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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72

368-2. 레나 Ep – 마지막 레나

“레리아나. 레리아나야. 일어나. 곧 도착이야.”

“으으음. 오 분만 더…”

“어서.”

하품을 늘어지게 하고 눈을 뜨니 앞에 오빠가 있었다. 한창 재밌는 꿈을 꾸고 있었는데, 방해다.

“벌써 도착이야? 아우…! 피곤해. 그냥 같이 들어가면 안 될까나.”

“안 돼. 그럴 거면 처음부터 따로 입국하질 말았어야지.”

“그냥 해본 말이야. 그럼 오빠, 나 간다. 안에서 봐.”

“그래. 두건 꼭 눌러 쓰고. 절대 혼자 돌아다니지 말고. 바린 경이 하는 말 잘 듣고. 혹시 돈 필요해?”

“응. 응. 응. 아니.”

대체 돈이 왜 필요해? 나는 킥킥, 속으로 푼수 같은 오빠를 비웃으며 마차에서 내렸다.

오빠가 말한 대로 두건을 꾹 눌러 쓰면서 호위기사들을 호출했다.

닐과 웬디, 바린 경이다. 나는 그들과 함께 일행에서 이탈해 앞서나갔다.

내가 먼저 가야지~

바린 경이 나를 앞에 태우고 말을 몰았다. 그러자 기시감이 들며 꿈속 장면이 떠올랐다.

내가 꾸는 꿈에서 번번이 등장하는 장면이다. 그 꿈은 항상 바린 경이 날 말에 태워서 달아나는 거로 시작했다.

왜 달아나는 건지는 모른다. 아무튼 달아나고 있었다.

그러다가 띄엄띄엄 떠오르는 꿈속에서 나는 오빠와 단둘이 남게 되고, 정말 우습게도 거지 생활이 시작된다. 해진 단벌옷을 입은, 상거지다.

“푸히힛!”

“왜 그러십니까?”

“아냐. 아무것도.”

나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바린 경에게 신경 쓰지 말라 하고는 말 갈기를 쓰다듬었다. 저 멀리 오르빌이 보인다.

“저깁니다. 성벽 모양을 보니 맞는 듯하군요.”

“응. 맞아.”

오르빌에 와보긴 처음이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 와본 기억이 있었다.

고작 와본 기억뿐만이 아니라 저 안에 길거리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알고 있다. 과연 이것도 맞을는지 기대된다.

“타티안 가문이오.”

바린 경이 경비병에게 증표를 내보였다. 가뿐하게 입성해 주위를 둘러보니, 와!

꿈에서 본 길거리와 똑같았다.

왕궁을 향해 직선으로 넓게 뻗은 대로. 성문에서 우측으로 들어가면 벼룩시장이 나오고, 여섯 번째인가? 골목길로 들어가면 창관 또는 극장이 나올 터였다.

하지만 그쪽보다는 왼편 거리에 더 또렷한 기억이 있었으므로 바린 경에게 왼쪽으로 가라 하였다.

“저리로 말씀이십니까?”

“잠시만. 음… 아니다. 저쪽 먼저.”

– 다그닥 다그닥.

놀랍게도 기억이 맞았다.

이렇게 말하면 웃기지만, 익숙한 시장터가 펼쳐졌다. 벨리타 왕국의 코를 찌르는 향신료 냄새. 여기다.

하지만 아직 더 깊이 들어가 봐야 했다. 확실한 증거를 찾기 위해서는.

닐과 웬디, 바린 경의 의문스러운 시선을 뒤로하며 나는 계속해서 더 깊은 골목길로 들어가라 일렀다.

그리고, 너무나도 익숙한 장소를 발견하고 말았다. 지금까지 거쳐온 골목길들과 요만큼도 다를 바 없지만, 아주 특별한 곳.

건물에 돌출된 곳이 있어서 비를 피할 수 있고, 중간에 도랑이 파인 골목길이었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꿈은 여기서 다양한 분기점을 만들어 냈다.

“…공주님?”

“지금은 얼어 있네.”

“공주님! 뭐 하시는 겁니까. 옷이 더러워집니다.”

“아니 그냥. 마실 수 있나 해서.”

“뭘요? 저걸요?”

근위기사들이 뭐라 하건 내버려 두었다. 더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나는 어째서 이런 꿈을 꾸었을까? 내 무의식의 발로인가? 내 마음속 어디에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바람이 있던 것일까.

하지만 난 지금도 언제든 자유로워질 수 있는걸!

아바마마, 어마마마께선 나를 정략결혼 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하셨다. 왕위를 이를 오빠도 있으니 내 삶은 온전히 나의 것이다. 자유로워지고픈 마음을 품을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

“공주님!!”

“아이고, 공주님. 제발요. 아까부터 왜 이러시는 겁니까.”

골목길 벽에 기대어 주저앉아 봤다. 꿈에서는 정확하게 이렇게 앉은 상태였다. 그리고 투정을 부린다.

– “오빠… 나 배고파…”

– “오빠. 목도 말라.”

이다음이 문제다. 오빠의 행동은 매번 달랐다.

– “레나야, 잠깐만 여기 있을래? 오빠가 먹을 거 가져올게.”

먹을 걸 구해오겠다며 사라지기도 했고,

– “레나야. 밥 먹으러 가자.”

나를 데리고 바로 닭고기 집으로 가기도 했다. 그리고 언제부턴가는

– “레나!”

– “으으응, 오빠 왜 이래. 나 힘없어.”

닭고기 집으로 가기 전에 나를 와락 끌어안으며 눈물을 글썽였다. 왜 꿈마다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건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감히 내 엉덩이를 털어주지 못하고 쩔쩔거리는 근위기사들에게 괜찮다고 말하곤 걸음을 옮겼다.

– 다각. 다각.

기사들은 내 걸음에 맞춰 뒤따라 오고, 나는 기억을 더듬으며 앞장서 나갔다.

아마 이쪽이 맞을 거다.

꿈에서는 엄청 짧았는데 생각보다 멀어서 걸어가기를 한참, 다시금 익숙한 길거리에 들어섰다.

은은하게 풍기는 가죽 냄새. 진한 무두질 내음.

기름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곳은 오르빌의 가죽 거리였다.

소상공인이 밀집한 곳으로, 거리를 중심으로 다닥다닥 들어찬 상점 사이사이에 골목길이 들어차 있다.

나는 거의 모든 골목길을 돌아본 끝에 한 골목길 안의 창고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카시아.

─ 라는 창녀가 있던 곳이다.

몇몇 꿈에서 그랬다는 것이고, 다른 꿈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다. 이 또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뭐야 당신들은.”

그때였다. 내가 멍하니 창고를 돌아보는데, 한 거구의 사내가 나타났다. 참 험상궂게 생긴 저 사람은…

“오베르?”

“…누군데 날 알아?”

오베르 아저씨였다.

아저씨라니. 푸훗.

너무 웃기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뭐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이 상황과 묘한 친밀감이 웃겨서 견딜 수가 없었다.

나는 결국 “꺄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왜 혼자 웃고 지랄이야?”

“이봐, 깡패. 입조심해라.”

“난 깡패가 아니야. 그리고 댁들은 뭔데 여기서 어슬렁거리냐고. 여긴 라우노 패밀리의 영역이다.”

“꺄하하하하하하하하!”

“뭐야. 미친년이야?”

“아, 웃겨… 닐. 웬디. 바린 경.”

“네.”

“일단 저 사람 때려눕히세요.”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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