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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2

⊹ 32화 ⊹

그 인사에 쿠낙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잠시 망설이다가 그는 눈인사를 건넸다.

“…… 도아 양.”

도아는 가장 먼저 마검이 생각났다.

무기 없이 다니는 게 얼마나 불안한지 그녀도 잘 안다.

도아가 주머니에서 마검을 꺼냈다.

상처 때문에 느리고 조심스러운 동작이었다.

얀은 커다란 검이 작은 허리 벨트에서 쑥 나오는 모습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여기 맡아뒀던 거요.”

“감사합니다.”

조심스럽게 쿠낙이 검을 받아들었다가 놀란 듯 고개를 들었다.

도아도 의아해 물었다.

“검이 뭔가 이상해졌어요?”

“아닙니다. 음…….”

쿠낙이 고개를 흔들고는 몇 번 기침했다.

도아가 그의 쉰 목소리를 듣고 뺨을 긁적거렸다.

“난폭하게 굴어서 미안해요.”

“…… 네?”

“어? 기억 안 나요? 지금 목소리 그렇게 맛 간 거 물 마셔서 그렇잖아요.”

쿠낙이 제 목을 어루만졌다.

“물을 마셨다고요…….”

중얼거리는 말에 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엄청 마시고 엄청 토해내서 그래요. 기억이 안 난다니 차라리 다행이군요. 아니었으면 쿠낙이 저에게 악감정이 생겼을지도 몰라요.”

쿠낙이 그 말에 고개를 들어 도아를 바라보았다.

“도아 양이 저에게 악감정이 생기는 게 아니라요?”

쿠낙의 목소리는 매끈했지만, 어딘지 비아냥거리는 듯한 차가운 구석이 있었다.

하지만 도아는 그걸 눈치채지 못하고 손을 팔랑거렸다.

“무슨 소리예요. 승자가 패자에게 악감정이 왜 생겨요.”

“패자…….”

쿠낙 인생에서 처음 들어보는 소리라, 그는 신음처럼 중얼거렸다.

로베른이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

“마검, S급은 반납하지 그러나? B급에게 패배한 S급이라니 부끄러워서 같은 S급이라고 말하기도 그렇군.”

도아가 픽 웃었다.

“쿠낙이 이성이 있었으면 달랐겠죠. 아니어서 다행이에요.”

마검 소유자가 이성을 잃고 폭주했다, 라는 심각한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아, 맞다. 그리고 쿠낙.”

“네.”

“원래 눈동자 금색이에요?”

도아의 물음에 쿠낙은 놀라 눈을 깜박였다.

“아뇨, 기억은 안 나지만……. 아닐 텐데요.”

“그래요? 근데 금색이던데?”

“예?”

“뭐라고요?”

남자들의 경악한 시선을 뒤로 하고 도아는 제 몸을 마저 점검했다.

‘물 마신 거 토해내서 그런가. 폐가 아픈 거 같아.’

큰 금화 4개짜리 워터 크리스털로 도아는 하수구를 순간 가득 채웠다.

그리고 쿠낙을 물속에 처넣었다.

물론 그녀도 같이 물속에 들어갔지만, 도아는 수중전에 대비가 되어 있고, 상대는 이성을 잃고 있으니 같은 상황은 아니다.

거기다가 물속에서 세계수 진액이 녹아들면서, 오염이 강제 정화되는 상황.

도아는 그를 때려서 폐의 숨을 토하게 만들어 물을 잔뜩 들이켜서 정신을 잃게 하는 단순하고 잔혹하고 무식한 방법을 썼다.

‘그래도 인간 육체라 다행이지.’

아무리 폭주한다고 해도 숨 안 쉬고 살 수 있음, 따위는 아니었다.

‘나도 물 마셨고.’

마지막에 뭔지는 모르지만 쿠낙과 드잡이질을 하다가―말하는데 진짜로 드잡이질이었다.

쿠낙에게 머리카락을 잡혀서 발로 그를 차고 있었으니까― 눈알이 뜨거워지고, 뭔가 쑥하고 힘이 빠져나가는 거 같더니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정신을 뜨니 여기네.’

“잠깐만요, 도아 양. 쿠낙 눈이 금색이었다고요?”

희미한 희망의 끈을 잡아서 얀이 필사적으로 되물었다.

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제가 보기에는 금색이었어요. 오염도 뭔가 이상하긴 했고요.”

생각해 보면 마검도 파괴가 아니라 ‘정화’해야 한다고 했다.

도아도 의아하기는 했다.

쿠낙이 낮게 말했다.

“잘못 보신 거겠죠.”

단호하기까지 한 자르는 목소리였다.

도아는 그 목소리에 쿠낙을 바라보았고, 그는 평소와 같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도아 양의 마나는 빛 속성이지요? 금색 빛을 띠니 그게 반사돼서 그렇게 보인 걸지도 모릅니다.”

얀은 순간

‘검은 눈에 빛이 반사됐다고 금색으로 보이냐?’

하고 대꾸하려다가 참았다.

몇 번이나 이런 희망에 걸려들어갔었다가 절망을 맛봤는지.

하지만 그래도.

아주르 나자크가 하는 이야기잖아. 그러니까.

얀은 무슨 말이라도 하라고 도아를 바라보았다.

도아는 뺨을 긁적였다.

“그런 걸까요?”

그렇게 말할 뿐이었다.

얀은 실망의 한숨을 삼켰다.

쿠낙은 살짝 눈을 내리깔았고, 로베른은 흥미진진하게 눈을 반짝였다.

도아는 습관적으로 손가락을 두 번 튕겼다.

퀘스트가 어떻게 됐나가 먼저 궁금해졌다.

긴급 퀘스트가 완료되었습니다.

모험가는 기지로 ‘공명’을 벗어났습니다.

아주르 나자크의 힘으로 상대의 오염을 일부 정화했습니다.

빠른 판단 덕분에 적은 마검 소유주가 죽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보상

▸ 500 세계수 포인트 지급되었습니다!

보상

▸ 요정 씨앗 지급되었습니다!

‘아주르 나자크의 힘?’

생각지도 못한 문장에 도아는 눈을 찌푸렸다.

‘뭐지? 죽을 위기에 처하니까 뭔가 힘이 써진 건가? 뭐지? 전혀 모르겠는데?’

“도아 양, 어디 안 좋으십니까?”

그녀의 표정이 심각해지자 얀이 물었다. 도아는 고개를 흔들었다.

‘이건 일단 나중에 체크하자. 그래도 완료됐으니 다행이다.’

어떤 식으로든 결과가 같으면 괜찮은 모양이었다.

퀘스트 실패가 뜨지 않아서 다행이다.

‘거기다가 적은 쿠낙이 죽었다고 생각했단 말이지.’

뭐든 상대방의 판단 미스는 반길 일이지.

“콜록, 콜록.”

도아는 몇 번 기침을 했다.

입 안에서 쓴맛이 느껴졌다.

‘아.’

손바닥을 펴보니 검은색 액체가 묻어나 있다.

피는 아니라, 오염이다.

‘크리스털을 써서 이러네.’

마법사도 아닌데 크리스털을 썼으니 몸에 오염이 축적되었을 테고 아마 그게 강제 배출되고 있는 모양이었다.

아주르 나자크라서 그렇다면 아주 훌륭한데?

“도아 양?! 오염이―!”

놀란 얀이 그녀의 팔을 잡아당겼다.

부러진 쪽이다.

도아는 비명을 질렀다.

얀은 너무 놀라 그대로 굳었고, 로베른이 몸이 벌떡 일으켰다.

“B급, 괜찮은가?”

“팔, 으, 아으…….”

도아가 속삭이듯 말하자 얀이 팔을 놓았다.

도아의 몸이 떨렸다.

얀은 순간, 그녀가 무척 가느다란 몸을 가진 여성이라는 걸 통감했다.

로베른이 다가와 조심스럽게 도아의 팔을 살피며 말했다.

“부러진 팔을 당기는 게 길드장 취미였나?”

“아뇨, 저는―”

“몰랐던 거 알아요. 그리고 너 아프게 건들면 가만 안 둬.”

도아가 그를 노려보며 경계하자 로베른이 어깨를 으쓱했다.

“상처를 볼 뿐이야. 짐에게 아픈 자를 괴롭히는 취미는 아직 없다네.”

미심쩍은 눈으로 그를 보면서도 도아는 가드를 풀었다.

그의 손이 부드럽게 그녀의 팔다리를 쓸고 지나갔다.

통증으로 인한 가느다란 떨림을 로베른은 손바닥 아래로 느낄 수 있었다.

그걸 의식적으로 무시하며, 그가 물었다.

“골절이 몇 군데 있기는 한데, 심하지는 않군. 아주르 나자크는 오염되지 않는 거 아녔나?”

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워터 크리스털을 써서 그래. 마법사도 아닌데…….”

로베른은 기가 차서 움직임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B급은 제 명에 살 생각이 없나 보지?”

“있어.”

도아가 뚱하니 말했다.

지금 살아나려고 장대한 메인 퀘스트를 진행 중이거든요?

“환각제와 크리스털을 사용하는 사람이 하는 말이라.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이야 얼마든지 있지. 여기도 아픈가?”

“어, 윽. 응. 근데 골절은 아냐.”

“그런 거 같군. 오염이 네 탓이 아니라니, 마검은 기뻐해도 좋겠군.”

로베른의 말에 도아가 고개를 들었다.

쿠낙의 얼굴이 희게 질려 있었다.

도아가 당혹해 말했다.

“괜찮아요. 이 오염은 쿠낙 탓이 아니에요. 제가 무모하게 크리스털을 써서―”

“그런 무모한 짓을 하게 만든 마검 탓이지.”

로베른이 그렇게 말하고는 도아의 눈꺼풀을 눌러서 눈알을 들여다보았다.

뭔가 항의하려던 도아는 뜻밖의 행동에 놀라 물었다.

“어? 뭔데? 눈 핏줄도 터졌어?”

“신경 쓸 거 없다.”

로베른은 그렇게 말하고 손을 뗐다.

잠시 그는 턱을 괴고 그녀를 바라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는 머물러 있어도 재미없을 거 같군. 자택으로 돌아갈 건가?”

“응. 참, 그 사람은 어떻게 됐어? 마검 크사툴인가?”

“갑자기 돌아가더군.”

“못 잡았어?”

“짐의 탓이다.”

순순히 인정하고 로베른은 제 검을 뽑아서 보여 주었다. 뚝하고 잘린 검신에 도아가 눈을 찡그렸다.

“잘린 거야?”

“비슷해. 이상한 공간으로 도망쳐서 쑤셔 넣었더니 닫히는 순간 이렇게 되더군.”

“몸을 안 넣길 잘했네.”

도아의 말에 로베른이 싱긋 웃었다.

“짐의 애검을 잃었으니, 역시 용의 송곳니는 짐에게 양보하는 게 어떤지?”

“비싸게 사 주면.”

로베른이 우아하게 미소 지었다.

“부르는 대로 사 주지.”

“그럼 좋아.”

어차피 적이 나타났으면, 우리 편 전력을 보강하는 게 더 나았다.

도아는 순순히 송곳니를 팔기로 하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와, 으. 아니다. 참! 나 이게 있지?’

통각 오프!

마음속으로 외친 순간 모든 통증이 싹 사라졌다.

‘와…….’

신기할 정도였다.

부러진 팔을 슬쩍 움직여 봤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이대로 부러진 팔로 싸워도 될 거 같았다.

‘너무 움직이지 말고, 조심스럽게 가자.’

“콜록콜록.”

다시 기침이 나왔다.

목구멍 안쪽에 달라붙은 오염들이 자꾸만 토해져 나왔다.

얀이 말했다.

“오늘은 자택 말고 여기서 보내시죠. 돌아가기에는 너무 늦었습니다. 낮의 일 때문에 지금 바깥 경비도 심하고요.”

“하지만 베리가, 아. 베리를 여기로 보냈는데! 무사히 도착했나요?”

어린애를 혼자 뒀으니 불안할 텐데.

얀이 미소 지었다.

“베리라면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지금 자고 있답니다.”

“아, 정말요? 감사합니다.”

“기수가 무척 영리하더군요. 베리와 떨어지지 않고 딱 붙어 있습니다.”

“해왕이가……. 그랬구나…….”

분명히 흐뭇한 광경이겠지, 하고 도아는 웃었다.

“그럼 신세 질게요.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별말씀을요. 저야말로…….”

얀은 도아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두 번이나 제 동생을 구해 줬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게다가 ‘금색 눈’이라니.

이제 다시 희망마저 생긴다.

“신세 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애써 목소리를 내니 아직 어린 아주르 나자크는 그저 웃어 보인다.

얀은 뭔가가 확 북받치는 걸 느꼈지만, 목구멍 안쪽으로 삼켰다.

“그럼 이쪽으로…….”

모험가 길드의 가장 위층은 각종 방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침실도 몇 개 있었는데 그랑에 거처가 없는 높은 등급 모험가들이나, 외부 손님이 와서 묵는 곳이었다.

도아는 이미 베리와 해왕이가 자고 있는 방으로 안내받았다.

침대에서 웅크린 채 자고 있는 두 개의 털 뭉치를 보자 저절로 미소가 나왔다.

민감한 해왕이 눈을 먼저 뜨고 꼬리만 살랑거렸다.

도아는 입모양으로 ‘다녀왔어.’ 하고 말하고는 침대 옆 바닥에 앉았다.

천천히 삐걱거리는 몸으로 겉옷을 벗고 그녀는 명상을 시작했다.

사실 이 정도 상처는 수액보다는 명상만 꾸준히 하는 걸로 사나흘이면 낫는다.

심한 상처는 아니었다.

단지 명상 중에 몇 번 토하듯 오염을 뱉어낸 건 처음이었다.

나중에는 기침을 많이 해서 피 맛이 났다.

목구멍 핏줄이 터진 모양이었다.

하지만 전부 토해내고 나니 가뿐해졌고, 상처도 견딜 만해졌다.

하룻밤이면 뼈도 적당히 붙는 게 백 년 수련의 장점 아니겠는가.

도아는 그래도 침대로 기어 올라가서 잠들었다.

토한 건 내일 치워야겠다. 하고.

❖ ❖ ❖

쿠낙은 정말, 정말로 오랜만에 머릿속이 맑고 투명했다.

항상 들리던 지저분한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저 뭔가 간헐적으로 웅얼거리는 소리가 났지만, 이 정도야 아무렇지도 않다.

뿌옇던 시야도 맑아졌고, 열이 찬 듯했던 머릿속도 시원했다.

‘보통 사람들은 이러고 사는 건가.’

억울할 정도로 신기했다.

그는 마검을 살짝 빼 보았다.

평소라면 길게 우는 소리를 낼 텐데, 그것마저 조용했다.

온몸이 가뿐하다.

몸의 고통마저도 깨끗하게 느껴져서 웃음이 터질 지경이었다.

그는 제 손바닥을 바라보았다.

장갑이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아서 한쪽 장갑을 빼고 있는 채였다.

손바닥을 간질이던 손가락의 감촉이 느껴지는 거 같았다.

그녀가 자신을 찾아왔다고 생각한 순간 눈앞에 별이 터져 나오는 것 같은 여러 빛깔의 감정들이 치밀어 올라왔다.

마검이 공명한 순간, 그 힘이 그를 내리누른 순간, 쿠낙이 할 수 있는 건 도망뿐이었다.

사람들을 해칠까 봐, 그들이 눈에 띄지 않게 지하로, 하수도로, 더 깊은 곳으로.

계속해서 도망갔지만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마검의 소리가 지긋지긋해서 귀를 때려서 소리가 들리지 않게 했지만, 역시나 그 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왔다.

어둠 속에서 그는 혼자였다.

혼자 싸워야 하는 일이라는 건 안다.

혼자이고 싶지 않다.

그러나 혼자여야 한다.

그때 도아가 그를 찾아왔다.

어떻게 찾아왔을까? 어떻게 그를 찾아냈을까?

그녀가 마검을 가져가고, 가져가고…….

그다음 기억은 희미했다.

깨어났을 때는 흠뻑 젖어서 하수구 바닥에 쓰러져 있는 채였다.

도아의 허리춤의 랜턴이 물결 위에서 반짝반짝 빛을 내며 흔들리고 있었다.

순간 그는 다가갈 수가 없었다.

혹시 그가 그녀를 죽인 게 아닐까?

한참 있다가 간신히 벌벌 떨며 기어가듯이 그녀에게 다가갔다.

도아는 창백했지만, 숨을 쉬고 있었고 그녀의 심장 소리는 건강했다.

팔다리도 멀쩡히 붙어 있고, 크게 다친 곳은 없어 보였다.

얼마나 안도했는지.

손바닥을 간질이던 감촉이 날아갈까, 그는 살며시 주먹을 쥐고 그 위에 입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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