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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0

30화 착한 오크(1)

“어어, 구씨 아니여? 그쪽도 문자 보고 왔는감?”

“김 팀장님? 여기서 또 뵙네요.”

아는 얼굴에 구대성은 머리를 긁적이며 인사했다.

“그나저나 이게 뭔 일이래? 협회장님이 우리 같은 말단 헌터들을 다 소집하고.”

그 말에 구대성은 이 자리에 모인 헌터들이 하나같이 D급… 높아 봤자 C급 헌터들이라는 걸 눈치챘다.

직원이라도 새로 뽑으려는 걸까? 하지만 협회의 월급은 빈말로라도 높지 않다. 생계를 유지하려면 지금 버는 돈으로도 빠듯한 구대성으로서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물론 협회 직원이 되면 무기나 소모품은 제법 챙겨주는 편이라지만…….

그렇게 얼마나 기다렸을까. 저 멀리서 협회 직원들이 우르르 몰려오며 길을 여는 것이 아닌가?

“오… 한하리 양이다.”

“그 불꽃의 마검사 한하리?”

“작년 드래프트에서 최고가를 경신했다던데.”

땋은 붉은머리가 인상적인 젊은 여성. 그 우러러보는 시선에 구대성은 내심 하리가 부러워졌다.

자신보다 열두 살은 어린 하리가 저토록 찬란한 재능을 꽃피우며 동경의 시선을 받는 것이 어찌 부럽지 않을 수 있을까.

하지만 곧 하리는 비교도 안 되는 유명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레온 드라고니아 라이온하트 폐하 납십니다!”

금발의 미청년. 레온이 협회 직원들의 정중한 안내를 받으며 단상에 오르는 것이다.

“허…….”

대성은 청주 게이트 클로징 뉴스에서 레온을 목격했을 때, 허탈하기 그지없었다.

레온 드라고니아 라이온하트.

생존자이자 악마들에게 멸망한 왕국의 국왕.

자신이 테스트에서 만났던 그 금발 사내가 범상치 않은 인물이란 건 알았다.

하지만 설마 생존자일 줄이야.

‘그래서 그렇게 강했던 거구나…….’

생존자들은 특별한 이들이다. 그들은 멸망한 세계에서도 살아남은 위인이자 저마다 특수한 힘을 가진 영웅이었다. 자신처럼 평범한 이들과는 다르게.

청주 게이트를 클리어한 그는 앞으로도 승승장구하겠지.

벌써부터 레온을 S급 헌터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걸 보아 S급 헌터는 기정사실이다.

자신은 10년째 D급인데도…….

구대성은 솔직하게 그가 부러웠다. 그 강함이 부러웠고 앞으로 손에 넣게 될 명성이 부러웠다.

누구나가 그러할 테지. 자신도 그렇게 되고 싶다고…….

하지만 현실은 가혹하다. 자신은 그처럼 될 수가 없다.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라 생각해볼 이유도 없다.

“잘들 모였다. 그대들을 소집한 것은 다름이 아니다.”

레온의 말에 헌터들이 웅성거렸다. 자신들을 소집한 게 협회장이 아니라 레온이라고?

아니, 그렇다면 협회장과 레온의 관계는 대체 어떤 것일까?

레온이라는 생존자는 헌터 협회로 들어가기로 한 것인가.

무수한 추측들이 나돌며 지방방송이 꺼질 기세가 보이지 않자 하리가 마이크에 대고 외쳤다.

“정숙히! 정숙해 주십시오! 폐하께서 말씀하십니다!”

그녀의 말에 어색하지만, 말을 멈추는 헌터들. 레온은 그들이 모두 자신을 바라보고서야 입을 열었다.

“짐의 길드 만신전에 입대할 병사들을 소집할 것이다. 자격 있는 자, 스스로를 증명한 자, 훈련을 견뎌낸 자에 한해 짐의 군문에 들 영광을 주겠다.”

“”?????””

헌터들은 레온의 제안 아닌 제안에 어리둥절했다.

무슨 제안을 저렇게 한단 말인가? 마치 직업군인을 뽑는 것처럼 말하는 투가 아닌가?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차기 S급 헌터가 확정된 생존자의 길드에 들어간다는 건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S급 헌터가 있는 한국 10대 길드는 그 최저컷이 B급. 못해도 B급 성장이 유력한 C급 상위권이다.

만년 C급, D급 헌터인 자신들은 엄두도 못 내며 중소길드나 짐꾼 노릇을 해야 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런 자신들에게 S급 헌터의 길드에 가입하라는 권유는 너무나 매혹적일 수밖에.

“이, 입단하고 싶다면 누구나 괜찮은 겁니까?”

“입영이다. 어쨌든… 누구나는 아니다. 거름망은 있어야겠지.”

레온의 말에 헌터들은 그냥 가벼운 테스트를 하나보다 싶었다. 하지만 그것이 그리 대단한 것이라 여기진 않았다.

자신들 같은 만년 D급 헌터들을 모아두고 하는 말이다. 그리 컷이 높지 않으리라 여긴 것.

그리고 무엇보다 이것을 크나큰 기회로 여기고 열정을 불태우는 이도 있었으니.

“무, 무조건 한다! 무조건!”

구대성처럼 일신의 명예와 성장을 원하는 이들도 레온의 군문에 들기를 원했다.

“그럼 곧바로! 실기 테스트를 진행하겠습니다. 테스트 내용은… 폐하의 만신전 길드에서 낙찰받은 삼전역 게이트를 클리어하는 것입니다!”

“삼전역 게이트?”

아는 동네였다. 구대성이 그 근처의 고등학교에 다녔었으니 말이다.

헌터들은 곧장 자신들의 폰을 사용해 삼전역에 출몰한 게이트를 검색했다.

“어… 이거 노란색 등급이잖아.”

“뭐?”

“그걸 우리가 어떻게 클리어 해?”

게이트의 등급은 흑, 적, 주, 노, 초, 파란색으로 나뉜다.

D급 헌터의 테스트용으로 사용되는 서울역 게이트가 파란색 등급.

이곳에 있는 헌터들 대부분이 C급이나 D급인 걸 감안할 때, 그들의 최대 공략던전은 노란색이다. 짐꾼으로 참여했을 때 말이다.

“말도 안 돼! 우리만으로 노란색 등급을 클리어하라고? 죽으라는 거 아니야!”

“이게 무슨 테스트야!”

100명이 넘는 이들이 아우성을 치자 공간이 울렸다. 하리는 지끈한 고막을 막았지만, 그런다고 안 들릴까.

“저, 정숙히… 더 진행할 의사가 없는 분들은 퇴장해주시면… 되겠습니다.”

“하! 나가란다고 진짜 안 나갈 줄 아나.”

“에잉! 시간만 버렸네!”

차례차례 나가는 헌터들. 구대성은 안 말리나 싶어 하리나 레온을 흘겨보았지만, 두 사람은 그들을 멈춰세울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반절이 넘는 이들이 빠져나가고 남은 건 오십 명이 채 되지 않았다.

그들이 남자 레온이 일어섰다.

“거기 그대. 폭탄이라도 맞은 것 같은 네놈 말이다.”

“예, 예예!”

아프로 머리의 헌터가 어설프게 대답했다.

“왜 남았지?”

“그, 그게… 다 깊은 뜻이 있어서가 아닐까 해서…….”

“그렇군. 거기 너. 너는 왜 남았지?”

“저, 저는… 그냥 남았는뎁쇼.”

그런 대답에도 레온은 고개를 끄덕이곤 구대성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네 녀석은 왜 남았지?”

구대성은 아득한 높이에 있는 그가 제게 말을 건 것에 당황하면서도 기합이 들어간 목소리로 답했다.

“서, 설마! 죽게 놔두겠냐 싶어서 남았습니다!”

“음. 기합이 들어가있군. 좋은 자세다.”

툭툭, 어깨를 두드리는 레온. 그것이 이상하게도 불쾌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슴이 벅찼다.

“짐이 말했을 것이다. ‘병사’를 소집하러 왔다고.”

헌터가 아닌 병사. 단어의 차이지만, 그 차이는 크다.

“병사의 미덕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복종이다.”

“너희들은 기사의 명령을 받들며 의심하지 마라.”

“기사의 명예를 믿고, 기사의 무력을 믿어라. 너희들에게 주어질 의무는 그것뿐이다.”

요컨대 말 잘 듣는 놈을 뽑을 거란 이야기였다.

“곧장 출진한다! 보급품을 지급 받고 준비를 마쳐라.”

50명 남짓의 헌터들은 빠릿하게 장비를 챙겨 입고 삼전역으로 향했다.

* * * *

“흐미… 조금 무겁구먼.”

김 팀장의 소소한 불평에 구대성도 동감했다.

그를 비롯한 만신전 입대 지원자들은 모두가 중무장했다.

원거리 딜러를 제외하면 근접기수는 모두가 방패와 갑옷이라는 공통된 장비를 입은 것이다.

“나는 딜러인데…….”

구대성은 평소 쓰던 롱소드 대신 방패와 한손 검을 들었다. 이래서야 평소에 사용하던 검술은 사용하기 힘들 테지.

“그래도 장비가 좋긴 하구먼. 다 레어 등급 아녀? 돈 천만원씩은 깨졌겠는데?”

레온이 사비를 들여 대령그룹 산하 대령제철로부터 구입했다는 헌터용 장비들은 D급 헌터들은 엄두도 못 내는 고급품이다.

본디 무기와 갑옷은 소모품이라 장비에 큰돈을 쓰는 건 구대성 같은 말단 헌터들에겐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러한 장비들을 레온이 모두 대줬기 때문에 그들은 생각지도 못한 고급품들을 몸에 두를 수 있었다.

“정말… 그냥 죽으라고 내버려 두진 않을 모양입니다.”

“테스트라고 했으니까 말이여.”

아무래도 이 이계의 임금님은 성격은 조금 이상해도 인색하진 않은 모양이다.

“그런데 정작 저 임금님은 복장이 좀 후줄근하구먼.”

“그러게요.”

헌터들을 중무장 시킨 것과는 별개로 레온은 평상복 차림이다. 조금 질겨 보이는 가죽 점퍼를 입은 것 말고는 별다른 방어장비는 일체 보이지 않는다.

“한하리 직원님.”

“네, 무슨 일이세요? 구대성 헌터님?”

한하리도 경장이라곤 해도 갑옷을 입었다. 근접 딜러니 당연한 것이지만.

“레온 폐──”

하리가 대성의 입을 틀어막았다.

“쉬잇! 폐하의 존함을 함부로 부르시면 안 돼요! 화내신다구요!”

“아… 그, 그렇습니까? 그럼 폐하… 는 왜 갑옷을 입지 않으십니까?”

“갑옷보다 폐하의 피부가 더 단단해서요.”

“???”

* * * *

드넓은 초원이었다.

삼전역 게이트에 진입한 헌터들이 목도한 것은 광활한 유럽의 초원을 연상시키는 필드.

요즘 같은 시대에 이토록 광활한 자연은 보는 것만으로 탄성을 자아낸다.

“연기 들이마시면서 싸울 일은 없겠구먼.”

모든 게이트가 이렇게 좋은 환경인 건 아니다. 특히 동굴 던전형 게이트는 전투의 여파로 생긴 열기로 가득찰 때가 많았으니까.

‘퀘스트가…….’

구대성은 그런 자연 환경에 한눈 팔리지 않고 곧장 퀘스트부터 확인했다.

[여러분들은 외부의 용병들입니다. 부족 간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이 위대한 대초원에서 두 부족연합 중 한쪽을 선택해 승리를 이끌어내십시오.]

“흠… NPC 지원 퀘스트인가.”

흔하다면 흔한 케이스다. 청주 게이트나 호남 평야 게이트가 그러했듯 퀘스트를 클리어하면 자연스레 게이트가 클로징 될 것이다.

“구 씨. 보아하니 진영 퀘스트지?”

“예. 전쟁을 벌이고 있는 두 부족연합 중 한쪽 편을 들어 승리로 이끌어 내면 될 거 같습니다.”

그건 별문제가 안 됐다. 어느 쪽을 고르든 매한가지였으니.

“문제는 어디가 더 짭짤하고 쉽냐는 거겠지.”

이런 선택형 퀘스트는 선택에 따라 보상이 달라진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알아내느냐인 것. 선택의 순간은 금방 찾아왔다.

“다, 다들 저쪽을 보소! 몬스터 같은데!?”

누군가의 외침에 헌터들의 시선이 향한다. 그곳에서는 멀리서 봐도 큼직한 덩치의 인형들이 이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삐죽 튀어나온 송곳니. 커다란 근육질에 거대한 도끼. 녹색피부. 그들은…….

“오, 오크?!”

“오크다!”

오크. 판타지 타입의 게이트에서는 고블린만큼이나 자주 보이는 휴머노이드.

“서, 설마 부족전쟁이란 게…….”

“오크들의 전쟁이었어!?”

십수 명의 오크들이었다. 커다란 멧돼지를 타고 이쪽에 다가온 오크는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대들은 누구인가! 이곳은 우리 전쟁망치 부족의 영역! 너희들은 우리 부족의 영역을 침범했다!”

구대성은 서둘러 하리나 레온에게 다가갔다. 판단을 위해서다.

“어음… 폐하. 일단, 퀘스트를 따라가보지 않으시겠사옵니까?”

“……뜻대로 하라.”

레온은 미간을 좁히면서도 판단을 하리에게 맡겼다. 그녀는 퀘스트창을 보며 퀘스트에 맡는 대사로 받아친다.

“우리들은 용병입니다! 부족을 도우면 보상을 준다고 해서 왔습니다만!”

“용병이라고?”

하리의 말에 오크들은 고개를 기웃거리더니 이내 호응했다.

“족장이 말한 외부인들인가보군. 따라와라!”

퀘스트 시나리오 덕인지 오크들은 손쉽게 헌터들을 받아들였다. 그들은 수십 명의 오크들이 세운 캠프에 들어갈 수 있었다.

“환영한다, 용병들이여. 나는 전쟁망치 부족의 부족장 카르타 카라크라고 한다.”

“하, 한하리라고 합니다.”

레온이 나서지 않자 자연스럽게 대표격이 된 한하리가 어색하게 인사했다.

“흠, 쓸만한 용병들이 올 거라 들었는데, 생각보다 비실하군.”

“하하…….”

“우리들은 현재 초원의 대족장을 결정하는 대결투를 진행 중이다. 부족들마다 전사들을 이끌고 혈투를 벌여 승리하는 쪽이 대족장에 가까워지겠지.”

‘그런 퀘스트로군.’

구대성은 수많은 게이트 공략 사례를 읽으며 머릿속에 넣어온 공략집들을 펼쳤다.

오크들은 타고나기를 싸움을 좋아하며 뭐든지 전쟁으로 결정하는 전투종족이다.

그들은 대개 모든 이종족에 적대적이지만, 전사를 존중하고 명예로운 싸움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요컨대 잘 싸우기만 하면 호의를 사기 쉽다는 것이다.

‘오크들과 관련된 퀘스트에서 얻을 수 있는 보상은 주로 무기류야. 하지만 운이 좋다면 정령무기나 주술사에게서 정령과의 교감 능력을 얻을 수도 있겠어.’

정령술사는 헌터들 중에서도 극소수다. 일단 익히기만 해도 최소 B랭크로 쳐주기에 헌터들 사이에서는 오크 퀘스트의 로또로도 불렸다.

그뿐일까. 오크 대전사의 심장은 강력한 마법 재료로 사용되어 영구히 오르는 신체강화제다. 일명 하급 헌터들의 로또라고 불리는 물건이었다.

하지만 그뿐이다. 오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C급. 평균적으로 B급에 해당하는 강력한 몬스터다.

거기다 거의 무조건 부대 단위로 움직이는지라 하는 고생에 비해 보상이 짠 편.

그래서 오크 게이트는 꽝 취급에 심지어 낙찰된 게이트를 헐값에 재판매해버리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수십 개 부족이 싸우고 있다고 하니 운이 좋다면 한두 개쯤은 얻을 수 있을지도.’

구대성이 막연한 기대를 하는 사이 카르타 카라크는 굵은 숨결을 푸식 내세우며 주먹을 쥐었다.

“우리들의 전쟁망치 부족을 지원해라. 더 큰 전쟁! 더 명예로운 죽음! 승리하는 자는 모든 것을 쟁취하리라!”

“흥.”

그때였다. 기가 찬다는 듯 냉소적인 조소를 흘린 것은 너무나도 눈에 띄었다.

“어떤 놈이냐!”

“어어, 저, 저는 아닙니다!”

역정을 내는 카르타 카라크의 기세에 기겁하며 손을 흔드는 헌터. 그때, 레온이 앞으로 나섰다.

“잠자코 듣자니 못 들어주겠군.”

“폐, 폐하?”

레온의 돌발행동에 하리가 당황했지만, 감히 그 앞을 막아서진 못했다.

“너는… 강한 전사로군. 너 같은 전사가 우릴 돕는다면 대결투는 우리의 명예로운 승리──”

“명예? 명예라고?! 짐승 따위가 주제도 모르고 분에 넘치는 대망을 품었구나!”

“나를 모욕하는──!”

그 순간이었다. 허공에서 나타난 레온의 검이 번뜩이더니 순식간에 카르타 카라크의 목을 날려버렸다.

“어?”

“엩?”

“무, 무슨!?”

오크들은 물론이고 헌터들까지 경악으로 일그러진다. 그러나 성검을 겨누며 오연한 표정으로 선언하는 레온.

그의 파멸선언이 살아있는 모든 오크들에게 향한다.

“네놈들은 명예로운 전사가 아니라 벌레처럼 땅을 기다 죽을 것이다! 그것이 불변의 정의이기에!!”

레온 드라고니아 라이온하트.

슈퍼 뻐킹 오크 레이시스트.

876만 9,653마리의 오크를 매장한 오크 도살자.

전설이다.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singwahamkke dol-aon gisawangnim, The King of Knights Returns with the Gods,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returned to Earth as the invincible Knight King. But the Gods came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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