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Chapter 336

334. 소꿉 Ep – 역상

[ 레나 키우기를 플레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시나리오 진엔딩을 달성했습니다! ]

[ 레리아나 드 모나크 ]

[ 최종직업 : 모나크 공작 ]

[ 결혼 상대 : 산티안 라우노 ]

[ 레안 페테르 ]

[ 최종직업 : 페테르 백작 ]

[ 결혼 상대 : 크세니아 페테르 ]

[ 거지남매 엔딩 : 홀로서기(獨立) ]

[ 진엔딩 ]

– 루티나 왕성에서 태어난 레리아나는… (중략) …왕위를 되찾으려 노력했다. 허나 그라니아 신성왕국의 십자기사단장, 레브 비자인 남작과 출혈적인 충돌이 벌어지면서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레리아나는 아르네 후작까지 끌어들여 세력전을 펼쳤으나 비자인 남작은 테르탄 공작가와 오른 왕국의 가이단 후작가를 제 편으로 끌어들여 맞섰고, 암살과 독살을 수십 차례 시도했으나 어쩐 일인지 번번이 실패했다. 비자인 남작은커녕 남작 부인조차도 쓰러지지 않았다. 결국, 레리아나는 공작위에 오른 것을 마지막으로 정계를 은퇴하였고, 공작가는 첫째 아들에게 물려주었다. 그녀는 주로 오라버니가 있는 페테르 백작령에서 머무르다가 아흔둘의 나이로 천수를 다했다. –

– 루티나 왕성에서 태어난 레안은… (중략) …페테르 백작가의 데릴사위가 되어 겉보기로는 평온한 삶을 살았다. 그는 백작가를 물려받은 아내, 크세니아 페테르를 내조함과 동시에 아이셀 왕국과 콘라드 왕국, 오른 왕국을 수시로 방문하며 바쁘게 돌아다녔고, 벨리타 왕국의 대귀족인 토턴 타티안 후작과 깊은 친분을 주고받았다. 레안은 매우 장수하였는데, 그가 살아간 시대는 아스란 왕국이 폭발적으로 성장해 열국(列國)을 두려움에 떨게 한 ‘북부 제국화 시기’의 초입으로, 후대의 역사가들은 레안 페테르를 북국에 맞서는 중부/남부 국가들 간 각축 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로 평가하였다. 그에겐 자식이 없었기에 페테르 백작가는 레리아나 공작의 둘째 아들이 물려받았다. –

[ 소꿉친구 시나리오 엔딩이 변경되었습니다. ]

[ 레아 비자인 ]

[ 최종직업 : 비자인 남작 부인 ]

[ 결혼 상대 : 레브 ]

[ 레브 비자인 ]

[ 최종직업 : 비자인 남작, 성기사 겸 십자기사단장 ]

[ 결혼 상대 : 레아 ]

[ 소꿉친구 엔딩 : 역상(逆喪) ]

[ 진엔딩 ]

+ 데모스 마을에서 태어난 레아는 행복한 유년기를… (중략) …낸 뒤, 그녀는 베르크 추기경으로부터 그라니아 교회의 대사제 직을 권유받았다. 하지만 레아는 이를 거절하고 레브와 결혼함으로써 성직자가 아닌 귀족 부인으로서의 삶을 택했다. 베르크 추기경은 아쉬워하면서도 친히 레아와 레브의 결혼식 주례를 봐주었다. 레아는 현명한 아내이자 선량한 통치자였다. 레리아나 드 모나크 공작의 위협으로부터 남편의 목숨을 수없이 구해냈을 뿐만 아니라 그녀 특유의 근면과 검소함으로 볼품없던 영지를 소도시로 발전시켰다. 뭇 사람들의 칭송을 한 몸에 받으며 살아간 레아 비자인 남작 부인. 다만 그녀의 아들딸은 의문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였고, 레아와 레브 남작 부부는 적막한 노년기를 보냈다. +

+ 데모스 마을에서 태어난 레브는… (중략) …낸 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성(姓)과 작위, 영지를 부여받았다. 벼락출세한 평민. 그러나 그는 고작 귀족이 된 것에 안주하지 않고 왕성한 활동을 벌였다. 십자교회로부터 갈라져 나와 새 종파를 꾸린 그라니아 교회에 투신해 최초의 ‘성기사(십자교회의 성전사와 유사하다)’로 이름을 드높였으며, 은퇴한 소드마스터, 바르트 경의 손자의 대부(代父)를 자처함과 동시에 팔라스 테르탄 & 하리에 가이단 부부와 가깝게 지내며 그라니아 신성 왕국과 오른 왕국 간 관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렇게 남부 대륙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나던 비자인 남작이었으나 그는 돌아온 왕녀, 레리아나 드 모나크 남작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우를 범했다. 그녀와 피비린내 나는 영지전을 거듭하였고, 한 번은 왕녀를 사로잡아 분쟁을 종결할 수 있었음에도 몸값을 받고 풀어주었다. 그 이후 왕녀는 두 번 다시 잡히지 않았다. 수십 년을 치고받은 끝에 승기는 점차 레리아나 왕녀에게 넘어가기 시작했다. 레리아나 드 모나크는 끝내 공작위까지 올라선 반면 레브 비자인은 그때까지도 남작이었다. 불의의 사고로 아들딸을 잃었으며, 그의 명성도 빛이 바랬다. 레리아나 공작이 지겨워하며 은퇴한 것이 천만다행. 레브 비자인 남작은 아내와 함께 적막한 노년기를 보냈는데, 레안 페테르 백작과 주고받은 손편지 수백 통을 남기면서 이를 발견한 후대의 역사가들을 극심한 혼란에 빠뜨렸다. 그들은 편지의 진위 여부를 놓고 반세기를 다투었다. +

[ 약혼관계 시나리오 엔딩이 변경되었습니다. ]

둥그런 구체가 되어 둥실 떠올라 있을 뿐인 레안은 뱉을 수 없는 한숨을 마음으로 내쉬었다.

처음 보는 노년의 동생.

사진이 어김없이 떠오르고, 할머니가 된 레리아나는 흔들의자에 앉아 있었다. 공작과 백작. 그녀의 두 아들이 곁을 지키고, 어여쁜 며느리와 손주들이 배경을 빈틈없이 메웠다.

분명 화목하고 따뜻해 보이는 사진이지만 ‘레리아나가 잘 살았구나.’ 기뻐할 도리는 없었다.

그러기엔 소꿉친구 파트의 희생이 도를 넘었다. 그건 레아의 사진에 잘 드러나 있었는데, 흐르는 강물 앞 상복 차림. 레브와 레아, 중년의 귀족 부부에게 표정이란 없었다.

역상(逆喪). 자식이 먼저 떠났다.

남편을 잃은 여인은 과부라 하고, 아내를 잃은 사내는 홀아비라 한다. 부모를 잃은 사람은 고아라 부른다.

하지만 자식을 잃어버린 부모를 칭하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았다. 추측건대, 그들을 감히 그렇게 호칭할 수도 없고, 그래야 할 일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부모보다 먼저 죽은 자식은 묘를 쓰지 않았다. 풍장(風葬)이든 화장(火葬)이든, 눈에 보이지 않게 하는 게 보통. 사진 속 이로타시 강조차 숨을 죽였다.

‘…’

그 와중에 떠오른 약혼관계 시나리오의 사진은 눈치도 없이 행복하다. 레안은 눈치껏 제 감정을 내리눌렀다.

사랑하는 아내랑 동생을 두고 온 게 뭐, 어쨌다고. 레아랑 레브를 저렇게 만든 게 난데, 감히 자식 잃은 슬픔에 비하느냐.

사죄조차 못 하고 입을 닥친 가운데, 둥근 구체가 껍질을 털어내었다. 레안의 정신이 깨어지고, 민서가 급부상했다.

‘…’

허나 그라고 해서 무어라 품평할쏘냐. 진엔딩을 보았으니 거지남매 시나리오를 선택한 목적은 달성한 셈이지만, 그도 말과 생각을 삼가며 차례를 넘길 뿐이었다.

당사자에게.

[ 시나리오 보상을 선택하세요. ]

[ 레나 키우기를 클리어하셨습니다. 플레이하고자 하는 시나리오를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

[ 소꿉친구 – 진엔딩 ]

[ 약혼관계 – 진엔딩 ]

[ 거지남매 – 진엔딩 ]

부서진 목걸이를 고쳐달라 하고 턴을 넘겼다. 그러자 푸르른 창공, 펼쳐진 대지를 향해 시야가 내리꽂혔다. 정겨운 마을이 어김없이 스쳐 가는 여긴… 소꿉친구 시나리오다.

[ 업적 : ‘23’번째 레오 – 플레이어가 레오에게 동화되는 속도가 미약하게 빨라집니다. ]

[ 23/24 ]

‘…돌아왔네.’

하지만 막상 레브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직접 왕위에 올라 레아를 공주로 옹위하려던 19번째 회차 이후로 그가 민서의 기억을 받기는 처음이라, 본 적도 없는 자식보단 눈앞의 사람이 급했다.

“레브! 내 말 듣고 있… 어?! 뭐, 뭐야 이게??”

산열매를 따던 레아였다. 레브를 향해 돌아서는 찰나였는데, 손에 없던 것이 들려있었다.

나무 지팡이다.

그건 뿅! 하고 나타났다. 화들짝 놀란 레아는 그걸 멀리 던져버리고, 레브는 입맛을 쓰게 다셨다.

“저, 저게 뭐다냐? 레브, 방금 봤어? 웬 작대기가 갑자기… 꺅! 레, 레브! 네 허리에도!”

“…”

하루 이틀 일도 아니지만, 배려라고는 눈곱만큼도 없구나. 레브는 제 허리춤에 걸린 검을 뽑아 섬전같이 휘둘렀다.

“엥?”

– 끽끽!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던 코코렌이 툭, 레아의 머리에 떨어졌다. 레아는 휘둥그레진 눈으로 레브를 올려다보았다. 한 걸음 다가온 소꿉친구의 어깨가 어째선지 드넓다.

“레아.”

“어, 어어어? 왜, 왜 이…”

레브가 돌연 그녀를 끌어안았다.

언제부턴가 손도 못 잡고, 어쩌다 손이 스치거든 얼굴을 붉히며 딴청을 피우던 두 사람이었다. 레아는 얼굴을 확 붉히며 뒷걸음질 쳤고, 레브는 따라붙었다.

강한 확신을 가지고.

“다음엔 내가 널 쫓아다닐 거라고 했지? 지금이 그때야. 레아, 나 너 좋아해.”

“으, 으응? 갑자기?”

“갑자기가 아니야. 난 네가 좋아. 항상… 늘 좋아했어.”

– 끽끽!!

레아는 소꿉친구의 고백에 어쩔 줄을 몰랐다. 사, 사실 나도 너 좋아해? 곤란해하는데, 코코렌이 머리에 떨어진 게 행운이었다.

“아야! 레, 레브. 나 잠깐 얘 좀 떼어내고 올게!”

레아는 머리카락에 엉킨 코코렌을 핑계로 쌩하니 도망쳐버렸다.

산기슭에 우두커니 남게 된 레브.

만약 그가 평범한 소년이었다면 이를 완곡한 거절로 여기며 슬퍼했으리라.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레아는 지금 사제가 되고파 하는 상태이고, 그것 때문에 솔직하지 못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또, 그녀가 조만간 꿈을 통해서 모두 알게 되리라는 것도.

레브는 레아가 버리고 간 나무 지팡이를 챙겼다. 그리고 잠시 주저앉아 머리를 가다듬고는…

“에라이. 말을 해야 내가 알지.”

투덜거렸다. 직전의 엔딩에서 민서가 아무런 지침도 내려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생각을 공유하니 꼭 전언을 남기거나 하지 않아도 민서나 다른 레오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유추할 수 있지만, 그게 쉽지만은 않았다.

사고(思考)는 지문과 같다.

사람이 생각하는 방식은 하나같이 달라서 눈으로 본 상황과 기억을 통해 맥락을 유추할 뿐이지, 때로는 뭔 생각을 하는지 따라잡지 못하는 경우가 잦았다. 생각하는 방식이 달라서 마치 근거 없는 비약(飛躍)이 거듭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해서 생각을 한 번씩 정리해주는 게 중요하다. 늘 그래왔고.

한데 문제가 생겼다. 지난 회차는 거지남매 회차로, 레안이 생각하고 기억을 남겼다. 그런데 무슨 생각을 한 건지 도통 알아볼 수가 없었다.

레안의 머리가 너무 좋아서, 그가 가끔 정리를 해놨음에도 그 정리마저 비약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아스타로트가 제 꾀에 넘어가게 될 거라 했는데… 이게 대체 어떻게 나온 추론이지?’

벨리타 왕국과 아이셀 왕국 간의 전쟁, 헤르만 포르테 백작, 베나르 타티안 후작, {아신의 역사} 그리고 물방울… 에라이. 그가 조합한 키워드들만 이미지로 남아서 떠돌았다.

그래도 민서는 ‘현대인 게이머’로서 문제를 해석하는 나름의 방식이 있으니 레안의 생각을 이해했을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민서는 자식을 잃은 레브의 심정을 배려해 생각을 최대한 자제하며 차례를 넘겨버렸고, 레브만 된통 곤란해졌다.

잠시 고민하던 레브는…

‘물어보면 되겠지.’

간단한 결론을 내렸다. 모르겠으면 물어보면 되는 것이다. 머리 좋은 사람을 두고 내가 고민할 필요 없지.

레브는 거울을 꺼내서 곧장 레안에게 연락했다. 오리아스가 소멸한 지금 역사는 변해 있었다.

레안 드 예리엘은 콘라드 왕국의 왕자다. 그는 쫓겨나지 않았으며, 레리아나도 왕궁에서 자랐을 터였다. 즉, 거지 남매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레안. 나야.”

다만… 레안이 거울을 돌려보며 물었다. 오만하게.

“이건 뭐고, 넌 누구냐.”

뭐 씨발?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