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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5

34. 약혼관계 – 방법

레오의 방문을 박차고 레나 아이나르가 들어왔다.

노크 같은 것을 모르는 그녀는 침대에 엎어져 있던 레오 옆에 털썩 앉으며 물었다.

“야! 요즘 왜 이렇게 꿀꿀해?”

그녀의 팔은 멀쩡했다.

다시금 약혼관계 시나리오가 시작됐지만, 레오는 며칠째 우울했다. 지난 시나리오 보상으로 얻은 {귀족 사회} 정보가 머리로 쏟아졌기 때문이었다.

귀족들이 아는 모든 정보를 얻은 것은 아니었다. {귀족 사회}에는 그들이 전반적으로 공유하는 정보가 담겨 있었고, 지엽적이거나 비밀스러운 정보는 빠져있었다.

예를 들면, {귀족 사회} 정보에는 아카이아 제국의 예법이 들어있었다. 이건 귀족들의 공통된 교양이었다.

하지만 벨리타 왕국의 최신 예법은 없었다. 이건 다른 왕국의 귀족들은 모르는 것이어서 공통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소드마스터들에 대한 정보도 얻었다. 그들은 너무 대단해서 온 대륙의 귀족들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길버트 포르테, 그 개자식의 정보는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벨리타 왕국에서만 유명인사였다.

레오는 며칠 동안 {귀족 사회} 정보를 곱씹으며 갈 길이 까마득한 걸 느꼈다. 레나를 공주로 만드는 건, 알고 있었지만, 거의 불가능했다.

레나를 공주로 만들 방법은 [왕자의 광적인 사랑] 또는 {혈통 이벤트}, 마지막으로 ‘왕’이 되어버리는 것뿐이었다.

그 외의 방법은 없었다.

베개에 얼굴을 박고 있던 레오가 고개를 들어 레나를 보자 두 사람의 눈이 얽혔다.

뚜렷한 신념을 지닌 미모의 여전사이면서도 은근히 어리숙한 레나. 레오의 주관적인 생각이었지만, 레나 아이나르는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다른 레나들도 각각의 특색이 달랐지만 사랑스럽다는 점에서는 모두 같았다.

‘레나들을 왕자와 대면시켜야 한다.’

어떤 시나리오의 레나가 됐건 왕자와 사랑에 빠지고, 레오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뒤에서 도우면 그녀가 공주가 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왕자가 그녀를 ‘광적으로’ 사랑할 필요는 있었다. 귀족 사회의 두꺼운 벽은 평민이 접근하는 걸 쉽게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뭐, 뭐야. 눈을 왜 그렇게 떠.”

레나가 당황한 기색으로 언성을 높였으나 레오는 그러거나 말거나 생각을 이어갔다.

파혼, 이게 큰 문제다.

레나는 그와 약혼한 사이였다.

‘레나랑 최대한 거리를 둬야 하는데…’

그런데 이게 쉽지가 않았다. 우리는 매일같이 함께 훈련했고, 이렇게 거침없이 방을 박차고 들어오는 사이였다.

전쟁이 터져도 그녀의 곁에 붙어 있어야 했다.

떨어져 있으면 레나가 카트리나에게 죽는다.

심지어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완전한 레오’로 변했다. 지금도 눈앞의 레나가 시시각각 좋아지는 것이 느껴졌다.

이래서야 나중에 파혼 이야기를 꺼낼 수나 있을지…

‘왕자와 친해진 상태에서 내가 죽는다면?’

그러면 레나가 왕자를 만날 수 있을 터였다. 많이 슬퍼하겠지만 산 사람은 살아갈 테니까.

둘이 결혼한다면 어쨌든 공주 엔딩이 달성되지 않을까?

하지만 두렵다.

레오는 아직 죽어본 적이 없었다. 이 레오가 죽으면 ‘나’는 어떻게 되는 걸까? 만약 엔딩이 뜨지 않는다면…

‘아니야. 그럴 리 없어. 죽는다고 진짜 죽어버리면 이건 클리어할 수 없는 게임이야. 위험한 순간이 얼마나 많았는데…’

그는 애써 근심을 털어버렸다.

절대 그럴 리 없다.

“레, 레오?”

레나가 그의 눈을 피하면서 눈치를 봤다.

그리고 혈통 이벤트.

거지 남매는 콘라드 왕국을 지배하는 예리엘 왕가의 후계자들이었다.

콘라드 왕국의 왕자인 에릭 드 예리엘이 배다른 동생들을 죽이려 했다. 이건 워낙 유명한 사건이라 {귀족 사회} 정보에 들어있었다.

에릭 왕자는 동생들을 내쫓고 왕국의 유일한 후계자로 인정받은 상태였다.

레나를 공주로 만들 가장 뚜렷한 방법이 여기에 있었다.

거지 남매는 왕족, 그것도 적통이어서 에릭 드 예리엘만 몰아내면 동생 레나는 ‘레나 드 예리엘’이라는 이름을 되찾으며 공주가 될 것이었다.

고귀한 신분이 있으면 이렇게나 간단하다.

그때, 레나가 도저히 참지 못하겠다는 듯 벌떡 일어났다.

“으… ㄴ, 너, 너! 레오! 난 간다! 밥은 먹거나 말거나 아, 알아서 햇!”

그녀는 어쩐지 홍당무가 돼서 계단을 쿵쾅거리며 도망쳤지만, 레오의 고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엄청나게 강해져서 왕이 되어버리는 방법도 생각해봄 직했다. 매우 오래 걸리겠지만 계속 반복하며 강해질 수 있으니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가능성은 작았다.

검의 극의를 깨달은 소드마스터라도 왕국을 세우진 못한다. 왕이 되려면 사람을 통솔하고 부리는 능력, 리더십이 필요했다.

‘리더십? 내가?’

레오는 피식 웃었다.

민서는 대학에서도 외톨이였다.

1학년의 패기로 들어갔다가 금방 그만둔 동아리에서 채하를 만나 사귀지 않았더라면, 그는 1학년 때부터 계속 복학생 같은 분위기로 학교에 다녔을 터였다.

민서의 능력은 왕이 되기엔 역부족으로 보였다. 그렇다면 이 레오는 왕이 될 자질이 있을까?

게다가 이 대륙은 이미 일곱 개 왕국이 차지했다. 비집고 들어갈 땅은 보이지 않았고 각 왕국의 정권도 안정돼있었다.

당장 반란이 일어날 만한 곳은… 아직 모르겠다. 이런 지엽적인 정보는 {귀족 사회} 정보에 없었다.

물론 오랜 시간을 들여 반란을 준비할 수는 있겠다. 할 수 있고 없고를 떠나서 무한 반복하는 그에게 가능성은 충분했다.

그런데 여기엔 문제가 있었다.

‘그때까지 레나는 결혼하면 안 되는 건가? 직업도 결정되면 안 되는데.’

레나를 노처녀에 날백수로 만들어야 한다.

이건 좀 아니라는 생각에 레오는 고개를 흔들었다.

레나는 조종당하는 게임 캐릭터가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의 의지로 언제든 자신의 삶을 향해 뛰쳐나가려 했다.

레나가 지금껏 레오의 말을 ‘어느 정도’ 따라준 까닭은, 단지 그녀가 그를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그 마음을 이용하고 싶지는 않다.

그때, 딱 한 가지 왕이 될 수 있는 희망이 떠올랐다.

오른 왕국의 야만인들.

이전 소꿉친구 시나리오에서 레나와 레오가 잡혀갔던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뒷골목의 규칙} 정보가 없어서 세상 물정을 몰랐던 탓도 있었지만, 오른 왕국은 온 대륙에서 가장 많은 노예를 부리는 국가였다.

숲이 우거지고 산이 많은 오른 왕국의 지형 특성상 아직도 많은 야만인이 부락을 이루고 살아갔는데, 오른 왕국은 그들을 탄압했다.

북부의 두 왕국이 야만인들을 국민으로 편입시키고, 신성왕국이 야만인들의 자치를 허용하는 것과는 많이 달랐다.

대륙 중앙의 벨리타 왕국에는 야만인이 거의 없었고(사실 없다기보다는 대륙 중앙부에서 살아온 인간을 ‘문명인’으로 취급했다.), 괴상하리만큼 산이 없고 드넓은 평야가 펼쳐진 콘라드 왕국에도 야만인 부락이 많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마법 왕국으로 불리는 동쪽의 아이셀 왕국… 강과 늪지가 많은 그곳은 정치체계가 워낙 독특해서, 야만인은 있었지만 ‘야만인’으로 분류할 무리가 없었다.

어쨌든, 오른 왕국에는 반란을 일으켰을 때 레오에게 힘이 되어줄 무리가 분명 존재했다. 더군다나 오른 왕국에는 소드마스터가 없으니…

‘만약 내가 소드마스터가 돼서 오른 왕국의 야만인들을 통합한다면…’

레오는 고개를 저으며 상념을 끝냈다.

소드마스터는 개뿔이.

이 대륙에 단 셋뿐인 최강자들.

그 세 명도 이례적으로 많은 것이었다. 인간 역사상 한 시대에 소드마스터가 두 명 이상 있던 적이 처음이라며 놀라워하는 정보가 {귀족 사회}에 있었다.

수십 년간 단 한 명이 탄생할까 말까 하는 지고한 경지에 도달하려면 얼마나 걸릴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마지막 방법은 나중에 생각하자.

‘아까 밥 먹으라고 했던 것 같은데?’

레나가 와서 뭐라고 하고 간 것 같은데 집중하고 있어서 제대로 못 들었다.

시나리오가 시작된 지 며칠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집중하지 않으면 민서로서 생각하기 힘들었다.

그는 레나의 집으로 갔다.

레오 덱스터의 어머니는 돌아가셨다. 그래서 덱스터 가문의 두 남자는 레나 어머님께 밥을 자주 얻어먹었다.

아이나르 부족 또래들이 다 그렇듯 레나의 어머니와 레오의 어머니는 친구였다.

그렇게 친하진 않으셨다. 레오 어머니는 레나처럼 전사가 되고 싶어 했던 괄괄한 여장부였고, 레나 어머니는 요조숙녀였다. 세월이 무상하게도 이제는 남편인 데호르만을 걸걸하게 타박하는 여장부가 되었지만…

“잘 먹겠습니다.”

레오는 밥을 먹으며 말이 없는 레나에게 물었다.

“레나, 아까 왜 그냥 갔어?”

“뭐, 뭐라고?”

“왜? 뭐 잘못됐어?”

레나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레오 이 자식이 오늘 작정을 했나 보다. 어쩐지 며칠 전부터 낌새가 이상하다 했다.

아까 침대에서 그윽하게 쳐다보면서 분위기를 잡더니, 이젠 아주 대놓고 나온다.

“야! 부엌에 엄마도 계신데 미쳤냐. 그리고 난 아직 마음의 준비가…”

레나가 입 모양을 크게 하며 작게 소리쳤으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더니 결국 말끝을 흐렸다.

“그, 그리고 며칠 더 있으면 성년인데 굳이…”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무슨 소리냐니. 그러니까 그게 말이지. 음, 우리가 약혼한 관계긴 하지만… 네가 싫다는 건 아니고 그게 저기, 그래도 순서라는 게…”

레나는 허둥지둥하며 뭘 마구 설명했고, 레오는 무슨 말인지 한참 못 알아듣고 있다가 크게 웃었다.

그녀는 그의 웃음에 놀라 몸을 움츠렸다.

역시 레나는 레나다.

토끼눈을 뜬 그녀를 보자 우울한 감정이 한 방에 날아가며 그 자리에 유쾌함이 차올랐다. 이렇게 웃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얘 때문에 계속 힘을 낼 수 있다.

레나는 어쩔 줄 모르고 안절부절못했고, 레오는 나중에 그녀에게 된통 혼이 났다.

* * *

레나와 레오는 노엘 덱스터를 향해 검을 겨누었다.

두 사람은 완전무장을 한 반면, 노엘은 가벼운 복장으로 검을 늘어뜨렸다. 레나와 레오가 서로 거리를 벌리며 접근하자 그는 그제야 검을 세웠다.

“하압!”

레나가 선공에 나섰다.

그때, 레오는 문득 기묘한 느낌을 받았다.

본래라면 레나의 공격에 맞춰 함께 공격했겠지만, 그는 옆으로 움직이며 아버지의 시야에서 벗어나 찌르기 자세를 취했다.

아버지는 평소처럼 레나의 검을 가볍게 흘리지 않으시고 정면으로 막으셨다.

그의 멈춘 몸에서 서늘함이 느껴졌다.

레오는 찌르기를 거두고 레나 쪽으로 움직여 반격에 대비했다. 신내림이라도 내렸던 듯 예상한 대로 레나의 검이 내쳐지며 아버지의 검이 천둥처럼 내리꽂혔다.

레오는 이를 악물며 떨어지는 검을 막았고, 그사이 균형을 되찾은 레나가 아버지의 복부를 노렸다.

‘어쭈, 제법인걸.’

노엘은 속으로 진한 만족감을 느끼며 손에 힘을 주었다. 그러자 노엘의 검이 레오의 검을 누르며 미끄러지듯 빠져나가 레나의 찌르기를 쳐냈다. 여유가 생긴 노엘은 그대로 그녀에게 접근했다.

이대로는 레나가 찔린다.

긴박한 순간에 또 기묘한 느낌이 왔다. 레오는 레나와 간격을 좁히는 아버지께 섣불리 검을 들이밀지 않고 땅에 발을 크게 굴렀다.

그가 무게중심을 앞으로 쏟으며 돌진하려 하자 노엘 덱스터는 레오를 경계하듯 검을 횡으로 크게 베었다.

레나와 레오 모두 아버지의 검을 어렵지 않게 막아내며 잠깐 대치했다.

노엘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이번엔 그가 먼저 검을 세우고 천천히 압박했다.

노엘은 실력을 조금 더 발휘했으나, 적당히 봐주면서 대련을 오래 이끌었다.

어느새 레오는 숨을 헐떡였다.

아버지의 몸놀림은 사기다! 한 호흡을 써서 상대를 공격하는 동시에 상대의 한 호흡을 효과적으로 봉쇄하려 하는 게 정상적인 대결이고 수 싸움이다.

그런데 아버지는 우월한 신체 능력으로 두 합, 세 합을 한 호흡에 몰아쳐 왔다.

검술에선 격차가 더 심해서 아버지는 한 합으로 우리 둘의 공격을 막았다. 우리는 한 번 막으면 두 호흡이 밀려나면서 아예 상대가 되지 못했다.

아차, 힘들어서 집중력을 잠깐 잃었다.

레오는 아버지의 발길질에 날아갔고 곧이어 레나도 꼼짝없이 걷어차였다.

쓰러진 둘은 헥헥거리면서 숨을 몰아쉬었다.

노엘이 땀 한 방울도 번지지 않은 건조한 얼굴로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레오, 많이 늘었구나. 레나랑 연계도 좋고, 특히 견제가 많이 좋아졌어.”

레오는 얼떨떨해졌다. 주로 공격한 것은 레나였고 그는 별로 한 일이 없었는데, 노엘 덱스터는 아들을 먼저 칭찬했다.

그는 레오가 레나의 흐름에 맞춰 상대의 움직임을 제약하고 반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합격술}이 쓸만하긴 하네…’

지난번 약혼관계 시나리오 업적으로 {합격술}을 얻었지만, 누구와 함께 싸운 적이 없어서 그동안 쓸모가 없었다.

패밀리에서 깡패들과 무리를 이뤘었지만, 그들과는 어떤 연계라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깡패들의 싸움은 수 싸움이 아니었다. 그들의 싸움은 머리 숫자 싸움이고 막싸움이었다.

레나와 함께하는 건 달랐다. 그녀의 한 수에 맞춰 상대를 궁지에 몰아넣을 방법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노엘 덱스터는 레오의 움직임을 경계하느라 행동에 제약이 생겼다.

물론 봐주고 있었으니 그랬던 것이지만…

노엘은 대련을 복기하며 몇 가지 조언을 더 해주고는 집으로 들어갔다.

레나와 레오는 공터에 다시 발라당 쓰러져 숨을 골랐다.

“이야, 레오. 좋은데?”

“뭐가.”

“뭐랄까… 전보다 압박을 덜 느꼈어.”

레나는 기분이 좋은지 노랫가락을 흥얼거렸다.

“아저씨를 상대로 이렇게 싸워보긴 처음이야. 네가 많이 바뀌었네. 검술도 특이하게 변하더니 아주 딴사람이 됐어. 나도 열심히 해야겠는걸.”

“으, 응? 그게 무슨 말이야.”

“너 실력이 늘었다고.”

“아. 그래.”

“성격도 조금 변한 것 같고.”

“!!”

“으아! 이제 들어가자. 밥 먹기 전에 난 좀 씻어야겠어.”

레나는 벌떡 일어나서 들어가 버렸다. 레오는 잠깐 얼어붙은 채 공터에 남았다.

레나를 반복해서 만나는 게 익숙해졌다.

처음 시나리오를 시작할 때는 분위기를 맞추려고 눈치를 많이 봤었다.

이번엔 깜박했다. {귀족 사회} 정보에 정신이 팔린 탓이었다.

어리숙한 레나 아이나르가 눈치를 챌 정도였다면 많이 안일했던 것이 분명하다.

‘앞으로 조심해야겠다.’

그는 레오이면서도 레오가 아니었다. 시나리오가 시작된 초반부엔 특히.

레오는 자신의 정체성을 고심하며 안으로 들어갔고 빈 공터엔 눈이 흩날렸다.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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