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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38

마지막 전투 (3)

신성 계열 홀더.

이들은 홀더 시스템 하에서 가장 독특한 힘을 사용하는 홀더들이다.

그들은 신성력을 발현해 주문을 외우거나 공격을 하는데, 그 구조의 핵심은 신들의 힘을 ‘빌린다’는 것이다.

신성 계열은 자신이 선택한 혹은 자신을 선택한 신의 성향에 따라, 그 능력과 신성력을 다양한 형태로 빌려 사용한다.

그중 가장 일반적인 게 치유의 신 레클리스.

이계에서 ‘신성 제국 레클린’이라 불렸던 곳의 주 신앙으로, 신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그 능력은 주로 치유와 관련된 형태다.

흔히 ‘힐러’로서 알려진 역할을 담당하는 게 이 레클리스의 신도들.

신성 계열 홀더 중에서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신이었다.

다음으론 강화의 신 엘드리안.

레클리스의 신도들보단 그 수가 훨씬 적지만, 버프 계열에 치중된 능력으로 꽤 많은 홀더들에게 각광을 받는 신이다.

특히 그 효율을 크게 받는 2인 파티나 소규모 파티 등에서 많은 부름을 받곤 한다.

그 외엔 나처럼 세드닐렌의 힘을 빌린다거나, 혹은 [어둠의 서약]을 맺은 이들처럼 악성향 및 마신의 힘을 빌리는 이들도 신성 계열도 있었다.

어쨌든 그들의 공통점은 하나다.

‘신의 힘을 빌린다는 것.’

자신이 그 힘을 직접 다루고 있는 게 아니다.

신이 지닌 힘을 빌려서 사용하는 것이다.

이게 신성 계열 홀더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능력 발현의 매커니즘이다.

그래서 예전부터 궁금했던 사실이 하나 있다.

‘그럼 분명 실존한다는 거네? 시스템 하에선?’

신은 존재한다.

지구에서의 신들이 존재하는지까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홀더 시스템의 적용을 받는 이계에선 신이 실존했다.

그렇다면 한 가지 떠오르는 의문.

그들도 결국, 차원을 넘어 지구에 소환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신의 힘을 빌리는 게 신성 계열의 기본 능력이라면, 정말 신성 감응도가 뛰어난 홀더 중엔 신을 ‘강림’시키는 이들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난 그동안 이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했었다.

‘루덴아크의 비밀 병기.’

마지막의 마지막.

궁지에 몰린 루덴아크 학파가 꺼내들 패가 무엇일지.

그들이 [어둠의 서약]을 맺은 악성향 신 혹은 마신의 존재들이, 과연 직접 강림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것인지.

계속해서 그 가능성을 버리지 않았다.

그리고 만약 출현하게 된다면, 이를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도 준비가 끝났다.

초월자이자 드래곤인 플러비우스와 카날레스.

신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을 그녀들을 만나 미리 대처법을 강구했었다. 

그러니까….

지금 눈앞에 나타난 악신 ‘루미엘’이라는 존재는, 우리가 제7구역 공략을 시도했을 때부터 이미 어느 정도 예측된 존재란 뜻이었다.

스으으으-!!

사아아아-!!

[반드시 처단해야 할 거대한 악의 형체! 저주받은 악신의 대리자를 발견했습니다! 당신에게 내재된 ‘대리자’로서의 권능과 의무가 격렬하게 반응합니다!]

[악신 ‘루미엘’이 대리자의 몸을 빌려 강림합니다. 사특하고 괴이한 기운이 온 전장에 흘러 넘치고 있습니다. 모든 일반 능력치가 크게 하락합니다.]

[‘명경지수’ 룬의 특별한 힘이 대상의 맑은 정신을 유지하게 합니다. 어떠한 저주나 상태 이상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클클클! 하찮은 인간들! 위대한 존재의 제물이 되어 사라져라!”

학파장 플린클로가 기괴한 형체로 변화하며 마지막 말을 내뱉는다.

예상대로 신의 강림은, 그 주문을 활용한 이가 직접 ‘대리자’의 매개체가 되는 모양이다.

악신 루미엘.

그 존재는 서서히 학파장 플린클로의 몸에 스며들고 있었다.

나는 그 광경을 보자마자, 미리 체내에 끌어올린 신성력을 발현했다.

“단죄의 벼락.”

전설 갑옷 [트릴리온의 찬란한 맹세]에 담긴 극한의 신성 공격.

게다가 여러 가지 보조를 받아 평소보다 훨씬 강력해진 위력.

내가 지닌 최강의 신성 스킬 중 하나, [단죄의 벼락]이었다.

강렬한 신성의 번개가 내 손 안에 모이기 시작한다.

“…무, 무슨?!”

그리고, 꽤 떨어진 곳에서 그 모습을 보던 부학파장 데이브가 크게 당황한다.

루미엘의 강림이 시작됨과 동시에 준비된 내 공격.

그 반응속도가 경이로울 정도로 빨랐기에, 놀랄 수밖에 없다.

이를 확인한 그는 어떻게든 방어 계통의 마법을 펼쳐 내 공격을 막으려고 들었다.

하지만….

“이미 늦었어, 새끼야.”

콰, 콰아앙-!!

내 손을 벗어난 찬란한 번개는 벌써 악신 루미엘을 향해 쏘아지고 있었다.

그동안 ‘신의 강림’에 대해 연구하며 알게 된 매우 중요한 사실.

그건 바로.

대리자의 몸이 가장 약한 시점은, 이제 막 강림이 시작됐을 때라는 것이다.

* * *

“시작됐네요.”

극한의 신성력이 담긴 번개가 바닥에 쏟아진다.

그 무자비한 공격이 신호탄이었다.

도재현은 그간 정예부대 인원들에게, 자신이 가장 먼저 움직이는 게 전투의 시작일 거라고 누누이 말해왔었다.\

즉, 이제부터 루덴아크 학파와의 마지막 전투가 시작되는 것이다.

유은설은 천천히 언덕 위로 몸을 움직였다.

그리고 마주치는 한 거구의 남성.

느껴지는 기운만으로 상대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었다.

‘최소 S급 홀더 수준이네요.’

S급 괴수가 아니다.

S급 홀더 수준이다.

유은설은 시작부터 만만치 않은 상대가 눈앞에 왔다는 걸 느꼈다.

한편으로는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다.

정예부대에서 이 정도 실력자를 상대할 홀더는 유은설, 혹은 또 다른 S급 박지환밖에 없다.

다른 부대원들이 이 사람을 만났다면 무조건 즉사였다.

“꽤… 시끄러운 전쟁이군.”

자신의 몸만큼이나 커다란 대검을 든 남자가 조용히 말을 꺼낸다.

그의 목소리에선 듣기 싫을 정도로 불쾌한 쇳소리가 섞여 들렸다.

“그렇지 않나?”

초점을 잃은 눈동자가 유은설을 향한다.

그녀는 품 안의 소검을 꺼낼 준비를 하며 답했다.

“이곳의 말을 할 줄 아는군요.”

“루덴아크의 도움을 받았지.”

“당신은 테르멘의 전사인가요?”

“이미 알고 있을 텐데.”

남자, 테르멘 전사가 유은설을 바라보다가… 저 멀리 악신 루미엘과 맞닥뜨린 도재현에게 시선을 옮겼다.

“너희들의 대장이 내 딸을 죽였다고 들었다.”

내 딸.

정황 상 뉴욕에서 테러를 저지르고 처형당한 뱀파이어, 캐롤라인 남작을 지칭하는 것.

그 말은 곧, 눈앞의 남자가 캐롤라인의 아버지라던 ‘족장전사 타슈마드’라는 뜻이었다. 

타슈마드는 자신의 딸이 죽었다는 말을 읊는데도 아무런 감정이 없어보였다.

오히려 덤덤하게 그 사실을 기억하는 듯한 모습.

그러나 그의 입에서 내뱉어지는 말은…

다른 이의 어떤 위협보다 더 차갑고 날카로웠다.

“살아돌아갈 생각은 하지 마라. 그 값은 너희들의 대장과, 너희들 모두의 목으로 받아갈 생각이니.”

스릉-

대검을 들며 천천히 다가오는 타슈마드.

유은설도 마침 손 안에 쥐어진 소검에 힘을 주며 앞으로 나아갔다.

지금 그녀의 상대는 테르멘의 족장전사, 타슈마드였다.

* * *

한편.

박진우와 카밀라가 움직인 곳에도 루덴아크의 핵심 전력이 자리하고 있었다.

약간은 왜소한 체격의 남자.

얼굴까지 로브를 가려 쓴 복장.

예전이라면 정체를 파악하기 어려웠겠지만, 지금에 이르러선 너무도 익숙한 인물의 행색이었다.

“데이브.”

부학파장 데이브.

현계에선 ‘최초의 이탈자’로 알려져 있는 인물.

루덴아크 학파의 도약과 부흥을 이끌었고, 사실상 이 모든 일이 발생한 원흉과도 같은 존재.

학파장 플린클로가 나타나면서 ‘가장 강한 적’인가에 대해선 의문이 생겼지만, 그가 지금까지 벌였던 일들을 생각한다면 ‘가장 악독한 적’이라는 데엔 이견이 없었다. 

아카데미 습격 사건.

전 <빌런> 클랜의 후원.

<울펜서> 공략 방해와 홀더 납치 사건까지.

부학파장 데이브가 거점으로 삼은 한국이 지금껏 당했던 일들만 나열하더라도, 그의 척살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볼 수 있었다.

“…….”

루미엘을 강림시킨 학파장 플린클로.

그가 있는 곳으로 서둘러 움직이려던 데이브는, 앞길을 막아선 박진우와 카밀라에게 고개를 돌렸다.

“또 자네들인가? 울펜서 때부터 지긋지긋한 방해로군. 어떻게 보면 도재현만큼이나 거슬려.”

박진우는 긴장감이 어린 얼굴로 천천히 검을 뽑았다.

그와 카밀라 앞에 있는 데이브는 마지막 전투의 핵심과도 같은 인물이다.

아마 무력으로도 루덴아크 학파에서 두 번째로 강한 존재.

그런 이를 앞에 두고 긴장이 안 될 순 없었다.

하지만 최대한 태연한 얼굴을 가장하며 말했다.

“도재현이 방금 너네 학파장 공격한 게 타격이 크긴 한가 봐? 그렇게 서둘러서 방어하려던 걸 보면.”

아까까지 다급하게 움직이던 데이브의 모습을 탁 꼬집어 말하자, 로브로 뒤덮인 그의 몸이 강하게 흔들렸다.

“개소리! 거슬리는 신성력 공격을 막으려고 했을 뿐이다. 어차피 루미엘 님이 강림한 이상, 너희 하찮은 인간들은 모조리 소멸한 것이나 다름없으니.”

자기도 인간이면서 뭘 자꾸 급을 나누는 걸까.

얼굴을 확 찌푸린 박진우는 검을 들어 데이브에게 향했다.

“그래. 그럼 너도 슬슬 꺼내지 그래?”

“…뭐?”

“악신 강림인가 뭔가 하는 그거. 너도 할 수 있을 거 아냐?”

박진우가 씨익 웃으며 그를 봤다.

로브로 가려진 그의 얼굴이 보이지 않지만, 당황한 기색이 이쪽까지 느껴지는 것 같았다.

“할 거면 빨리 하는 게 좋을 거다. 뭐, 해봤자 완성되기 전에 내 검에 썰리겠지만.”

적을 상대할 때의 넘치는 자신감.

그것만큼은 친구 도재현에게 밀리지 않는 박진우였다.


           


Acquired the Scam Rune in the Academy

Acquired the Scam Rune in the Academy

Acquired the Academy Scam Rune Got the Academy Scam Rune チートルーンを手に入れたモブの成り上がり ~主役たちのルーンを奪える俺、世界最強になります~ (JP) 아카데미 사기 룬을 얻었다 (KR)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Possessed an extra with a single rune.

After obtaining 7 runes directly according to the original Hidden Piece…

A fraudulent rune called [Rune Hunter] was cre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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