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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23

321. 소꿉 ep – 광기

왕의 붕어를 뒤로하고 한동안 검은색 의장기(儀仗旗)가 나풀거리던 루티나에서 성대한 축제가 열렸다.

축제의 시작은 아키넨.

새로운 왕의 탄생으로, 시민들은 병상에 누워있기만 했던 왕을 금방 잊어버리곤 에릭 드 예리엘 왕자의 즉위를 축복했다.

예리엘 왕가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축제는 과연 성대했다.

평소에는 천대받기 십상인 광대가 거리를 활보하고, 시끄럽기만 하던 연주자들의 경쾌한 공연에 눈살을 찌푸리는 이가 없었다.

거리는 왕가의 상징인 청색으로 뒤덮였다. 아카이아 제국의 곡창지대였던 콘라드 왕국답게.

하지만 어디서 비롯된 건지 모를 갈색이 섞여 청색의 테두리를 장식하고 있었다. 뭐, 예법관은 발작했을지언정 시민들에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다.

그들의 관심사는 축제의 대미를 장식할 결혼식에 쏠려 있었는데, 예리엘 왕가는 축제 첫날에 즉위식을 거행하고 일주일 뒤인 마지막 날에 에릭 드 예리엘과 엘리카 드 이사도라의 혼인을 준비한 것이었다.

이 일정은 축제의 시작과 함께 대대적으로 공표되었다.

쫓겨난 왕자, 레안 드 예리엘의 존재를 의식하여 에릭 드 예리엘이 만자문 황실의 일원인 아이셀 왕국의 공주와 결혼함으로써 부족한 정통성을 보완하였다는 걸 온 대륙에 선전하기 위함이다.

축제는 성황리에 진행되어 결혼식까지 하루를 앞두고 있었다. 왕성은 여전히 바쁘게, 시녀들이 퀭한 눈으로 뛰어다녔고, 그 틈바구니를 한 마법사가 가로질렀다.

소아렐 데메트리 오거튼 백작이었다. 그는 두꺼운 카펫이 깔린 바닥을 턱, 턱 지팡이로 찍으며 걸었다.

물론 고작 이십 대 후반인 백작이 거동하기가 힘들어서 그럴 리는 없었다.

마나 로드를 사방에 새겨두기 위함인데… 사실 이건 마법사들이 잘 하지 않는 행동이었다.

마나라는 것이 워낙 자유로워서 길을 새겨둔다 할지라도 불과 며칠 만에 흩어져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거튼 백작에겐 기묘한 지팡이가 있었다.

마나 중첩 이론을 연구하러 대륙 유일의 소드마스터, 헤르만 포르테 백작을 만나러 갔다가 문전박대당하고, 답답한 마음에 여행하다가 발견한 물건이었다.

신기하게도 이 지팡이를 이용하면 마나가 꽁꽁 얼어붙었다. 누군가의 명령을 받은 것처럼.

떡갈나무의 효능일까?

실험해보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이 지팡이가 특이한 것이고, 백작은 이걸 손에 넣은 것으로 쓰라린 속을 달래며 집으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그제서야 저에게 아들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태어난 줄도 몰랐던 아들과 홀로 아이를 키워온 아내에게 미안해하며 오거튼 백작은 한동안 가정에 충실했다. 그러다가 좀 심심하다는 느낌을 받을 즈음에 예리엘 왕가가 접선해왔다.

저희가 계약한 마법사(리스타드 제건 도로프)가 계약을 깨고 사라졌으니, 그를 대신해 계약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이었다.

오거튼 백작은 왜 이런 제안이 왔는지 바로 알아차렸다. 리스타드 제건 도로프라는 마법사가 사라진 이유까지도.

우선 마법사가 너무 적기 때문이었다. 공식적으로는 283명. 실제로는 230명에 조금 못 미쳤는데, 이 격차는 각 왕국이 저희가 보유한 마법사의 수를 부풀려서 공개했기 때문이었다.

정확하게는 228명이 현존하는 마법사의 전부다. 당연히 오거튼 백작은 그들의 이름을 모두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자 심혈을 기울이는 연구 주제와 개인 사정까지 건너 건너 듣고 있었다.

우리는 같은 마법사이니까. 비록 태어난 왕국과 소속된 마탑이 달라도 그들은 어지간해선 서로를 적대하지 않았다.

사이가 나빠 보여도 경쟁심에서 비롯된 정도이고, 실제로는 친목을 유지했다.

전쟁터에서 다른 편으로 만나도

– ‘처음 뵙겠소이다. 듣기론 마나 중첩 현상을 연구하신다던데… 어디 한번 봅시다.’

– ‘만나서 반갑습니다.’

구름 눈 마법으로 인사를 주고받았다. 전쟁터는 그들의 연구를 실험할 거대한 실험장에 불과했고, 사로잡혀도 마법사가 처형당하는 일은 없었다. 머쓱해 하며 소속 마탑을 (계약상) 옮길 뿐.

이게 마법사들의 세계다.

너무나도 희귀한 그들은 서로를 잘 알고, 지켜주었다.

해서 오거튼 백작은 리스타드 제건 도로프라는 마법사의 처지를 (만나본 적은 없지만) 대강 알고 있었다.

‘제건’과 ‘리디아’라는, 아이셀 왕국에 있는 코르넬 마탑의 두 파벌이 격돌한 것이다. 아마도 아이셀 왕국과 벨리타 왕국 간의 전쟁 때문일 거라고 백작은 추측했다.

코르넬 마탑은 아이셀 왕국의 정계에 깊이 관여하고 있으니까. 엘리카 공주가 여기로 시집보내진 것과 리스타드 제건 도로프가 사라진 건 무관한 일이 아니었다.

어쨌든, 리스타드가 계약을 파기하고 사라짐으로써 예리엘 왕가는 새 마법사가 필요해졌다.

콘라드 왕국에도 (이베르라는) 마탑이 있지만, 아이셀 왕국 같은 꼴이 나기 싫어서 왕가는 다른 왕국의 마법사를 고용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게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별다른 일 없이 쉬고 있던 백작에게 들어온 것이다.

오거튼 백작은 심심하기도 하거니와 드라진 후작이 제 손녀를 이용해 그를 자꾸 정계로,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게 싫어서 고용 계약을 수락했다.

그리고 작년, 루티나에 아내와 아들을 데려와 저택을 구입하고 일을 시작했는데 보잘것없는 임무가 주어졌다.

곧 붉은 보석을 가진 일곱 명의 무리가 올 테니 그들을 찾아 감시해달라는 것이었다. 백작은 썩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처음이니까, 왕자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그러다가 놀라운 것을 발견했다.

‘소드마스터?’

감시 대상 중에 소드마스터가 끼어 있었다.

루티나에 남은 4명 중 가장 바쁘게 돌아다니던 청년이 제1 기사단의 여기사를 만났고, 그는 오러블레이드를 뿜었다.

딱, 딱, 딱.

홀을 가로지르는 오거튼 백작의 지팡이질에 흥분이 감돌았다. 그는 왕성을 통째 마나 로드로 휘감으며 걸음을 재촉했다.

왕성은 내일 있을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카펫을 새로 깔고 휘장을 매다는 둥 장식이 한창이었는데 돈이 떨어졌나? 그의 눈에 저렴한 재질의 마감재가 들어왔다.

휘장을 비단이 아닌 새끼줄로 매달아 놨다. 커튼도 그렇고.

하기사, 일주일간의 축제 비용을 예리엘 왕가가 부담했으니 왕가의 재무를 담당하는 시종장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으리라.

왕가의 재정에 상관할 바가 없는 오거튼 백작은 말없이 결혼식 준비가 한창인 1층을 지나쳐 구불구불, 계단을 올랐다.

4층, 왕의 집무실.

에릭 왕자… 아니, 에릭 드 예리엘 왕은 엘리카 공주와 함께 있었다.

그래도 결혼할 사이라고, 전에는 사이가 좋아 보이지 않더니 지금은 가까워진 듯하다.

시종장에게 허락을 받는 과정이 귀찮아서 백작은 그냥 벽을 통과해 들어선 뒤 읍했다.

“실례하겠습니다. 정말 송구하오나 공주님. 잠시…”

“네.”

에릭과 이야기하던 중이라 기분이 썩 좋지 않을 법한데도 공주는 바로 일어나 비켜주었다. 마법사의 말을 잘 따라주는 편인가 보다.

어째 기분이 나빠 보이는 건 되려 에릭이었다. 왕이 서늘하게 명했다.

“오른 왕국은 어땠는지 몰라도 여기선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군. 나를 지켜보는 건 더더욱.”

백작은 당혹스럽게 반문했다.

“왕과 왕족을 보호하는 게 저의 일인데 제가 당신을 지켜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계약서를 다시 읽어보시게. 난 왕가가 아닌 왕궁의 수호를 부탁했네.”

“…알겠습니다.”

“좋아, 이해가 빠르군. 그럼 무슨 일이지?”

“실은 부탁을 드리러 왔습니다. 왕자님… 아니, 왕께서 감시해달라 한 사람들 있지 않습니까. 그들을 어찌할 생각이신지요?”

“묻는 이유부터 말하게.”

“…개중 한 사람을 갖고 싶습니다. 노예든 뭐든. 아, 오해하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연구에 필요한 실험 도구이고, 절대로 놓아주지 않겠습니다.”

“허락할 수…”

그때, 백작이 고개를 치켜들었다. 보라색으로 보일 만큼 진한 분홍색 눈동자. 그와 눈이 마주친 에릭은 생각을 고쳐먹었다.

“있네. 단, 연구가 끝난 뒤 노예를 죽였다는 걸 증명하시게.”

“연구는 안 끝날 겁니다. 그러길 바랍니다.”

허락을 받아낸 백작이 뒤돌아섰다. 에릭은 킥, 실소했다.

미친놈이로구나. 눈동자를 통해 느꼈다. 백작은 광기에 휩싸여 있었다. 그리고 오리아스는 이를 사랑했다.

오리아스는 미노타우르스의 광기에서, 첩첩이 쌓인 시체 더미에서 탄생했으니까. 마법사들은 제 연구를 위해 수없이 많은 노예와 병사를 몰살하는 인간종이었다.

‘쓸만한 놈이로구나.’ ─ 에릭이 생각한 순간이었다.

잠시 자리를 비웠던 엘리카가 돌아왔다. 아마 가식이겠지만, 그래도 저를 이해하고 당돌하게 웃어주는 공주가… 점점 마음에 들고 있었다.

오리아스가 조용히 뒷걸음질 쳤다.

* * *

“…안 오네.”

“그러게…”

축제 마지막 날 아침.

레아와 레브는 그라니아 보육원 앞에서 베르크 추기경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갈렌에게 그를 납치해서라도 데려오라 했는데, 일이 잘 안 풀린 건지 아니면 단순히 시간이 더 필요해서 늦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모나크 남작령이 멀긴 머니까.

왔다 갔다 하기엔 시간이 빠듯한 건 사실이었다. 레브는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추기경만 도착하면 준비가 끝이었다. 창고에 그득그득 쌓여있던 새끼줄을 근위기사대장을 통해 왕궁에 들였을뿐더러, 제니아 재커리의 협조도 약속받았다. 보석도 주머니에 고이 들어 있는데…

어째서 매번 하나가 부족한 걸까.

레브는 불안하게 레아를 돌아보며 물었다.

“이게 신께서 바라는 길일까?”

“그래. 우린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어. 가자, 늦겠다.”

사실 물어본 게 아니라 비꼰 것이다. 정말 이게 맞겠느냐고. 레아는 일말의 의심 없이 답했고, 레브는 마지막으로 물었다.

“꼭 너도 가야겠어?”

“내가 그러고 싶어.”

“…알았어. 대신 약속해줘. 내가 달아나라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달아나. 데모스 마을까지. 그게 내 부탁이야.”

“응.”

레아는 건성으로 답했다. 레브가 그녀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꼭. 꼭이야. 너 좋을 대로만 하지 말고, 내 말도 좀 들어줘. 그렇지 않으면… 다음엔 난 너한테 거짓말을 할 거야. 네가 꾼 꿈은 전부 개꿈이고, 그런 일은 없었다고.”

“…알겠어.”

“고마워.”

레브가 앞서나갔다. 그가 워낙 비장하게 말해서 좀 의아하지만, 레아는 그렇게까지 걱정하지 않았다.

“가요.”

앞서가는 레브를 레아와 그라니아 보육원의 원생들 200명이 뒤따라갔다. 겨우내 원생들과 친해진 그녀는 올지 못 올지 모르는 추기경을 기다리기보다는 원생들에게 탁 터놓고 말했다.

자신이 베르크 추기경을 찾아온 이유가 악신을 토벌하기 위함이라며 도움을 청하자 원생들은 숙덕숙덕, 토론하다가 저들의 방식으로 결론을 내렸다.

돕고 싶은 사람은 돕고, 그러고 싶지 않은 사람은 말라고.

신께 기도하기보단 행하고, 신념을 쫓으라는 베르크 추기경의 가르침을 따른 것이었다.

약 1/3에 달하는 원생이 레아를 따라가겠노라 결정했다. 신성 주문은 쓸 줄 모르지만, 신력을 품은 청년들이 레브와 레아의 뒤를 받쳐주었다.

레아가 느끼기로는 정말이지 든든해서 그 무엇이 막아서더라도 함께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물론 레브의 안색은 펴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지만…

어쨌거나 주사위는 던져졌다.

레브는 부디 만사가 계획에 맞게 착착 진행되기를 간절히 기도했고, 루티나 왕성에 진입했다.

[ 업적 : 첫 왕궁 입성 – 왕궁에서 더 강해집니다. ]

바르트의 동료들(전 근위기사들)이 있을뿐더러 12번째 회차, 거지남매 시나리오에서 레안이 이 비밀통로들을 이용한 적이 있었기에 그 과정은 어렵지 않았다.

보육원생들이 받은 주의사항은 가능한 한 소리를 내지 말 것. 그리고 왕의 결혼을 축복하러 온 사제인 척하라는 것이었다.

그들은 십자교회의 사제복 차림이었다. 비록 문양이 빠지긴 했지만.

“뭐야, 쉬운데?”

원생들과 마찬가지로 가짜 사제복을 갖춰 입은 레아가 기쁘게 속삭였다. 그녀의 말마따나, 쉬웠다.

시녀들은 바빠서 그들을 신경조차 쓰지 않았고, 무엇보다 근위기사대장이 선두에 있었다.

어쩌다가 길을 막는 근위병이나 근위기사가 있어도 왕을 깜짝 놀라게 해드릴 선물을 준비했다는 말에, 축제의 마지막 날이자 축복받아 마땅한 결혼식, 규칙에 엄격해야 할 그들은 안일해져 있었다.

단 한 번의 잡음 없이 결혼식장에 도착한 레브는 기분이 어벙벙했다.

이제 저 문이 열리면 들이닥쳐서 보석을 부수면 되는 것이다. 몸수색도 이뤄지지 않아서 그의 허리춤엔 검이 매달려 있었다.

‘이렇게 쉽다고?’

그럴 리가… 없는데?

원생들 200명의 틈바구니에 섞여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던 레브의 의심병이 도졌다. 이건 망했다고.

제정신이냐고 욕해도 좋다.

내가 뭣 같은 엔딩만 수도 없이 봐서 그렇다. 일이 이렇게 쉽게 풀린다는 건, 이미 망했다는 뜻이다!

생각이 정리되기도 전에 레브가 검을 뽑았다.

여기까지 왔으면 많이 온 것이다. 들어가서 부수나, 밖에서 부수나…

만약 저 안에 에릭과 기사들이 함께 있지 않다면 부숴선 안 되지만, 그건 그 자체로 일이 꼬였음을 의미했다. 또 민서가 에릭의 눈앞에서 보석을 부수라 했다지만, 지금 그게 뭔 상관이냐. 망했는데.

레브가 오러블레이드로 활활 타오르는 검을 치켜들었다. 다른 손에는 보석을 움켜쥐고 곧장 부숴버릴 생각이었으나…

“윽!?”

“꺄악!”

“엇! 미, 미안. 괜찮… 엥?”

거대한 정문 앞에서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던 200명의 원생들이 일시에 고꾸라졌다. 마치 무언가에 짓밟힌 것처럼.

그들은 자기가 왜 넘어졌는지 이해하지 못해 당황하다가 일어나려 해도 몸을 일으킬 수 없다는 걸 깨닫고 허우적거렸다.

그 한 가운데에 두 발로 서 있는 사람은 레브가 유일했다. 그의 안색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멈추십시오, 젊은 소드마스터. 손가락 하나 까딱하는 순간 전부 죽여버리겠습니다.”

“다, 당신이 왜 여기에…?”

레브가 바르바토스의 사도일 적에 네비스에서 만났던 마법사가 눈앞에 있었다.

이름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건 바르바토스의 신력을 마음껏 휘두르던 당시에도 상대하기 까다로운 작자였다는 것이었다. 저자는 그때 지팡이가 없었음에도 벼락을 난사했고, 깨나 골치 아팠다.

“움직이지 말라 했습니다. 압(壓)!”

“으, 으아아아…!!”

– 퍽, 퍼석!

백작의 한마디 외침에 레브 주변 몇 사람의 몸이 터져나갔다. 복장이 찢어져 내장이 비산하고, 눈알이 튀어 올랐다.

차례차례.

레브의 몸이 얼어붙었다. 고개를 돌려 확인하고 싶지만 감히 움직이지 못하고 속삭였다.

“레… 레아?”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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