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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06

집들이 (6)

[심사가 진행 중입니다.]

현수는 알림을 듣고 당황했다.

아무리 기다려도 심사관 본은 나타나지 않았다.

또 심사가 진행 중이라는 말에 여러 가지 상황이 예측되었다.

가장 크게 예측이 실리는 것은 누군가와 ‘싸우고 있다는 것’이 된다.

이는 카른이 무게를 실어 주었다.

“아틀라스의 본 사령관께선 정말이지 강하고 뛰어났던 분이셨습니다. 하지만 강한 힘을 거머쥐신 만큼 거만하고 남을 무시하는 성향을 가지셨던 것으로 알려집니다.”

현수는 가만히 서서 그들을 기다릴 순 없다는 판단을 했다.

“1시간째 오지 않고 있어요, 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고요, 빠르게 그들을 찾아내야 할 겁니다.”

다행스러운 건 심사 도중 NPC들은 사망하지 않는다는 것에 있었다.

현의 대장간은 기다리는 것에서 그들을 찾아가 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그들은 빠르게 흩어져 그들을 찾기로 했다.

현수의 치아가 꽈득 물렸다.

‘도대체 누구를……!?’

그러던 때.

[길드원. 넬이 접속하셨습니다.]

넬은 많은 티타임을 가진 후 피곤했던 것인지 바로 잠들었었다.

그녀는 길드원들을 통해 자초지종을 들었다.

그녀가 길드채팅에 말했다.

[넬: 아직 벤이나 바라드 전하, 성녀 아리아는 오시지 않은 건가요?]

“……?”

현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이 아틀라스에 왜 온다는 건가?

곧 넬이 티타임을 가졌음을 말했다.

[바크: 그렇다면 세 분은 정말 왜 안 오시는 거지?]

[리셀: 권유에 불과했으니 오고 말고는 선택이어서 아닐까요?]

일리 있는 말이다.

현수는 그녀의 독단적 행동이 어째서 일어났는지 알 수 있었다.

생명의 씨앗 모으기는 극소수의 인원밖에 없는 현의 대장간 이들에겐 굉장히 힘든 일이었다.

넬은 독단적 행동으로 그들을 만남으로써 생명의 씨앗 모으기를 해내려 했던 거다.

현수는 화가 나거나 하진 않았다.

그녀의 의도를 이해해서다.

‘때론 내가 말하는 것보다 다른 이가 말하는 것이 더 큰 힘을 발휘하는 법이다.’

그녀의 독단적 행동은 현의 대장간을 위해서이기도 했다.

[넬: 혹시 그분들 중 누군가와 충돌한 건 아닐까요?]

가능성 있는 이야기였다.

그랬기에 현수는 더 빨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 사람에게 현수가 소중한 만큼, 현수 역시 그들을 소중히 여기고 있어서다.

그리고 현수는 본을 비롯한 500의 최정예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진짜 전설 중 누군가와 충돌한 건가?’

이미 그들의 HP는 50% 이하로 급락해 있었다.

또 처음 들었던 1천 명 대비 숫자가 현저히 줄어든 바.

확실한 사실은 애초에 심사가 무력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에 있었다.

현수는 곧바로 쌍룡검에 깃든 힘을 발동시켰다.

[연계(聯?)]

[쌍룡검이 착용자에게 깃든 힘을 극대화시키며 그 힘들이 이어지는 속도가 2배 이상 빨라집니다.]

‘막타를 칠 수 있는 수준이다.’

현수는 그들을 보자마자 굉장히 지쳐 있는 상태임을 눈치챘다.

또한 HP가 하락했을 시에 대부분 상태이상 저항력 역시 크게 하락하는 편이다.

현수는 단숨에 그들을 자신의 앞에 모으기로 끌어왔다.

“반갑다, 아틀라스의 새로운 영주 현수다.”

그들이 엄한 자들을 잡고 괴롭혔다는(?) 것에 대한 분노였다.

현수는 전설 셋이 함께 있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한데, 만약 그들이 개개인으로 있었다면 이들과의 전투가 꽤 녹록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엄청난 힘이다…….’

본은 현수가 등 뒤로 끌어간 검에서 느껴지는 거대한 힘을 느꼈다.

또 그와 정예병들은 지쳐 있는 상태.

방금 전, 그들은 상식을 초월하는 최강자들을 만났기에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

이 상황에서 본은 영주까지 강하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부정해 왔다.

그런데 그 부정이 그가 등 뒤로 끌어간 쌍룡검을 보며 처참히 깨부서진다.

또한.

[압도]

현수가 새로 얻은 전설 스텟 압도가 힘을 발한다.

압도에 적힌 설명에 따르면 상황에 따라 더 극적인 힘을 발휘한다고 되어 있다.

지칠 대로 지쳐 버린 본과 정예병 500명은 이 극적인 상황에 맞아떨어졌다.

본을 비롯한 전원.

쿠호오오오오-

그의 검에서 느껴지는 강한 기운에 말 그대로 압도당하고 있었음이다.

또 이 압도는 다양한 상태이상기를 나타낼 수 있는 특별한 힘을 가진 전설 스텟인 바.

[상태이상 경직에 걸리셨습니다.]

[갑작스러운 공포에 몸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본은 말 그대로 경직되었다.

그리고 현수가 등 뒤로 힘껏 끌어간 쌍룡검에 담긴 힘.

그것은 대륙전쟁에서 단숨에 수백 명의 랭커를 양단했던 힘인 바.

[일도양단]

[절삭력이 641%로 극대화되어 반경 5m를 가로로 베어 버립니다.]

오른발로 지면을 디딘 현수가 쌍룡검을 힘껏 내질렀다.

서거억-!

본의 동공이 확장되었다.

‘이 무슨……?’

그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레벨 475에 이르는 그.

사실상 전설에 가까운 힘을 가진 자신이 커다란 중상을 입고 몸이 썰려 나갈 뻔해서다.

더불어 반경 5m를 갈라 버리는 힘.

방금 전 모으기에 의해 밀집되어 있던 정예병들.

그들 중 약 200의 숫자가 한순간에 잿더미가 되어 흩어지고 있었다.

“본 사령관님!”

“이런 제기랄!”

또 생존한 300여 명의 정예병들은 본이 휘청거리자 그를 구하기 위해 달려들었다.

그래선 안 되는 거였다.

펄럭-

이미 버프형 쌍룡검으로 스왑한 현수는 하늘 높이 날아오른 상태였다.

현수는 생각한다.

심사는 무엇인가.

자신이 이 아틀라스를 가질 만한 주인인지 보겠다는 거였다.

현수는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

‘너희가 무엇이길래, 감히 날 심사한다는 건가?’

심사란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평가하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현수는 지금의 상황을 누구보다 이해하고 있었다.

그들이 누굴 만났는지 모르나 지금 현수는 또 한 번 개꿀의 상황과 마주하고 있던 거다.

본을 비롯한 정예병들의 HP는 현수가 궁극기만 제대로 꽂으면 막타를 친 것처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정도이니!

[삼척서천(三尺誓天).]

[산하동색(山河動色).]

순식간에 발현된 디버프의 기운이 몰려오는 300명의 정예병과 그 틈에 선 본을 내리쳤다.

“크흡……!”

“커헉!”

쿠그그그그그그그-

또한.

[일휘소탕(一揮掃蕩).]

[혈염산하(血染山河.)]

버프의 힘을 받아 한껏 강화된 쌍룡검.

“검의 울음.”

수백 개의 칼날이 그들을 난도질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었다.

당혹하고 두려워하는가 했던 병사들의 표정에 이상한 안도감이 스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안도감은 본에게서도 있었다.

300여 명의 병사들이 잿더미가 되어 사라졌다.

그리고 본 역시 죽음을 맞이했으나 죽은 것이 아니었다.

[심사관은 심사를 끝낼 때까지 죽지 않습니다.]

완전히 흩어지는가 싶던 그의 육신이 재창조되었다.

그리고 본과 정예병들이 작은 안도를 가졌던 이유.

다시 눈을 뜨기 전, 심사관 본은 성자와의 대화를 회상했다.

‘본 경. 다음의 아틀라스의 주인은 나처럼 나약하여 이런 생명의 씨앗을 품는 자가 아니어야 할 겁니다. 나는 나약했기 때문에 내 영지, 내 사람들을 지킬 힘이 없었으니까요. 부디 당신이 인정한 선에서 충성할 만한 자가 나타난다면, 또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할 수 있는 자라면 그를 따르십시오. 당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깨어난 자들을 위해서요.’

그처럼 본과 정예병들의 본질은 언젠간 새 영주를 섬겨야 한다는 것에 있었다.

본은 드래곤의 브레스를 맞는 날 정예병들과 함께 보았다.

자신과 성자께서 일구신 소중한 모든 것들이 한 줌 재로 흩어지는 광경을 말이다.

그때의 좌절감, 상실감, 아픔…….

‘역사가 되풀이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눈을 뜨자 숨을 몰아쉬는 새로운 영주가 보였다.

여전히 그 3인방이 그의 수하인지, 아닌지 모른다.

그러나 이자를 지키려는 자들임은 맞다.

본을 보는 현수의 표정은 날카로웠다.

“나에게부터 왔어야지, 너에겐 그들을 공격할 권리 따윈 없었다.”

본은 그의 성난 표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실상은 자신들이 개처럼 두들겨 맞은 것이지만 오해하고 있는 그는 그 누군가를 아끼고 걱정하고 있었다.

그에 알게 되었다.

그것이 아틀라스의 영지민이었다 해도 같은 마음이었을 거다.

“그래, 이 정도면 인정하는가? 만족하는가?”

실상 이미 본은 한 번 죽었기에 심사는 끝난 것과 마찬가지.

본이 답했다.

“꽤 나쁘지 않군. 또 사과는 하지 않겠다. 그건 내가 해야 할 일이었으니까.”

스르르, 본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라지는 본이 눈을 감는 순간 현수는 놀라운 알림을 듣게 되었다.

사실 현수는 몰랐지만 거만한 인물이었던 본의 입에서 ‘꽤 나쁘지 않았다.’는 최고의 찬사였던 바.

[심사가 종료됩니다.]

[본이 자신이 줄 수 있는 씨앗 100,000개를 전부 줍니다.]

[씨앗의 개수가 총 20만 개를 넘습니다.]

[현재 수준에서 최대치로 깨울 수 있습니다.]

그는 성난 현수에게 변명도, 섬기겠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심사 점수를 주었으며 가장 많은 개수의 씨앗을 주었다.

완전히 흩어져 가는 본은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깨어났을 때, 그대는 내 마음도 얻을 수 있을까?’

그것은 먼 훗날 알 수 있을 것이다.

***

본이 완전히 사라진 후, 소리를 들은 길드원들이 몰려왔다.

“현수 님, 괜찮아요?”

“괜찮습니다.”

20만 개의 씨앗을 품게 되었지만 현수는 걱정하는 게 있었다.

품속에 있는 20만 개의 씨앗.

얼마나 많은 이들이 깨어날지 모르는 개수다.

“……우리가 이들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넬이 의미를 이해했다.

“힘들 겁니다. 몇만의 영지민이 깨어나면 지금의 자금력으론 턱없이 부족할 테니까요.”

이들이 깨어나면 먹고 입히고, 재울 돈이 필요하다.

물론 이들이 깨어나면 그들은 생산 활동을 시작하기 때문에 세금을 거둬들일 수 있다.

문제는 안정화까지 몇 개월이 소요될지 모른다는 거다.

“그래도 깨우는 게 맞겠죠?”

“깨워야만 합니다. 지금의 현의 대장간은 초라할 정도로 약하니까요.”

현수는 자신의 통장 잔액을 떠올렸다.

“현실에서 왕 되기는 멈춰야겠어요.”

건물을 매입하기 위해 모으던 돈을 써야 할 것만 같다.

넬도 말했다.

“저도 허리띠를 최대한 졸라매겠습니다.”

“우리도 당분간 사냥에 집중해서 영지 자금으로 쓰이게 하마.”

사실 이렇게 되면 당분간 길드원들의 성장은 정체된다.

현수는 씁쓸해졌다.

못난 마스터를 만나 길드원들이 고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들은 기쁘기만 하지는 않은 씨앗 모으기를 해내고 영주성으로 터덜터덜 걸어갔다.

그런 현수에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세 전설이 당도한 것이다.

“집들이 선물이다.”

“허허, 가져오느라 힘 좀 썼다.”

“아레스교에서 드리는 집들이 선물이에요.”

[1,703,010골드를 획득합니다.]

“컥!?”

집들이 선물이 한화 17억에 이르렀다.

또 아공간을 가진 아리아가 그곳을 탈탈 털자 잡템들이 산을 이루어 쌓였다.

잡템까지 합치자 총합 36억 원에 이르는 선물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현수는 세 사람에게 자초지종을 듣고 속으로 외쳤다.

‘개꿀! 개이득!’

여러 우연과 상황이 겹치고 겹쳐 이런 일들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현수는 이제 두렵지 않았다.

‘몇 명의 영지민들을 깨우든!’

이제 그들을 이끌고 운영할 수 있는 자금이 충분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생명의 씨앗을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은 생명의 씨앗을 사용하여, 잠든 자들을 깨워 진정한 영주가 되는 것이었다.

현수는 설레는 마음으로 생명의 씨앗 사용 지점으로 걸음하려 했다.

그때.

[단기간에 생명의 씨앗을 기하급수적으로 모으셨습니다.]

알림을 통해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성자가 남긴 것 중 하나.]

[패시브 스킬을 익히실 수 있습니다.]

[극의(極意)는 초월 등급입니다.]

아직 받아야 할 보상이 남아 있었음을.


           


Genius Blacksmith’s Game

Genius Blacksmith’s Game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
Score 3.7
Status: Ongoing Native Language: Korean

The last blacksmith and master artisan left in the world. His hands are crippled in a forge fire, rendering him unable to craft any longer. But then, a virtual reality game, Ares, comes knocking on Hyun-soo’s door.

[Unrepairable Artifact.] [Cannot be crafted due to level restrictions.]

“Huh? I consider myself a manual blacksmith, though.”

For him, no system restrictions apply. The tumultuous game of the genius blacksmith beg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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