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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3

32. 소꿉친구 – 떠남

레오는 순박하고 솔직한 에우타 남매와 금세 정이 붙으며 친해졌다.

그는 에우타를 데리고 숲에 들어가기도 했는데, 에우타는 의욕이 남달라서 사냥을 빠르게 배웠다.

“야. 네 동생 또 저기 간다.”

에우타의 여동생, 에넨이 또 숲으로 들어가려 하고 있었다. 에우타는 새로운 덫을 따라 한다고 정신이 없어서 레오가 에넨을 붙잡아 에우타 옆에 앉혔다.

에넨은 뚱한 표정을 지으며 칭얼거렸다.

“히잉, 내 나비.”

에넨도 가끔 오빠를 따라와 그가 덫을 놓겠다고 낑낑거릴 때 옆에서 놀았다. 에넨은 곤충을 좋아하는지 수풀을 자주 뒤적였다.

“좀 오빠 옆에 붙어 있으라니까.”

“저건 재미없는걸.”

레오는 그동안 마을에서 사냥하며 단도를 하나 구했고, 집도 바람이 새지 않게 헐거웠던 벽을 꽉꽉 채웠다.

오래 있을 것은 아니어서 너무 공들이진 않았다.

“그런데 어제부터 마을 사람들이 바빠 보이더라. 무슨 일이야?”

그의 질문에 에넨이 짧은 발음으로 답했다.

“버섯을 모으는 중이야.”

“왜?”

“팔려고.”

여기도 데모스 마을처럼 생산물을 가져다 파는 모양이다.

“너희는 일 안 해도 돼?”

“나랑 할머니가 다 해놨어. 오빠는 하나도 안 도와줬어.”

“좀 기다려봐. 오빠가 사냥 배워서 고기반찬 해줄게.”

“치. 난 고기 싫어해.”

“먹어본 적도 없으면서.”

“아닌데! 먹어본 적 있는데!”

“없는데!”

“있는데!”

남매는 평소와 다를 바 없이 투닥거렸고, 레오는 그들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다음 날, 레오는 사냥을 나가지 않고 마을로 들어와 우에나 부족 사람들이 분주하게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처음 보는 다른 마을 부족원들도 보였는데, 마을 공터에는 부족의 여러 마을에서 재배된 것들까지 모두 모았는지 산더미처럼 쌓인 버섯이 장관이었다.

에우타가 멀리서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에우타 남매도 할머니를 따라다니며 버섯을 옮기고 있었다.

‘여기도 살기 좋아 보이네.’

이 마을도 데모스 마을처럼 훈훈한 정이 감돌았다.

외지인인 레오는 아직 경계대상이어서 이 활기찬 분위기에 끼어들 수 없었다.

그의 머리 위에는 아직도 표식이 남아있었다. 조금 흐릿해졌지만 겨울 무렵에나 확실히 없어질 듯했다.

‘몇 달 뒤면 없어질 것 같긴 한데… 겨울에는 움직일 수 없으니 내년 봄에나 가야겠네.’

예상보다 레나를 만나는 게 훨씬 늦어지고 있었으나 그래도 그녀가 사제가 되려면 아직도 멀었다.

레슬리 수도사 말로는 3년은 걸린다고 했는데 이제 고작 1년 지났다. 서두를 필요는 없다.

정오쯤 되자 마을 청년들이 버섯을 밖으로 옮기길래 레오는 슬쩍 구경하러 나갔다.

마을 밖에는 상인들이 큰 짐마차를 끌고 와서 웅성거리고 있었다.

‘이런! 큰일 날 뻔했네.’

그는 급히 몸을 숨겼다. 여긴 직접 버섯을 가져다 파는 게 아니라 상단이 와서 사 가는 모양이었다.

신성왕국 사람들이 표식을 보면 큰 소란이 일 터라, 그날 레오는 마을 안에서 꼼짝도 하지 못했다.

괜히 구경하러 왔다가 시간만 버렸다. ─ 라고 구시렁거리는데, 마을 사람들의 눈총이 조금 달라진 것을 느꼈다.

그때, 에우타 할머니가 다가왔다.

“자네 밖에서 무슨 잘못을 하고 온 게야?”

들켰다. 재수가 없으려니 아주 잠깐 얼굴을 내민 사이에 표식을 본 사람이 있었나 보다. 아니면 마을 사람 중 누가 물어봤거나.

“실은 제가…”

레오는 할머니께 자초지종을 털어놨다.

한스를 죽인 이야기만 빼고, 소꿉친구가 수도교회로 간 일, 여비를 모으려고 산적들과 싸운 일, 국경을 넘으면서 있었던 일을 털어놨다.

에우타 할머니는 의외로 산적들을 죽였다는 말에 다른 반응을 보였다.

“으음, 보기보다 대단한 전사인 모양이야.”

“여기 계속 머물러 있을 수는 없을까요? 표식이 없어지면 봄에 떠나려고 해요.”

“마을 사람들한테 잘 설명하면 되긴 할 테지.”

레오는 반색했지만, 곧 실망스러운 이야기가 뒤따랐다.

“그런데 아까 상인들이 고발할 것 같아. 그냥 도망치는 게 나을 게야.”

“그렇군요…”

레오는 낙담했다.

또 어디로 간단 말인가.

고민하는 그에게 할머니가 무언가를 내밀며 말했다.

“받아. 이걸 가지고 북동쪽으로 쭉 가. 가다 보면 보메르라는 산이 있어. 화산이니까 한눈에 보일 게야.”

할머니가 내민 건 머리띠였다.

“보메르 산 남쪽에 하타타 부족이 있어. 내 며늘아기네 부족인데. 이걸 보여주면 머무르게는 해주겠지.”

에우타의 부모님은 둘 다 병으로 돌아가셨다. 그러니까 이 머리띠는 그들의 유품이었다.

“이걸 저한테 주시면…”

“괜찮아. 어차피 돌려줘야 하는데 멀어서 못 돌려주고 있었어. 돌려줄 겸 가져가.”

“감사합니다. 은혜 잊지 않을게요.”

“은혜는 무슨. 헛소리 말고 알아서 준비해서 가. 애들한테는 말하지 말고. 괜히 징징 짜는 꼴 보고 싶지 않으면.”

할머니는 획 가버리셨다.

그녀가 마을 사람들에게 가서 그를 변호하는 듯 손가락질하며 말하는 모습에, 레오의 마음은 먹먹하게 차올랐다.

이른 새벽, 레오는 어설프게 지어진 집을 버리고 길을 떠났다.

그의 몸은 가벼웠다. 작은 단도와 노끈 뭉치가 가진 전부다.

머리띠와 도시락도 있었는데, 모두 에우타 할머니께서 챙겨주신 것들이었다. 할머니는 어젯밤에 몰래 들려서 먹을 것을 던져주고 가버리셨다. 끝까지 고마우신 분이다.

어두컴컴한 산길을 타면서, 레오는 에우타와 에넨에게 작별인사를 하지 못하고 온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

‘여길 또 올 날이 있을까?’

숲을 헤치며 그는 섭섭함을 털어버렸다.

레오는 일주일의 강행군 끝에 하타타 부족을 찾았다.

경계하는 그들에게 머리띠를 보여주자 몇몇 사람들이 약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족장은 마을 옆에 있는 작은 헛간을 내주었고, 그는 그곳에서 가을과 겨울, 두 계절을 보냈다.

한파가 몰아치는 어느 날 아침, 눈을 떠보니 머리 위에 표식이 사라지고 없었다.

레오는 추위가 가시기도 전에 마을을 떠나 수도교회에서 공부하고 있을 레나에게 향했다.

* * *

수도교회에 한파가 몰아쳤다.

레나는 수도교회에서 쫓겨났다.

그녀는 수습생들이 입는 옷도 빼앗기고 가을에 입고 왔던 한 벌뿐인 옷차림으로 성문 앞에서 덜덜 떨었다.

“으흐흑, 으아앙!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그녀의 눈에서는 눈물이 멈추지 않고 쏟아지다 턱에서 얼어붙었다.

아직도 쫓겨난 게 믿기지 않았다.

레나는 어제 길버트와 술을 마셨다. 여느 때와 같은 식사 자리에서 길버트가 술을 권했고 레나는 망설이다 받았다. 술이라는 걸 한 번은 마셔보고 싶었다.

도수가 높았는지 그녀는 고작 한 잔에 취해버렸다. 몸이 비틀거리는 걸 억지로 다잡았다.

길버트가 어디서 쉬자는 걸 사양한 레나는 빨리 숙소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취해서 목소리가 컸던 것 같다.

길버트는 난감해하더니, 그녀를 마차에 태워 수도교회로 돌아왔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레나는 비틀거리며 숙소로 들어가려 했는데 길버트가 그녀를 붙잡았다.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걸 그가 부축해줬다고 생각했다.

헤롱거리는 와중에 길버트의 얼굴이 보였다.

‘뭐야. 너무 가깝잖아.’

레나는 팔을 허우적 들어 올려서 그 번지르르한 얼굴을 밀어버렸다.

귀족도 별거 아니네. ─ 라고 생각하면서.

그때 다니엘이 나타났다.

술은 참 신기하다. 사람이 뿅 하고 나타난다.

다니엘의 손에 붙잡혀 레나는 어느 방으로 옮겨졌고, 자신의 방은 아니었지만 탁자에 엎어져 잠을 잤다.

다음 날, 레나는 깨질 듯한 머리를 부여잡고 일어났다.

주위를 둘러보니 웬 독방이었다.

“여기가 어디죠? 무슨 일이죠?”

방에서 나와 묻자 어떤 수도사님이 혀를 차며 사태의 심각성을 알려주셨다.

내가 죄를 지었단다. 지금 상부에서 회의 중이라고 했다.

“네? 네? 혹시 제가 수, 술을 마셔서? 하지만 술은 괜찮다고…”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한 레나에게 작은 심문이 있었다.

석상처럼 딱딱하게 굳은 표정의 사제님은 권하는 한 잔의 차도 없이 그녀를 앞에 앉히고 온기 한 점 없는 물음과 통보를 내놓았다.

“자네와 길버트 포르테님이 남사스러운 짓을 했다는 증언이 있었네.”

“네에? 남사스러운 짓이라뇨?”

“어젯밤에 둘이 공원에서 껴안고 있었다던데 혹시 기억하나?”

“아, 아니요. 그럴 리가요. 길버트 님이랑 그런 관계도 아닌걸요.”

“어떤 수습생의 증언이 있었네. 껴안고 키스하려 하고 있었다고.”

“네?”

“또 자네는 길버트 님께 팔찌를 선물 받았다던데, 사실인가?”

“아니요! 그건 길버트 님께서 여동생한테 줄 선물인데 품평을 해달라고 하신 거예요. 진작에 돌려드렸어요.”

“길버트 님의 여동생?”

“네!”

“…어쨌든 서로 끌어안았다는 건 사실이지?”

“저, 전 기억이 안 나요. 정말이에요.”

“길버트 님은 수긍하셨네. 그리고 밖에서 뭘 하다 왔는지 물어봐도 될까?”

레나는 이후로도 계속 항변했으나 결론은 달라지지 않았다. 사실 결론은 이미 나 있었다.

수도교회는 두 사람을 처벌해야 했다.

레나에게 불리한 증언이 있긴 했지만, 그녀를 가르치던 사제들은 그녀를 두둔했다. 절대 그럴 학생이 아니라면서. 길버트 포르테의 과거 행적을 봤을 때 그가 레나에게 술을 먹이고 어떻게 해보려던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는 귀족, 그것도 벨리타 왕국의 실권을 쥔 소드마스터의 아들이었다.

길버트가 수도교회에 오게 된 연유도 문제가 됐다. 그는 정치적인 이유로 근신 중이었는데 이걸 쫓아낼 수는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벨리타 왕국은 교회를 불편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십자교회는 전쟁에 사제를 보내지 않은 정도를 넘어서, 신성왕국이 중립을 선언하게 하고 유출되는 군수물자도 직접 틀어막았다.

군권을 쥔 소드마스터는 틀림없이 십자교회를 괘씸하게 생각하고 있을 터였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그의 아들을 교회에서 쫓아내면? 최악의 경우 벨리타 왕국의 교회들이 탄압받을지도 몰랐다.

결국, 수도교회는 레나를 쫓아내기로 했다. 이만한 사건이 터졌는데 둘 다 교회에 남기는 선택은 있을 수 없었다.

다행히 레나는 평민이고 뒤를 봐주는 사람도 없었다.

사제가 되기 위해 수도교회를 찾는 사람은 레나 말고도 얼마든지 있었으므로 그들은 편리한 선택을 했다.

레나를 추천한 오필리아 사제가 격렬하게 항의했지만,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레나는 그날 즉시 얼마 안 되는 짐과 함께 쫓겨났다.

길버트 포르테는 몇 주간 외출이 금지됐다.

한겨울에 홀몸으로 쫓겨난 레나는 수도교회 성문을 떠나지 못하고 밤새 덜덜 떨리는 손으로 신께 간절히 빌었다.

잘못했다고 소리쳐보기도 했다.

성문은 열리지 않았다.

* * *

눈이 녹아내리는 봄에 루테티아에 도착한 레오는 숙소에 들러 여독을 풀었다. 힘든 여행이었다.

‘우디가 있었으면 금방 왔을 텐데. 걔는 어디서 잘 살고 있으려나.’

이동수단이 없어서 그 먼 길을 걸어왔다.

겨우내 사냥으로 번 돈으로는 식량을 사고 나니 남는 것이 없어서 상단에 끼지도 못했다.

방금 숙소 주인장에게 내민 돈이 마지막이었고, 주머니엔 동화 몇 닢만 남았다.

‘완전 거지가 돼서 왔네. 레나가 별로 안 좋아하겠는걸. 흐흐흐.’

그래도 그는 마냥 좋았다.

곧 레나를 볼 수 있다.

다음 날, 레오는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었다. 숙소 로비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이제 전쟁이 끝나려나 봐. 아스틴 왕국이 물러났데.”

“나도 들었어. 벨리타 왕국의 소드마스터.. 이름은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 양반이 큰일을 했다던데?”

레오는 빵을 우물거리며 귀동냥을 했다.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아스틴 왕국이 물러났단다.

아스틴 왕국의 패배는 거지남매 엔딩에 나오는 이야기에서 봤다. 그게 진짜 그렇게 된 모양이다.

레오는 의아했다. 그가 직접 본 전장은 아스틴 왕국이 우세했기 때문이었다. 벨리타 왕국의 소드마스터 덕분이라기엔, 아스틴 왕국 역시 소드마스터가 있었다.

이렇게 쉽게 끝날 전쟁이 아니었는데, 전쟁은 고작 일 년 만에 종식됐다.

‘이것도 알아봐야겠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타국의 전장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내긴 어려워 보이지만, 그래도 뭐, 시간은 많으니까.

레나가 사제가 되려면 아직도 일 년이 넘는 시간이 있었다.

그는 숙소 주인장에게 아침값으로 마지막 남은 동화를 주고 수도교회를 향해 걸었다.

“네? 레나가 쫓겨나요? 왜요?”

하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레나가 아니라 충격적인 답변이었다.

레나가 행실이 지저분한 죄로 쫓겨났단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그럴 애도 아니고 그럴 리도 없어요. 잘못 들으신 거 아니죠? 레.나. 에요.”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변함이 없었다.

레오는 이게 무슨 일인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레나가 쫓겨나? 왜? 어떻게?

‘아니지. 그딴 것보단 일단 레나를 찾아야 해.’

그는 머리를 굴렸다. 레나에게 데모스 마을로 돌아갈 돈은 없을 거다. 듣기로는 그냥 성문 밖으로 쫓겨났다고만 했다.

레오는 수도교회 성문을 나왔다.

‘내가 레나라면 여기서…’

울었겠지.

울화가 치밀었으나, 꾹 눌러 참으며 추리를 이어갔다.

‘그리고 레나는…’

눈앞으로 제롬 신성왕국의 수도 루테티아가 보였다. 레오는 수도로 돌아와 이틀 동안 거대한 도시를 다 돌았다.

추측이 맞았다.

그는 빵집 주방에서 일하고 있는 레나를 발견했다.

“레나!”

“레오!”

레오를 본 레나가 손에 쥔 반죽을 떨구며 우당탕 뛰쳐나왔다.

그녀의 손은 끈적한 반죽투성이였으나 둘은 개의치 않고 서로를 와락 끌어안았다.

밀가루 포대가 넘어지며 분이 뭉게뭉게 일어났고, 빵집 주인과 손님들은 깜짝 놀라 그들을 쳐다봤다.

레오에게 매달려 서럽게 우는 레나를 밀가루가 하얗게 덮었다.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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