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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8

37. 약혼관계 – 레나의 고백

레나와 레오는 다시 전장에 배치됐다.

레나는 백인장이면서 준기사였다.

준기사는 천인장이나 장군을 호위하는 업무를 주로 맡았지만, 레나는 백인장으로서 전장에 나가기를 원했다.

“전장에 나가야 전공을 쌓지. 누구 지키고 있어 봐야 별 도움이 안 되잖아.”

“…그래. 잘했어.”

레오는 이럴 때면 답답했다. 레나를 조종할 방법이 없다.

기사가 되고 싶은 그녀는 전장을 향했고, 왕자한테서 한 발 더 멀어졌다.

다행히 레오는 장군에게 부탁해서 레나와 쌍으로 묶였다.

[ 업적 : 아놀프 드 클라우스를 만남 – 클라우스 왕가를 섬기는 모든 귀족에게 미약한 호감을 얻음. 아놀프 드 클라우스에게 미약한 호감을 얻음. ]

이 업적이 도움이 되었다. 장군들은 대부분 귀족이었고 그들은 레오의 요청을 적어도 한 번은 고려해줬다. 일리 있는 요청이라면 웬만해선 긍정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준기사로서 백인대장인 레나의 호위를 맡았다.

준기사가 백인대 수준까지 내려올 정도로 흔한 것은 아니었지만, 둘을 묶어서 최전방의 분대에 기사를 상대할 수 있는 전력을 포함하는 건 좋은 일이었다.

“레나, 너도 신호탄 받았지?”

“응. 난 벌써 사용해봤어. 그런데 준기사 됐다고 처음 보는 걸 더 줬네.”

레나의 손에 파란 구슬이 들렸다.

백인대장과 기사에게는 신호탄이 보급됐다.

백인대장에게는 초록색 신호탄 두 개와 노란색 신호탄 하나가 주어졌다. 초록색 신호탄은 적의 분대가 여럿 모여서 큰 규모를 이뤘을 때, 노란색 신호탄은 분대가 기사를 만났을 때 사용되었다.

적의 강한 전력을 만났을 때 지원을 요청하는 용도다.

“어? 파란색이네? 난 그건 못 받았는데.”

“우리 둘을 기사 한 명으로 취급했나 봐.”

기사에게는 파란색 신호탄이 추가로 보급됐다.

파란색 신호탄은 마법사를 발견했을 때 쓰이는 것이어서, 백인대장에게는 본래 분배되지 않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마법사는 병사들의 천적이기 때문이다. 도망치는 것도 숨는 것도 무리여서 병사들이 마법사를 만나면 그냥 죽었다고 생각하는 게 편했다.

상대를 붙잡을 힘도 없으니 지원요청이 무의미해서 신호탄도 보급되지 않았다.

마법사를 찾는 건 기사들의 몫이었다. 마법사를 발견한 기사는 하던 일을 중지하고 신호탄으로 지원을 부른 뒤 마법사가 도망치지 못하게 방해해야 했다.

레오는 생경하게 신호탄을 만지작거렸다.

신호탄은 호두 크기의 유리구슬로 안에는 영롱한 색이 일렁였다. 마법 물품이란다. 이걸 깨뜨리면 본부의 마법사에게 현 위치가 보고된다.

이건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했다.

위급 시에 자기 목숨이 아까워서 의미 없이 신호탄을 깨뜨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군법에 따라 처형됐다.

신호탄을 처음 배급받는 레오는 한참 교육을 받았다.

신호탄을 함부로 사용하지 말 것.

죽더라도 신호탄을 먼저 폐기할 것.

이 두 가지가 전부였지만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다.

신호탄이 적의 손에 넘어가면 악용되기 쉬웠다.

아무도 없는 곳으로 지원요청을 하거나 적군이 거꾸로 함정을 팔 수도 있어서 아무리 급한 상황이라도 신호탄의 폐기는 필수였다.

그래서 신호탄은 땅에 떨어지면 기능을 상실하게 만들어졌다. 아직 폐기되는 모습은 못 봤지만, 그냥 땅에 떨구면 된다고 했다.

“넌 언제 써봤는데?”

“너 없을 때 초록색 신호탄 한번 써봤지. 이거 잘 깨뜨려야 해. 손으로 쥐어서 깼는데 아프더라. 앞으론 칼로 쳐야겠어.”

레나는 작은 목갑에 신호탄을 넣으며 말했다. 이건 실수로 깨뜨려도 처벌을 피하기 힘들었다. 레오도 신호탄을 조심스럽게 챙겼다.

잘못 사용하면 처형당하고 내가 죽더라도 먼저 없애야 할 것. 그는 새삼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 * *

왕자가 이끌고 온 지원병력이 전선을 크게 밀었다.

머릿수로 전선을 유지하고 있던 적군은 버티지 못하고 후퇴했고, 이제 벨리타 왕국은 몇 개의 마을이 군대를 맞이하며 속살을 파먹히기 시작했다.

천인장은 마주친 마을을 넓게 포위했다. 그는 주변에 적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레나의 백인대에게 마을 점령을 명했다.

레나가 이끄는 열 개의 분대는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잠시 정지해 마법사를 기다렸다. 의아했는지 어느 십인대장이 레나에게 물었다.

“백인대장님, 저런 작은 마을을 점령하는데도 마법사가 필요한 겁니까?”

“나도 몰라. 일단 대기하다가 마법사한테 명령을 받으래.”

레나는 승진에 승진을 거듭해 빠르게 백인대장까지 올랐지만, 전술이나 전쟁에 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았다.

전쟁이 발발했을 때 흔히 발생하는 일이었다. 전공을 세울 기회가 넘쳐나고 인적 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전시에는 승진이 빨라서 칼이나 휘두를 줄 아는 사람이 높은 직책에 오르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레오가 보기에 엉뚱한 면이 많은 레나는 도저히 장군감이 아니었다. 병사를 부리는 건 백인대장이 한계였고, 그녀는 그녀가 바라는 대로 기사가 되는 것이 알맞아 보였다.

이윽고 마법사가 말을 타고 도착했다.

주위로 2명의 기사가 그를 호위했는데, 말에서 내려 후드를 벗고 나서야 그가 사실 여성임을 알게 되었다.

이 세계의 고위직은 거의 전부 남성이 차지했지만, 마법사는 예외였다.

마법사는 마나 감응력이라는 것이 극도로 뛰어난 인간들이었는데, 그것은 유전되지도 않을뿐더러 수십만에 한 명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드물게 발견되는 재능이었다.

이 재능은 남, 여를 가리지 않고 발현하기에 마법사의 성비는 균일했다.

그 여성 마법사는 레나에게 가볍게 고갯짓하고 자기 할 일을 했다. 그녀는 지팡이로 바닥에 뭘 그리더니 허공에 대고 중얼중얼 속삭였다.

병사들은 경외의 눈빛을 보냈다. 레오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은 마법사를 처음 봤다.

하지만 레오는 조금 아쉬웠다. 뭔가 번쩍번쩍하는 마법을 기대했는데 그런 건 없었다.

“…흐음. 안 되겠다.”

마법사는 골치 아프다는 듯 자기 키보다 큰 지팡이를 바닥에 두드리며 말했다.

“자네, 불을 끌 준비를 해주게.”

“네? 불이요?”

“마을에 불이 붙을 거야. 마법을 해제하려고 했는데 어렵겠어. 뭐랑 물리적으로 연결돼있는 것 같아.”

“네에… 알겠습니다.”

“준비가 끝나면 말해.”

난데없는 명령이었다.

우린 병사지 소방관이 아니어서 곤란해진 레나는 십인장들을 불러모았다.

“불이 얼마나 클지는 모른답니까?”

“그런 말씀은 없으셨네.”

“근처에 냇물이 있습니다. 거기서 물을 뜨면…”

“하지만 물통이 없잖아.”

“저희만으로는 무리입니다. 만약을 대비해…”

결국, 우리는 시신을 담는 자루에 흙을 채워 옮기기로 했고, 머릿수가 부족할 것을 염려해 레나는 천인대장에게 보고해서 다른 백인대를 지원받았다.

“마법사님, 준비가 끝났습니다.”

레나는 한가롭게 책을 읽던 마법사를 불렀다. 그녀는 앉은 자리에서 지팡이를 들더니 마을을 향해 손가락질했다.

“됐어. 가서 끄기만 하면 돼. 다른 함정들은 아까 다 없애놨고 안에 사람도 없어.”

“알겠습니다.”

이백 명의 병사가 마을로 달려들었다. 데모스 마을보다 훨씬 큰 그 마을은 곳곳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쉽게 끄지 못할 불도 있었지만 머릿수로 밀어붙였다.

손대기 힘든 몇 채는 그냥 타버리게 내버려 두었다. 주위로 불이 옮겨붙지 않도록 경계하면 그만이었다.

솔선수범한 레나는 얼굴에 그을음을 잔뜩 묻히고 말했다.

“마을 사람들은 다 대피했나 보네.”

“영주가 진작에 끌고 갔겠지.”

“다행이네. 참혹한 꼴을 안 봐서…”

그녀는 민간인을 건드리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안도한 기색이었으나 앞으로도 이러리란 법은 없었다.

우리 군대가 진군하는 방향으로는 제법 큰 마을이나 도시가 있어서, 그때는 명에 따라 약탈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

군데군데 불탄 자국이 남은 텅 비어버린 마을.

황량한 풍경에 부정적인 생각만 들던 레오는 고개를 흔들어 끔찍한 생각을 멈추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앞으로 이 마을은 보급기지로 쓰일 터였다.

그리고 몇 달만 더 진격하면 ‘토리돔’이라는 요새가 사정권에 들어오는데, 그 요새를 차지하면 전선이 크게 안정되어서 아스틴 왕국군이 목표로 하고 있었다.

토리돔만 점령하면 어쩌면 전쟁이 끝날지도 몰랐다.

가난한 아스틴 왕국은 장기전을 원치 않을 것이었다. 해서 두어 개의 도시와 군사요충지인 토리돔을 점령한 것만으로 만족할 가능성이 컸다.

희망적인 추측에 기분이 한결 나아진 레오는 레나에게 수통을 내밀어 얼굴을 닦으라고 일러주었다.

우리는 한동안 점령한 마을을 정돈하고 들어오는 보급품을 정리하느라 바빴다.

보급기지가 될 이 마을로 수레들이 끊임없이 들어왔고, 수레에는 무기와 식량, 건초, 텐트와 생활용품 등이 가득해서 도통 쉴 틈이 없었다.

또, 도시와 요새를 점령할 공성 병기들도 위압적인 자태를 뽐내며 하나둘씩 마을에 자리 잡았는데, 덕분에 텅 비었던 마을은 금세 시장통이 됐다.

레나와 레오는 한 작은 집에서 생활했다. 그을음이 있는 그 집을 다른 병사들과 함께 사용했지만, 우리는 방 하나를 따로 사용했다.

천장이 있는 거처는 둘에게 묘한 안정감을 줬다.

그러던 어느 날, 황혼이 깔릴 무렵에 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레오를 레나가 불렀다. 그녀는 얼굴이 잔뜩 상기되어 있었다.

“레오, 한 판 붙어볼래?”

“아니. 요즘엔 도저히 이길 자신이 없네.”

레오는 침대에 걸터앉으며 손을 저었다.

그동안 레나는 실력이 더 늘었다. 카트리나의 검술을 실전에서 써먹어 보면서 나름대로 감을 잡은 것 같다.

“너는 같이 싸울 때는 잘 싸우면서 대련할 때는 왜 그래? 나 기분 좋으라고 봐주는 거야?”

“아닌데.”

레나가 강해지면서 {합격술}의 효과가 커졌을 뿐이지만, 그걸 모르는 그녀는 침대 옆으로 다가와 물었다.

“이 정도면 그때 그 여기사도 이길 것 같지 않아?”

“너 혼자?”

“아니. 우리 둘이서.”

“아직 그 정도는 아닐걸?”

레나가 기분 좋게 웃었다.

“글쎄~ 내 생각엔 될 것 같은데.”

그녀는 싱글벙글 웃다가 또 입을 오물거렸다.

요즘 자주 이런다. 뭔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꼼지락거리며 시간을 끈다.

“너 또 할 말 있다고 할거지?”

“…눈치가 빠르네.”

“뭔데. 빨리 좀 말해봐.”

레나는 방을 왔다 갔다 하면서 시간을 끌더니 드디어 결심했다는 듯 대뜸 고백했다.

“우리 돌아가면 결혼하자.”

레오는 깜짝 놀라 레나를 봤다.

“헤헷, 뭘 그렇게 놀래.”

그녀는 등을 돌리고 터진 고백을 이어갔다.

뒷짐 진 뒷모습에서 부끄러움이 뚝뚝 묻어나왔다.

“난 너랑 같이 기사가 돼서 결혼하는 게 꿈이야. 그래서 일부러 좀 미루려고 했어. 미안해.”

“애 엄마가 되면 기사 되기 힘들지 않겠어? 그런데 우리가 벌써…”

“준기사야!”라고 외치며 레나가 휙 돌아섰다.

부끄러움과 뿌듯함, 행복과 같은 감정이 소용돌이치는 모양인지 그녀는 얼빠진 얼굴을 보였다.

“어쩌면 기사가 돼서 돌아갈 수도 있고, 못 되더라도 준기사라면 결혼해서도 기사를 노릴 수 있을 것 같아! 열심히 수련해서 성주님께 실력을 검증받으면 기사 서임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굳이 수도까지 갈 필요 없이?”

레나는 레오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단정 지었다.

“그러니까 우리 돌아가면 결혼하자.”

“……”

“왜 말이 없어?”

“…너무 좋아서 잠깐 말문이 막혔네.”

“그래서 대답은?”

“나는 좋아. 레나, 나랑 결혼해줘.”

레나는 부끄럽다는 듯 양손에 얼굴을 파묻어 숨겼다. 그럼에도 그녀가 손 뒤로 환하게 웃고 있다는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아으… 덥다. 어차피 결혼할 사이인데도 좋네.”

그녀는 조심조심 레오의 곁으로 다가와 앉았다. 그리고 눈치를 봤다.

뭘 바라는 것 같다.

얘는 뭐든 간에 검술 빼면 다 서투르다.

레오가 그녀에게 키스하자 레나는 부끄러워하면서도 그의 입술을 받아들였다.

* * *

풀벌레 소리가 고요히 들려오는 밤, 그날 레오는 잠이 오지 않았다.

외통수에 걸렸다.

레나의 고백이 싫은 건 아니다.

좋다. 미치도록 행복하다.

하지만 완전히 망했다. 전쟁에 참전하면 결코 레나를 공주로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장에 나오면 반드시 카트리나를 만난다.

이건 피할 수 없는 {이벤트}였고, 죽지 않으려면 싸워 이겨야 했다. 그러면 최소한 기사를 한 명은 잡는다.

큰 부상 없이 기사를 잡는 전공을 쌓으면 열병식 때 왕자를 만나게 되는데, 왕자의 호감이 역으로 작용했다. 그는 우리에게 기사가 되는 길을 열어준다.

그리고 기사가 될 길이 열리면… 레나가 고백해왔다.

이래서는 전쟁에서 살아남아도 레나를 공주로 만들지 못한다. 전쟁이 끝나고 돌아가면 그녀와 결혼해야 했다.

파혼?

저렇게 행복해하는 레나 앞에서 파혼을 언급할 수 있는 놈은 역사에 남을 쓰레기다.

역사에 길이 남기겠노라 작정해도 하지 못할 것 같다.

지금 이 레오의 심장은 미칠 듯이 두근거렸고 ‘나’도 행복감에 휩싸여 잠이 오지 않았다.

‘약혼’ 관계 시나리오에는 지나친 모순이 있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그녀를 공주로 만들 길이 보이지 않는다.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전쟁} 이벤트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하긴, 안 그래도 나이가 있어서 시간이 빡빡한데 전쟁터에서 시간을 보내면 안 되지. 전장에 있다 보면 더 빨리 친해지기도 하고…’

전쟁을 피할 방법은 진작 알고 있었다. {사냥} 이벤트, 노구화호를 잡아야 한다. 그러면 전쟁에 불참할 명분이 생길 것이다.

다만, 사소하지 않은 문제가 딱 하나 있었다.

노구화호가 너무 강하다.

거대한 덩치가 바람처럼 가볍게 움직이는데, 그렇다고 그 무게가 어디로 간 것도 아니었다. 죽은 노구화호를 옮겨봐서 안다. 끔찍하게 무겁다. 놈이 휘두르는 앞다리에 맞으면 성인 남성이라도 훨훨 날아갈 터였다.

마수를 여럿 잡아본, 아이나르 부족이 자랑하는 대전사인 데호르만조차 그놈을 잡고 위대한 업적을 세웠다며 칭송받았다.

레오는 끄응 신음을 흘리며 돌아누웠다.

‘그걸 내가 어떻게 잡냐. 차라리 도망칠까?’

하지만 레나를 설득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

사랑의 도피?

이미 약혼 관계다.

검술 훈련을 핑계로?

아버지가 매일같이 검을 봐주신다.

그는 금세 고개를 저었다. 이 시나리오는 소꿉친구 시나리오처럼 레나를 데리고 어디로 떠나버릴 명분이 없었다.

돌아누운 그의 눈에 레나가 들어왔다. 태평하게 도로롱 잠이 든 모습이 사랑스럽다. 하지만 갑갑한 상황 때문에 약이 오른 그는 손을 뻗어 레나의 코를 막았다.

‘대체 얘를 어떻게 공주로 만들라는 거야? 에잇!’

그러자 그녀는 끄으응 신음을 흘리며 뒤척였고 레오는 미안해졌다. 이 게임을 만든 놈이 미친놈이지… 레나는 잘못한 게 없는데.

그는 레나에게 이불을 다시 덮어줬다.

그날 밤, 레오는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했고 레나는 잠결에 그가 덮어준 이불을 걷어차 버렸다.

서서히 여름이 끝나가고 있었다.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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