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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7

36. 약혼관계 – 준기사

“어이고. 가슴이 갈라졌네. 좀 아팠겠어.”

레나와 레오는 일전의 그 병영에 도착해 치료를 받았다.

레나는 경상이라 간단한 치료만으로 끝났고, 레오의 부상도 심각하진 않았다.

가슴에 깊은 자상이 생겼으나 이건 군의관들에게 가장 익숙하고 쉬운 부상으로 통했다.

예전에 그의 손가락을 꿰맸던 군의관이 수술 도구를 챙기며 말했다.

“좀 많이 따끔할 거야. 혹시 술 필요해? 가능하면 그냥 참아. 술 마시면 회복이 늦어.”

“…네. 필요 없습니다.”

“잘 생각했어. 이거 물어, 이빨 상할라.”

봉합은 금방 끝났다.

군의관은 찢어진 옷감을 붙이듯 바늘을 누볐고 레오는 눈이 돌아갈 것 같은 고통을 견뎌냈다.

수술을 끝낸 군의관은 잘 참았다면서 마치 어린아이를 달래듯 칭찬하고는, 서비스라며 봉합 위에 묻힌 약초 위로 꿀을 살짝 발라줬다.

“이런 건 꿰매고 사제한테 치유주문을 살짝 받으면 끝인데 아쉽게 됐어. 붕대는 나중에 감아줄게. 꿀 발라놓고 붕대로 덮으면 땔 때 지옥이야. 하하하.”

그는 레오의 등을 ‘탁’하고 쳤다.

“아물면 실밥을 뽑을 거야. 상처 안 벌어지게 조심하고. 술 마시지 마.”

“네.”

레오는 뻣뻣한 자세로 걸어 나왔다. 상체만 움직이지 않으면 돼서 걷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밖으로 나오니 레나가 기다리고 있었다.

“레오, 치료는 잘 됐어? 어디 보자… 잘 꿰맨 것 같네. 다행이야.”

레나는 레오에게 다가와 상처를 이리저리 살폈다. 그리곤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근사한 훈장이 생기겠는데?”

아이나르 부족 사람들은 흉터가 멋있다고 생각했다. 레나의 아버지, 데호르만은 자기 몸에 흉터가 없다고 푸념할 정도였다.

“너는 괜찮아?”

“멀쩡해. 이 정도는 침만 발라도 나아. 아 참, 아까 행정관님을 만나고 왔는데, 나 백인장으로 승진할 것 같아.”

“우와. 축하해.”

“…성의 좀 담아서 칭찬해 줄래?”

전에 레나가 크게 다쳐서 치료받을 때, 레오도 행정관을 만났었다. 그는 레오의 전공을 극찬했지만, 엄지를 잃은 것을 알고 아쉬워했다.

그때 레오에게 승진은 없었다.

레오는 뾰로통한 표정을 지은 레나에게 과장된 몸짓을 보이며 말했다.

“정말정말 축하해! 역시 우리 레나는 대단해!”

“…됐어. 그만해.”

두 사람은 서로의 무사함을 재확인하고 안심하며 병실로 자리를 옮겼다.

* * *

레오는 몇 주 동안 병실에서 요양했다.

부상이 가벼운 레나는 다시 전장에 나갔지만, 그녀는 고작 3주일 만에 호출을 받고 되돌아왔다.

아놀프 드 클라우스 왕자가 다시 등장했다.

전선에 도착한 왕자는 병사들의 사기 고취를 위한 열병식을 열었고, 열병식에서 레나와 레오는 기사를 잡은 아이나르 부족의 전사로 널리 선전됐다.

레오는 부족원도 전사도 아니었지만, 군대에서 개인의 사소한 인적사항은 쉽게 무시됐다. 위에서 그가 전사라면 전사인 거다.

열병식 단상 위에서 레나와 레오는 왕자에게 아카이아 제국의 군례를 올렸다. 왕자는 그 흔치 않은 예절을 기쁘게 받았다.

레오는 레나에게 제국의 예법을 알려주길 잘한 것 같아서 뿌듯했다.

“대단하군, 병사가 기사를 잡다니. 자네들 둘이서 한 기사를 처치했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

“네. 그렇습니다.”

“부족의 전사라고 했는데… 검술은 어디서 배웠나?”

“제 부친께서 가르쳐 주셨습니다. 부친께서는 제1 기사단의 기사셨습니다. 지금은 은퇴하셨습니다.”

“아하! 알겠네. 그렇다면 이해가 되는군.”

두 사람의 전공은 이례적인 것이었다. 고립된 기사가 병사들에게 몰매를 맞는 경우는 있어도, 소수의 병사가 기사를 잡는 일은 흔치 않았다.

왕자는 납득했다는 듯 흐뭇하게 웃으며 물었다.

“그럼 자네들은 기사를 목표로 하고 있겠군.”

“네!”

“…네.”

레나는 들떠서 대답했지만, 레오는 조금 아쉬웠다.

처음으로 레나를 왕자와 대면시켰다. 그런데 이건 너무 공식적인 만남이어서 개인적인 친분을 쌓을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자네들을 준기사로 임명하겠네. 앞으로 전공을 더 쌓으면 기사 서임을 받는 데 도움이 될 거야. 무운을 빌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열병식이 끝났다. 부상자들과 전공자들은 후한 포상에 기뻐했고, 레나도 흥분해서 레오를 붙들고 흔들었다.

“세상에! 우리가 준기사야! 기사 서임을 받으려면 십 년은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잘하면 기사가 돼서 돌아갈 수도 있겠어!”

“으으응, 잘됐네.”

그는 그런 것보단 왕자의 태도가 더 신경 쓰였다.

왕자는 레나에게 관심이 없어 보였다. 물론 열병식을 치르는 자리에서 그녀를 봤다고 왕자가 사랑에 빠질 리는 없지만, 신경에 거슬리는 부분이 있었다.

왕자는 레나가 아니라 내게 관심이 있었다.

[ 업적 : 왕자와의 첫 만남 – 모든 왕자로부터 미약한 호감을 얻음. ]

[ 업적 : 아놀프 드 클라우스를 만남 – 클라우스 왕가를 섬기는 모든 귀족에게 미약한 호감을 얻음. 아놀프 드 클라우스에게 미약한 호감을 얻음. ]

지난번에 얻은 업적 때문일 거다. 그래서 준기사라는 직위를 쉽게 내준 것이고… 생각해보면 전에도 왕자는 내게 명예기사 직위를 즉흥적으로 줬었다.

레오는 고민이 깊어졌다.

그에게는 시나리오를 반복하며 쌓이는 것이 있는데 레나에겐 그런 것이 없었다.

그녀는 한 번에 모든 것을 끝내야 했다.

‘일단 전쟁에서 살아남는 게 목표긴 한데… 이래서야 레나를 공주로 만들 방법이 있나?’

이렇게 왕자를 만나는 건 의미가 없었다. 군대라는 특성 덕분에 높으신 왕자님을 쉽게 만났지만, 마찬가지로 군대라는 특성 때문에 그와 레나가 가까워질 방법이 없어 보였다.

어쩌면 전쟁터에서 왕자를 구하는 {이벤트} 같은 것이 있어서 그녀와 인연이 닿을지도 모르지만…

‘왕자는 후방에만 있잖아. 우린 전방으로 나가야 하고. 패전해서 후퇴하는 도중에 만날 수 있나?’

아직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했다.

‘아니면 전쟁에서 기사가 돼서 돌아간 다음 찾아가야 하나? 어차피 전쟁은 일찍 끝나니까 가능할 것 같긴 한데.’

레나를 공주로 만들려면 서둘러야 했다. 그녀는 이미 결혼 적령기에 들어선 상태였다.

레오는 답답함을 느끼며 레나와 함께 천막으로 돌아왔다.

백인장으로 승진한 그녀는 단독으로 천막을 썼는데, 레오도 당연하다는 듯이 그녀와 천막을 함께 사용했다.

“야! 나와봐. 한 판 붙자.”

“그래. 오랜만에 연습 좀 해볼까?”

레오는 그녀의 도발을 평소와 같이 받아들였다.

가슴의 실밥은 진작에 뽑았다. 아직 상처가 당기는 느낌이 있었지만 이만하면 다 나았다.

주섬주섬 검을 챙기는데, 뒤로 레나의 억눌린 웃음소리가 들렸다.

“히힛.”

“…뭐야? 왜 이래?”

“검 들어. 긴장하는 게 좋을걸? 준비됐지? 간다.”

레나는 그가 검을 들기가 무섭게 선공을 날렸다.

“엌?!”

레오는 깜짝 놀라서 몸을 뒤로 펄쩍 뛰었다.

온몸을 실은 듯한 강격, 가벼운 견제로 착각해서 대수롭지 않게 막았다가 검을 놓칠 뻔했다.

“이건…”

“아직 안 끝났어!”

레나는 다시 달려들었고, 승부는 순식간에 났다.

그녀는 검을 눕힌 면으로 그의 머리를 탁 때렸다.

“너 검술이…?”

“헤헤. 어때? 괜찮지?”

레나가 강해졌다. 그리고 그녀가 방금 구사한 검술은 아버지의 것이 아니었다. 이건… 카트리나의 검술이다.

레나가 칼을 빙글빙글 돌리며 말했다.

“그 여기사를 따라 해봤는데 나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네가 왜 스타일을 바꿨는지 이젠 알 것도 같고. 아저씨의 검술은 뭐랄까… 조금 음흉해.”

노엘 덱스터의 검술은 안정적이었다. 처절한 내전 속에서 자신의 검술을 완성한 그는 항상 한 합의 여유를 숨겼다.

누구도 믿을 수 없던 전쟁, 동료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등에 칼을 박아넣는 일이 비일비재했기에, 그의 검술은 안정적이고 상황을 살피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레나가 이전에 팔이 잘리면서도 돌진할 수 있었던 여력이 여기서 나온 것이었다.

그녀는 숨겨둔 한 합의 여유로 몸을 추스르지 않고 카트리나를 향해 몸을 던졌다.

“음흉하다는 건 좀 심한가? 이 검술도 속임수가 많네. 몸에 좀 무리가 가기도 하고.”

반면 카트리나의 검술은 공격적이었다. 그녀는 강격을 가벼운 견제로 숨기는 눈속임에 능했고, 힘을 적절히 배분해 진짜와 가짜를 섞으며 상대를 유린했다.

카트리나의 검술에 매력을 느낀 레나, 그녀는 자신이 배운 노엘의 검술에 카트리나의 스타일을 섞어 또 다른 형태의 검술을 선보이고 있었다.

레오는 진심으로 감탄하며 재도전을 청했다.

“이야… 대단해. 한 판만 더 붙어보자. 방금은 내가 너무 당황해서 자세히 못 봤어.”

“얼마든지.”

심기일전한 그는 다시 레나와 맞붙었으나… 졌다.

레나의 실력은 이미 그를 훌쩍 뛰어넘었다. 레오가 {합격술}을 사용할 수 없는 일대일 대결이니 그럴 만도 했다.

“어때! 쓸만하지?”

“…그냥 네 실력이 늘었는데?”

레오는 풀밭에 털썩 주저앉으며 직전의 대련을 되새김질했다.

딱히 카트리나의 검술이 좋아서 진 건 아니었다. 레나가 새로운 검술을 접하면서 강해졌다. 그녀의 검에는 한 합의 여유와 속임수가 모두 담겨있었다.

“칭찬 고마워.”

레나는 그의 곁에 찰싹 앉았다.

땀 냄새가 난다.

“레오.”

“왜?”

“…아니야.”

“왜 말을 하다 말아? 싱겁긴.”

바람이 두 사람을 스치며 시원하게 지나갔다. 레나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몇 번이나 레오를 불러놓곤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 *

아스틴 왕국 군영에 두 개의 깃발이 올랐다.

하나는 왕자의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소드마스터의 것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군영은 활기가 넘쳤고 병사들의 발걸음이 고조되었다. 높으신 왕족은 그 존재만으로 병사들에게 승리의 확신을 심어주며 전장에 영향을 미쳤다.

소드마스터는 말할 것도 없었다.

흥분한 병사들 사이로 먼 옛날 어떤 소드마스터가 홀로 오천의 군대를 쫓아냈다는 전설이 떠돌았다.

레나와 레오는 들뜬 진영을 가로지르며 두런거렸다.

“회의에 참석해보긴 처음이네.”

“나도 기사 회의는 처음이야. 천인장 따라서 장군이 연 회의에 간 적은 있어도.”

준기사도 기사 회의에 참석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발언권은 없었다.

준기사는 기사들처럼 임무를 할당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들에겐 일반 병사들처럼 업무가 주어졌고, 이는 장군이나 천인장을 호위하는 역할이었다.

기사들과 몇몇 장군이 한 천막으로 몰려들었다.

레나와 레오도 자신이 준기사임을 밝히고 안으로 들어갔다.

기사들은 천막 안에서 넓은 원탁을 중심으로 둥글게 도열했다.

의자가 몇 개 없어서 대부분은 차렷 자세로 기립했고, 열병식 때 봤던 총사령관은 한자리를 차지하며 앉았다.

그 반대편에는 굵은 모발과 눈썹이 뻣뻣하게 치솟고, 눈꺼풀이 거의 없는 듯 눈알이 험상궂게 튀어나온 사내가 자리를 잡았다.

그는 그나마 자신의 외모에 어울릴 법한 갑옷을 입지 않았다.

귀족들이나 입는 근사한 복장이었는데, 볼썽사납게도 그 옷은 우락부락한 근육에 터질 듯 팽팽했다.

“빨리 시작하지.”

그는 총사령관 앞에서도 다리를 꼬며(바지가 터지지 않는 게 놀랍다) 부관을 재촉했다.

하지만 누구도 그가 건방지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꼴사나운 옷차림에 검집도 없이 거대한 대검을 들고 다니는 그의 이름은 아르펜 알바세테, 바로 아스틴 왕국이 자랑하는 제1 기사단의 단장이자 소드마스터였다.

[ 업적 : 소드마스터, 1/3 ]

레오는 바짝 긴장해 뻣뻣해진 몸을 추스르며 소드마스터를 힐끔거렸다. 이 세계의 최강자를 드디어 만났다.

아스틴 & 아스터 왕국의 내전은 두 명의 소드마스터를 낳았다.

아르펜 알바세테 남작은 치열한 내전이 끝날 무렵 자신이 소드마스터임을 밝히며 급부상했고, 동시에 아스터 왕국 쪽에서도 새롭게 등장한 소드마스터를 공개하며 전력에서 밀리지 않음을 선전했다.

내전이 싱겁게 끝난 데에는 그들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었다.

소드마스터가 몸을 숨긴 채 칼을 휘두르고 다니면 누구도 살아남지 못할 테니까.

“현재 상황은…”

회의가 시작되었다.

한 부관이 넓은 탁자에 지도를 펴고 전황을 설명하기 시작하자 한여름에 수십 명이 우글거리는 천막은 점점 찜통으로 변해갔다.

목을 옥죄는 열기를 아무도 내색하지 않았지만, 소드마스터는 더위를 참지 못하겠다는 듯 칼라(Collar, 셔츠의 목 부분)를 잡아당기다가 퉁명스럽게 입을 열었다.

“알겠네. 그럼 나는 후방을 지키지.”

“네?”

“왕자님이 계시는데 내가 자리를 비울 수 없지 않나. 나는 왕자님 곁에 있겠네. 그분의 신변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아니, 잠깐. 알바세테 남작. 아직 벨리타 왕국의 소드마스터는 도착하지 않았소. 지금 당신이 적 진영을 헤집어준다면…”

훌쩍 나가버리려는 소드마스터를 총사령관이 불러세웠다. 하지만 그는 심드렁한 표정을 돌려줄 뿐이었다.

“싫소. 그리고 적 진영에 깃발이 오르지 않았다고 소드마스터가 없는 건 아니지. 난 후방에 남겠소.”

“하, 하지만 남작. 이런…”

“내 독자적인 작전권에 간섭하지 마시오. 그럼 이만.”

그 말을 끝으로 그는 나가버렸다.

총사령관과 장군, 부관들, 기사, 준기사들이 모두 황망한 표정으로 그의 빈자리만 쳐다봤다.

“이런 제기랄!”

총사령관이 화를 내며 벌떡 일어섰다.

의자가 뒤로 콰당 넘어졌다.

“열병식 때 코빼기도 안 비치더니! 이런 개 같은… 크흠! 미안하네. 실언했군. 부관, 계속하게.”

부관이 땀을 뻘뻘 흘리며 설명을 이어나갔지만, 회의는 금방 끝났다.

순전히 소드마스터의 움직임을 결정하기 위한 회의였는데 당사자가 떠나버렸으니 더 할 일이 없었다.

사기가 곤두박질친 기사들은 천막을 나서며 불안한 표정으로 수군거렸다. 레오와 레나도 의문을 감추기 힘들었다.

“왜 저러시지?”

“그러게? 레오, 너희 아빠는 저분이 엄청 호전적이라고 하셨는데? 이상하네.”

“아버지가 저분 이야기를 하셨어?”

“너 그때 옆에 없었나? 한때 저분의 후배였다고 하셨잖아. 은근히 자랑하셨는데.”

전혀 모르는 과거사가 튀어나오자 당황한 레오는 {귀족 사회} 정보를 뒤적여 재빨리 맞장구쳤다.

“아아, 맞아. 나도 들었어. 이제 기억이 나네. 저분은 부족 출신이라고 하셨지.”

내전이 끝나고 남작의 작위를 받은 그는 야만인이 귀족이 된 유일한 사례였다. 그래서 그는 귀족인 다른 두 소드마스터에 비해 평가절하되는 면이 없지 않았다.

물론 귀족들의 거만한 어림짐작이었다.

둘러댄 것이 잘 통했는지 레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전사 출신이셔서 직접 때려잡는 걸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희한하네. 혹시 후방에 뭐가 있나?”

“글쎄? 왕자님이 계시겠지.”

레오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는 아스틴 왕국이 왜 패하는지 알 것 같았다.

어째서 저러는지는 모르겠지만…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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