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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2

31. 소꿉친구 – 재미있는 것

레오는 마을 밖에 간단한 집을 지었다.

이 숲은 우에나 부족의 영토로 그들은 버섯 재배지로 쓸 작은 마을을 여럿 만들어놨다.

버섯재배는 좋은 원목과 습도조절이 관건이었다.

그들은 넓은 숲을 돌아다니며 쓸만한 나무를 찾아 겨울에 베어냈다. 나무에 물이 찬 여름 원목은 습기 때문에 버섯이 병에 걸리기 쉬워서 피했다.

버섯은 여름에 특히 손이 많이 가는 작물이었다.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서 햇볕을 최대한 막아주면서도 나무가 마르지 않게 적당히 조절해야 했다.

최적의 조건을 만족하는 곳이 많지 않아서 우에나 부족은 서늘하고 건조한 곳곳에 마을을 짓고 서로 왕래했다.

레오는 마을 사람들에게 도구를 빌렸다.

이상한 문양이 머리 위에 떠 있는 외지인, 부족 사람들은 그를 경계했지만 내쫓지는 않았다.

그들은 나름 농경을 하는 부족이어서 평화적이었다. 아이나르 부족처럼 사냥하는 부족이 호전적인 것과는 많이 달랐다.

그는 버려진 원목들을 빌려 껍질을 뜯어내고 잘게 찢었다. 부족원들은 레오가 나무껍질로 노끈을 줄줄이 뽑아내는 걸 신기하게 구경했다. 그들도 노끈을 만드는 법이야 알지만, 그의 손재주가 범상찮았던 탓이다.

개중에 어떤 소년이 레오에게 다가와 이것저것 물었다.

“끈은 왜 만드는 거야?”

“사냥하려고.”

“사냥은 활로 하는 거 아니야?”

“끈으로 덫을 놓을 거야.”

“덫? 덫은 어떻게 만들어?”

“보통 이렇게 매듭을 지어서 만드는데… 미안한데 형 바쁘니까 잠깐 비켜줄래?”

소년은 레오를 계속 귀찮게 했다. 그는 집을 지을 때도 옆에 따라와서 질문을 던졌다.

“여기는 구멍이 뚫렸는데?”

“…거기를 화로랑 연결할 거야. 설마 겨울까지 있지는 않겠지만, 혹시 모르니까.”

“형은 또 어디 가야 해?”

“……”

그는 온종일 소년에게 시달렸다.

다음 날 아침,

레오는 지붕만 간신히 얹은 집에서 일어났다.

여전히 표식은 사라지지 않고 전과 똑같은 모양으로 머리 위를 부유했다. 없어지려면 아직도 멀었나 보다.

그는 오늘 사냥을 나갈 계획이었다.

무기는 아직 없었다. 아무리 온건한 부족이라도 외지인에게 선뜻 무기를 내어주진 않는다.

대신 끈이 잔뜩 생겼으니 이걸로 덫을 놓을 수 있었다.

일단 덫을 곳곳에 놓고 나무로 창을 깎아서 잡힌 사냥감을 마무리하면 된다.

그렇게 사냥해서 돈을 모으면 무기를 구할 수 있을 테지.

하루 계획을 정리한 레오는 몸을 씻으러 밖으로 나오다 인기척을 느끼고 멈칫했다.

어제 그렇게 따라다니던 소년이 앞에 있었다.

‘얘는 나한테 뭐 맡겨놨나. 엄청 귀찮게 구네.’

소년은 옆에서 구경하며 질문한 죄밖에 없었지만, 레오처럼 손이 빠른 사람에게 그건 큰 민폐였다.

일하는 동선을 방해하는 것만으로도 금방 끝날 일이 몇 배로 길어져서 성가셨다.

그런 레오의 속도 모르고 소년은 반갑게 인사했다.

“형, 안녕.”

“…그래 안녕.”

레오는 떨떠름하게 인사를 받았다. 소년은 혹을 하나 더 달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

소년보다 한 살쯤 어려 보이는 소녀, 둘은 남매인 듯 수줍은 눈꼬리가 닮아 있었다.

‘오늘은 아주 쌍으로 붙었네.’

레오는 슬쩍 무시하면서 개울에서 몸을 씻었는데, 여자애가 따라다녀서 씻기도 영 편치가 않았다.

뭐라고 하기도 뭣하다.

레오는 그저께 마을에 도착해서 경계 어린 마을 사람들 앞에서 눈칫밥을 얻어먹었다. 외부인으로서 마을에 붙어사는 처지다.

‘내가 애들 눈치까지 봐야 되나…’

나이 차가 크지는 않았다.

그는 올해 성년이었고 따라다니는 얘들은 몇 년 이른 정도에 불과했다.

그렇다고 친구를 할 정도로 격차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몇 살 차이 나지는 않지만, 얘들은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시작해보지 않은 꼬맹이들이었다. 어른들이 시키는 일을 해본 정도겠지.

지금 생각하면 레나가 대단했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없는 집 형편에 도움이 되겠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먹을 것을 채집했다. 레오도 자주 함께했지만, 그는 아버지께 사냥을 배우는 게 주된 과제였다.

레나는 그렇게 일을 하면서 자신의 꿈을 키웠다.

그는 아련하게 레나를 떠올리면서 끈을 챙겨 들고 숲으로 들어갔다.

“어디까지 따라오려고?”

얘들이 겁도 없이 그의 뒤를 쫓았다.

“형 사냥하는 거 구경하면 안 돼?”

“미안하지만 안 돼. 덫을 놓는데 사람이 많으면 흔적이 남아서 걸릴 것도 안 걸려.”

“사냥하는 거 배우고 싶은데…”

풀이 죽은 소년을 소녀가 타박했다.

“그냥 가자. 오빠가 무슨 사냥이야. 할머니한테 혼나기 전에 돌아가자.”

“그래 돌아가. 꼬맹이들은 따라와봤자 방해만 돼.”

“나 꼬맹이 아니야! 난 에우타야.”

“그래 만나서 반갑다. 돌아가.”

소년은 조금 화난 표정으로 획 가버렸고 소녀도 쫄랑쫄랑 그를 따라 사라졌다.

어쩐지 거지남매의 레나, 레오가 떠올라 조금 미안해졌다.

하지만 사냥을 전혀 모르는 초짜가 옆에 붙어서 훼방을 놓으면 덫이 무용지물이 된다. 나중이라면 모르겠지만 당장은 여유가 없었다.

레오는 남매가 사라지는 걸 확인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 * *

다음 날.

어제 덫을 곳곳에 깔았다. 아직 지리를 익히지 못해서 동물이 걸렸을 확률은 낮았는데, 어제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참을 수 없이 배가 고팠다.

‘한 끼만 더 얻어먹을까? 싫은데…’

사냥해서 꼭 갚겠다며 이미 몇 번 얻어먹었다.

더 얻어먹기는 영 눈치가 보인다.

‘아직 걸린 것도 없을 텐데 그냥 뭘 채집해서 먹을까? 하지만 창도 만들어야 하는데. 집도 지어야 하고.’

그는 구시렁거리면서 엉성한 움막을 나왔다.

“형, 이거…”

어제 쫓아낸 소년, 에우타가 또 왔다. 그는 수줍게 무언가를 레오에게 내밀었다.

잘게 썰린 버섯과 토르트 나뭇가지가 섞인 주먹밥이었다.

레오는 사양하지 않고 받아먹었다. 굳이 주는 걸 마다할 필요는 없었고, 얘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었다.

에우타는 아주 작정하고 찾아온 듯, 레오가 밥을 다 먹기가 무섭게 물주머니를 건넸다.

레오는 고작 밥 한 끼에 넘어간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면서 입을 열었다.

“사냥을 가르쳐 달라는 거지?”

“응!”

“그런데 사냥은 배워서 뭐하게? 너희 부족은 버섯을 키우잖아. 그 기술이 더 귀한 건데?”

“버섯 키우는 건 재미없어. 맨날 나무나 보러 다녀야 하고… 사냥이 더 재미있어 보여. 나 활도 쏠 줄 안다.”

“글쎄?”

사냥이란 걸 활 들고 뛰어다니는 거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레나 아이나르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물론 그럴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다. 세기의 명궁이 아닌 이상 숲에서 이리저리 뛰는 동물을 맞추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활로 잡으려면 들키지 않고 멀리서 쏴야 했고, 한 번에 쓰러뜨리지 못하면 사냥감은 도망가버렸다. 그러면 추적하는 데 반나절을 보내야 했다.

화살을 놓는 순간의 긴장감은 있겠지만 그 외의 모든 시간은 그냥 산을 헤집고 다녀야 한다. 에우타가 불만스럽게 여기는 ‘맨날 나무를 보러 다니는 일’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뭔가 잘못 생각하는 어린양을 위해 레오는 밥값을 해주기로 했다.

그는 옆 나무둥치에 작은 덫을 만들어 보여주었다.

“자, 이게 ‘하늘코’라는 덫이야. 이쪽으로 동물이 지나가다가 여길 건드리면… 이렇게 올가미에 걸리면서 공중에 매달리게 돼.”

“우와! 신기하다. 어떻게 이렇게 튀어 오르지?”

“나무의 탄성을 이용하는 건데, 휘어 당긴 나뭇가지 아래쪽을 이렇게… 조금 흠집을 내면 잘 휘어져. 탄성도 유지되고.”

에우타는 덫을 신기하게 만지작거렸다.

“난 사냥을 하러 가야 하니까. 일단 이걸 따라서 만들어봐. 끈도 여기 남겨둘게.”

“알았어! 여기 옆에다 똑같이 만들게!”

레오는 소년을 보며 씨익 웃었다.

‘생각처럼 쉽지는 않을걸?’

저걸 만드는 데만 며칠 걸릴 거다.

덫을 한 번에 만들지 못하고 계속 만지작거리면 나무가 힘을 잃어서 무용지물이 됐다. 요령을 익히려면 연습을 많이 해봐야 한다.

레오는 귀찮은 훼방꾼을 떼어내고 다시 사냥에 나섰다.

예상대로 에우타가 쓸만한 덫을 만들기까지는 며칠이 걸렸다. 여동생은 종종 찾아와 오빠가 볼품없는 덫을 만드는 것을 구경하며 놀렸다.

덕분에 레오가 심심할 일은 없었는데, 몇 번 에우타의 할머니가 와서 잔소리를 하셨다.

무녀인 듯 독특한 옷을 입은 할머니는 손녀를 잡으러 온 듯했다. 그녀는 애들한테 위험한 일을 가르친다며 레오를 좋지 않게 흘겨보았다.

그래도 손자가 배우는 걸 막지는 않았다. 되려 애들을 봐준 답례라며 먹을 것을 건네주었다.

평온한 나날과 함께 여름이 지나가고 있었다.

* * *

잘 정돈된 수도교회 공원을 두 사람이 거닐었다.

“현재 벨리타의 왕이신 타탈리아 2세께서는 세 번째 왕자셨죠. 몸이 허약하고 수줍음이 많으셔서 누구도 그분이 왕위에 오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답니다. 그런데 성년이 되실 무렵 그분은…”

레나는 길버트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첫 만남이 당황스럽고 지금도 그에게 끌려다녔지만, 이 사람이 해주는 이야기는 재미있었다.

길버트는 박식하고 언변이 좋았다.

레나가 좋아하는 신학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듯했으나, 대신 귀족들의 비사라던가 여러 왕국의 문물을 실감 나게 들려주었다.

“오늘도 재미있었어요. 덕분에 운동도 많이 했네요.”

“저도 즐거웠습니다.”

둘은 자주 밤 산책을 나왔다. 늦게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레나를 그가 꼬드긴 게 이젠 아예 습관이 됐다.

레나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고 되려 그 시간이 좋아졌다.

하루 내 공부한 머리를 식히며 찬 가을바람을 들이쉬는 것은 번잡한 하루에 상쾌함을 더해 주었다. 옆에서 재미난 이야기를 해주는 길버트 덕에 심심하지도 않았다.

그는 잘생겼다. 금발을 단정히 넘기고 항상 품위 있는 옷을 입은 이 남자는 정숙한 교회에서 눈에 띌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레나는 곁에 선 길버트를 올려다봤다. 두 번 봐도 확실히 잘생겼다.

‘음~ 미안하지만, 겉모습은 레오보다 낫네.’

레오가 시골 마을의 청년치고는 잘생긴 편이긴 했지만, 귀족에 비할 것은 못 되었다.

당당한 체구에 중저음의 깊은 목소리, 언뜻 패기까지 느껴지는 곧은 콧날과 짙은 눈썹은 길버트의 남성스러움을 부각시켰다.

비록 수도교회에 왔지만, 그는 귀족들 사이에서도 유명인사였다.

레나는 자신이 이런 귀족과 친해진 게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자신 같은 평민에게 귀족이란 보는 즉시 고개를 깊이 숙이고 해코지를 당하지 않게 조심해야 하는 어려운 존재였는데 역시 수도교회는 축복에 찬 곳이다.

그녀가 속으로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데 길버트가 레나의 손을 청했다.

“레나, 잠시 손을 주시겠어요?”

그녀는 이제 익숙하게 그의 손을 잡았다. 어쩐지 이 남자 앞에선 몸의 통제권을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그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의 자연스러운 예법은 그녀를 쥐고 흔들었다.

많이 친해졌지만 어쨌건 상대가 귀족인 탓도 있었다. 평민은 귀족이 하라면 죽는 척이라도 해야만 했다.

다행히 길버트의 요청은 항상 무리하지 않은 선에서 끝났다.

“역시 잘 어울리네요.”

그녀의 팔에 작은 팔찌가 달렸다.레나는 당황해 손을 저으며 말했다.

“엣? 죄송해요. 이런 건 받을 수 없어요.”

그녀의 거절에 길버트는 천연덕스럽게 답했다.

“죄송해요. 오해하게 했군요. 드리는 건 아니었어요. 제가 무례했네요. 누가 착용했을 때 어떨지 궁금해서…”

“아, 그랬군요. 저야말로 죄송해요.”

길버트는 한발 물러났다.

레나의 반응이 생각 외로 단호하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며칠 차보시고 품평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여동생에게 선물로 보내고 싶은데 제 손목에는 들어가질 않네요.”

그는 외동아들이었으나 그걸 알 길이 없는 레나는 주저하며 말했다.

“이런 귀중품을 제가 보관할 수 있을지…”

“별로 비싼 것도 아니에요. 장터를 지나치다 노점에서 구한 건데 괜찮을까요?”

“으음, 알겠어요. 며칠 뒤에 돌려드릴게요. 수수해 보이지만 어쩐지 품위가 있네요.”

그럴 거다.

겉보기는 수수해 보여도 저건 백금이다.

길버트는 팔찌를 불편하게 쳐다보는 레나의 주의를 여동생으로 돌렸다.

여동생쯤이야, 만났던 귀족 영애 한 명으로 대체해서 떠들어주면 된다.

이윽고 레나는 귀족 영애의 화려한 삶을 묘사한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얘는 희한할 정도로 이런 얘기를 좋아한단 말이야. 선물은 싫어하는데.’

참 독특한 여자다.

길버트는 촌에서 자란 여성을 만나본 적이 없었다.

데모스 마을 같은 외진 마을에는 ‘새로운 이야기’가 거의 없어서, 레나가 아는 이야기 대부분은 레슬리 수도사에게 들은 것들이었다.

레슬리 수도사가 여행 경험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도 어쩔 수 없는 성직자여서 고리타분한 이야기만 알고 있었다. 그녀는 그것조차 신기하게 들었다.

레나는 어느새 길버트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달이 중천에 뜬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말했다.

“앗! 큰일 났다. 내일 일찍 수업이 있는데… 죄송해요. 먼저 들어갈게요.”

“그래요. 오늘 덕분에 즐거웠어요.”

“별말씀을요. 제가 더 즐거웠어요. 좋은 밤 되세요.”

그녀는 길버트와 헤어져 숙소를 향했다.

“레나 님, 들어가는 길이신가요?”

“아, 다니엘 님도 이제 가시나 봐요.”

레나는 늦게 도서관에서 나온 다니엘과 마주쳐 함께 걸었다.

그때 달빛에 팔찌가 반짝, 다니엘의 눈을 비췄다. 그는 눈살을 조금 찌푸렸다.

여성들이란…

“레나 님도 팔찌를 차시는군요.”

“아! 이건 제 것이 아니라 아까…”

그의 눈이 가늘어졌다.

“…길버트 포르테 님이요?”

다니엘은 대부분의 수업을 통과하고 내년 가을에 의식을 받는 게 거의 확정된 수습생이었다.

조금만 더 빨리 수료했으면 올가을에 의식을 받았을 테지만 운이 없었다.

의식의 결과가 좋지 못해도 수도사는 될 수 있어서, 그는 이미 성직에 오른 수습생으로 취급받았다.

덕분에 그는 교회의 일을 조금씩 거들고 있었고, 길버트 포르테, 그에 대한 이력도 보게 되었다.

현재 교육 시설에서 가장 신경 쓰고 있는 인물로, 소드마스터의 아들이자 벨리타 왕국의 탕아, 소문은 좋지 않았다.

“포르테 님과 친하신가요?”

“네. 요즘 덕분에 밤 산책을 자주 하는데 운동도 되고 재미있어요. 그분이 해준 얘기에 재밌는 게 있었는데, 뭐냐면…”

재잘재잘 밝게 떠드는 레나, 다니엘의 눈빛이 차게 식었다.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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