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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59

356-2. 소꿉 Ep – 보상

‘뭐지?’

레브가 멀어져간다. 좋은 게 좋은 거지만, 민서는 어리둥절했다.

매번 엔딩이 날 때마다 레오와 함께 이 어두운 공간으로 빨려 들어왔고, 엔딩 크레딧을 읽으면서 점차 정신을 되찾았었다. 레오의 정신은 분명 시간을 두고 사라졌는데…

언제나처럼 크레딧이 올라가는 걸 읽으며 궁리하던 민서는 이내 알아차렸다.

그동안 그렇게 사라진 레오들이 모두 어디로 갔는지. 우리들의 삶이 그동안 어째서 그토록 고통스러웠는지 깨닫곤 비명을 질렀다.

…레오들은 ‘공양’된 것이다.

{아신의 역사} 정보를 얻었을 때 알게 된 것이 있다. 아신들이 힘을 쌓고, 공물을 받아가는 방법.

그들은 가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받았다.

그들에게 가치 있는 것이 인간이 생각하는 것과 아주 다르지 않아서 소중한 것, ‘피조물의 감정이 맺힌 것’이라면 무엇이든 상관없었다.

예를 들어 사냥꾼 아버지가 바르바토스에게 공양하던 사냥감의 머리와 심장에는 그의 노고와 감사가 깃들어 있었다.

그리고 사냥감도 ‘자신이’ 심장과 머리를 잃어버린 것을 매우 유감스러워했을 것이었는데… 레오의 삶이 바로 그러하였다.

한 회차를 거치면서 겪은 일들로 감정이 사무친 ‘복제품’들.

한 회차의 노고와 레나를 향한 감정이 소용돌이치는 그들은 잘 차려진 공물이었다. 그리고 그 공물의 대가가 바로 우리가 매 회차마다 달갑게 받아온 ‘엔딩 보상’이다.

민서는 우리가 수두룩하게 받아온 보상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 레오, 당신은 훌륭한 사냥꾼이 되어… 그 업적으로 레오의 {사냥} 능력이 일부 계승됩니다. ]

[ 레오, 당신은 기사가 되어… {검술} 능력이 일부 계승됩니다. ]

[ 레오, 당신은 가난 때문에 사랑하는 동생을… 위로의 뜻으로 {초기 자금}이 지급됩니다. ]

[ 레오, 당신은 너무 순진했… {뒷골목의 규칙} 정보를 드립니다. ]

[ 레오, 당신은 레나와 합공해… {합격술} 능력을 드립니다. ]

[ 레오, 당신보다 레나의 업적이… 레나의 {방중술} 능력이 레오에게 일부 계승됩니다. ]

[ 귀족의 방해로 레나는 꿈을… {귀족 사회} 정보를 드립니다. ]

[ 레오 당신은 소드마스터의 검을… {검술.2v} 능력을 드립니다. ]

[ 레오, 당신은 레나를 찾기 위해 남은 평생을… {추적술} 능력이 부여됩니다. ]

[ 레오, 당신은 검술을 한계까지 끌어올린 자의 검을… {검술.3v : 바르트류(流)} 능력을 드립니다. ]

[ 레오, 당신은 아신(兒神)을 조우했… {아신의 역사} 정보를 드립니다. ]

[ 레오, 당신은 바르바토스의 사도로서 성실히… {바르바토스의 팔찌}를 드립니다. ]

[ 레오, 당신은 소드마스터와 치열한 격전을… {검술.4v : 자코브류(流)} 능력을 드립니다. ]

[ 레오, 당신은 대륙 최강의 검사에게 상처를… {검술.5v : 포르테류(流)} 능력을 드립니다. ]

[ 레오, 당신은 배신당했… ‘주종 관계’ 업적이 강화됩니다. ]

[ 레오, 당신은 대륙 최강의 검사가 되었으나, 레나는… {검술 스승} 능력을 드립니다. ]

[ 레오, 당신은 콘라드 왕국의 왕이자, 위대한 장군으로… {전술} 능력을 드립니다. ]

이 모든 것들이 레오와 레오의 감정을 갈아 넣은 대가였다. 민서는 어째서 우리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번번이 비극적인 결말만을 당할 수밖에 없었는지도 알 수 있었다.

만물의 주인인 주신은 예로부터 공양을 받지 않았고, 받을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주인의 물건을 주인에게 바친들 의미가 없는 것이었으므로 누군가가 레오들의 삶을 가공(加工)했다.

한(恨)이 맺히도록.

레오의 감정이 하늘까지 사무쳐 무심한 주신에게조차 인상 깊도록, 레오의 운명과 [시스템]이 설계됐다.

아마 인내와 헌신의 신, 나메르의 짓일 터였다.

‘……’

민서는 잠시 멍청하게 있었다.

과부화된 머리가 아프고, 나메르의 냉혹함에 몸서리가 쳐진다. 레오들은 문자 그대로 ‘죽어서’ 레나들을 키우고 있었다.

민서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이 정이십면체의 텅 빈 공간이 이젠 레오들의 시체로 가득한 제단으로 느껴졌다. 조각조각 깨지며 사라진 그들이 여기 있었다.

여전히 레나의 행복만을 바라며.

‘…’

민서는 정신을 추스르곤 떠오른 세 장의 사진과 엔딩 크레딧을 반복해서 읽었다.

레안이 크세니아를 납치해 강제로 결혼했다는 걸 제외하면 눈여겨볼 만한 파트가 없었다.

그는 끝까지 크세니아의 사랑을 얻지 못했고, 그녀가 아이를 낳지 못하니 결국 레리아나와 결혼해 후사를 이었다는데, 끔찍하기만 하고 중요한 정보는 아니었다.

단지 그들이 오르빌에 가지 못했기 때문이니까. 그보다는 레아의 사진 속 눈부시게 웃는 레브가 눈에 띄었다. 레브가 저렇게 행복해하는 건 처음 본다.

‘…축하해.’

냉혹한 시스템이지만, 그래도 진엔딩을 본 이후에는 레오들을 놓아주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마르하스를 잡은 지난번 약혼관계 엔딩 때 보상이 나오지 않았던 거고.

그땐 레이가 죽으면서 엔딩이 나는 바람에 레이의 정신이 따라오지 않은 걸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었다.

나는 엔딩 보상을 주지 않는 이유를 몰라서 바락바락 화를 냈었는데… 이제는 엔딩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게 원통하지 않았다.

민서는 그동안 모아온 보상들을 되새기며 마지막 회차를 골랐다. 널브러진 레오들의 시쳇더미를 뒤로하고, 감사해하며, 미래를 향했다.

우리 모두의 마지막 해피엔딩을 되찾기 위하여.

시간이 되감기었다.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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