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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30

328. 남매 Ep – 자우어 자작령

“언니, 난 못 하겠어! 이게 무슨 초야권(初夜權)도 아니고, 이러다간 시집도 못 가.”

“아니, 동생. 그래도 다시 생각…”

“언니나 생각 잘 해요. 언니 남편은 이해해줬다곤 해도, 달가워하진 않을 테니까. 그럼 전 가요.”

그 말을 끝으로 어렵게 구해온 시녀가 현관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나이가 스물도 안 되는 시녀장, 넬라는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말이 시녀장이지 이 자우어 자작가에서 일하는 시녀는 그녀를 포함해 네 명… 아니, 방금 세 명이 되었다.

그마저도 나머지가 식모와 침모(針母)1)였으므로 전속 시녀로 일하는 사람은 그녀뿐이다.

자작가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였다. 사실 이유가 돈 때문만은 아니었지만.

그보다 당장 오늘 밤 당번이 비는데 어쩌지. 아 참. 빨리 자작님께 가 봐야… 넬라가 근심할 때였다. 문이 덜컹, 외부인이 들어와 물었다.

“당신이 시녀장입니까? 경비병이 집사가 없으니 시녀장을 찾으라 하더이다.”

“아, 네. 무슨 일이신가요?”

빚을 독촉하러 온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추수철이면 연례행사처럼 빚쟁이들이 몰려들곤 했는데, 이 새파란 청년은 늦은 감이 있었다.

추수와 동시에 곳간은 비었고, 돈은 빌릴 일만 남았으니까.

자작가를 오래도록 지켜온 기사들한테도 봉급을 줄 여력이 안 돼서 땅을 떼어준 지 오래이니 더 말해 무엇하랴.

아카이아 제국 시절에나 쓰이던 그 원시적인 정산 방식에 기사들은 “허.” 탄식했다. 땅을 대신 부쳐줄 소작농을 구하거나 미련 없이 떠나버렸다.

집사 아저씨라도 남아있었으면 좋았으련만. 그 인간은 야반도주했다.

넬라는 이제는 아주 익숙해진, 정말 죄송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빚쟁이의 독촉을 기다렸다. 이윽고 왜소한 빚쟁이가 말했다.

“자우어 자작을 만나러 왔소이다. 난 레안 드 예리엘이오.”

“죄송합니다. 자작님을 뵙게 해드릴 수는 없네요. 문의하실 일이 있으면 제게 말씀해주세요.”

“…못 들었소? 내가 레안 드 예리엘이오.”

“정말 죄송합니다. 귀족이신 건 알겠는데, 용건을 말씀해주세요. 빚을 독촉하러 오신 것이라면 정말 죄송하지만 드릴 것이 없어요. 레안… 드 뭐시기 님이라고 하셨죠? 올겨울 라디무를 수확할 때쯤에 다시 찾아주시면 꼭…”

“…”

“무엄한 년! 감히 누구 앞이라고 그런 망발을 하느냐! 이분은 레안 드 예리엘 님이시다!”

“헉! 자, 잘못했어요.”

“……”

레안은 어이가 없어서 가만히 있었다.

이름에 ‘드’가 들어간 게 무슨 뜻인지 모르는 것도 그렇지만, 용서를 비는 방향도 그가 아닌 기사를 향해 있었다.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고, 기사는 알아본 거다. 레안이야 뭐… 못 먹고 자라서 체구가 작았다.

자존심에 상처가 나는 걸 느끼며, 레안은 기사가 상황을 정리해 주기만을 기다렸다. 페테르 백작에게서 기사를 빌려오길 참 잘했다고 생각하면서.

기사가 버럭버럭, 경험도 지식도 없는 어린 시녀장을 훈계했다.

이내 넬라가 허리를 120도로 굽히며 사죄했다. 하지만,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왕족 나으리를 몰라뵈고…”

“…그만하면 됐네.”

사죄하는 꼴도 우스워서 레안은 바로 그만두라 말할 수밖에 없었다.

시녀장이라는 사람이 머리도 묶지 않고, 긴 생머리를 위아래로 휘날리며 고개를 조아리니 여염집 처자를 공연히 괴롭히는 것만 같았다.

자작령에 들어설 때부터 정상이 아니라는 건 알아봤다.

나름 지방의 소규모 도시, 또는 장터로서 기능해야 할 영지가 황폐하고, 인적이 뜸했다.

영주성도 초목이 무성했는데, 집사도 없고, 시녀장이랍시고 있는 건 새파란 애송이이니 관리가 될 턱이 만무한 것이다.

레안이 다시 물었다.

“난 자우어 자작을 만나러 왔네. 이젠 안내해 줄 수 있겠는가?”

“저… 그런데 그것이…”

쓰읍. ─ 기사가 눈알을 부라리자 넬라는 재빨리 말했다.

“지금은 자작님께서 누굴 만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실 거예요. 아마 술을 드시고 계실 거라서…”

아침부터?

하지만 레안은 나무라지 않았다. 그럴 권리도 없고.

“그러면 예의에 어긋나지만, 방을 먼저 내어주게. 적어도 한두 달은 머무를 것 같으니 가구가 채워진 방으로 주면 고맙겠네.”

“네, 네. 방은 두 개면 되겠죠?”

“그럴 리가 있는가. 못해도 4개는 필요하네.”

“어? 왜요? 왕족 나으리께서 쓰실 방이랑 기사님이 쓸 방, 두 개면 되지 않나요? 다른 방은 청소를 해야 하는데…”

“…자네, 가서 우리 시녀들을 데려와 주게. 그게 빠르겠군.”

기사가 레안 일행이 데려온 (페테르 백작이 빌려준) 시녀들을 데리러 달려갔다. 간추리고 간추렸으나 레안과 레리아나, 왕족이 둘이나 움직이는데 일행이 달랑 기사밖에 없을 리 없었다.

마차만 세 대다.

레안과 레리아나가 탑승하는 질 좋은 마차 한 대와 두 왕족의 옷가지 및 소지품을 보관하는 마차, 두 사람을 보필하는 시녀들과 시종(산티안), 마부의 생필품 및 식료품을 실은 짐마차였다.

마을에 제때 도착하지 못하면 두 시녀와 산티안은 짐마차 뒷켠에서 자고, 두 마부는 각자 모는 마차 좌석에 천장을 드리우고 잠을 청했다.

레안과 레리아나가 탑승한 마차는 기사가 몰았는데, 그의 잠자리가 문제가 됐다.

기사는 시녀, 시종, 마부들보다 훨씬 나은 대접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기사에게 마차를 몰게 한 것부터가 이미 큰 실례였다.

해서 원래라면 레안이 옷을 보관하는 마차에서 자야 했는데, 그러면 마차를 하나 더 끌고 와야 했으므로 레안은 레리아나와 함께 큰 마차에서 자기로 했다. 망측하게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남매여서 아슬아슬하게 통과다.

그렇게 줄일 대로 줄여서 마차 세 대에 5명의 사용인과 기사 하나, 두 명의 왕족이라는 알뜰한 구성이 된 것이었다.

그런데 방 두 개면 되겠느냐고?

어림도 없는 소리다.

레리아나가 있는 걸 몰랐어도 일단 왕족이 눈앞에 있으니 사용인이 최소 둘은 더 있으리라 짐작했어야 했다.

상황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아스틴 왕국의 왕자, 아놀프 드 클라우스가 오르빌에 왔을 때는 십수 명의 시녀에 다섯이 넘는 기사를 데리고 왔다. 병사도 많았고.

곧 페테르 백작의 기사가 시녀 둘과 함께 도착했다.

대귀족이 밀집한 오르빌에서 산전수전 다 겪어본 그녀들은 촌동네의 어린 시녀장과 함께 사라졌다.

그녀들은 일하러 가기 전에 먼저 응접실을 찾아 그곳에 레안을 앉혀두었는데, 돌아왔을 때는 시녀장의 긴 생머리가 꽁꽁 싸매어져 있었다.

기강도 단단히 잡혔는지 몸가짐이 아까와는 달랐다.

가장 나이가 많은(삼십 대 중반의) 시녀가 말했다.

“왕자님. 다행히 괜찮은 방들이 있고, 사용해도 된다고 합니다. 개중 부엌 윗켠이라 따뜻한 방이 있는데, 거긴 레리아나 공주님께 드리고 왕자님께서는 1층의 손님방을 쓰시면 좋을 듯합니다. 청소를 마치고 다시 여쭙겠습니다.”

“고마워요.”

“이게 다 뭡니까?”

그때였다. 한 사내가 비틀거리며 나타나 문가를 짚었다.

눈이 충혈된 것을 보아하니 잠을 자지 못했거나 술에 취했거나 둘 중 하나였는데, 이내 술기운이 물씬 풍겼다. 레안은 말문을 잃었다.

‘이 사람이 왜 여기에 있지?’

오랑주 극장의 극장주다.

동생이 일했던 창관이 사라지면 등장하는 극장의 주인이었는데, 레안은 잠시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러다가 생각났다. 그 극장주의 이름도 ‘브레틴’이었다는 게.

근데 그러면 그때는 브리안 자우어 자작의 형이란 사람이 극장주나 하고 있었다는 건데…?

레안은 이 상황과 사람이 너무 뜬금없어서 당황하고 말았다.

그리고 알지 못했다.

동생이 창관으로 달려갔을 때, 당시 창관의 지배인이 브레틴 자우어였다는 것을.

“자작님!”

넬라가 힝, 울상이 된 얼굴로 달려가 브레틴을 부축했다.

기사는 무섭고, 저 사람은 왕족이라 그러고, 갑작스럽게 나타난 시녀 언니들은 매몰차기 그지없었다.

어쩔 줄 모르고 휘둘리고 있었는데 그녀를 구원해줄 사람이 나타난 것이다.

브레틴 자우어 자작은 그제야 좀 안정이 된 표정으로 물었다.

“넬라. 이게 다 뭡니까? 이분들은 누구죠?”

“손님이 오셨어요. 빚쟁이는 아니고… 그, 레안 드 예리알인가? 왕자님이시래요.”

“레안 드 예리엘?”

브레틴 자우어가 비틀, 몸가짐을 바로 하였다.

“콘라드 왕국의 왕자님께서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돌아가셨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제가 잘못 알았나 보군요.”

정보에도 어두운 모양이다. 레안은 적당히 고개를 끄덕였다.

“만나서 반갑소이다. 당신이 브레틴 자우어 자작이겠군요.”

“네, 뭐…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손님이 오긴 오랜만인데… 뭐라도 드시겠습니까? 전 배가 고프군요.”

“전 아침을 먹고 왔습니다.”

두 사람은 동시에 ‘참 안 맞는다.’라고 생각했다. 왕족이 귀족이 밥 먹는 걸 기다려줄 순 없는 노릇이라 결국 브레틴은 다과를 먹게 되었다.

커튼에 먼지가 뽀얗게 내려앉은 응접실에서 싸구려 차를 나눠 마시며 레안은 궁금해했다.

아침부터 술이나 퍼먹는 꼴이며, 이 사람은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과거에 극장주로 나타났을 적에는 제법 젠틀한 사람이었다.

오베르와도 친했고, 창녀들을 극장 꼭대기 층에서 살게 해주는 등, 인덕이 후했다.

한데 되려 자작이 되니까 망가져 있다. 이 사람이 자작이 된 건 약혼관계 시나리오에 변화가 생겨서인데…

– “어떻게 브레틴이란 분이 가문을 물려받은 겁니까? 그는 첩의 자식이니 브리안, 당신이 정당한 후계자여야 하잖습니까.”

그때 왜 극장주로 등장했었는지는 모르겠고, 오르빌을 떠나 오기 전에 브리안 자우어를 만나 물어봤었다.

왜 브리안이 자작이 아니게 됐는지 알아내려고.

브리안은 이렇게 답했다.

– “맞습니다! 이게 다 아리스타 드 클라우스, 그 야만인 왕국의 폭군 때문입니다.”

아스란 왕국이 내전으로 쪼개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말파스와 할파스에게 살해당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아리스타 드 클라우스라는 왕이 건재하였고, 그는 왕자일 적부터 왕권을 강화하는 데 관심이 많았던 모양이었다.

브리안 자우어의 어머니는 아스틴… 아니, 아스란 왕국 사람이다.

아스란 왕국에 있는 브리나 자작가의 영애였는데, 국경을 맞댄 이곳, 벨리타 왕국의 자우어 자작가로 시집와 본처 자리를 꿰찼단다.

그런데 그녀는 아이를 회임하지 못했고, 후계자가 필요했던 자우어 자작은 첩을 들였다.

그 첩이 낳은 자식이 바로 브레틴 자우어다.

브리안은 본처의 몸에서 좀 더 늦게 태어났다. 그러니 브레틴과 브리안, 두 사람은 배다른 형제다.

배다른 형제. 대충 어떤 문제가 생겼을지 알겠다. 아마 후계 자리를 놓고 다툼이 일어났겠지.

그리고 그 승자는 브리안 자우어였다. 아니, 였었다.

여기서 변화가 생겼다. 아리스타 드 클라우스 왕이 그 후계 다툼에 개입했다.

– “사고가 났습니다. 아버님과 그 첩이 사고로 돌아가셨죠. 어머니께선 저를 후계자로 세우려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왕자였던 아리스타 드 클라우스가 간섭해오면서 물거품이 됐죠.”

브리나 자작가가 세력을 너무 넓힌다고 생각한 것 같다.

국경을 맞댄 자우어 자작가로 딸을 시집보냈고, 그녀의 자식이 자작위를 차지하게 생겼다.

가이단 후작이 하리에를 외국으로 시집보내려 하자 오른 왕국의 왕이 가이단 후작을 견제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추측건대 아리스타 드 클라우스는 자우어 자작과 첩이 사고로 죽은 게 브리나 자작의 소행이라고 생각한 것이 아닐까. 그래서 브리안이 아닌 브레틴이 자작위에 오르도록 손을 쓴 것이고.

한데 사람이 왜 이렇게 망가져 있을까. 전과 다르게.

‘그걸 알아내는 게 관건이겠지.’ ─ 라고 생각하며 레안이 입을 열었다.

우선 머무는 것부터.

“소란을 일으켜서 미안하오. 도착은 했는데 당장은 만날 수 없다고 해서 염치 불고하고 먼저 짐을 풀어두려 했소이다. 며칠 묵어가도 되겠소이까?”

브레틴이 얼굴을 찡그리며 답했다.

“그러시지요. 방이야 많으니까요. 하지만 저희가 왕자님을 모실 형편은 못 됩니다. 방을 내어드리는 것 외엔 기대하지 않으시는 게 좋을 겁니다.”

일단 머무는 건 됐고…

레안은 시녀들에게 가서 청소하라 눈짓하곤 말을 받았다.

“괜찮습니다. 한데… 영지가 다소 곤궁한 모양이군요.”

“그렇게 됐습니다.”

“…영지를 경영하는 게 어렵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소출(所出)2)이 썩 신통치 않은가 봅니다.”

“뭐, 그렇죠.”

“…”

자우어 자작은 대화할 생각이 없는 듯했다.

다과만 열심히 집어 먹길래 레안이 살짝 떠보았다. 대외 무역으로 이야기를 넓히기 위해서.

“그럼 장사는 어떻습니까? 제가 보기에 여긴 장사를 시작하기에 참 좋은 곳인 듯합니다만.”

“타티안 후작이 보냈습니까?”

그러자 브레틴이 대뜸 물었다.

“아니면 제 동생 놈의 사주를 받으신 겁니까. 미리 말씀드리는데, 전 밀수 따위엔 관심 없습니다.”

차갑게 날이 선 눈빛.

레안은 재빨리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군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받아넘겼다.

이거 쉽지 않겠다고 생각하면서.

주제를 돌리는 데 성공한 레안은 뒤이어 마차에서 책을 읽고 있던 레리아나를 불러와 소개해주었다.

하지만 브레틴은 경계심이 생긴 것인지, 아니면 정말 견디기 힘들었던 건지, 밥을 먹어야겠다며 자리를 파했다. 그는 시녀장, 넬라를 데리고 사라졌다.

“여기가 네 방이야. 마음에 들어?”

“우와! 바닥이 따뜻해! 아래가 부엌이라고? 지금 밥 하나 봐! 오빠 방은 어디야?”

레오는 동생에게 그새 깨끗하게 정리된 방을 안내해주었다. 머리를 긁적이며 내려온 그는 자신이 묵을 방으로 들어가 드러누웠다.

극장주.

큰일이네. 이거랑 관련해서 알아둔 게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고민하였다.

그리고…

‘레이는 왜 안 오는 거야?’

레이와 레라 아이나르의 방향을 더듬어보았다. 나보다 먼저 도착해 있었어야 할 그 친구들은 아직 멀리 있는 듯했다.

1) 남의 집에 매여 바느질을 맡아 하고 일정한 품삯을 받는 여자.

2) 논밭에서 나는 곡식. 또는 그 곡식의 양.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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