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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15

313. 남매 Ep – 바네카 라우노

맛이 좀 변했네.

다시 만난 닭고기 집 주인장. 그가 차려준 음식을 앞에 두고 레안은 나쁘지 않은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그 음식 너머에 자리한 사내에 대해서는 그럴 수가 없었는데, 자바드 호펜하임, 그의 태도가 불량했기 때문이었다.

저 레스토랑으로 가자며 턱짓하고, 동의 없이 앞서나갔다. 이렇게 마주 앉아 요리가 나오길 기다리는 중에도 팔짱을 끼곤 왕자를 빤히 쳐다보았다. 기분 나쁘게. 레안은 기어이 한소리하고 말았다.

“자네가 왜 쫓겨났는지 알겠군. 살아 있는 게 용해.”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왕자님.”

곱게 대답하면서도 식탁에 가각-, 긁히는 손톱. 예법도 아니고 아무런 의미 없는 행동이었으나 레안은 알아차렸다. 녀석이 내 말을 그대로 돌려줬다는 걸.

“죽고 싶은가 보군.”

레안이 식기를 세게 내려놓았다. 왕자의 반응을 지켜보던 자바드는 슬며시 미소 지었다.

성깔이 있네. 좋아, 이 사람이면 괜찮겠어. 그는 적당히 말을 돌렸다.

“뭐 어떻습니까. 왕자님은 외국인이고, 저는 무국적자나 다름없는걸요. 비루먹는 인생, 아쉬울 것도 없으니 제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으시거들랑 돌아가시죠. 제게 원하는 게 있어 찾아오신 것이 아닙니까.”

“…내가 뭘 원한다고 생각하지?”

자바드가 빙긋 웃었다. 배는 별로 고프지 않았으나, 걸신들린 척 음식을 퍼먹으며 시간을 끌었다.

이거 맛있네.

그가 입을 연 건 메인디쉬를 비운 다음이었다.

“클로에 드 타탈리아 공주님에 대해 알아보시다가 절 찾아오신 것이 아닙니까. 제가 그 빌어먹을… 아니, 그 공주님에 관해선 빠삭하죠. 아, 파혼하신 건 안타깝게 됐습니다.”

…이렇게 이어지는 건가. 레안은 가만히 듣기를 택했다.

“제가 살아 있는 줄은 어찌 알고 오셨는지 모르겠지만, 잘 찾아오셨습니다. 공주님에 관해서라면 뭐든 알려드리죠. 하지만, 저도 왕자님께 바라는 게 있습니다.”

“내게 무엇을 바라나. 돈? 아니면 그 팔을 치료해주길 원하는가.”

예상대로 거지는 고개를 저었다. 자바드는 힐끔, 주인장이 주방에서 웬 꽃을 돌려보는 데 정신이 팔린 걸 확인하곤 입을 열었다.

“여기 오르빌에는 라우노 패밀리라는 깡패 집단이 있습니다. 거기서 뭘 좀 알아봐 주셨으면 합니다.”

레안은 자바드를 멀뚱멀뚱 바라보았고, 이를 승낙한 걸로 이해한 그가 말을 이었다.

“왕자님께서 알아봐 주시면 저도 공주님에 관한 질문을 하나 답해드리겠습니다. 그럼 먼저 알아봐 주셨으면 하는 게…”

“너는 왜 쫓겨났지? 듣기론 네가 클로에 공주의 전담 시종장이었다더군. 쫓겨난 이유가 그녀와 관련이 있나? 자네 가문이 멸문당한 것도?”

“…먼저 질문하시는군요. 뭐, 좋습니다. 그리 어려운 질문도 아니네요. 네. 공주님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유는?”

그년의 정신이 오락가락해서.

하지만 자바드는 정확한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이 성깔 있는 왕자가 그 미친년과 맺어지길 원해서, 논점을 흐렸다.

“대외적으론 제가 공주님께 무례를 저질렀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이상하지 않습니까? 당시 고작 일곱 살이었던 공주님이 무슨 수로 저를 내쫓고, 남작가를 멸문했겠습니까. 그건 단지 명분이고, 저희 호펜하임 남작가가 왕의 눈 밖에 났기 때문이겠죠.”

“…이상하긴 하군. 혹시 호펜하임 남작가가 당시에 맡고 있던 직책이 있었나?”

“네. 있었죠. 하지만 질문이 너무 많으시군요. 더 듣고 싶으시면 제가 원하는 걸 알아다 주세요. 좋습니다. 그럼 제가 원하는 건…”

자바드가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라우노 패밀리 사람들이 모여 사는 저택이 저쪽, 남문대로 건너편에 있습니다. 전 거길 출입할 수 없습니다만, 왕자님껜 쉬운 일이겠지요. 가셔서 그 저택 지하에… 통로가 있는지부터 알아봐 주세요.”

“음?”

레안은 조금 놀랐다. 이놈이 거기에 통로가 있는 걸 어떻게 알지?

물론 있는지 없는지 알아봐달라는, 심증에서 비롯한 것이지만 레안의 관심을 끌기엔 충분했다. 말마따나, 라우노 패밀리 저택 지하에는 비상 통로가 있었다.

세 번째 거지남매 회차에서였다. 나는 타티안 후작에게 정체를 들켜 이렌느에게 뒤 쫓겼고, 업적의 힘을 빌어 간신히 라우노 패밀리로 달아났다. 그땐 저택이 이미 후작이 보낸 병사들로 겹겹이 둘러싸인 상태였다.

당시엔 이를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검술 실력도 형편없고… 사실 검술 실력이 괜찮았으면 이렌느에게 쫓기지도 않았을 테지만, 어쨌든, 동생을 구출하지 못하고 카트리나에게 도움을 청하러 달아났었다.

저택 지하엔 탈출구가 있으니까.

직접 들어가 본 적은 없으나 꽤나 철저하게 준비되어 있다고 들은 걸 상기하며 미래를 기약했었다. 물론, 결과는 좋지 못했다.

과거는 과거고, 한데 이놈이 이걸 왜 묻지? 라우노 패밀리 간부들만 아는 비밀을 어찌 알고 묻는 거야?

호기심이 생긴 레안은 긍정으로, 이야기에 박차를 더했다.

“바로 답해줄 수 있는 질문이로군. 라우노 패밀리 저택 지하에는 비상 통로가 있네.”

“…그걸 어찌 아십니까?”

“내가 거기에 머무르고 있으니까. 너야말로… 아니다. 호펜하임 남작가는 멸문당하기 전에 어떤 직책을 맡고 있었지?”

궁금하지만, 레안은 다른 쪽으로 질문을 돌렸다. 저쪽은 묻지 않아도 얻어들을 수 있을 것 같으니 질문할 기회를 아낄 요량이었다. 자바드 호펜하임은 과거를 잠시 회상하다가 답했다.

“오르빌의 ‘릭토르(lictor, 치안관)’였습니다. 대대손손. 저는 서자여서 왕궁에 들어가 시종이 되었지만요.”

“릭토르라… 알겠다. 그럼 이해가 되는군.”

오랜 세월 침묵하는 아스타로트가 어째서 남작가를 멸문하는 초강수를 두었는지를. 오르빌의 치안을 담당하는 릭토르 자리는 여전히 공석이었다.

한편 자바드는 좀 의문이었다.

공주에 관해서는 묻지 않는 건가? 날 찾아온 이유가 타탈리아 공주를 통해 복권하려는 건 줄 알았는데… 아니다.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 차차 물어보려는 거겠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며, 그가 차례를 받아 질문했다.

“지하에 비상 통로가 있다고 하셨는데, 혹시 들어가 보셨습니까?”

“…그래.”

“어디로 통하더랍니까?”

글쎄? 가보질 않았으니 모르지만 레안은 대강 추측했다. 동생이 탈출하는 데 성공했으니 바깥이겠지.

“오르빌 외곽으로 뻗어 있었다. 웬 버려진 목장이 나오더군.”

네비스 왕성 비밀 통로는 그랬다. 그런데 잠깐, 생각해보니…

‘그렇게 거대한 통로가 있어도 되는 건가? 라우노 패밀리에?’

지하에 통로를 파는 건 어마어마한 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한 나라의 왕실 정도나 마련할 수 있는 값비싼 탈출구인 데다가,

‘오르빌 왕성의 지하 통로랑도 겹쳐선 안 되잖아. 들키면 근위기사들이 가만 안 있을 텐데.’

공간의 문제도 있었다.

오르빌에 빼곡히 건설된 건물들, 그 밑으로 통로를 뚫고도 문제가 없으려면 못해도 20피트(6m)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그런데 땅이라는 건 파낼수록 끔찍하게 단단해진다.

지하 통로의 깊이가 고만고만할 수밖에 없는 이유인데, 거기다가 새 통로를 뚫는다? 그럼 겹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오르빌 왕성 아래에는 거미줄처럼 복잡한 미로가 있었다.

‘하지만 내가 근위기사로 일했을 적엔 겹치는 곳이 없던데?’

그렇다면 해답은 두 가지다.

라우노 패밀리의 비상 통로가 오르빌 왕성의 지하 통로와 일부 겹쳤음에도 근위기사들이 모르게 숨겨져 있거나, 왕성 지하 통로의 경로를 샅샅이 알아서 겹치려 하는 부분을 피해갔거나.

어느 쪽이든 범상치 않았다.

제아무리 라우노 패밀리가 바눈 라우노라는, 최초의 귀족으로 불리는 자의 후손이라 해도.

레안은 괜한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했다. 나도 아직 잘 모르는 건데… 다행히, 자바드는 수긍하는 눈치였다.

“역시 통로가 있었군요. 그렇지만 제가 아는 통로와는 다른 듯합니다. 왕자님께서도 잘 모르시는 듯하니, 가서 확인해주세요. 아마 통로가 하나 더 있을 겁니다.”

“그렇게 물어본들 내가 알겠는가? 어떤 통로인지 알려줘야지.”

“왕궁과 직접 연결된 통롭니다. 제 추측이 맞다면 왕의 심처 바로 앞 계단으로 연결돼 있을 겁니다.”

“황제의 오르막(King’s ascent)을 말하는 건가? 거기에 아래로 내려갈 길 따윈 없을 텐데?”

“…왕궁에 들어가 보셨군요. 그럼 황제의 오르막 양쪽에 왕녀의 계단(Crown princess staircase)과 왕자의 계단이 있는 걸 아시겠군요?”

“그래.”

“그럼 왕녀의 계단 아래에는 안락의 회랑으로 통하는 복도가 있고, 왕자의 계단 아래에는 풍요의 회랑으로 통하는 복도가 있는 것도 아실까요? 네. 황제의 오르막 아래에도 복도가 있습니다. 아무도 모르죠.”

레안은 잠시 입을 닥쳤다. 한때 왕실의 시종장이었던 이가 자신만이 아는 비밀을 밝히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복도에는 아주 머나먼 고대의 인물이 붙인 이름이 있었죠. ‘간통(姦通)의 길’. 바네카 라우노라는 여성이었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그녀가 남긴 일지를 발견했지요.”

“바네카 라우노?”

“네. 바네카는 그 유명한 바눈 라오노의 여동생입니다. 성이 우리가 아는 것과 조금 다르긴 한데, 분명합니다. 그녀의 일지에는 온 세상이 경악할 이야기가 적혀 있었죠.”

말한 직후 자바드가 어깨를 으쓱, 끌어올렸다.

“물론 다 읽지는 못했지만요. 제가 고대어에 그리 능숙하지 못해서요. 어쨌든, 라우노 패밀리에 그곳과 연결되는 통로가 있는지부터 확인해주세요. 저는 그 복도 아래로 이어진 통로를 끝까지 걸어가 보았습니다만 출구가 막혀 있어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게 저의… 첫 번째 부탁입니다.”

“…그럼 두 번째도 있겠군.”

“네. 지금은 알려드릴 수 없지만요. 왕자님껜 어려운 일이 아닐 겁니다. 만약 제 부탁을 모두 들어주시면… 왕자님과 타탈리아 왕녀님이 맺어질 수 있도록 제가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습니다.”

“……”

반절 이상 남은 음식이 차게 식는 동안, 레안은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라 조용히 물어보았다.

“바눈 라오노는 결혼하지 않았지?”

맥락이 없는 질문이었으나, 반응이 있었다. 자바드 호펜하임은 꽤 놀란 표정이었다.

“네.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습니다. 물론… ‘그’가 독신으로 살았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요.”

“바네카는?”

“그만하시죠. 더 질문하고 싶으시거든 제가 원하는 걸 먼저 알아다 주세요. 사실 저야말로 왜 이런 걸 여쭤보시는 건지 궁금하군요. 왕자님께 중요한 게 아닐 텐데요.”

“…그렇지. 별로 중요한 건 아니지. 고맙네. 그럼 내 다시 찾아오겠네.”

레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닭고기 집, 아니, 레스토랑 주인장에게 배가 불러 음식을 남겼노라, 고백하며 값을 치르곤 팔 비틀린 거지와 헤어져 라우노 패밀리 저택으로 되돌아왔다.

그는 뭔가 깨달을 듯 말 듯, 머리가 어지러웠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여기까지다. 더 들어가선 안 돼.’

이젠 생과 사의 갈림길을 알아챌 수 있게 됐달까. 이 이상 파고들면 좋은 꼴을 보지 못하리란 예감이 들었다. 더군다나,

[ 사망하셨습니다. 6/6 – 플레이어가 레오와 목숨을 공유합니다. ]

앞으로는 절대로 죽어선 안 됐다. 회차 제한은 남았으므로 내가 죽어봤자 ‘우리’는 상관없지만… 민서가 목숨을 잃을 터였다.

새삼 끔찍한 시스템이다.

심지어 그가 없어도, 시나리오는 자동으로 선택되며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흘러가겠지. 그러니까 민서는 22회차, 막바지에 와서 시험대에 오른 셈이었다.

우리, 레오들과 관계를 얼마나 잘 쌓아 왔느냐. 만약 민서가 우리를 험하게 다루는 인물이었다면 여기서 끝장을 냈을 것이었다.

플레이어가 없으면 기억을 전달받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으나, 이젠 그것조차 간단히 해결할 수 있었다.

회차의 영향을 받지 않는 성녀한테 전달해두면 된다. 물론, 민서는 그간 잘해주었기에… 레안이 잡생각을 털어버렸다.

‘어쨌든, 알아보는 건 여기까지 하자. 진엔딩도 봐야 하고, 꼭 그게 아니더라도 내가 동생을 두고 죽을 순 없지.’

무언가 알지 못하는 게 남았다는 건 역시 찝찝하다.

그러나 레안에게는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지금의 내가 아닌, 과거의 나에 대한 확신이다. 그는 지금은 깨나 옛적의 일이 되어버린 엔딩 크레딧을 떠올렸다.

+ …카트리나에게 검술을 가르쳐주던 어느 날, 카시아를 만나러 간 레안은 팔이 부러진 거지를 만났다. 궁중 예법을 사용하는 그에게 흥미를 느껴 따라간 레안은 거지의 부탁을 받아 ‘라우노 패밀리’를 조사하는 것으로 한때 타탈리아 왕가의 시종장이었다는 거지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요청을 수행해나갔다. 그러던 중 무슨 이유에선지 베나르 타티안 후작이 그를 찾아왔다. 그는 좋은 제안을 하며 레안을 회유하려 들었고, 마침 팔 부러진 거지의 부탁을 수행하려면 더 큰 정보력이 필요했던 레안은 이를 받아들였다… +

약혼관계 회차 두 번, 소꿉친구 회차 한 번을 거치는 동안, 나는 저 행동을 똑같이 반복했다.

하지만 레브와 교회의 통신으로 대화할 땐 팔 부러진 거지를 만나지 말라 경고했을 뿐, 알아낸 걸 조금도 공유하지 않았다. 그 말인즉슨, 알아낸 게 공유할 만큼의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성녀가 우리에게 호의적이란 걸 ‘나는’ 모를 때라 교회의 도청을 경계한 것일 수도 있다. 허나 그걸 감안하더라도 중요한 정보였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전달했을 터였다.

레안은 마음을 굳혔다.

그래. 취할 건 취하고, 버릴 것은 확실하게 버리자.

산티안을 찾아가려던 그는 걸음을 돌렸다. 그 꼬맹이한테 지하에 남이 모르는 통로가 있느냐, 다그치면 될 일이지만, 괜한 호기심이 생길 걸 우려하였다.

레안은 조세프 라우노를 찾아가 조용히 청부했다.

“자바드 호펜하임을 죽여주시오. 이유는 묻지 말고, 오베르 몰래.”

그 직후, 베나르 타티안 후작에겐

/ 아들을 길버트 포르테와 함께 수도교회로 보내는 게 좋을 거외다. 이렌느도 동행시키면 좋소이다. /

편지를 발송하는 것으로 오르빌에서 할 일을 모두 마쳤다.

카시아가 보내준 견본을 동생과 함께 확인하고, 새 신발을 단단히 신겨준 뒤에 자칫 비극으로 끝날 뻔한 운명을 비틀어 여행을 떠났다.

레이와 레라 아이나르를 만나러.

출발 직전, ‘야! 지금! 빨리 타!’ 동생의 작은 외침이 우스운 그때는 가을. 레브가 이로타시 강에 당도한 무렵이었다.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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