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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67

< 미래를 보는 투자자 366 >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은 누굴까?

여러 정치인이나 아이돌을 꼽을 수도 있겠지만,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백이면 백 다들 강진후의 이름을 말할 것이다.

그만큼 강진후는 스스로 이슈를 만들어냈고, 항상 그 이슈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가 만일 에이튜브에 진출한다면 바로 구독자 1000만 명을 찍을 거라는 얘기도 있었다.

강진후가 기자회견을 한다고 하자 전 국민이 TV와 인터넷,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시선을 돌렸다. 사람들은 어머니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 그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했다.

그리고 기자회견에서 강진후의 대응은 충격 그 자체였다.

명진욱 의원은 새정치당 중진이자, 친허계의 좌장, 그리고 차기 대선후보로까지 거론되는 인물이다. 그런데 그런 정치인을 대놓고 끝장내겠다고 선포한 것이다.

마치 범죄자에게 현상금을 내걸듯 제보비까지 내걸며 말이다!

돈을 미끼로 상대의 비리를 캐내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따라서 강진후가 그런 방법을 쓴다고 해서 이상할 건 없었다.

하지만 그걸 전 국민에게 공언하는 건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었다. 게다가 가족들 비리까지 탈탈 털겠다니.

인터넷에는 실시간으로 반응이 올라왔다.

-아! 짜릿해! 항상 새로워!

-오늘도 빅잼, 꿀잼. 내가 이래서 헬조선을 못 떠난다니까^^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가족에는 가족이지!

-지금 외국도 난리 남. CNN, NHK, CCTV도 속보로 내보내는 중.

-와! ㅅㅂ 강진후 미쳤네.

-완전 야마 돈 것 같던데. 눈빛 보니까 진짜 존나 빡친 듯.

-이러면 어떻게 되는 거야?

-어떻게 되긴 뭘 어떻게 돼? 강진후랑 명진욱 의원 둘 중 하나는 죽는 거지.

-누가 봐도 명진욱 의원이 개작살 날 것 같지 않나?

-인간적으로 부모는 건드리면 안 되지. 내가 10년째 본업이 키보드 위리어고, 부업이 방구석 여포지만, 그래도 패드립은 안 침.

-강진후 아버지 돌아가시고, 친척들과 연 끊고 가족이라고는 어머니 하나뿐인데. 저 정도면 눈 돌아갈 만하지.

-착한 빡침 인정? 어, 인정. 나도 인정, 너도 인정~

-내가 봐도 이건 현피 떠도 할 말 없음^^

-ㅋㅋㅋ 주인공이 효심을 안 숨기네.

-근데 명진욱은 왜 개념을 숨겨?

-걘 주인공이 아니잖아.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강진후는 이번에 칼끝을 기자들에게로 돌렸다.

“그동안 싸지른 기사들 잘 봤습니다. 김세연 씨가 저지른 골프장 폭행사건에 저희 어머니를 잘도 갖다 붙이셨더군요. 알다시피 저희 어머니는 폭행을 하지도 않았고, 그 자리에 있으면서 방관하지도 않았습니다.”

한 기자가 소리쳤다.

“같은 골프모임에 속해 있지 않습니까? 설마 그 사실을 부인하시는 겁니까?”

강진후는 그 기자를 쏘아보며 말했다.

“김세연 씨랑 같이 골프 친 사람들이 못해도 10명은 넘을 텐데, 어째서 저희 어머니만 기사에 쓰는 겁니까?”

“강진후 대표님은 공인입니다!”

“저희 어머니가 공인은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는 계속해서 주장을 밀어붙였다.

“국민들은 알권리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기자가 기사를 쓰는 건 당연한 일이고, 거기에는 어떠한 성역도 없습니다!”

“그래요? 그럼 제보비 내걸고 그쪽 부모님 한번 털어볼까요? 혹시 기자님 가족들이나 주변에서 누가 문제를 일으켰는지 국민들이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말에 기자는 깜짝 놀랐다.

“기자는 공인이 아닙니다!”

“대체 공인의 기준이 뭔가요? 기자들은 그냥 유명하면 공인으로 취급하던데. 그럼 제가 공인으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자신 있으시면 이 자리에서 성함 한번 말씀해보시죠.”

“…….”

강진후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기자를 내버려두고, 다른 기자들을 둘러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딱 사흘 드립니다. 그때까지 관련 없는 기사들 내리고, 잘못된 사실에 대해서는 정정보도 하세요.”

그러자 기자들은 깜짝 놀라 일제히 소리쳤다.

“기자가 기사를 쓰는 것을 막겠다는 겁니까?”

“재벌이 이렇게 언론자유를 짓밟아도 되는 겁니까?”

“이건 언론탄압입니다!”

“독재정권에서도 이런 일은 없었습니다!”

기자들의 항의에 강진후는 조소를 지었다.

“가자란 사실을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날조된 이야기를 지어내는 건 그냥 기레기죠. 신문, 방송, 인터넷 어디든 제 욕하는 것은 적당히 넘어가겠습니다. 하지만 가족에 대해서는 참지 않겠습니다. 본인뿐 아니라, 부모, 배우자, 자녀 등 일가친척을 다 털려도 괜찮은 사람은 끝까지 버텨 보세요. 저도 끝까지 갈 테니까요.”

기자회견장은 조용했다. 기자들 중 누구도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누구에게나 가족은 소중한 법이다.

강진후는 카메라를 정면으로 쏘아보며 말했다.

“인터넷에 올라온 글과 댓글도 마찬가지입니다. 딱 사흘 드립니다. 이후에 남아있는 글에 대해서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대응하겠습니다. 이상입니다.”

* * *

강진후의 말에 인터넷은 발칵 뒤집혔다.

그전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악플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남의 집 불타는 걸 보고 즐겁게 구경하고 있었는데, 이제 그 불이 자신의 집으로 옮겨 붙게 생긴 것이다.

아까까지는 방관자였다면, 이제는 당사자가 된 셈이다.

악플러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그들 중 악의를 가진 사람은 극소수고, 대다수는 심심해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또는 습관적으로 악플을 달았다.

원래 사람이 사람을 욕하는 데는 이유가 없는 법이다. 특히 이번 사건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심각한 수준이었다.

-와! 강진후 엄마 실론호텔에서 지내고 있었어?

-맨날 골프도 치러다녔네 ㅋㅋㅋ

-아들 돈으로 완전 호의호식하네.

-진짜 압수수색해서 다 까봐야 함. 분명 갑질 사례 더 나올걸.

-샤넬백에~ 골프채에~ 아들이 돈이 그렇게 많은데도 아주 알뜰하게 받아 챙기셨네.

-저 비밀모임에서 대체 뭘 했을까?

-밤에 국빈관 나이트 같은데 놀러 다니며, 젊은 남자들 꼬셨겠죠.

-부킹하러 들어갔는데, 강진후 엄마 있으면 존나 웃기겠다.

-ㅎㅎ 조만간 강진후 새아빠 생기겠네! 추카추카~

악플러들은 재빨리 그동안 올린 글과 댓글을 삭제했다.

포털과 언론사에는 글을 지워달라는 연락이 빗발쳤다. 국내 최대포털 네오틴 고객센터는 업무가 완전히 마비될 정도였다.

-와씨! ㅈ됐다!

-대체 뭐하기에 세 시간째 연락이 안 돼? 전화 좀 받아 새끼들아!!!

-아오! 쓸 땐 쉬웠는데, 지우기는 왜 이렇게 빡세?

-엄마 욕 좀 한 가지고 너무하네. 그래도 일단 삭제는 해준다.

-저 아이디랑 비번 잃어버렸는데 어떡함? 아들 등골 빼먹는 맘충이라고 적었는데, 고작 이런 걸로 고소하거나 소송하지는 않겠죠? 그쵸?

-님 몇 살?

-초 2입니다~

-ㅅㅂ 세상 말세네. 이런 애 낳을까봐 결혼 못하겠네.

-그냥 참교육 받아, 새꺄. 너야 형사미성년이라 해도 니네 부모는 뭔 고생이냐?

-아오! 네오틴 왜 이렇게 연락 안 돼?

-환장하겠네! 댓글 쓴 것 같긴 한데, 어디에 뭐라고 썼는지 모르겠네.

-지금 댓글 지워달라고 본사 찾아간다!

-제가 올린 댓글 좀 지워주세요ㅜㅜ 평생 반성하며 살겠습니다ㅜㅜ

-저 백수라서 집에서 인터넷만 하며 지내는데, 경찰서에서 연락오거나 하면 집에서 쫓겨납니다. 제발 살려주세요~

-이거 한방에 지울 방법 없나? 사람이 어떻게 자기가 단 악플을 일일이 기억하나? ㅜㅜ

-악플 지워달라고 청와대 국민청원 가즈아!!!

난리가 난 것은 언론사들 역시 마찬가지.

강진후는 잘못된 기사를 삭제하고 정정보도를 하지 않으면, 기사를 쓴 기자뿐 아니라, 가족들까지도 털겠다고 공언했다.

다른 재벌이었다면, 돈이 아까워서, 그리고 여론의 눈치가 보여서 말도 못 꺼냈을 일이다.그러나 강진후는 다르다. 돈도 돈이지만, 애초에 여론 같은 건 신경도 쓰지 않았다.

언론인들은 연합해서 규탄 성명을 냈다.

[OTK컴퍼니 강진후 대표의 언론탄압을 규탄한다!]

(전략) 강진후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행한 기자들에 대한 협박은 독재정권도 하지 않았던 언론탄압 행위다. 이는 언론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알 권리를 박탈하는 것으로 결국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언론이 바라보아야 하는 것은 재벌이나 권력자나 아닌 오로지 국민이다.

어떠한 역경과 고난이 있더라도 우리 언론인들은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각 언론사에서는 강진후 어머니와 관련한 추측성 기사를 일제히 삭제했고,골프장 폭행사건 기사에 ‘강진후 모친’으로 표기했던 것도 전부 지웠다.

아예 사실관계가 틀렸던 기사에 대해서는 작게 정정기사를 냈다.

-ㅋㅋㅋ 앞에서는 큰소리치면서도 디지기는 싫었나 보네.

-내가 남의 가족 까는 건 언론자유. 남이 내 가족 깐다고 하는 건 언론탄압. 이게 뭔 기적의 논리야?

-기레기들 종특이지.

-애초에 이건 기레기들 잘못임. 대체 강진후 엄마가 골프장 폭행사건과 무슨 관련이 있었는데?

-정치인들은 개소리하면 다음 선거에 떨어지기라도 하지. 이 새끼들은 그냥 아니면 말고임.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했지, 책임진다고는 안 했다^^

-아! 기레기들 털리는 거 보니 시원하당.

-기레기들도 기레기들인데 키보드 워리어들과 방구석 여포들도 난리 났네.

-갑자기 인터넷이 클린해지는 중~

-정부 공익광고보다 강진후 한마디가 백배는 더 효과가 좋네.

* * *

명진욱 의원이 골프장 폭행사건과 강진후 어머니를 엮어서 터트리자, 여당 내에서는 속시원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의도했던 대로 탈원전 논란은 쏙 들어갔고, 다들 골프장 폭행사건을 주목했다. 탈원전 찬성파와 여당 지지자들이 결집하는 효과도 있었다.

이제까지 강진후에게 당한 정치인들은 한둘이 아닌 만큼, 명진욱 역시 아무 생각없이 강진후를 건드린 것은 아니다.

강진후는 자유국민당과 극도로 사이가 안 좋은 반면, 새정치당과의 사이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아무리 강진후라도 거대양당을 전부 적으로 삼을 생각은 없을 것이다.

또한 자신은 거물급 정치인이고, 강진후는 평소 정치권에서 자신에 대한 논란이 이는 것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만약 그런 걸 신경 썼다면 러시아 원전투자에 앞서서 정부에 한마디 통보라도 했겠지.

오랫동안 정치를 하다보면 감이 발달하기 마련이다.

어느 정도의 반발이 있을 거라고 예상했고, 그에 대한 준비도 충분히 해뒀다. 오히려 재벌과 맞서 싸우는 참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정말이지 그럴듯한 계획이었다.

만약 강진후 본인을 타깃으로 했다면, 그의 예상은 맞아들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쟤 왜 저래?’

기자회견을 본 명진욱 의원은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살지 못한다는 말처럼 그가 이 자리까지 올라오기까지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세상에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나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다 털겠다고?’

같은 말이라도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무게가 완전히 달라진다. 강진후가 물밑에서 항의한 것도 아니고 언론에 대놓고 공표했다는 것은 정말로 끝장을 보겠다는 뜻이었다.

게다가 강진후는 언론사와 일부 악플을 단 네티즌들까지 적으로 돌렸다. 마치 대한민국 전체와도 싸우겠다는 듯한 태도였다. 어쨌거나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물러날 수도 없었다.

명진욱 의원 역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기자들을 향해 소리쳤다.

“국민을 뽑은 국회의원을 이런 식으로 협박하고 겁박해서 입을 틀어먹게 하는 것이야말로 한국재벌의 구시대적인 행태입니다! 이는 특수협박죄, 업무방해죄 등에 속하는 만큼 법적대응도 강구하겠습니다! 저는 이러한 협박과 겁박에 결코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 명진욱이를 지켜주십시오!”

그러나 정작 그 말을 들은 국민들 반응은 좀 애매했다.

-아니, 지켜달라고 해도…….

-우리도 지켜주고는 싶은데…….

-일단 패드립부터 사과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명진욱 의원님 지지자입니다. 정말 진심으로 조언해드리자면, 강진후 더 빡치기 전에 가서 무릎 꿇고 비세요. 지금이 그나마 마지막 기회입니다.

-ㅋㅋ 냅둬요. 조만간 탈탈 털려서 나노단위까지 분해되실 것 같은데.

-안타깝네요. 그래도 나름 차기 대선후보였는데.

-아니, 대체 뭔 깡으로 강진후 엄마를 건드린 거야?

-하아~ 명진욱 나가리나면 다음 대선에서 누굴 찍어야 하나?

* * *

새정치당 당사로 지지자들과 항의자들의 연락이 빗발쳤다.

이에 대해 새정치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강진후를 고소해야 한다는 의견과 명진욱 의원이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극명하게 나뉘었다.

장현준 원내대표는 담배를 피우며 생각에 잠겼다.

‘여기서 밀리면 국민들 보기 안 좋은데.’

그리고 명진욱 의원 역시 쉽게 물러날 생각은 없어 보였다.

국회의원이라면 모를까 그 가족의 사생활까지 돈을 내걸고 털겠다고 하는 것은 분명히 협박이고, 불법적 소지가 다분했다.

만약 이걸 그냥 넘어가거나 고개를 숙인다면, 국회의원의 권위는 바닥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다.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데, 갑자기 박창수 의원이 뛰어 들어왔다.

“크, 큰일 났습니다!”

“뭔가?”

“가, 강진후가 재벌그룹 관계자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응? 갑자기 무슨 일로?”

“새정치당 전현직 의원들에게 로비한 건이 있으면 싹 다 털어 터트리겠다고 합니다!”

장현준 원내대표는 깜짝 놀라 물고 있던 담배를 떨어트렸다.

“이런 미친…….”

< 미래를 보는 투자자 366 > 끝


           


An Investor Who Sees The Future

An Investor Who Sees The Future

미래를 보는 투자자
Score 1.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There may be great entrepreneurs, but there are no great investors. That’s the reality of this country.”

One day, something started to appear before my eyes.
What could I possibly do with this ability?

From now on, I will reshape the global financial landsc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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