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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01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301화

나는 제대로 된 고문을 한 적이 없었다.

가문의 사람들이 내가 고문을 한다는 것 자체를 그리 좋아하지 않을뿐더러, 내게도 고문이란 행위는 아직 무척이나 어렵고도 심란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가 인간이 아닌 ‘몬스터’. 정령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망할 인간 자식. 네가 내게 무슨 짓을 한다 해도 나는 절대 입을 열지 않겠다!

적들에게 갇힌 가련한 여기사 같은 부끄러운 말을 막 내뱉는 녀석.

“그래, 나도 알아. 너희 상위 정령들은 평범한 물리 공격으로는 대미지를 줄 수 없다는 것을. 특히, 땅 정령들은 오러나 마나로 된 공격도 별로 안 아파하지?”

느린 대신에 엄청난 방어를 얻은 족속들이 바로 이 땅 정령, 다른 말로 대지 정령이라 불리는 녀석들이었다.

게임에서 별명이 괜히 ‘돼지 정령’이었던 게 아니니까.

-하, 그걸 알면서도 내 입을 열겠다 하는 거냐?

“응. 그런 너희가 제일 무서워하는 걸 알고 있거든.”

CS는 속성 시스템이라는 것이 있다.

흔히 알고 있는 물은 불에 강하고, 번개는 물에 강하고 하는 그런 것들.

그리고 이런 정령에게는 공통으로 상성 작용하는 것이 있었으니.

“이거, 뭔지 알지?”

손 위에서 타오르는 검은 불꽃.

기본의 흑염에 흑무에서 끌어올린 번개를 섞어 만든 불꽃으로. 자세히 보면 까맣게 불타오르는 불꽃 위에 붉은 전기가 솟구치고 있었다.

그렇다. 모든 정령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속성.

그것은 바로…….

-어, 어둠 정령?! 이, 인간이 그걸 어떻게!

“뭐, 기연이지 기연.”

어둠 정령의 힘.

모든 것을 먹어 치우고 흡수하는 힘이었다.

“자, 가볍게 손부터 가자?”

솜뭉치를 떨어뜨리듯 손 위에서 일렁이는 불꽃을 녀석의 다리 위로 떨어뜨린다.

그러자.

-끄으으아아아아아악!!

녀석이 갑자기 다리를 부여잡으며 몸을 뒤틀기 시작했다.

누가 본다면 무슨 엄살을 저리 부리냐며 욕할 것 같은 과장된 리액션이지만…….

-그만! 제발 그만해라!

“왜, 입이 근질근질해? 막, 말하고 싶어?”

-말할 테니까 제발!!

저렇게까지 얼굴을 찡그리면서 말한다면 그 누구라도 진짜 아프겠거니 생각할 정도였다.

탁-!

손가락을 튕김과 동시에, 원래부터 그곳에 없었다는 듯 사라져 버리는 불꽃.

하지만 녀석의 타들어 간 옷가지 사이로 보이는 흔적만은 명료했다.

불꽃에 구워져 마치 도자기처럼 단단하게 굳어 버린 녀석의 다리.

녀석은 자기 다리를 바라보며 끙끙 앓는 소리를 냈다.

“어르신! 녀석이 입을 열 준비가 됐다고 합니다!”

“엉? 그래?”

뒤쪽에서 알뜰살뜰하게 풀들을 챙기고 있던 어르신이 내 부름에 고개를 들며 이쪽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 옆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볼이 빵빵해질 만큼 영약들을 먹고 있는 들찬이의 모습이 보였다.

“……넌 뭐 하냐.”

“웅이 아혹의 히으오 아하나 후이이하오. 에아하 어흐어에오!!”

대충 가족의 힘으로 자라난 풀이니 자기가 다 먹는다는 뜻 같은데……. 중간에 저건 잡초 아닌가?

……가리지 않고 열심히 먹고 있구나 싶다.

“그래, 어디 한번 말해 봐. 너희는 누구기에 이렇게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거고…… 이런 짓을 벌이고 있던 건지 말이야.”

녀석이 생각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다시 한번 검지 끝에 불길을 일으킨다.

그제야 내 쪽을 바라보며 입을 여는 녀석.

-나, 나는 정령국의 영약 관리관인 캄무다! 오늘은 침입자가 들어온 걸 감지하고 병사들과 찾아온 것이고!

“……정령국?”

설마설마했는데, 진짜였나.

“정령국이라니. 저건 또 무슨 개소리냐?”

뒤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어르신은 처음 듣는 단어에 의아함을 표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야, 설명해 드려. 최대한 간결하고 핵심만.”

-아, 알겠다! 그러니까 정령국은…….

“어르신이 네 친구냐? 존댓말 안 해?”

손바닥에 불꽃을 둘러 녀석의 머리를 후려친다.

-끄으으윽! 끄윽! 서, 설명!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녀석의 설명.

정령국은 최근 DMZ 부근에 생겨난 던전으로, 수십 년간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아 자연스레 생성된 땅.

그 이름처럼 정령들이 살기 무척이나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주변의 던전들로 인해 마나까지 풍부한, 정령들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낙원.

정령들은 주변에 있는 다른 정령 던전들을 규합하여 세력을 점점 넓혀 나가기 시작했고, 그 규모는 곧 하나의 조직이라고 하기엔 너무 거대하게 변하고 말았다.

그렇게 각 던전의 우두머리들을 필두로 하여 만들어진 일종의 연합 국가.

‘정령국’.

녀석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 그리고 저희는 대지 정령의 사업체인 영약을 관리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허어, 이거 생각보다 큰일인 것 같은데? 유진아, 우선은 돌아가는 게 낫지 않겠느냐.”

정령국이라는 단체 자체가 워낙 크다 보니 어르신의 예상에서도 벗어난 모양.

“정령왕 개체들이 등장하게 되면 이건 우리의 영역이 아닌 ‘레이드’ 단위다. 완전히 후퇴하지는 않더라도 통신이 통하는 범위에서 보고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

아마, 내가 일반인이거나 어중간한 인물이라면 어르신과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저런 상위 정령도 간부로 부리고 있는 집단이라면 그 위에 뭐가 있을지는 분명하니까.

하지만 나는 일반인이 아니거니와, 어중간한 인물도 아니었다.

원래의 대략적인 흐름을 알고 있는 이상, 어째서 판이 이렇게까지 벌어진 것인지 예측할 수 있었으니까.

“잠깐만요, 어르신. 굳이 지원을 바깥에서 받아야 할까요?”

“……뭐? 그건 또 무슨 소리냐.”

나는 어르신의 질문에 대답하기보다는 녀석에게서 이야기를 듣는 쪽을 택했다.

“야.”

-아, 예!

“아직, 말 안 한 거 있지.”

-예? 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저는 알고 있는 건 간결하고 정확하게에에에엑!!

이번엔 흑무에 흑염을 둘러 녀석의 허벅지를 지그시 짓밟아 주었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힘. 어둠 정령에 대한 설명이 빠졌잖아 새끼야.”

-그, 그걸 어떻게 크아아악!!

“자, 빠진 부분 보충 설명. 시작.”

-하겠습니다! 하겠습니다!!

어떤 국가든 그러듯이, 정령국의 모든 정령이 사이가 좋은 것은 아니었다.

정령들 사이에서도 상성이나 성격에 따라 혐오하는 정령이 있기 마련이었고, 축출되는 세력 역시 존재하기 마련.

정령들 사이에서 그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어둠의 정령’이었다.

-녀석들은 그야말로 혐오스러운 존재입니다…….

모든 정령에게 상성적 우위를 보유하고 있는 녀석들. 그렇기에 존재만으로도 다른 정령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녀석들.

-그렇기에, 저희 정령들은 빛의 정령들을 필두로 그들을 몰아냈습니다.

유일하게 어둠의 정령에게 강한 대미지를 줄 수 있는 빛의 정령들을 앞세워, 다른 정령들은 어둠의 정령들을 축출해 내는 데 성공한다.

어둠 정령 역시 빛의 정령에 상성 대미지를 줄 수 있었지만, 다른 정령들을 앞세워 들어오는 그들을 막을 방도는 없었다.

결국, 이러한 사건으로 인해 어둠의 정령들은 정령국에서 도망치듯 쫓겨나게 되었고, DMZ 어딘가에 있는 던전에 작은 도시를 이루며 살아가게 되었다는 모양이다.

“같은 정령들끼리도 사이가 좋은 건 아니었군.”

대지 정령의 말을 들은 어르신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중얼거린다.

“뭐, 저희가 할 말은 아니죠. 인간도 서로 차별하고 갈등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이런 사건은 우리에겐 오히려 잘된 일이라 할 수 있었다.

“적의 적은 친구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니. 저희에게는 다행일 수도 있겠죠. 잘하면 저희 편으로 끌어들일 수도 있고요.”

-자, 잠깐! 그 녀석들에게 간다고?! 그게 무슨 소리냐!

“이게 또 말을 짧게 하네?”

-어, 어둠의 정령은 인간 역시 혐오하는 녀석들입니다! 아무리 당신들이어도 접근하는 것조차 힘들 겁니다!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그래서? 그 녀석들, 어디 있는데?”

-그, 그게…….

화륵-!

-어, 어둠의 숲! 저희는 어둠의 숲이라 부르는 장소입니다. 위로 길게 자라난 나무들 탓에 숲임에도 빛이 들지 않는, 어둠의 정령들에게 있어선 일종의 요새이자 천국 같은 곳입니다!

결국 녀석들의 위치를 부는 녀석. 동시에 내 머릿속에 한 장소가 스쳐 지나갔다.

“어둠의 숲이라면…… 어르신! 저희가 가는 던전, 이름이 뭐였죠?”

“뭐? 어디 보자…… 분명 검은 숲…… 설마?”

어르신 역시 깨달은 모양인지 화들짝 놀라며 지도를 펼쳐 녀석에게 보였다.

“너희가 말한 어둠의 숲이 혹시 이곳이더냐?”

-마, 맞습니다! 여기가 어둠의 숲입니다!

“하, 대충 그림이 그려지네요.”

정령들은 몬스터로 분류되는 녀석들이었지만, 정령사라는 이들과 계약함으로써 새로운 힘을 부여하는 존재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정령사들은 상위 영웅 중에서도 꽤 존재했으니…….

“정령들이 우리를 이용한 걸 수도 있겠구나.”

“예, 있을 게 아니라 확실하겠죠. 그게 아니고선 이렇게 콕 집어 줄 수 있을 리가요.”

아마, 정령들이 자신과 계약한 정령사들을 꼬드겨, 누군가가 이곳을 공략하게끔 만들려는 것이 틀림없었다.

자신들만으로 어둠의 정령들의 소굴을 정리하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을 테니까.

다만, 그렇게 되면 어째서 내가 알고 있는 흐름대로 흘러가지 않는지가 문제였다.

본래 ‘정령국’이 본격적으로 완성되는 것은 훨씬 더 지나야 하는 일.

하지만 녀석의 말만 들으면 이미 하나의 국가로서 활동하려는 것 같지 않은가.

대체 뭐가 그리 달라졌기에…….

“아.”

떠올랐다.

어째서 일이 이렇게 됐는지.

아마도 그것은 지금 내 신발이 되어 버린, 암약이 연관되어 있을 터였다.

‘……녀석의 의뢰금이 비정상적으로 비쌌던 이유가 이거였나.’

녀석이 의뢰금에 비해 허름한 오두막에 살았던 거나 좋은 장비를 쓰지 않았던 이유가 정리되기 시작했다.

CS에서 암약 관련 퀘스트를 하다 보면 정체를 알 수 없는 쪽지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 내용은 보통 [보급품이 부족하다.], [마석이 필요하다.], [새로운 무기가 필요하다] 같은, 암약과 연관되었다고 보기 힘든 것들.

우리 같은 플레이어로서는 타깃의 서류를 빼 온 건가? 같은 생각밖에 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야 당연한 것이, 대체 누가 암약이 챙겨야 할 조직이 있으리라 생각했겠는가.

우리 머릿속의 암약은 늘 혼자서 활동하는 독고다이 같은 존재였으니까.

즉, 지금과 같은 사태가 일어난 이유는 내가 암약을 빠르게 처리했기에 벌어졌다고도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음. 정해졌네. 어르신, 슬슬 가시죠.”

“음? 어딜 말이냐?”

자리에서 일어서는 나를 보며 의아하다는 듯 묻는 어르신.

“그야 당연히 우리가 가야 할 곳이죠.”

“우리가 가야 할 곳이라면…… 검은 숲? 거기에 가겠다고? 저 녀석이 그러지 않았느냐. 어둠의 정령인가 뭔가 하는 놈들이 죽치고 있다고.”

“그러니까 가야죠.”

“……뭐?”

“지원군 불러야 한다면서요?”

지도자를 잃은 주제에 큰 세력과 전투를 벌이는 이들.

그야말로 흡수하기 딱 좋은 상황이지 않은가?

“자, 지금부터 우리는 어둠 정령 세력을 흡수하러 갑니다.”

“거기를 무슨 수로?”

“무슨 수긴요.”

마피아식으로 해결해야지.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ame a Mafia in the Academy IBMITA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spent my life playing a game.
I hit the wall, stuck in second place for the rest of my life.

[Can you live as yourself, using your own nickname?] DarkLord of Underworld: Even if a man can’t eat, he can survive!

Out of the blue, I received a message and was possessed by the game.
As the worthless son of an Underworld Boss!

“Yes, bloodline is also a power, as long as you can use it. My ability is ‘Famiglia’.”

The game addict never disappears. Overwhelming violence, endless wealth, connections in the other world. I, I’ll use anything to stay 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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