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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71

371화

상자 안에는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기운을 막기 위한 술식이 새겨져 있었다.

달칵- 소리와 함께 상자 밖으로 조금씩 새어 나오는 붉은 아지랑이.

그 모습을 본 나는 어째서 녀석이 이것을 던지려 시늉한 것만으로도 그리 식겁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바실리스크의 심장.’

바실리스크. 그 숨결에 닿는 것만으로도 몸이 굳어 버린다는 몬스터로. B급 영웅 역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사실상 A급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강한 능력을 가진 몬스터였다.

그리고 그런 바실리스크가 가진 힘의 원천이라 불리는 심장인 만큼, 그 능력은 무척이나 단순하다.

‘닿는 부위를 조금씩 돌로 만든다.’

지금에야 마이다스의 장갑을 끼고 있기에 다행이지, 원래 대로라면 이 시점에서 내 손 역시 서서히 돌로 변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풀리기야 석화라는 능력은 굳이 전투 중이 아니라도, 부위에 따라서는 후유증이 생기는 무척 까다로운 능력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했다.

일단, 이것을 열었다고 안산에 큰일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았기에 조심스레 밖에 가지고 나왔다.

“도련님. 그건……?”

“바실리스크의 심장이야. 가까이 오진 마.”

이 연기는 흡입하는 것만으로도 주변을 마비시킬 수 있는 강력한 독이니까.

다행히 천불독침으로 내 몸엔 먹히지 않았지만, 그런 게 없는 라테에게 어떠한 피해를 줄지는 아직 미지수였다.

“바실리스크의 심장이라니…… 그런 위험한 물건을 왜 여기까지 가져온 걸까요?”

뭔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한 라테의 목소리.

그녀가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바실리스크의 심장은 주변에 효과를 끼칠 뿐, 도시 전체를 마비시키거나 할 수 있는 물건은 아니었으니까.

그래. 평범한 바실리스크의 심장이었다면 말이다.

“아마 녀석들은 이 심장을 부패시켜 연기 발생을 극대화한 뒤, 이 도시 전체에 퍼뜨릴 계획이었을 거다.”

방금 우리가 상대했던, 부패라는 능력을 갖춘 녀석이 이 작전의 키였던 셈이다.

분명, 게임에서는 그게 이러한 방식으로 표현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름 : 부패한 바실리스크의 심장]

[등급 : 유니크]

[종류 : 재료]

[설명 : 오랜 시간이 지나 부패되어 버린 바실리스크의 심장입니다. 끊임없이 탁한 연기를 내뿜으며, 부패한 심장의 기운에 오래 노출될 경우 시 ‘석화병’이라는 질병에 감염될 수 있습니

다.]

그렇다. 바실리스크의 심장이 부패하게 되면 새롭게 갱신되는 능력.

녀석들이 이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러한 방법을 통해 안산에 ‘석화병’을 퍼뜨리려 했다는 사실이었다.

“석화병이라니, 저는 처음 들어요.”

얌전히 내 설명을 듣고 있던 라테가 침을 꼴깍 삼키며 말했다.

“뭐, 바실리스크의 심장씩이나 되는 물건을 부패시킨다니…… 그런 생각을 아무나 하는 건 아니니까.”

바실리스크의 심장은 그 자체만으로 훌륭한 아티펙트의 재료면서도, 영약이기도 하였다.

심지어 석화의 특징을 가진 바실리스크는 공략 자체가 무척 까다로웠고, 그래서 언제나 재료는 구하기도 어렵다.

심지어 이런 멀쩡한 모양의 심장? 더더욱 어렵지.

그런 귀한 물건을, 대체 어떤 미친놈이 부패시킬 생각을 하겠는가.

‘미친놈이 하겠지. 뭐.’

그나마 플레이그 정도나 되는 광인이니 이런 짓을 벌인 거겠지.

하지만 지금 내 손에 들린 것은 아직 부패하지 않은, 싱싱한 바실리스크의 심장이었다.

그 말인즉슨.

[새로운 아이템을 발견했습니다!]

[이름 : 바실리스크의 심장]

[등급 : 유니크]

[종류 : 재료]

[설명 : 그 숨결에 닿는 것만으로도 몸을 굳어 버리게 만드는 괴수. 바실리스크의 심장입니다.

접촉 시 ‘상태 이상 : 석화’와 ‘상태 이상 : 중독’을 유발하는 위험한 물건입니다. 강력한 맹독을 가지고 있지만, 섭취 시 섭취자의 오러 또는 마나를 큰 폭으로 상승시킵니다. 물론, 섭

취 후 살아 있을 수 있다면 말이죠.]

그저 독이 아닌, 먹을 수 있는 팔팔한 영약이라는 뜻이었다.

‘마음만 같아서는 여기서 당장 먹고 싶지만, 위치가 별로겠지.’

과거 일천독환을 먹었을 때의 기억이 있기 때문일까?

독 내성을 길러 주는 독환을 안전하지 않은 곳에서 섭취한다는 것이, 사실상 자살 지원이나 다름이 없다는 것을 난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아마 할 수 있다면 저택에 돌아가 다른 이들의 보호를 받으며 섭취하는 게 가장 베스트일 터.

그러니 슬슬.

“돌아가자. 라테.”

심장이 담긴 상자를 다시 닫으며 큐브에 집어넣은 나는, 이미 땅에 엎어져 있던 녀석을 짊어진 라테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대로 바로 칼리오네 저택으로 향하시는 건가요?”

해맑게 귀환을 반기는 그녀의 모습. 하지만.

“응? 그게 무슨 소리야?”

“네?”

남의 집을 지켜 줬는데 그냥 간다고?

“보상은 받고 가야지.”

내 사전에 공짜란 없었다.

*   *   *

“이 늦은 밤에 찾아와서 무슨 말을 떠드나 했더니…… 저 녀석이 중앙역에서 테러를 일으키려 했다, 이 말이니?”

처음 만났을 때와는 달리 꽤 편한 차림을 입고 있는 강은지.

늦은 밤의 호출이었기 때문일까? 그녀는 짜증이 담긴 표정으로 아직 바닥에 엎어져 있는 빌런, 크롭션을 보며 한숨을 내뱉었다.

“예, 중앙역의 환기 시스템을 이용해 한 번에 안산 전역으로 극독을 풀려고 하더군요. 이야, 제가 아니었으면 지금쯤 안산 시민은 모두 돌이 돼 있었겠죠? 개인적으로는 지금이라도 안산에

있는 환기 설비들에 따로 사람들을 배치하시는 걸 권장 드립니다.”

내 말에 머리가 아프다는 듯 관자놀이를 꾸욱 눌러 대는 그녀.

“……정말이지. 플레이그의 목표는 우리가 아닌 칼리오네 아니었어? 그런데 왜 녀석이 우리를 상대로 테러를 일으키려 하는 거지? 혹시 짐작 가는 이유라도 있어?”

나를 바라보며 질문을 해 오는 강은지.

하지만 나는 그 물음이 진짜 궁금하기에 한 말이 아닌, 다른 뜻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설마, 우리 칼리오네와 엮여서 이런 일에 휘말렸다. 그런 말을 하고 싶은 겁니까. 여제?”

“그게 정론 아니야? 플레이그의 입장에서 안산에 테러를 가했을 때 이득이랄 게 없으니까 말이야.”

사실상 자기 말대로 아니냐는 확신이 담긴 목소리.

하지만.

“하.”

그 말에는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여제께서 뭔가를 단단히 착각하고 있으신 거 같네요.”

“……착각이라니?”

“음, 광인을 상대로 그런 추리는 무용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뭐?”

“플레이그를 직접 보신 적은 있으십니까? 싸운 적은요. 코앞에서 대화를 나눠 보신 적은 있으십니까?”

여제 강은지.

특유의 리더십으로 안산 전체를 휘어잡고 있는 강력한 보스이자 각성자인 그녀였지만.

“녀석은 미친놈입니다. 일반인의 시선으로 이해하려 들면 안 됩니다.”

그녀는 이런 일은 잘 모른다. 그야 그렇지 언제나 닫힌 세계인 안산에서만 지내 왔을 테니까.

“안산을 공격한 이유? 뻔하지요. 가깝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장소가 있으니까요. 놈은…… 그냥 순수하게 인간에게 질병을 퍼뜨리고 싶어 합니다. 저희 칼리오네는 그냥 부수적인 거에 불과

하고요. 애초에 반년 전에 녀석이 한반도 전체에 전쟁을 선포한 것은 잊으셨습니까?”

“갑자기 그 이야기는 왜 나와?”

“녀석이 단 한번이라도 종전(終戰)이라 말한 적이 있습니까? 당연하죠. 놈의 목적은 인류의 진화…… 정확히는 사람들이 자신의 병에 죽지 않기 전까지 계속해서 죽여대는 것입니다. 그런

상대가 안산을 공격하는 이유요?”

그녀의 입장이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 그녀는 어디까지나 안산이라고 하는 한 지역을 다스리고 관리하는 사람.

당연히 어떤 사건에 대한 원인과 결과를 찾아 그에 걸맞은 상벌을 따져야 하는 입장이니까.

그게 바로 ‘군림’한다는 것이니.

하지만 이번 일은 칼리오네의 싸움에 안산이 휘말렸다든지, 그런 단순한 논리로 나눌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게 바로 플레이그가 흉(凶)이라 불리는 이유니까.

원래 전염병이란 것 자체가 대상자의 잘못 유무와는 관계없이, 그저 존재하기 때문에 덮쳐지는 것이다.

난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그녀에게 단언하듯 외쳤다.

“괜히 이런 기회를 이용해 칼리오네에 빚을 달아두려는 생각은 그만두시는 게 좋을 겁니다. 정말로, 안산이 우리와의 협력을 원한다면요.”

그리고 이런 경우인 만큼 정확하고 확실한 우리의 입장을 보이며 상대의 주장을 꺾어 놓을 필요가 있었다.

플레이그를 상대한다는 것은 그런 것이니까.

난 트롤링하는 사람과 같은 편을 하고 싶진 않다.

게임이 시작하기 전에 확실히 눌러 놓거나, 아니면 미리 쳐 내야지.

뭐, 그래도 싫으면 어떡할 건데?

들이박을 거야? 상대가 나인데?

오러식의 장로이자 곽춘식을 스승으로 두고 있으며 아버지가 칼리오네의 보스인데?

때리기라도 하려고?

힐끔 눈을 올려 강은지의 눈을 바라보았다.

‘대체 얘는 뭘까.’하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눈동자.

“네 말은 결국, 그 개자식이 이곳에 들어온 이상…… 칼리오네가 아니었더라도 안산은 테러는 물론이고 전장이 되었을 것이란 말이겠네.”

“네”

“정말이지…… 내가 이런 어린애가 말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게 될 줄이야.”

하지만 묘하게 설득력 있단 말이지. 라며 그녀는 손가락으로 탁자를 퉁퉁 쳤다.

“자, 그래서 어떻게 하실 건가요?”

“그걸 말이라고 물어?”

그런 내 발언이 당돌하게 느껴졌던 것일까?

그녀가 헛웃음을 내뱉으며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네 뜻대로 하자. 결과적으로, 오늘 네가 중앙역에서 발생할 뻔한 참사를 막아 준 것은 맞으니까.”

“정확히는 저와 라테입니다.”

“그래, 두 사람. 우선 내가 안산 시민을 대표하여 감사의 말을 하도록 하지. 그럼, 오늘은 늦었으니 이만 돌아가 봐. 나머지는 나중에…….”

그녀는 그리 말하며 하품을 내뱉고는 자리에서 일어섰지만.

“공짜로요?”

내 말을 듣고는 일어서던 몸을 멈췄다.

“공짜…… 라니?”

“나중이라는 게 어디 있으며, 어디 감사란 게 말만으로 전해지겠습니까. 저희가 아니었다면 말씀하신 대로 엄청난 사상자가 발생할 뻔한 사건인데, 여제께서 그런 이들에게 ‘감사’만 하실

분은 아니지 않습니까?”

난 달아 두는 게 제일 싫거든.

그리고 난 이런 경우 제일 유리한 재능이 있었다.

“그런 의미로 전 이번 일로 안산의 주인인 여제에게 요청할까 합니다.”

“대체 무엇을…….”

“거, 보상 좀 주십시오. 안산에도 쓸 만한 물건들은 많을 거 알고 있습니다. 바로 이 지하에, 말이죠.”

바로 두꺼운 철판.

내가 내 입으로 보상을 달라고 외칠 수 있는 ‘용기’였다.

“하아…… 지금. 안산의 보물고를 열어 달라 이 말이니?”

생각지도 못한 보물고의 언급에, 그녀의 얼굴이 단숨에 찌르러 진다. 마치 수일은 자지 않은 것처럼 피곤해 보이는 표정.

여기서는 내가 한 발자국 물러나며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 중요했다.

“물론, 제 이익만을 생각해 이런 요청을 드리는 건 아닙니다. 결국 나중에 플레이그와 전투를 벌일 예정이니, 그때를 생각해 필요한 물건을 달라는 것이죠. 여제로서는 칼리오네라는 대전

사를 위해 장비를 내려 준다 생각하면 좋겠네요.”

내가 물건을 바라는 이유는 너희를 위해서야! 전법을 사용해 보았지만.

“결국 안산에 있는 물건을 달라는 거잖아.”

“네.”

상대도 상대인지라 순식간에 간파당해 버렸다.

“원래라면 안산의 보물고를 열기 위해서는 내 아래 다른 아이들이 동의가 필요한데 말이지…….”

“그래 봐야 결국 결정은 여제님이 하지 않습니까. 여제님이 까라면 까는 양반들일 텐데요.”

“까라면 깐다니…….”

정말, 나도 이것까지는 하고 싶지 않았는데.

아이템 내놔, 두 번째 전법.

“설마, 아까우신 겁니까? 안산 시민들을 구한 저희에게 물건 하나를 주는 게?”

“뭐?”

“안산 시민들을 구한 영웅들의 값어치는 결국 그 정도였던 거네요. 정말이지, 공을 세운 사람을 이렇게 대해서야 다른 이들이 과연 어떻게 생각할지도 의문이군요. 하아…….”

여제님 정말 쪼잔하시네요. 전법.

안산의 시민들을 살렸는데 이 정도도 못 해 줘? 라는 식으로 화법을 바꾸는 것으로 상대가 우리에게 보상 주는 것을 아까워하니 우리 역시 보상=시민들의 값어치라는 새로운 공식을 내세운

것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

“유진 한 칼리오네. 정말이지, 너랑은 이야기할 때마다…… 머리가 아파지는 느낌이네.”

미간을 짚으며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로 우리는 이번 협상에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뭐, 당연히 받았어야 하는 거지만.

“저 여제를 상대로 이렇게 말할 수 있다니! ……도련님도 대단하시네요.”

사실상 보상에 대해 반쯤 포기하고 있었던 걸까? 라테가 감탄했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저거, 칭찬이겠지?

“크흠! 아무튼, 보상이나 고르러 가자.”

착한 일을 했으면 당연히 보상받아야 하는 법이니까.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ame a Mafia in the Academy IBMITA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spent my life playing a game.
I hit the wall, stuck in second place for the rest of my life.

[Can you live as yourself, using your own nickname?] DarkLord of Underworld: Even if a man can’t eat, he can survive!

Out of the blue, I received a message and was possessed by the game.
As the worthless son of an Underworld Boss!

“Yes, bloodline is also a power, as long as you can use it. My ability is ‘Famiglia’.”

The game addict never disappears. Overwhelming violence, endless wealth, connections in the other world. I, I’ll use anything to stay 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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