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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6

⊹ 36화 ⊹

베리가 당혹해서 어쩔 줄 모르다가 자리에서 슬그머니 일어나려 했다.

‘내가 일어나는 게 낫지.’

“베리는 앉아 있어. 괜찮아. 이쪽에 앉―”

도아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쪽에 앉으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레―도나가 먼저 엉덩이를 들이밀었다.

“고마워요.”

레―도나가 냉큼 도아의 자리에 앉았다.

“휴, 비가 너무 와서 걷느라 힘들었지 뭐예요? 멀리서 만돌린 소리랑 불을 보고서 사실은 음유 시인들인 줄 알았어요.”

그녀가 스스로의 통찰력을 자랑하듯 우쭐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보니 평범한 일행은 아니신 것 같군요.”

‘좀 전에 저 호위가 쿠낙 알아보고 말하지 않았어?’

도아가 태클을 걸까 말까 하는데 쿠낙이 자리에서 일어나 도아의 어깨를 잡았다.

“제 자리에 앉으시죠.”

“엥, 괜찮아요. 저 의자 또 있어요.”

“아녀여, 됴아 님. 제가 이자 가뎌올게여.(아니에요, 도아 님. 제가 의자 가져올게요.)”

베리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아냐, 베리 앉아 있어.”

팔도 다리도 짧은 베리에게 그런 일을 시킬쏘냐, 하는데 쿠낙이 다가와 그녀의 어깨를 짚었다.

“도아 양, 앉으세요.”

“어? 어, 아, 네에.”

어쩐지 박력에 밀려서 도아는 쿠낙의 자리에 앉았다.

로베른이 무척 재미있는 걸 본다는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쿠낙이 텐트 안에서 의자를 가져와서 도아 옆에 턱 하니 앉았다.

레―도나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시종 아니었나요?”

베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베리는 당황한 듯 레―도나를 바라보았다가 일행을 돌아보았다.

베리는 짐꾼을 자처했고, 그러니 자리를 양보하거나 짐을 가져오거나 하는 일이 전부 자신의 일이기는 했다.

그때 도아가 아무렇지도 않게 담백한 어조로 말했다.

“귀여운 걸로 일하는 제 전용 시동이에요.”

레―도나가 “아.” 하고는 뭔가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실례했군요.”

‘뭐가?’

도아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태연히 대답했다.

“그럴 수도 있죠.”

그 말에 이유는 모르겠지만 레―도나의 뺨이 빨갛게 물들었다.

로베른이 옆에서 쿡쿡 웃는 소리가 났다.

거참, 거슬려요. 폐하.

레―도나가 큼큼 헛기침을 하고서 말했다.

“다들 비에나리에는 처음이신가요?”

“전 처음이에요.”

도아의 말에 레―도나는 “그렇군요.” 하고 도아에게 미소 지어 보였다.

“그럼 ‘레’로서 기꺼이 비에나리에에 대해서 설명해 드리도록 할게요.”

레―도나는 갈색의 곱슬곱슬한 머리카락에 분홍빛 뺨을 한 귀여운 소녀였다.

동시에 무척이나 수다스러웠다.

도아는 덕분에 그녀의 나이와 신분과 좋아하는 음식과 날씨, 그리고 비에나리에의 정치 체제에 대해서 대충 알 수 있었다.

심지어 정신이 약간 멍해질 정도였다.

도아는 간신히 뇌를 굴렸다.

‘그러니까 ‘산’은 영주님이고 ‘레’는 영주님 가족이라는 말이지.’

레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레―도나가 힘주어 말했다.

“우리 가문은 비에나리에에서도 무척 존경받는 산이에요. 물론―”

레―도나가 헛기침하고 말했다.

“여러분이 부담스러울까 봐 말하지는 않겠지만요.”

‘그럼 처음부터 자신을 ‘레’라고 소개하면 안 됐던 거 아닐까?’

도아는 속으론 그렇게 생각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배려해 줘서 고마워요.”

도아의 말에 레―도나는 빤히 그녀를 바라보다가 덧붙였다.

“물론 궁금하다고 하면 말해 줄 수도 있어요.”

“아뇨, 그냥 배려를 받아들일게요.”

그 말에 레―도나의 표정이 샐쭉해졌다.

“뭐, 이방인이니까 그럴 수도 있겠네요.”

‘배려를 받아들이는 것과 내가 이방인인 거 사이에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도아는 멍하니 그리 생각했다.

있는 힘껏 수다에 빠진 뇌를 흔들어서 도아는 정신을 차리며 물었다.

“그런데 레―도나께서는 호위와 단 둘이서 어딜 가시는 건가요?”

“비밀 임무예요.”

“레―도나.”

다시 뒤에 있는 호위가 한마디 했다. 레―도나가 “우후훗” 하고 웃고 말했다.

“중대한 일이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걸 이해해 주길 바라요.”

“알겠습니다.”

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애가 비밀 임무라고? 정말? 아닐 거 같은데?’

아니면 혹시 수다쟁이인 척을 하는 것뿐인가?

그럼 엄청난 연기력이었다.

레―도나가 로베른을 보고 쿠낙을 힐끔거렸다.

“흑룡 쿠낙은 마검 소유자라는 게 사실이에요?”

“네.”

“세상에.”

레―도나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슬쩍 의자를 들어서 쿠낙에게서 멀어졌다.

쿠낙은 익숙한 듯 보였지만, 도아는 기분이 나빴다.

기분은 나빴지만 그녀를 이해하려 애썼다.

‘쿠낙은 원자력발전소다. 원전이다. 원전. 피할 수 있다.’

“그리고 그쪽은 황제 로베른 님이시죠?”

목소리가 소녀스럽게 울린다.

“다들 짐을 그렇게 부르지.”

로베른이 미소 띤 얼굴로 답했다.

레―도나가 물었다.

“그럼 도아도 모험가인 거죠? 몇 급이에요?”

“저는 B급이에요.”

“아.”

이 ‘아’는 감탄사가 아니었다. 실망한 기색이 레―도나의 얼굴을 지나갔다.

“그렇군요. 저는 S급 분들과 다니기에 A급은 되는 줄 알았지 뭐예요. 그래요. B급이군요.”

중얼거리다가 고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하긴. B급도 대단하죠. 맞아요. 너무 실망하지 말아요, 도아. B급도 제법 높다고 들었어요. 안 그래, 라이?”

라이라고 불린 늑대족은 시종일관 그녀 뒤에 시립해 있었는데, 묻는 말에 “그렇습니다.” 하고 답했다.

레―도나가 도아에게 말했다.

“그죠? 라이도 인정하잖아요. 도아 양도 열심히 하면 위로 올라갈 수 있을 거예요.”

“아, 음. 네.”

도아는 그런 대답밖에 할 수 없었다.

레―도나가 슬그머니 시선을 로베른에게 돌렸다.

“그런데, 폐하.”

“쿨럭.”

도아는 저도 모르게 사레가 들려 기침을 하고 말했다.

‘우와. 우와아.’

도아는 제 팔뚝을 문질렀다.

‘방금까지 나랑 멀쩡한 목소리로 이야기하지 않았어? 그 ‘폐하앙’ 같은 콧소리는 뭐야? 목소리가 그렇게까지 달라져도 돼? 와. 우와.’

어쩐지 박수치고 싶어지는 걸 도아는 꾹 눌러 참았다.

그래, 충분히 이해한다.

‘페하, 겉모습은 잘생겼으니까.’

그렇다 해도 자신을 짐이라고 부르면서 저런 옷을 입고 다니면 한 번쯤은 이상하게 봐야 하는 거 아닌가.

‘내가 이상한 건가?’

“폐하께서는 정말로 고대 황제의 후손이신가요?”

그런 도아를 신경 쓰지 않고 레―도나가 간드러진 어조로 물었다.

어쩐지 도아는 웃음이 나오려는 걸 이를 꽉 물고 참았다.

고개를 들어 쿠낙을 바라보니 쿠낙은 쓴웃음을 짓다가 그녀와 시선이 마주쳤다.

도아가 팔뚝을 문지르는 시늉을 해 보이자, 쿠낙은 쿡 하고 작게 웃었다.

두 사람이 무슨 대화를 나눌지, 무척 궁금해졌다.

저렇게까지 노골적이니 신선하기도 하고. 오히려 귀엽다고나 할까.

도아는 이제 흥미진진해져서 대놓고 엿듣기 위한 밑 작업을 시작했다.

시선을 슬쩍 옆으로 주며 베리에게 말했다.

“베리, 이리 와. 내 무릎 위에 앉을래? 빗질해 줄게.”

“녜, 네!”

베리가 얼른 달려와서 도아의 무릎 위에 앉았다.

‘귀여워. 비 오니까 더 고소한 냄새가 나는 거 같아.’

동그란 뒤통수를 껴안고 킁킁거리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아서 도아는 간신히 충동을 눌러 참았다.

베리가 슬그머니 제 주머니에서 빗을 꺼내 들었다.

“여기요.”

“응, 고마워.”

도아는 베리의 털을 빗어 내리기 시작했다. 이걸로 완벽하게 ‘그쪽에 신경 안 쓰는 척하면서 엿듣기 모드’ 완성이다.

슬쩍 옆을 보니 쿠낙은 괜히 마검을 손질하는 척하고 있었다.

레―도나가 양손 끝을 마주하며 수줍은 소녀 같은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저, 제가 어렸을 때― 냐냑세세께서 저에 대해서 예언을 해 주셨거든요. 저는 고귀한 자의 신부가 될 거라고요.”

레―도나의 분홍색 눈동자가 반짝거렸다.

“그래서 늘 어떤 분일까, 생각했는데. 폐하께서 고대 황제의 후손이시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이렇게 뵈니까…….”

슬쩍 붉어진 뺨으로 그를 바라본다.

‘그럼, 그럼. 걔 잘 생겼지.’

이런 회색 빗줄기 속에서도 금발만은 선명하고, 푸른색 눈동자는 안쪽에 형광 물질이라도 발라놓은 것처럼 반짝거린다.

조각 같은 이목구비에 전투에 적합한 단단한 몸.

그 위를 감싸고 있는 금박지 같은 화려한 예장.

게다가 이야기를 들어보니 레―도나는 언제나 멋진 왕자님과의 결혼을 꿈꿔 온 모양이었다.

‘그럼 그럴 수 있지, 그럴 수 있어.’

소녀의 설렘은 이해한다. 별개로 냐냑세세가 예언했다는 부분은 궁금하기는 했다.

‘냐냑세세를 만난 건가?’

“짐에 대한 여러 가지 소문이 있지만, 짐은 신경 쓰지 않으니 답해 주기 어렵군.”

“우응, 하지만 그러면 왜 황제라고 자칭하고 다니시는 거죠? 언젠가 고대 제국을 다시 세우실 거 아니신가요?”

로베른이 그 말에 작게 웃는다.

“누가 그대의 머릿속에 그런 황당무계한 생각을 심어 줬는지 모르겠는데.”

목소리가 매끄럽고 묘하게 차가웠다.

“짐이 짐을 뭐라고 부르든 네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

레―도나가 움찔했다. 그 한마디에 단숨에 레―도나의 눈초리가 변했다. 그녀의 목소리도 뾰족해진다.

“신분 사칭죄가 얼마나 큰 죄인 줄 아세요?”

‘아이고.’

듣고 있던 도아는 쓴웃음을 지었다.

로베른의 저 정도 반응에도 ‘무례하다’, ‘너무하다’, ’상처받았다’라고 생각할 만큼 곱게 자라온 아가씨다.

로베른이 피식 웃으며 몸을 깊이 의자에 기댔다.

“알지만, 짐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한 사람은 없었는데.”

그 죗값을 지금 치르게 해 주려고?

그런 비아냥이 가득 섞인 물음이었다. 레―도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우리 가문은 삼 대째 ‘산’을 역임했어요! 저는 ‘레’로서 신분의 고귀한 가치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에요. 감히 신분을 사칭하는 자를 용서할 수가 없군요!”

“레―도나.”

도아가 목소리가 격해지는 그녀를 불렀다.

황제라고 자칭하고 모험을 하면서도 저렇게 화려한 예장을 입고 다니는 사람이에요.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아요.

그런 이야기를 할 참이었다.

어쨌든 들어 보니 그녀는 이 나라에서는 고위 귀족인 듯하고, 그런 사람과 굳이 싸울 필요는 없지 않은가?

“너무 흥분하지 말고―”

“B급은 빠져요.”

레―도나가 도아를 노려보았다.

“남자 둘을 끼고 잘난 척하고 싶은가 본데, 감히 그대 따위가 말 걸 신분이 아니에요. B급 주제에.”

손 밑에서 베리의 털이 곤두선 게 느껴졌다.

순간 빗소리를 제외하고 타프 아래에 차가운 정적이 지나갔다.

도아는 고개를 갸웃했다가 말했다.

“나가요.”

“뭐라고요?”

레―도나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도아가 타프 밖을 가리켰다.

“나가라고.”

“무슨―”

분홍색 뺨이 이제 분노로 빨갛게 물든다. 귀엽지만 봐줄 생각은 들지 않았다.

“비를 피하러 왔으면서 먼저 온 일행에 대해서 그렇게 말하는 말버릇을 가진 사람에게는 자리를 빌려줄 마음이 안 들거든.”

“라이!”

레―도나가 소리치자 도아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레―도나. 라이가 할 일은 물론 당신 호위겠지만. 당신도 상급자로서 아랫사람을 보호할 의무가 있어. 지금 호위를 불러서 어쩔 건데? 나랑 싸우게 하려고? B급이라서 내가 만만해? 아니, 싸워서 내가 진다고 쳐.”

물론 저 늑대를 상대로 질 것 같다는 느낌이 0.001%도 안 들지만, 그래도 진다고 치자.

‘와, 나 겸손하네.’

도아가 뺨을 긁적였다.

“그럼 여기 있는 S급 둘이 ‘와, 세상에 너무너무 무섭다. 계속 비를 피하게 해 주자.’라고 할 거― 잠깐.”

물었다가 도아가 휙 두 사람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럴 거예요?”

“그럴 리가요.”

“우리에 대한 B급의 평가가 박한데.”

“혹시나 하고 확인은 한번 해 두고 싶었어요. 또 모르잖아요? 오, 세상에. 위대한 B급이 당했어. 상대방의 잠재력을 모르겠군. 두고 볼까? 하면서.”

손가락을 빙글빙글 돌리며 노랫가락 붙이듯 뱉은 말에 쿠낙은 작게 웃음을 터트렸고, 로베른은 눈을 찌푸렸다.

“역시 짐의 안목에 대한 B급의 평가가 박한 거 같은데?”

“하여간.”

도아가 말을 끊고 레―도나를 바라보았다.

“어디까지 했지? 맞다. ‘비를 피하게 해 주자.’ 할 리 없잖아? 그런데 그런 상황에 부하를 집어넣으면 안 되지.”

레―도나의 눈초리가 뾰족해졌다.

도아가 말을 끝냈다.

“그보다는 그냥 비를 좀 맞으면서 그 귀여운 옷이 더러워지는 걸 감수하는 편이 더 ‘레’답지 않아?”

“평민에게 ‘레’의 몸가짐에 대해서 듣고 싶지는 않아.”

레―도나가 양손을 맞잡고 최대한 위엄을 찾으려 하며 말했다.

“그러든가. 이건 그냥 내 생각이니까. 당신의 그 귀여운 옷이 부하 목숨보다 중요할 수도 있지. 암.”

도아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으득

이를 악물고 레―도나가 그녀를 노려보았다. 도아는 상황이 좀 우습다고 생각됐다.

바로 화내면서 뛰쳐나갈 줄 알았는데, 정말로 비가 싫은가 보다.

“안 나가면 끌어낼 거야. 그럼 머리도 엉망이 될 텐데.”

도아는 협박처럼 들리지 않게 부드럽게 말했다. 그래도 협박이겠지만.

레―도나가 그녀를 노려보다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른 사람도 이 여자의 무례한 말에 동의하는 건가요?”

“무례했나?”

“그 점은 잘 모르겠군요.”

두 사람이 번갈아 말하자 레―도나가 파르르 몸을 떨었다.

“가자.”

레―도나가 그렇게 말하며 라이를 바라보았다.

라이는 가볍게 도아에게 눈인사를 해 보였고, 도아는 손가락을 흔들어 주었다.

저 호위도 고생이 많다.

우비를 입고 타프에서 나가기 전에 레―도나가 휙 그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돌아가면 아버님께 당신들 이야기를 하겠어요. 제가 받은 모욕에 대해서요. 그리고 저주받은 자와 범죄자를 비에나리에에서 추방하라고!”

위엄을 잃지 않기 위해서인지 레―도나는 또각또각 걷는 걸음걸이로 타프에서 멀어졌다.

도아가 안타까워서 말했다.

“저런. 뛰어서 가까운 동굴이라도 찾는 게 나을 텐데.”

쿠낙이 다시 웃음을 터트렸고, 베리는 코웃음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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