”

두 청춘은 산자락에 도착해 산버섯을 찾았다. 손발은 바쁘게 움직이면서도 두 사람의 재잘거림은 멈추지 않았다.

요즘 기분이 많이 풀렸는지 전처럼 다시 활달해진 레오를 보며 레나는 부끄러운 생각을 했다.

‘레오랑 이렇게 쭉 사는 것도 좋을지도.’

사제가 되려면 수도교회에 가서 몇 년을 공부해야 했는데, 사제가 되어도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보장은 없었다.

레나가 수도사님께 듣기로는 교회에서도 될 수 있으면 사제의 요청을 들어준다고 했지만, 어느 정도는 불가항력인 부분이 있다고 하셨다.

지금 마을에 계신 사제님도 우리 마을 태생이 아니셨다. 사실 우리 마을에서 사제가 나온 적도 없었다. 지금 교회에 계실 레슬리 수도사님이 우리 마을 출신으로, 사제가 되기 위해 떠났었지만, 사제가 되지는 못하셨다.

‘수도사가 돼서 돌아와도 좋은데…’

레나는 산버섯을 뜯어내는 레오를 힐끔 훔쳐봤다. 성직의 꿈을 버리는 건 슬프지만, 그와 헤어지고 싶지도 않았다.

레나는 마음을 굳혔다.

나는 레오가 좋다. 레오도 그럴 거다.

그렇겠지?

한동안 채집에 열중하던 레나와 레오는 자리를 깔고 잠시 휴식 시간을 가졌다.

“레오. 아~ 해봐”

“아~~~”

갓 딴 산버섯 뿌리를 긁어내느라 손이 바쁜 레오의 입에 그가 가져온 육포를 잘게 찢어 넣어주었다.

“우물우물…”

“우물우물…”

육포를 먹느라 잠깐 정적이 흘렀다. 레오는 산버섯을 다듬으면서도 레나를 의식했고, 레나는 고개를 반대로 돌리고서도 레오가 선명하게 보였다.

그녀는 부끄러움을 참으며 말문을 열었다.

“나 사제 공부 그만둘까 봐.”

“…!!”

“수도교회까지 갈 수도 없고, 거기 교육비도 있어야 하고…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준다지만 생활비도 조금은 필요하겠지.”

레나는 다리를 쭉 펴며 자리를 고쳐 앉았다. 양팔도 같이 뻗으며 기지개를 켰다.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게.

“엄마 아빠 둘만 두고 떠나버리기도 싫고… 이렇게 같이 숲에 다니면서 살고 싶기도 하고…”

그녀의 은근한 고백에 레오는 어쩔 줄 모르고 산버섯에 집중하는 척을 했다. 그러자 레나가 슬쩍 그를 향해 몸을 기울이며 물었다.

“너는 내가 사제 되러 갔으면 좋겠어? 안 갔으면 좋겠어?”

“나, 난…”

레오의 머리가 새하얗게 비었다.

마른침을 삼키려 했지만, 목으로 넘기지 못했다.

우물쭈물하던 그는 고개를 푹 숙이며 중얼거렸다.

“…산에서 사냥하고 내려왔을 때 네가 있었으면 좋겠어.”

레오는 무심한 척 산버섯을 계속 다듬으려 했지만, 아까부터 요 산버섯이 속을 썩였다. 뿌리가 잘 뜯어지지도 않고, 레나가 옆에서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

목이 불에 덴 듯 화끈거리고 심장이 폐를 찌른다.

“왜에~?”

레나는 활짝 웃으며 짓궂게 물었다. 이대로 몸을 계속 기울여 뺨에 뽀뽀를 해주고 싶다.

“왜… 는 뭐가 왜야. 뭘 그런 걸 자꾸 물어.”

퉁명스럽게 답하는 레오의 목과 귓불이 빨갛게 달아오른 게 보였다. 레나는 세상 행복한 기분을 느꼈다.

레오의 따뜻한 손이 평소보다 가깝게 보였다.

* * *

다음 날, 아직 주말이었다.

레오는 아버지와 함께 사냥을 떠났다. 레나는 교회에 가고 싶지 않았지만, 오늘은 부모님께서 교회에 들르시겠다고 했다. 아직은 부모님께 사제 공부를 그만두겠다고 말할 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교회를 향했다.

“레나 왔구나. 어제 무슨 일이 있었니? 교회에 안 왔더구나.”

레슬리 수도사님이 성큼성큼 걸어오셨다.

밋밋한 수도복을 입고 잔주름이 부드럽게 휜 그를 뵈니 예상했지만, 말문이 턱 하고 막혔다.

레나는 어렵게 변명을 늘어놨다.

“요즘 친구들이랑 통 못 만난 것 같아서 놀러 갔다 왔어요.”

어제 온종일 레오랑 있었으니까 거짓말은 아니다. 하지만 수도사님께 사실을 숨겼다는 생각에 그녀는 마음이 무거워졌다.

레슬리 수도사는 그녀의 속도 모르고 환히 웃었다.

“그랬구나. 자자 들어오렴. 저번에 읽던 책이 뭐였지?”

그는 오늘 시간이 비는 모양인지 직접 책을 꺼내 들며 앞서갔다.

레나는 딸꾹질이 나올 것 같았다. 그는 레나를 특별히 아꼈고 그녀에게 거는 기대도 컸다.

레나가 수도교회에 가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고 질문했을 때, 레슬리 수도사는 걱정하지 말라며 그녀를 다독였었다.

레나는 당시 그가 해준 경험담과 덕담을 생생하게 떠올렸다.

+ + +

수도사님의 방은 황량하면서도 정갈했다.

선반엔 몇 벌 되지 않는 수도사복이 정성스럽게 포개져 있었고, 방 구석구석은 먼지 한 톨 없이 깨끗했다.

가장 지저분한 것을 찾으라면, 방에 놓인 아즈라 성인의 작은 조각뿐이었다. 그 조각은 수도사님께서 매일 붙잡고 기도를 올리는 것이라 손때가 타 있었다.

레슬리 수도사는 근심하는 레나를 옆에 앉히며 자상한 목소리로 말했다.

“레나야. 사제가 되는 건 시간이 늦는 게 문제가 아니란다.”

사제와 수도사의 차이는 신력이 있고 없고의 차이일 뿐이었다.

신앙심이 깊고 기도를 꾸준히 올린다고 해서 신력이 생기진 않았다. 신력을 얻으려면 신력이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그것을 일부 불어넣어 줘야만 했고, 교회에서는 이 행위를 세례라고 불렀다.

수도교회의 교육 시설에서는 세례를 받을 수습생을 모아 신학을 포함한 다양한 학문을 가르쳤다. 몇 년에 걸쳐 가장 우수한 학생만 남기고 자질을 검사하는 의식을 치렀는데, 그 의식의 결과가 사제와 수도사를 가르는 경계가 됐다.

“늦든 빠르든 가기만 하면 된단다. 너같이 신앙심이 깊고 성실한 아이라면 분명 마지막 의식까지 받을 수 있을 게다.”

세례를 받은 신참 사제는 받아들인 작은 신력을 씨앗으로 삼아 조금씩 키워나갔다.

그 씨앗은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를 올리거나 올바르다고 생각되는 일에 헌신할 때 그 크기를 불렸다.

한편 신력을 불어넣는 사제는 자기가 불어넣은 만큼 신력을 잃어버렸다. 손실이 막대해서 아무에게나 신력을 불어넣을 수 없었다.

세례를 하면 불어넣는 신력의 절반 이상이 증발하는 경우가 태반이어서, 교회는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의식을 통해 자질을 검증했다. 그 효율이 절반 이하라면 앞으로도 신력을 빠르게 키워나가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대상에서 제외하는 식이었다.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마땅한 대안이 없었다.

결국, 의식에서 좋은 자질로 판단된 수습생은 신력을 받아 사제가 됐고, 그렇지 못한 수습생은 수도사가 됐다.

“나는 의식에서 결과가 좋지 못해서 사제가 되지 못했지만 아쉽지는 않단다.”

레슬리 수도사는 근심하는 레나의 손을 잡았다.

“네가 사제가 되느냐 수도사가 되느냐 하는 건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또 중요한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한단다. 심지어 가지 못한다 해도 말이야.”

레슬리 수도사님은 빙그레 웃음 지었다. 그 웃음과 말이 레나를 뒤흔들었다.

“우리는 이미 신께 마음을 바친 사람이잖니?”

+ + +

그렇게 다독여준 수도사님께 그만두겠다고 말할 순 없었다.

레나는 머뭇거리다 수도사님을 따라 들어갔다.

여느 때처럼 그녀는 제단 앞 탁자에 앉아 책을 펼쳤다. 수도사님은 곁에서 어려운 부분을 짚으며 설명해 주셨다.

제단에 비치된 신물이 두 사람을 포근하게 감싸 안았다.

* * *

단조롭고 평화로운 일상은 가을까지 이어졌다.

레나는 늘 그렇듯 평일에 일하고 주말에는 가끔 교회에 나갔다. 속마음을 털어놓은 이후로 레오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었고, 둘은 다시 손을 잡기도 했다.

레나와 레오는 오늘도 여느 날과 같이 먹거리를 채집해 마을로 돌아왔다. 그런데,

“레나! 이제 왔구나!”

마을 입구에서 사제님과 수도사님이 기다리고 계셨다. 처음 보는 외지인 두 사람도 함께 있었다.

레슬리 수도사가 후다닥 달려와 레나의 손을 붙들며 말했다.

“레나! 됐다! 됐어! 이건 신께서 널 굽어살피신 게 분명해!”

“무, 무슨 일이에요?”

“여기 사제님께서 널 수도교회로 데려다주시겠단다! 신이시여! 이렇게 기쁜 일이!”

그는 처음 보는 두 사람을 가리키며 외쳤다. 그 끝에는 당당한 체구의 노인과 보기 드문 여성 사제가 있었다.

레나는 헉, 숨을 삼켰다.

중년의 여성 사제가 레나를 향해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마을 사제님과 수도사님께서 아가씨를 많이 칭찬하시더군요. 저희는 수도교회로 가고 있어요. 괜찮으시다면 함께 가지 않으시겠어요?”

레나는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내가 수도교회로 갈 수 있다니!

어렸을 적부터 매일같이 꿈꾸던 일이 갑작스럽게 현실로 닥치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거 꿈 아니지? 레…”

레나는 옆에 멍청하게 선 레오를 보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대로 떠나버리면 그와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부풀어 오르던 감격이 쪼그라들었다.

그녀가 레오를 쳐다보자 일순 침묵이 흘렀다.

레오는 입술을 꽉 아물었다.

레나가 떠난다.

머리에 찬물이 쏟아진 듯 그동안 잊고 있었던 것들이 떠올랐다. 레나가 마을을 떠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레나한테 이런 {이벤트}가 있었구나.’

이런 촌구석에 박혀있어선 절대 공주가 될 수 없었다. 어떻게든 왕자가 있는 수도로 가야 하는데, 수도교회는 제롬 신성 왕국의 수도에 있었다.

이 {이벤트}는 레나가 수도에 가서 공부하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제 교육기관에 들어가면, 사제가 되어버리지 공주가 될 수 있나? 라는 의문도 떠올랐다.

레오는 마음이 심란해지며, 이대로 그녀와 함께 살고 싶다는 욕심이 간절해졌다.

레나를 공주로 만드는 건 진작 포기했다. 그런 가시밭길을 걷고 싶지도, 굳이 이 게임을 끝내서 팍팍한 민서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가 사랑하는 레나는 사제가 되고 싶어 했다. 이보다 좋은 기회는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레오가 망설이며 아무 말도 못 하고 머뭇거리자, 결국 레나가 나섰다.

“저 안 갈래요.”

레나는 레오의 손을 꽉 붙잡아주었다.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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