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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66

366화

예상대로였다.

“허어, 플레이그라니. 그 미치광이가 이제는 널 노린다는 게냐?”

미세한 오러를 상대의 몸에 집어넣는다는 악독한 수법으로 정보를 캐낸 곽춘식.

그가 나를 바라보며 쯧쯧 혀를 찼다.

“하여튼, 그놈의 칼리오네는 조용할 날이 없구나.”

“뭐, 난세니까요.”

그 난세는 사실상 내가 만든 거나 다름없지만.

그때, 주머니 속에 넣어 두었던 핸드폰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한서준의 번호였다.

전화를 받음과 동시에 들려오는 다급한 목소리.

-도련님! 괜찮으십니까?

“무슨 일인데?”

나를 따라온 조직원은 없었을 텐데, 혹시 지금 내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알고 있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콘실리에리께서 외부 일정 중 공격당하셨습니다.

예상하던 최악의 일이 발생한 모양이다.

“대부님이……? 혹시 다치셨나?”

-아니요. 다행히도 콘실리에리께서는 상대를 모두 제압하셨습니다만……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이상한 점은 또 무슨 소리야.”

-그게…… 뭐랄까, 보안팀의 의견으로는 콘실리에리를 암살하려던 녀석들치고는 그 수준이 너무 낮았다고 합니다. 아무리 대외적으로 콘실리

에리의 힘이 알려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B급에서 A급밖에 안 되는 빌런들만 달려들었다니 말입니다.

B급에서 A급?

“어르신, 저희를 습격한 녀석들은 빌런 등급으로 치면 어느 정도입니까?”

갑작스러운 내 물음에 어르신이 답한다.

“응? 한 B에서 A등급은 되겠더구나.”

비슷했다.

-습격이라니…… 역시, 도련님께서도 습격당하신 겁니까? 다치신 곳은?! 괜찮으십니까?

“멀쩡해. 옆에 곽춘식 어르신이 계셨거든.”

어찌 보면 정말 나를 습격한 녀석들이 정말 운이 나빴다고 볼 수 있었다.

하필 내 옆에 한반도에서 손에 꼽는 강자가 있었을 때 습격을 해 왔으니 말이다.

다만,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은 다른 부분이었다.

이미 내가 칼리오네로서 활약하고 있는 사실은 플레이그 역시 알고 있는 부분.

그렇다면, 나를 상대하는데 A급과 B급만으로는 힘들 거라는 것 정도는 당연히 짐작하고 있어야 했다.

녀석은 바보가 아니니까.

아니, 오히려 타입으로 치자면 책사와 같은 두뇌형이니 더더욱.

그럼에도 나와 대부님께 이런 희멀끔한 짓을 했다는 것은, 녀석의 진짜 목적이 암살이 아니었음을 보여 주는 것과 다름없었다.

즉.

“인사네.”

-……예?

“플레이그 말이야, 우리한테 인사를 하는 거라고. 앞으로 벌어질 일을 기대하라는 뜻이겠지.”

정말이지.

녀석다운, 아주 재미있는 방법으로 인사를 해 주었다.

아마, 우리가 지금까지 부숴 놓은 아지트에 대한 보답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

걔, 은근히 냉철한 척하면서도 찌질하거든.

“일단 알겠어. 나중에 연락할게.”

-자, 잠깐. 도련님!

그대로 연락을 끊은 뒤 마침 도착한 영웅 협회의 직원들에게 빌런들을 인계하고 있는 어르신에게 다가갔다.

“어, 그래. 전화는 끝났느냐?”

“예, 대충 상황은 다 파악했습니다.”

“그래? 그래서 어떻디? 플레이그, 그놈이 맞는 거야?”

“네, 예상대로 그놈이네요. 최근 놈의 아지트들을 몽땅 청소하고 다녔는데 그 보복이 아닐까 싶습니다. 뭐, 찌질한 그 녀석다운 방법이죠.”

“흠. 과연, 교관들이 요즘 네가 수업 시간에 잠만 잔다고 하더니. 그게 그래서 그랬던 거구나.”

예? 잠만……? 아니, 그건 또 어디서 들으셨대?

평소에는 관심 없는 것처럼 말씀하시면서, 어르신도 뒤로는 다른 교관들에게 나에 대해 묻고 다녔던 모양이다.

잘못한 것도 아닌데, 괜히 야자 쨌다는 것을 보호자에게 들킨 기분이다.

이거 왠지 좀 부끄러운데.

“그래도 최근에는 수업 잘 들었습니다. 수업 때 잠을 잔 건…… 그냥 실수고요.”

“그래그래, 수업 때 좀 자면 어떠냐. 오러식만 잘하면 되지. 클클.”

장난스레 웃어 보인 곽춘식이 다시 협회 직원들을 바라본다.

“다른 사람도 아닌 나랑 내 제자를 노린 암살미수였다. 오러식 자체가 공격받았다 해도 좋으니 녀석들의 처우를 어떻게 할지 열심히 고민하

는 게 좋을 게야. 알겠는가?”

일부러 오러식에 대한 관계까지 언급해 가며, 관계자들에게 빌런들의 처벌을 더욱 확실하게 할 것을 각인시킨 그는, 그대로 휙 몸을 돌리며

내게 말했다.

“가자꾸나. 유진아.”

“예? 어딜요.”

“어디긴? 우리가 가는 곳이 무도관이었지 다른 곳이었느냐?”

“아.”

결국 무도관은 가는 거였구나.

“앞으로의 전쟁을 준비하려면 많은 것이 필요할 게다. 빠르게 가서 다른 장로들에게도 말하고, 제자들에게도 말해 놓아야지.”

“말해 놓는다고 하심은……?”

“방금 말하지 않았느냐. 오러식의 대사부인 나와 장로인 네가 동시에 공격받은 사건이다. 여기에 오러식이 가만히 있어서 되겠느냐?”

그렇게 말하며 씨익 웃은 어르신이 입을 열었다.

“──전쟁이지.”

그 표정은 마치, 새로운 오락을 찾은 어린아이의 미소와 닮아 있었다.

*   *   *

“우리 유진 장로가 습격당했단 말입니까?!”

“뭐요? 플레이그? 예전에 유럽에서 질병이나 뿌리고 다니던 쥐새끼이지 않습니까!”

“암요! 우리가 일어서야 합니다! 지금껏 저희가 너무 조용했습니다!”

무도관에 돌아온 어르신은 곧장 모든 장로를 소집하는 대회의를 개최했다.

처음 다른 장로들은 우리가 습격당했다는 사실에 당황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대체 어떤 미친놈이 다른 사람도 아닌 곽춘식 어르신을 상대로 암살을 시도할 것이란 생각을 했겠는가.

하지만, 어르신과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내온 그들은 어르신의 말을 들을 때마다 점차 어르신의 진짜 속내를 깨달았고, 이내 자신들 역시 입꼬

리를 올리며 열심히 소리치기 시작한 것이다.

“빌런 협회 놈들을 전부 죽여야 합니다!”

“마침내 오러식을 배운 이들이 세상에 나설 때로군요!”

“허허, 아무래도 요즘 아이들은 실전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잘됐군요!”

“우리 귀여운 막내 장로를 공격한 놈들을 더 이상 이 세상에 둘 수 없습니다!”

“캬~ 옛날 생각나지 않습니까, 이(二)장로? 그때 둘이서 청주를 뒤엎었을 때…….”

빌런들을 처리한다.

빌런들을 사냥한다.

그것이 과거 곽춘식의 소신이었고.

이들은 가장 오랫동안 곁에서 그러한 소신을 믿고 그대로 따라온 이들이었으니까.

“만장일치로군. 오늘부터 우리 오러식은 공식적으로 빌런 협회. 플레이그와 연관된 모든 빌런을 짓밟는다!”

“““충(忠)!”””

우렁찬 곽춘식의 포효와 함께 모든 장로가 고개를 숙이며 동시에 답한다.

아니, 아니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일이 진행될 수가 있는 거지?

오러식도 우리의 전쟁에 참여해 준다고?

“뭘 그런 표정으로 있는 게냐?”

그런 내 표정을 본 것인지 아직도 뜨거운 회의장의 분위기를 뒤로하고 내게 묻는 어르신.

“뭐랄까…… 전쟁이라는 것이 사소한 일도 아닌데, 결정이 이렇게 빠르게 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뭐? 핫하하하하하! 너도 가끔은 멍청한 말을 할 때가 있구나! 내 재미있는 사실 하나 알려 주랴?”

그러고는 소곤소곤 그가 재미있어 죽겠다는 목소리로 말한다.

“한반도 내에서 다크 히어로가 가장 많은 조직이 바로 우리 ‘오러식’이란다.”

다크 히어로.

공식적으로 영웅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닌, 일종의 자경단으로서 법과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의 힘과 폭력으로 빌런들을 단죄하는 이들.

게임에서부터 다크 히어로들과 싸우면 오러식을 쓰는 녀석들이 간간이 있긴 했는데, 설마 이런 뒷 사정이 있으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조직.

“다른 단체에서 우리를 건들지 않는 것도, 그것이지. ‘명분’을 주지 않으려는 게지. 다크 히어로가 맘먹고 날뛰면 지들이 어쩔 게냐?”

요컨대 그런 거다.

눈앞에 미친 듯이 요동치는 맹수의 케이지가 있는데, 굳이 그 자물쇠를 건드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지금 놈들이 한 짓은?

“그런데 웬걸, 우리가 날뛸 이유를 상대방 측에서 만들어 주지 않았느냐? 왜 우리가 가만히 있어야 할 이유가 없구나.”

“하하! 대사부, 잘 말해 주셨습니다.”

“그래야 오러식이지 않겠습니까! 암!”

코 밑을 쓱 문지르는 장로들 사이에서.

“그래서 말인데 유진아.”

어르신이 내 양어깨를 붙잡으며 말했다.

“녀석들이 있을 것 같다던 아지트. 또 아는 곳 있느냐?”

……이거.

“당연하죠.”

못 참겠네, 진짜.

*   *   *

오러식 사람들과 함께 이동한 곳은 시흥과 안산의 경계에 있는 신길온천역이었다.

과거에는 인천에서 안산으로 넘어갈 때 자주 사용하던 지하철 호선이지만, 지금은 더 이상 다니지 않아 폐허가 된 장소.

그리고 최근 칼리오네의 조사를 통해 빌런들이 자주 드나드는 장소로 확인된 곳이기도 했다.

“으핫하하! 내 설마 제자들과 함께 안산에 오게 될 줄이야, 그야말로 놀라운 날이로구나!”

과거 안산에서 한바탕 날뛴 적이 있던 곽춘식은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신기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 역시 우리 막내 장로의 공이지 않겠습니까.”

“그 안산이! 오러식의 ‘오’ 자만 들어도 뺨을 맞는다던 그 안산이, 설마 이토록 쉽게 우리를 들여보내 주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으헛허허허!”

그들의 말대로 이 모든 일의 뒤에는 내가 있었다.

물론, 처음부터 강은지가 오러식의 사람들을 데려오는 것에 동의한 것은 아니었다.

‘미친 거야? 안산의 아이 중에서는 아직도 오러식의 흔적만 보여도 경기를 일으키는 아이들이 있어. 그런데, 그런 사람들을 수십 명이나 데

려온다고? 심지어 장로들을?’

사실상 다른 나라를 칠 테니 길을 내주라며 주 병력을 이끌고 오는 것이나 다름없는 소리.

당연하게도 그녀는 무척이나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고, 나는 그런 그녀의 반응을 충분히 이해했다.

하지만.

‘벌레 잡는 약이 인체에도 해롭다는 건 모두가 익히 아는 사실이지 않습니까.’

‘뭐?’

‘그런데 저들은 공짜로 벌레를 잡으러 오는, 오직 벌레를 잡는 것밖에 생각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심지어 안산의 시내도 아닌, 사실상 시흥

에서 더욱 가까운 지역이지요. 사실상 그곳에 사는 거라고는 레이더들과 몬스터 그리고 빌런들밖에 없지 않습니까.’

게다가 오러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배척하기에는 사건의 사이즈가 컸다.

‘약속드리겠습니다. 저희는 시흥 쪽에서 신길온천역으로 넘어가고, 절대 그 이상은 넘어가지 않겠습니다. 되도록 안산 시민들의 눈에도 띄지

않도록 하지요.’

‘대체, 대체 왜 그렇게까지 그 근처의 빌런들을 사냥하고 싶은 거야? 너희한테 이득이라고는 하나도 없잖아?’

‘최근에 저랑 어르신이 빌런들의 습격을 좀 받았거든요. 사실상 오러식의 대사부와 장로를 향한 공격이니 녀석들이 먼저 선전 포고를 한 거

나 다름없죠.’

‘……그걸 위해서 안산까지 와서 빌런들을 잡겠다? 이번엔 칼리오네도 아닌, 오러식으로써? 나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네.’

그녀는 머리가 아프다는 듯, 관자놀이를 부여잡으며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나는 한 치의 거짓 없는, 순수한 우리의 뜻을 밝혔었다.

‘여제님.’

‘또 무슨 입에 발린 소리를 하려는 거야?’

‘그런 게 아니라, 사람은 말입니다? 가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을 때가 있는 겁니다.’

‘뭐?’

‘그리고 우리 오러식 사람들은 그저 순수하게 빌런들을 사냥하는 걸 좋아할 뿐이고요.’

‘그게, 대체 무슨 미친 이유야?’

‘모르셨습니까?’

과거에도, 그리고 지금에도.

‘원래 무도가란 어딘가 미쳐 있는 부분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했습니다.’

‘갑자기?’

‘끝까지 들으셔야 합니다. 그런데, 그거 아십니까? 오러식의 사람들은, 천재인 주제에 노력까지 하며 빌런들을 사냥하는 것을 즐깁니다. 이

게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미친놈들 모임이니까 허락해 달라 이거야?’

‘빙고.’

물론 이 외에도 30분가량에 해당하는 설득들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내 언변에 지치고 만 그녀는 우리를 안산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해 주었

다.

자기 집 안방에 들이닥친 벌레들을 박멸하라며 말이다.

“자, 그럼 어르신. 오랜만에 큰 행사인데, 한마디 하시지요.”

몸을 풀며 저 멀리 보이는 지하철역을 바라본다.

내 뒤로 일렁이는 수많은 푸른 오러. 그들을 한 차례 쭉 둘러본 어르신은 한 차례 피식 웃더니 짧게 말했다.

“──가자꾸나.”

─────!!

힘찬 함성 소리와 함께 지하철역을 향해 휘몰아치는 푸른 오러.

그 모습은 흡사, 거대한 쓰나미와 다를 바 없었다.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ame a Mafia in the Academy IBMITA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spent my life playing a game.
I hit the wall, stuck in second place for the rest of my life.

[Can you live as yourself, using your own nickname?] DarkLord of Underworld: Even if a man can’t eat, he can survive!

Out of the blue, I received a message and was possessed by the game.
As the worthless son of an Underworld Boss!

“Yes, bloodline is also a power, as long as you can use it. My ability is ‘Famiglia’.”

The game addict never disappears. Overwhelming violence, endless wealth, connections in the other world. I, I’ll use anything to stay 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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