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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7

37화 기사가 되고 싶다

가혹한 훈련을 반복하는 훈련병들이지만, 의외로 아침 시간은 널널하다.

아홉 시부터 시작하는 강철스킨 프로젝트… 라는 이름의 고문이 시작되기 전에는 딱히 정해진 기상시간 없이 자유롭게 행동한다.

아홉시면 일어나자 마자 아니냐고? 의외로 그렇지도 않다.

오후 훈련과 식사시간이 끝나면 다들 피로에 지쳐 여덟 시에는 나자빠 자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새벽에 일어나는 이들이 많아졌고 구대성도 그런 부류에 속했다.

“후우… 후우…!”

구대성은 아침부터 방패를 들었다. 방패술을 훈련하기 위해서다.

구대성은 아침부터 자체적으로 훈련을 하는 유일한 인물이었다.

“어유, 구씨 힘도 좋아. 좀 쉬지 그래?”

“아닙니다.”

김도한 팀장이 권유해왔으나 구대성은 방패술을 계속 연습했다. 정확히는 방패를 씀과 동시에 검을 쓰는 방법을 말이다.

‘생각보다 무거워. 그리고 검을 휘두르기도 힘들어.’

레온의 기마돌격을 막는 훈련 중 반격도 허가받았기에 훈련병들은 검을 휘두르며 멈춘 레온을 저지하려 했다.

하지만 그냥 검과 방패만 들었다면 모를까, 그들은 진형을 갖추고 있었다. 검을 든 오른손으로 휘두르려 해도 옆에 있는 동료가 방해가 된다.

필연적으로 방패진형에서는 검을 찌르는 자세밖에 할 수 없었다.

‘방진이 백병전에서 필수라고는 들었지만… 몬스터들 상대로도 효과가 있을까?’

이쪽의 공격자세가 너무 한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방패를 든 채, 찌르는 기술을 극도로 연마할 수밖에 없다.

구대성은 바로 그 훈련을 자체적으로 하고 있었다.

“합!”

상상 속 적을 방패로 밀어내고 검으로 찌른다. 구대성은 쉬는 시간에도 인터넷을 통해 검색한 방패검술 교본을 살피며 이것저것 시도했다.

그리고 그런 그를 지켜보는 이가 있었다.

“틀렸다.”

“폐, 폐하!”

레온이 구대성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구대성은 곧장 군인처럼 자세를 취하며 똑바로 섰다.

“하던 것 마저 해라. 검을 다시 한 번 찔러봐라.”

“예, 예엡…….”

구대성은 어색하게 방패를 쥔 채 검을 찔렀다. 몇 번의 찌르기가 끝나고 짝! 하는 소리가 들린다.

“틀렸다.”

또 그 소리. 레온이 구대성 앞에 다가와 방패를 붙잡았다.

“찌르는 순간 방패를 내리는 습관이 있더구나. 어떤 순간에도 방패를 내리지 마라. 설령 시야가 보이지 않는다 해도.”

“어, 어째서입니까?”

구대성은 다른 훈련병들이었다면 그냥 그러려니 넘어갔을 조언에 이유를 물었다.

그리고 그동안 경험한 바에 의하면 레온은 질문을 허투루 넘기는 선생은 아니다.

“단지 너 하나만을 보호하며 검을 휘두를 땐 그래도 된다. 하지만 몇 번이고 말했을 것이다. 방패는 네 옆 전우의 오른쪽 어깨까지 보호하라고.”

“아…….”

“방패를 내리면 네 왼쪽의 전우는 오른쪽 어깨가 비게 되지. 이는 틈을 만들고 틈은 곧 균열을 낳는다.”

결코 혼자 싸우는 것을 전제로 하지 마라. 전우와 함께 싸우는 것을 상상해라.

현대 게이트 공략에서도 집단전은 기본적인 상식이다.

탱커가 어그로를 끌고 딜러가 딜을 넣으며 후방 지원수가 원거리 딜을 넣는다.

하지만 레온의 집단전은 게이트 공략대라기보단 정석적인 군대의 모습을 했다.

“폐하, 폐하의 전술은… 저희 같은 방패병들이 적을 막고 기사가 출격해 휩쓰는 것이지요?”

“그러하다. 정석이며 왕도이지.”

망치와 모루 전술. 지구에서도 정석 중의 정석이다.

“하지만… 상대는 몬스터입니다. 그들은 정석으로 상대할 수 있는 존재들이 아닌 것 같습니다.”

“네가 이형의 존재들과 싸우는 법을 짐에게 가르치려 드느냐?”

“겨, 결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이 사자심왕의 마인드가 중세 계급주의자라는 걸 잘 아는 구대성은 조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레온의 표정은 꽤나 온화하다.

“짐의 세계에서도 너희들이 게이트에서 만나는 괴물들이 숱하게 있었노라.”

오히려 게이트의 몬스터들은 귀여운 수준이다.

라이온하트 왕국은 주변에 끊임없는 외적을 상대해왔고, 그들 대부분은 오크들이었으나 온갖 이형의 괴물들도 많았다.

“20m를 넘는 거인, 끝없이 재생하는 트롤들, 여러 머리들을 가진 뱀. 고블린 수십 마리를 태우고 다니는 거미. 산을 손잡이처럼 찍어 누르는 고룡은 걸작이었지.”

그 수많은 괴수들. 인간보다 강대하고 거대했던 것들을 ‘병사들’이 상대하기란 요원한 일이다.

“그 많은 괴물들을 상대하려면 수많은 사냥법을 알아야하며 즉석에서 대응할 수 있는 임기응변을 갖춰야 한다. 그것은 오직 실전으로만 쌓이는 기술이지.”

레온은 구대성을 응시했다. 병사인 구대성을.

“네게 괴물들을 상대하며 여신의 수행을 받들 수십 년이 있느냐? 검 한 자루, 창 한 자루로 그 어떤 전장에서도 명예를 드높힐 호승심이 있느냐?”

구대성은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상급 헌터라고 하면 하급 헌터들보다 생존율이 높을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게이트에선 어떤 일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다.

오크가 나올 때도 있으며 사이한 주술을 쓰는 마녀나 감당할 수 없는 크기의 괴수가 등장하기도 한다.

당장 청주 게이트의 야크트 스피너만 해도 기존의 몬스터들과 전혀 판이한 만능의 킬링머신이지 않았나.

그런 괴물들을 상대하는 고위 헌터들은 필연적으로 사망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왜?

모르면 죽을 수밖에 없으니까.

대응하지 못하면 죽는 길밖에 없으니까.

레온이 말하는 기사란 고위 헌터들처럼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온갖 이형의 괴수들을 사냥하는 초인들이다.

“그렇기에 병사들에게는 한 가지만을 가르치는 것이다. 만능은 기사에게 요구되는 미덕. 너희들에게는 오직 하나의 재주만을 갈고 닦아 생존율을 높이는 것이지.”

구대성을 비롯한 방패 훈련병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단 하나.

막고, 막고, 막아라.

기사가 적을 죽이기까지.

“하지만…….”

그것은 숭고한 일이다.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대성은 더 높은 곳을 원했다.

“기사를 꿈꾸느냐.”

“제, 제가 어찌…….”

기사들은 귀족이 아닌가? 자신들을 평민이라고 생각하는 레온이 흔한 판타지의 귀족들처럼 무시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구대성의 말문을 막았다.

“너희 세계의 상식으로 짐의 왕국을 재단하지 마라. 기사란 그저 귀족만이 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예?”

“고귀한 임무를 가지고 기꺼이 고난의 길을 걷는 자. 민초를 보호하고 용기 있게 선을 행하는 자.”

민초에게 십구조를 부과하고 그것으로 무장하고 배를 불리는 이들.

따라서 여신과 신민을 위해 맹세를 하는 자들.

“그 신성한 언약을 맺는다면 누구나 기사다. 네가 그 의무를 질 용기와 자격이 있다면, 나의 존경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지.”

머리를 망치로 맞은 기분이었다.

그동안 훈련병들은, 구대성은 레온에게 크나큰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이 중세 판타지 세계에서 온 국왕은 철저한 계급주의자이며 권위적인 차별주의자일 것이라고.

그렇기에 자신들은 병사로만 대하며 복종과 순종만을 바랄 것이라고.

하지만 달랐다.

레온은, 드라고니아 라이온하트는… 이상의 기사였다.

‘되고 싶다…….’

기사가 되고 싶다.

구대성이 그런 대망을 품을 수 있었던 것은, 레온이 ‘될 수 있다’ 그리 말해준 덕이었다.

* * * *

4주 훈련의 결산이 다가왔다.

상비군 훈련의 결산은 협회장과 관련자들과의 시연식 후 향후 있을 ‘훈련병 보급’을 결정할 중요한 순간이다.

성과를 증명하고 앞으로 계속해서 2기, 3기생들을 참여시킨다. 종국에는 ‘군대’에 버금가는 규모를 키우고 기사급 고급 인력을 영입한다는 게 레온의 계획이다.

“안녕하십니까, 폐하.”

“왔는가.”

협회장 오강혁은 수료식에 일정에 맞춰 나주평야를 찾았다.

협회직원인 김진수 과장을 비롯해 직원들도 다수다. 그들이 이곳에 온 이유는 이번 게이트 공략이 훈련병들의 ‘등급 테스트’를 겸하기 때문이다.

“폐하, 계획은 들었습니다만, 괜찮으시겠습니까?”

“무엇이 말이냐?”

“이번에 테스트 용으로 잡은 게이트가 ‘노란색’ 게이트라고 들었습니다.”

노란색 게이트의 평균 공략난이도는 B급. 평균 D급의 훈련병들이 공략할 수 있는 난이도가 아니다.

물론 레온이 직접 나선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사실 노란색 정도는 그 단독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레벨이겠지.

하지만 그래서야 평가가 안 된다. 훈련병들은 스스로의 힘을 증명해야만 했다.

“물론이다. 문제 없느니라.”

“폐하께서 그리 말씀하신다면야…….”

오강혁 협회장은 반신반의했지만, 이 이세계 생존자의 능력만큼은 신뢰했다. 그럼에도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자신만만한 레온과 달리 훈련병들은 자신들의 훈련성과를 증명하는 자리가 부담스러웠다.

만신전 길드의 훈련 수료식에 생각보다 많은 협회 직원들… 거기다 어디서 소문을 듣고 왔는지 10대 길드의 일원들도 참여한 것이다.

“사, 사람이 왜 이리 많이 모인 거야?”

구대성은 몰려든 인파가 부담스러웠다. 만년 D급인 그에게는 이런 관심이 부담스럽다.

그 사자심왕이 하급 헌터들을 훈련시킨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왔는데,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조롱과 비웃음의 대상이 될 것이기에.

“젠장… 이거 개쪽 당하는 거 아니야?”

김도한 팀장도 같은 심정이다. 이렇게 관심을 받은 적은 처음이다. 헌터들은 국내에서 가장 관심받는 직업이지만, 그것도 고위 헌터들이나 해당하는 말이다.

그처럼 채굴팀이나 이끌며 헌터들이 사냥한 부산물 채집이나 하는 이들은 노가다꾼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이번엔 폐하가 도와주지도 않는다던데요.”

“그런데 노란색 게이트라고? 미치겠네. 설마 지난번처럼 오크 게이트는 아니겠지?”

“중고 게이트가 아닌 이상 들어가 봐야 알 것 같습니다.”

훈련병들이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는 가운데, 레온과 야피 그리고 협회장 오강혁이 있는 단상에 향한다.

그들이 모두 도와 열을 지키며 집결하자 레온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제군들은 4주간의 훈련을 거치며 충분히 자신을 증명해왔다. 물론 많은 의문이 있을 것이고 불평도 있었을 것이다. 불합리 속에서 불만을 품은 이들도 많았을 것이다.”

레온은 지난 4주간의 훈련이 불합리의 극치였음을 모르지 않는다.

서로를 두들겨 패야 하는 잔혹한 훈련과 능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고된 훈련.

거기에 식사라곤 소금과 설탕 섞인 물뿐.

야피의 피 말리는 관리에도 스트레스가 많았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군들은 인내했다. 병사의 미덕인 인내와 복종을 여러분들은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복종이라니… 참.

-인내라… 결국 소모품이란 소리잖아.

변함없이 빠꾸 없는 단어 선택이다. 그들이 복종에 움찔거릴 때, 레온이 기민하게 캐치했다.

“미덕을 가벼이 여기지 마라. 불합리해 보이나 이 시련과 고난이 집단을 두텁게 하고 외벽을 굳건히 하는 법이다.”

그 불만을 아우르는 오연함. 병사들에게 강제되는 불합리에 대해 레온은 말한다.

“너희들이 지금 겪은 고난이, 강요되는 충성이 너희들을 살릴 것이다. 너희를 강하게 할 것이다.”

정말일까?

구대성은 레온의 말을 들으면서도 반신반의했다.

4주 동안 그들이 받은 훈련은 단 두 가지다.

육체를 두드리는 혹사에 가까운 훈련과 방패를 붙잡고 레온의 기마돌격을 막아내는 방진 훈련.

아직까지도 레온의 돌격을 막아낸 조는 단 한 조도 없었다. 정말 강해졌을까?

“의심되느냐? 스스로를 믿지 못하겠느냐? 증명의 때가 왔다.”

레온은 선언했다. 그의 목소리는 맑고 깨끘했으며 사람을 이끄는 힘이 있다.

이 불합리한 중세 판타지의 사자심왕에게 훈련병들이 무심코 복종하게 되는 이유다.

“지금부터 너희들은 게이트 공략에 나선다! 평소대로였다면 감히 우러러보지도 못할 곳이겠지.”

광주광역시 게이트.

측정등급 노란색.

“너희들은 그곳에서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사자심왕의 병사가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곳에서 너희들이 마땅히 섬겨야 할 ‘신앙’을 마주하게 되리라!”

평균 D급 헌터 49인.

출정.

* * * *

광주 게이트는 나주 평야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발생일은 불과 이틀 전. 던전 브레이크까지의 유예기간은 앞으로 열흘 정도로 추정된다.

레온이 수료식용 노란색 게이트를 구하라고 지시하긴 했어도 때마침 그런 게이트를 구하는 게 쉽지 않았던 터라 협회 차원에서도 중고 게이트를 매입해야 하나 하던 차에 등장한 게이트였다.

“근데 정말 괜찮은 거니, 하리야?”

“으음… 괜찮지 않을까요, 과장님?”

김진수 과장은 오랜만에 얼굴을 본 하리에게 걱정을 내비쳤다.

평균 D급. 구성원 대부분이 만년 D급이라며 성장 여지가 없다시피 한 헌터들이었다.

그런 그들을 데리고 노란색 게이트를 공략한다고? 그것도 협회직원의 참관하에 그들의 성장을 증명하면서?

차라리 노란색 게이트를 레온 혼자 공략한다고 했으면 덜 걱정했을 것이다.

“그 로봇 기사님도 없는 걸 보면 진짜 훈련병들만으로 클리어하겠다는 거야?”

“덕분에 저도 공략에서 제외됐어요.”

하리와 야피는 훈련병들이 게이트를 공략하는 동안 대기하라는 명을 받았다.

최대한 공정하게 진행하겠다는 레온의 의도다.

“에휴, 덕분에 내가 고생하겠다.”

“수고하세요, 과장님!”

이번 공략을 감독하는 건 김진수 과장이다. 그는 협회 공략대의 탱커이면서 B급 헌터였으니 노란색 게이트에서도 안전하게 감독할 수 있으리란 계산 하에서였다.

“출발한다!”

레온의 우렁찬 외침. 이에 무장한 훈련병들이 차례차례 게이트로 입성한다. 거기에는 김진수 과장도 있었다.

-끼룩.

그런 그들을 전송하는 야피. 여덟 개의 안광이 가파르게 돌아가기에 슬쩍 말을 거는 하리.

“야피 경,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폐하께서 계시니까 별일 없을 거예요.”

-문제 발생.

“예?”

-레온 폐하 1기. 훈련병 49명. 참관인 한 명.

“그렇죠? 대체 뭐가 문제라는──”

-게이트 입장 52명.

야피가 홀로그램을 띄웠다. 방금 자신이 목격한 적외선 영상. 그곳에는 가면을 쓴 로브인이 한 명 훈련병들보다 앞서 게이트에 입장하고 있었다.

“어? 이게 누구…….”

-긴급대응.

야피는 더 말하지 않고 곧장 게이트를 향해 돌진했다. 전에 없을 정도로 전속력으로 게이트를 향해 진입하는 야피.

“야, 야피 경! 같이 가요!”

그리고 야피가 게이트에 진입한 순간, 뒤따라 나서던 하리는 게이트를 통과하지 못하고 무언가와 부딪쳤다.

“어?”

게이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하리는 야피가 통과한 게이트에 이변이 일어난 것을 깨달았다.

“어어?! 뭐, 뭐야!”

“게이트가 요동친다! 마력량 변동!”

게이트의 표면이 갑작스레 일렁이더니 핏방울이 번진 것처럼 붉은색으로 변모한다.

“뭐, 뭐야? 적색?”

“노란색이 왜 갑자기 적색이 된 거야!?”

눈앞에서 벌어진 이변에 오강혁 회장이 경악했다.

“……변동 게이트.”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singwahamkke dol-aon gisawangnim, The King of Knights Returns with the Gods,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returned to Earth as the invincible Knight King. But the Gods came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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