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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08

아카데미의 무기복제자 308화

92장 미식가

프론디어는 연구소를 나와 본사로 향했다.

폴이 회장실의 위치를 말해주지 않자, 그는 흑천으로 묶은 그대로 둥둥 띄워 옆에 두었다.

물론 그때쯤 히치콕 회사는 이미 난리가 났다.

“소, 소장님!”

“뭐 하는 거냐, 네놈!”

그 유명한 프론디어가 히치콕의 제1연구소장을 묶은 채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 직원들은 그 모습에 경악하여 소리치고, 프론디어에게 다가와 항의한다.

물론 일반 직원들이 프론디어를 막아설 수는 없었다. 애초에 속도를 늦추게 하지도 못했다.

“으읍! 읍! 읍!”

폴은 입주변 전체가 흑천으로 막혀서 목소리를 뱉지 못했다. 그래도 직원들에게 열심히 소리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구해 달라는 외침이 아니었다.

‘제발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돌아가!’

식인 욕망에 대한 얘기를 들은 뒤 그 연구실을 나올 때 프론디어의 모습은 지나치게 섬뜩했다.

그를 묶어둔 채 얘기하던 프론디어도 충분히 무서웠지만, 지금의 프론디어는 그런 수준이 아니다.

실수로 건드렸다간 정말 오늘 하루 안에 히치콕이라는 회사가 끝장날 지도 모른다.

“이 새끼.”

완전히 무시로 일관한 채 걸어가는 프론디어의 모습에 열이 받았는지, 직원 하나가 달려왔다.

“정말 뒈지고 싶어, 서…….”

그리고 주먹을 휘두르려다 말고 프론디어의 눈빛을 보고 침을 삼킨다. 그는 그대로 잠깐 멈췄다.

딱히 폴이 뭐라 말하지 않아도, 지금 프론디어를 공격했다간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몸으로 느꼈다.

그때 프론디어는 둥둥 떠 있는 폴에게 시선을 옮겼다.

딱히 말을 하지는 않았고, 눈빛으로 전했다.

‘눈치껏 해라.’

“……?”

물론 폴은 독심술사가 아니니까 눈빛으로 전한다고 구체적으로 뭘 뜻하는지는 모르나.

꾸욱.

프론디어가 아주 슬쩍, 흑천으로 그의 몸을 조였을 때 바로 알아챘다.

“끄으읍! 끄윽!!”

폴은 아주 과장되게 비명을 질러댔다. 사실 아주 슬쩍 조인 거라 아픔 따위는 없었고, 이미 맞았던 자리가 더 아팠지만 폴은 열심히 고통스러워 했다.

“이, 비겁한 자식……!”

정확하게 속아넘어간 직원들은 프론디어의 주변에만 머물 뿐 더 접근하지 않았다. 거기서 프론디어는 조임을 풀었고, 폴은 안도의 한숨에 가깝게 숨을 내쉬었다.

‘이 자식은 난폭한 건지 정중한 건지 알 수가 없군.’

폴은 생각했다. 방금의 인질 연기, 프론디어는 더 간단하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진짜로 세게 조여버리면 된다.

흑천과 프론디어의 힘을 알고 있는 폴은 그게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정말로 진실된 비명을 내질렀겠지.

하지만 프론디어는 굳이 폴에게 연기를 시켰다. 실제로 지금 폴의 몸은 이미 상당한 부상을 입었다. 이 상태에서 몸을 조이면 위험할 수 있다.

다만 지금 걸어가는 프론디어의 눈빛으로 봐서는, 그게 ‘자비’에서 비롯된 마음인지 알 수가 없다.

그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면 굳이 상처를 낼 필요가 없다, 그렇게 말하는 듯이.

“네놈, 곧 프로가 올 거다! 그렇게 목 빳빳하게 들고 다니는 것도 오래 가지 않아!”

아무래도 이미 신고를 한 듯, 직원 한 명이 자신만만하게 외쳤다.

보통 사람 간의 자잘한 다툼과 범죄는 경찰을 부르지만, 아무래도 상대가 프론디어다 보니 프로를 부른 모양이다.

“……프로라.”

그때 처음으로 프론디어의 입이 열렸다.

그는 잠시 무언가 생각하는 듯하더니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 잘됐네.”

“뭐, 뭐?”

“되도록이면 빨리 오라고 전해줘요. 저는 회장실로 갈 겁니다.”

프론디어는 그렇게 말한 뒤 비상계단을 올랐다. 직원들은 어처구니가 없어 그저 멀거니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회장실이 어디인지는 몰라도 가장 최상층이겠지, 찾기 어렵진 않을 것이다.

비상 계단으로 오르는 동안에는 직원이 따라오지 않았다. 아마 승강기 따위를 이용해 먼저 올라갔겠지. 프론디어가 승강기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필시 올라가다가 그 안에 갇힐 게 뻔했기 때문이다.

물론 부수면 그만이나, 그러지 않으려고 이렇게 걷고 있는 것이니.

아무도 없어지자 폴의 입을 가리고 있던 흑천이 사라졌다. 물론 몸은 여전히 묶인 채였다.

“네, 네놈. 일을 이렇게 키워서 어쩌자는 거냐.”

“일을 제가 키운 게 아니죠.”

프론디어는 조용히 넘어가려 했다. 적어도 여기에 왔을 때는 그럴 생각이었다. 이들에게 문제가 없다면 설령 악마라 할지라도 차분히 이야기를 나눠, 악마와 인간의 구별법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었다. 이들이 결백하다면.

하지만 프론디어 본인을 죽이려 한 연구소장에, 사내 어딘가 식인을 하고 있는 회사? 그것도 히치콕이? 도저히 그냥 넘길 수가 없는 문제다.

뚜벅뚜벅 걸어올라가는 프론디어에게 폴이 열심히 떠들었다.

“너 이 회사가 얼마나 넓은 지 알고 있나? 네가 찾기도 전에 프로가 먼저 도착할 것이다.”

“그래. 회장이 식인하는 놈이라는 건 알겠네.”

사실 회장실의 위치를 말하지 않을 때부터 알고 있던 문제였다.

프론디어는 한마디 더 했다.

“내가 몰라도 직원들이 알려줄 거야.”

“뭣이?”

“나는 직원들에게 ‘회장실’에 간다고 했잖아. 나를 막아서려고 직원들이 모일 테고. 그럼 직원들이 가장 많이 몰린 곳에 회장실이 있겠지.”

폴은 말을 잃었다. 확실히 방금 상황, 프론디어가 회장실의 위치를 모르는 것은 폴만이 알고 있었다.

당시의 폴은 입을 막고 있었으니 그 사실을 말할 수도 없었다. 애초에 말할 생각도 못했지만.

“……! 그렇구나, 그래서 인질극을 벌인 거였어!”

폴이 깨닫고는 외쳤다.

폴이 프론디어의 인질이라는 게 확실해지면, 직원들은 위층으로 느긋하게 걸어 올라가는 프론디어를 보며 확신했을 것이다. 폴이 회장실의 위치를 자백했다고.

“네. 그러니 그들은 망설이지 않고 회장실에 모일 겁니다. 그들이 알려주는 셈이죠.”

프론디어는 그렇게 말하며, 어느새 최상층까지 올라와 비상문을 열었다.

확실히 넓은 회사였고,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없는 미로 같은 곳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목소리와 분주함은 멀리서도 들렸고, 마나가 느껴졌다. 프론디어의 육감이 없어도 알 수 있는 위치였다.

“흠.”

프론디어가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도착했을 때.

“과연, 여기선 들켜도 된다는 거군.”

이미 전투태세를 완료한 듯, 날개를 펼친 악마들만이 거기 있었다.

“이 층까지 올라올 수 있는 사람이라면 상당히 직급이 높을 텐데, 그런 녀석들은 전부 악마인 건가?”

“허튼 소리! 네놈을 죽이려면 우리가 가장 적합하기에 온 것이다! 히치콕은 악마와 인간을 차별하지 않아!”

하.

프론디어는 진심으로 웃음이 나올 것 같아서 고개를 들었다.

오늘 하루 웬종일, 프론디어가 폴에게 한 말과 비슷하다.

그런데 그들이 식인을 하는 회장을 지키고 있다.

“그래, 그러냐.”

“여기까지 와선 감출 것도 없지! 네놈의 목을 꿰뚫어주마!”

악마 중 한 놈이 긴 창을 내밀었다. 악마 날개를 가진 남자가 긴 창을 쥐고 있으니 제법 잘 어울렸다.

“로벤! 안 돼! 너희들으, 읍읍! 읍!”

폴이 서둘러 뭐라 외쳤으나 흑천이 다시 그 입을 막았다.

대신 프론디어가 핏 웃으며 말했다.

“그러냐. 거기서부터는 정당방위가 될 텐데.”

그렇게 말하며 한걸음 나섰고.

쉬익!

창날이 프론디어가 있던 공간을 꿰뚫는다.

과연 악마는 그런 말에 망설이지 않았다. 곧바로 돌진해 프론디어에게 창을 쏘았다.

프론디어는 몸을 틀어 피하면서도 내심 감탄했다.

“정말로 목을 노렸군. 악마 주제에 솔직하네.”

철컥.

프론디어는 아대를 조작했다. 조금 더 많은 양이 필요했다.

콰아아아─!

프론디어의 주위에 쏟아져 나오는 검은 물결. 좁은 복도를 채우며 파도처럼 악마들에게 다가간다.

솔직히 말해, 그 광경은 인간과 악마의 싸움처럼 보이진 않았다.

“먼저 싸움을 걸어주니 좋네. 상쾌해. 고민할 여지도 줄어들고.”

“윽……!”

프론디어의 흑천이 천천히 그들에게 흘러갈수록, 자연히 악마들은 물러난다.

여기는 히치콕, 좋게 말하면 악마들의 필드고, 나쁘게 말하면 악마들의 성역이다. 이곳을 부숴서 좋을 게 없는 건 악마들이다.

이 회사의 복도는 넓긴 해도 아무렴 야외보다는 못하고, 이런 공간에서 다수의 이점은 반감된다. 하물며 상대는 다수를 상대하는 실력으로서 최고라 평가 받는 프론디어.

“아까 목을 노린다고 예고했으니, 나도 예고를 하지.”

프론디어는 손을 뻗었다. 조금 더 정밀한 조준을 할 수 있도록.

“지금 내 앞에 있는 다섯, 어깨를 노려주마. 완전 동시에 쏠 것이다.”

“뭐, 무슨 소리를,”

쉬익!

푸슉-!

그 예고대로.

흘러내려오던 흑천이 가시로 뻗쳐, 둘의 어깨에 꽂혔다. 남은 셋은 가까스로 피했다.

“크, 아윽……!”

적중 당한 둘은 인상을 찡그리고 물러섰다.

흑천은 그들의 어깨를 찌르긴 했어도 꿰뚫지는 못했다. 오러로 막아서인지, 아니면 프론디어가 봐준 건지, 그들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럭저럭 버틸 만한 아픔이었으나 악마들의 긴장감은 극도로 달했다.

‘……예고를 했는데, 못 피했어……!’

악마의 동체 시력이나 반사 신경은 선천적으로 인간보다 뛰어나다.

그건 신체 구조의 차이라기보다는, 오러에 친숙하다는 것이 곧 신체 성능을 빠르게 돌릴 수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보다 빠른 엔진이 보다 좋은 성능을 낸다.

그럼에도 둘은 흑천에 맞았다. 속도의 문제도 있으나, 흑천의 가시가 준비 과정이 없는 것이 크다.

보통 인간이 창을 쏠 때는 뒤로 당기는 동작, 힘이 들어가는 근육, 조준을 위해 움직이는 눈동자 등, 상대에게 알려주는 신호가 많다.

하지만 흑천은 그저 물처럼 슬그머니 다가왔다가, 그저 가시로 뻗을 뿐.

“흠, 이상하군. 아까 제레미도 그렇고 흑천에 대응을 못하고 있네. 피엘롯 녀석은 그래도 곧잘 피해냈는데. 피엘롯의 출발선이 악마와 동일선상이라고 생각했는데, 피엘롯은 그보다 앞서고 있었던 건가?”

프론디어는 악마가 알 수 없는 소리를 중얼거렸다.

“……악마가 대응하기 어려운 공격을 이용해 매일 같이 훈련 시켰으니, 조금 미안한 짓을 했나.”

다만 악마들은, 그 피엘롯이라는 녀석이 누군지 몰라도 살아 있음이 용해 보였다.

“자, 다음 예고다.”

“……! 이 건방진 녀석이!”

프론디어가 무슨 짓을 할지 뻔히 보였기에, 악마들은 서둘러 반격에 나섰다. 물결처럼 다가오는 흑천을 뚫기로 한 것이다.

“으읍! 읍!!!”

그 모습을 보고 눈을 부릅뜬 폴.

놀랍게도 폴은 이 상황을 프론디어만큼이나 정확히 인식했다.

‘……저러면 죽는데.’

프론디어는 그 순간 생각했다.

악마들이 흑천을 밀어내려는 순간, 흑천은 벽과 바닥, 천장에 뻗어 동시에 그들을 덮칠 것이다. 물론 흑천이 알아서 움직이는 것은 아니고, 프론디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상황이다.

……즉 프론디어의 입장에서 이상적인 상황이기에, 프론디어는 망설인다.

──그대로 행했다간 이들은 몰살이다.

“그만.”

어떤 목소리가 순간, 악마들의 움직임이 멈췄다.

“!”

프론디어는 순수하게 놀랐다. 날개를 펴 돌진해오던 악마들의 속도가 느닷없이 멈춘 것이다.

저 정도의 속도를 한순간에 멈춰세우려면 프론디어는 저들이 다칠 각오를 해야만 한다. 앞에 두꺼운 벽을 세우거나, 뒤에서 잡아당기거나. 어느 쪽이든 그냥 멈춰지진 않겠지.

한데 이들은 지금, 말 그대로 ‘그냥’ 멈췄다. 그 어마어마한 속도가 완벽하게 소실되면서.

“무모하게 굴지 마.”

그 목소리는 어느 방 안 쪽에서 들렸다.

딱히 위엄이나 근엄함 따위는 편린도 없는, 친구를 대하는 듯한 목소리였다.

“들여보내. 이러다가 다 죽겠어.”

“회, 회장님!”

누군가 무심코 외쳤고, 아차 싶은 표정으로 바뀐다.

하지만 흐름상, 목소리의 정체는 너무 뻔했으므로.

“그럼 사양 않고.”

프론디어는 걸었다. 가면서 흑천을 회수했다.

악마들의 분노로 이글거리는 눈으로 흘겼으나, 프론디어는 전부 무시했다.

‘히치콕의 회장이라.’

직접 만난 적은 한 번도 없었으나.

히치콕에게는 여러 빚이 있고, 모르는 바가 아니니.

‘무슨 변명을 준비했을지 기대가 되네.’

프론디어는 천천히 방문을 열었다.


           


The Academy’s Weapon Replicator

The Academy’s Weapon Replicator

AWR, 아카데미의 무기복제자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Etius, a game that no one has cleared. [GAME OVER] The moment all possible strategies failed, “Student Frondier ?” I became an Extra in the game, I became Frondier! [Weaving] •Saves and replicates images of objects. However, it is an illusion. All I have is the ability to replicate objects as virtual images! [Main Quest: Change of Destiny] ? You know the end of humanity’s destruction. Save humanity and change its fate. “Change the fate with this?!” Duplicate everything to carve out my dest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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