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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8

진소란 (2)

“아! 그래서 은인 분은 어떻게 그 자리에 가셨는지 여쭤도 될까요?”

한참을 떠들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진소란이 다시 이쪽에 시선을 주었다.

“하인즈라고 불러라. 감마란 놈이 살살 꼬드기기에 한번 따라가 봤지. 무슨 수작을 부린다고 해도 몸 하나 빼낼 자신은 있었으니까.”

“음, 그··· 대단하시네요. 예···.”

그녀는 뭔가 미묘한 표정으로 말을 삼켰다.

경솔했다고 말하고 싶은데, 실제로 자신까지 구출해서 빠져나왔으니 할 말이 없다는 표정이었다.

동료의 배신을 예상하지 못했다고는 해도, 정작 사로잡힌 것은 자신이었으니.

“아 참! 이럴 때가 아니지!”

갑자기 진소란이 허겁지겁 주머니를 뒤져 스마트폰을 꺼냈다.

방금 있었던 일을 보고하려고 했나 본데, 아쉽게도 그 스마트폰은 그녀처럼 자가수복 기능이 없었다.

“아~ 아앗! 아직 할부 많이 남았는데···.”

완전히 박살 난 액정.

당연히 전원도 켜지지 않았다.

그렇게 울상을 지으며 굳어있던 것도 잠시, 그녀는 조심스럽게 이쪽의 눈치를 살피며 몸을 꼼지락거리기 시작했다.

뭔가 바라는 것이 있지만 차마 말하지 못하겠다는 듯이.

“···폰 빌려줄까?”

“앗! 네! 감사합니다!”

말 꺼내기 무섭게 넙죽 받아들이는 그녀.

그리고는 하인즈가 건넨 대포폰을 받아 또 한참을 만지작거렸다.

“후우, 됐다. 아! 혹시 발신내역은 지워도 될까요?”

“상관없어. 그런데 외부인의 폰으로 막 연락해도 되는 거야?”

“괜찮아요.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비상 연락망이니까.”

그녀는 연락을 보내자 한결 편해졌는지 좌석에 몸을 기대며 축 늘어졌다.

그리고 다시 이쪽을 힐끔거리기 시작했다.

“···무슨 할 말 있나?”

“네! 하인즈 씨는 상당히 강해 보이는데, 어디 소속된 곳 있으신가요?”

기다렸다는 듯이 돌아오는 대답.

역시 기회가 오면 사양하지 않는 여자였다.

“아니, 사실 지구로 돌아온 지도 얼마 안 됐어. 감마를 따라간 이유도 놈이 말하는 혈맹에 관심이 있어서였지. 한국에 있는 대부분의 흡혈귀들이 모인 조직이라지?”

딱 좋은 타이밍이다.

하지만 하인즈는 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화제를 꺼냈다.

“아마 다른 조직에 속한 이들도 있긴 할 거예요. 그래도 70퍼센트 정도는 혈맹 소속일걸요? 이능관리국에 잡혀가거나 숨어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니 확실하진 않겠지만.”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흡혈귀가 이능관리국에 잡혀가면 어떻게 되지? 무작정 죽이진 않을 텐데.”

대화하면서 그동안 궁금했던 점들을 질문했다.

이런 내용은 인터넷에도 안 나온단 말이지.

“하아···, 죽이지는 않죠. 그런데 그렇게 좋은 대우도 못 받아요. 사실상 감옥이나 다름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녀는 잡혔다가 도망쳐 나왔다는 사람에게 들었다고 덧붙였다.

“사실 광혈귀 사태 이후에도 흡혈귀 중에 온건한 성향의 이들은 포용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해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풀리진 않았지만. 이후엔 거의 예비 범죄자 취급이죠.”

“흠, 역시 돌아오고 나서 자발적으로 신고하지 않은 건 잘한 일이었군.”

“그렇죠. 그래서 말인데요···.”

그녀가 눈빛을 반짝이며 말했다.

“혹시 소속될 곳을 찾으신다면, 혈맹은 어떠세요?”

그리고 자신이 속한 크루를 열심히 어필하기 시작했다.

혈맹 내에서도 평화를 추구하는 온건파에 소속되어, 혈액센터와 연계해 혈액팩 공급도 안정적이며 가끔 임상 시험자를 상대로 흡혈도 할 수 있다고.

“돈을 주고 흡혈할 사람을 사는 거예요. 재운 다음에 건강에 이상이 없을 만큼만 피를 빨고, 이빨 자국 치료하고 내보내는 거죠.”

신나게 설명하던 그녀가 말을 멈추고 다시 이쪽의 눈치를 보았다.

“그으~렇게 해서, 힘을 기르길 원하신다면 저희 크루는 맞지 않으실 거예요. 만약 그쪽을 원하신다면 다른 데를 소개해 드릴게요. 사고 덜 치는 쪽으로···.”

“아니, 그걸로 괜찮아. 딱히 인간들의 피를 빨아서 강해지고 싶은 마음도 없고.”

그래, 나는 흡혈귀들의 피를 빨아서 강해질 생각이니까.

이런 내 생각을 모르는 진소란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럼 정말 딱이네요! 이야~ 이렇게 만난 게 운명일지도?”

그렇게 희희낙락하던 그녀가 문득 멈칫했다.

그리고 눈을 끔벅이며 차창 밖을 내다보았다.

“그런데 아까부터 저희 어디로 가고 있는 거죠?”

“그걸 이제 물어보는 건가···.”

그녀가 깼을 때부터 나는 계속 운전 중이었다.

그런데 그걸 이제야 물어보다니, 말하지 않은 내 잘못도 있기는 했지만.

“딱히 목적지는 없다. 애초에 도주가 목적이었으니까. 그 장소에서 멀어진 후부터는 근처의 도로를 빙빙 돌고 있을 뿐. 그러니 가려는 장소가 있으면 말해라. 태워다 주지.”

이렇게 대화가 길어질 줄 알았으면 적당한 곳에 세울 걸 그랬다.

자연스럽게 진소란을 크루 본부에 데려다주며 슬쩍 관심을 보일 생각이었는데···.

“앗! 그럼 사양하지 않고! 이참에 하인즈 씨도 같이 가 보실래요? 이제 시간도 늦었는데, 쉴 장소도 마련해 드릴게요.”

많은 일이 있었던 새벽이 끝나고.

슬슬 동이 터오고 있었다.

***

“소란 언니이~! 얘기는 들었어! 괜찮아?!”

빌라촌에 위치한 한 건물의 로비로 들어서자,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뛰쳐나와 진소란의 품에 몸을 던졌다.

상당한 위력의 바디 태클이었는데, 그녀는 부드럽게 충격을 흘리며 소녀를 안아주었다.

‘제법 능숙해 보이는군.’

그나저나 저렇게 어린아이가 흡혈귀라니, 몇 살에 이세계로 갔다는 거지?

혹시 보기보다 나이가 많은 건가.

“···이 아저씨는 누구?”

진소란의 품에서 눈만 빼꼼히 내밀고 이쪽을 경계하는 소녀.

“이번에 우리 크루에 들어오기로 한 하인즈 씨야. 이번에 날 도와주시기도 했고. 인사해 나희야.”

“···안녕하세요.”

“그래, 안녕.”

소녀는 등을 토닥거리며 나직이 말하는 진소란의 말에 고개를 꾸벅이며 인사를 건넸다.

진소란을 도왔다는 말에 조금은 경계심이 풀린 듯했다.

여전히 그녀의 품에 안긴 채였긴 하지만.

“그~ 나희야? 언니가 잠깐 할 일이 있는데···, 놔주면 안 될까?”

도리도리···

다시 그녀의 품에 고개를 파묻고 고개를 젓는 소녀.

“볼일 끝나고 언니가 나희 방에 갈게. 조금 있다가 같이 자자. 지금은 잠깐만 놔줄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타이르는 그녀의 목소리에, 소녀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품에서 떨어졌다.

“빨리 와야 해? 안 자고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그래, 그래. 언니가 금방 갈게.”

하지만 그녀는 소녀를 토닥거려 겨우 보낸 후, 다른 이들도 연달아 상대해야 했다.

다들 귀가 좋다 보니 진소란이 돌아오는 소리를 듣고 나온 것 같았다.

‘인망이 좋은데?’

“후우, 일단 쉴 곳을 알려 드릴게요.”

안부 인사와 소개가 끝나고 겨우 풀려난 진소란이 앞장서서 계단을 오르며 하인즈를 이끌었다.

“그런데 아까부터 신경 쓰였는데, 마스크는 언제까지 쓰고 계실 건가요?”

“내가 낯가림이 조금 심해서. 좀 더 친해지면 벗도록 하지.”

“아··· 예. 편하실 대로 하세요···.”

뻔뻔한 대답에 떨떠름한 표정으로 애써 수긍한 그녀는 이후 별다른 말 없이 빈방으로 안내했다.

가재도구는 많지 않지만 깔끔하게 정리된 방.

잠시 머무르기엔 충분해 보였다.

“아까 크루에 굉장히 어려 보이는 아이가 있던데?”

“아··· 나희요?”

“그렇게 어린 귀환자는 처음 보는지라. 혹시 보기보다 나이가 많은 건가 싶어서.”

정확하진 않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최연소 기록이 고등학생이었다.

그나마도 극히 드문 일이고 보통은 스무 살 이상의 성인이 보내지는 편.

그런데 아무리 봐도 초등학교 고학년, 많아야 중학생이라니···.

“그 아이는 귀환자가 아니에요. 아버지가 귀환자였는데, 불치병에 걸린 나희를 살리겠다고 흡혈귀로 만든 거거든요.”

그제야 내가 착각했음을 깨달았다.

모든 흡혈귀가 귀환자가 아니었음을.

애초에 지구로 귀환한 흡혈귀도 이세계에서 누군가에 의해 감염된 이, 그들이 지구에서 다른 이를 흡혈귀로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왜 정부 측에서 흡혈귀들을 통제하려는지 알겠군. 어찌 보면 외부에서 유입된 전염병이나 다름없으니.’

어쩐지 범죄 조직을 소탕할 때 서번트 급의 저급한 흡혈귀들이 간혹 보이더라니.

병졸로 써먹기엔 그만한 전력이 없었다.

그런데 또 그런 면에서 보면 생각보다 수가 적은 것 같은데···.

“아, 그렇다고 흡혈귀들이 무한정 수를 불릴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무슨 이유인진 모르겠는데, 지구에서는 감염시키는데 열 배 이상의 힘이 소모된다고 하더라고요.”

과연, 그런 문제가 있다면 납득이 간다.

그것도 다른 차원이기 때문에 발생한 차이일 터.

타인을 흡혈귀로 만들수록 본인의 힘이 깎여나간다면, 무작정 규모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겠지.

“그런데 그 나희라는 아이는 생각보다 강해 보이던데?”

감염 대상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당연히 더 많은 힘이 필요하다.

그런데 「간파」로 확인한 그 아이는 잔혈 중에서도 중간 수준은 되어 보였다.

“나희가 태양 아래서 당당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아버님이 좀 무리하셨거든요.”

1레벨은 태양 빛 아래에서 불타올라 잿더미가 되어버리고, 2레벨도 지속적인 화상을 입는다.

3레벨부터 컨디션에 난조는 있을지언정 피해를 입지 않는다.

나희라는 아이가 3레벨 후반은 되어 보였으니, 그 아버지의 힘에도 상당한 손실이 있었을 터.

“그 아버지는?”

진소란은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만 저었다.

“···시간도 늦었는데 이제 쉬셔야죠. 오늘 여러모로 일이 많기도 했고. 저녁에 다시 이야기 나눠요.”

그녀는 애써 밝게 말하더니 인사를 건네고 밖으로 사라졌다.

흡혈귀라곤 해도 사람이니 각자의 사정이 있는 법이겠지.

암막 커튼이 쳐진 방.

하인즈는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

아침은 뜨끈하고 든든한 국밥 한 그릇.

추가로 스크램블 에그와 제육 덮밥을 먹고, 후식으로 핫도그와 아이스크림 한 통을 해치웠다.

“음··· 좀 부족한가?”

아니, 아침은 이 정도가 딱 좋다.

본체는 아바타처럼 칼로리를 극한으로 쥐어짜지는 않으니까.

나는 닭가슴살과 삶은 달걀을 비롯한 건강식을 전투적으로 퍼먹고, 고칼로리 단백질 바를 씹는 아바타를 바라보았다.

<개체 정보>

-개체명 : 할리

-공통 특성 : 「마인드 허브」, 「페르소나」, 「초회복」, 「명경지수」

-개체 특성 : 「적응」

-특이 사항 : 한성현의 다섯 번째 아바타. 극한의 상황에서도 빠르고 효율적으로 변화에 적응한다.

아잔투에서 하인즈가 장렬하게 산화한 이후, 지구의 시간으로 약 일주일이 되었을 때.

하인리히가 교단에 들어갈 즈음에 재소환 할 수 있게 된 녀석이었다.

‘그러면서 알게 된 게 있지. 이번엔 일주일이었지만, 다음에 사망한 아바타를 재생성하기 위해선 보름 정도 걸릴 것이라는 걸.’

또 그것이 반복될수록 필요한 기간이 계속 늘어나리란 것도.

‘뭐, 위험하면 소환 해제를 하면 되니 어지간하면 죽을 일은 없겠지. 그때는 특별한 경우였으니까.’

공교롭게도 한스와 하인즈 2세, 하인리히 모두 바퀴벌레 이상의 생존력을 가지게 되었으니, 앞으로 새로 탄생할 아바타들만 조심하면 된다.

‘그런데 초기 스킬부터 보아하니 이놈도 만만찮게 명줄이 질길 것 같은데.’

이번에 새로 탄생한 ‘할리’의 초기 스킬은 「적응」.

극한의 환경에서도 적응해 살아남도록 하는, 진짜로 바퀴벌레 같은 능력이었다.

그뿐 아니라 훈련하면서 육체에 가해지는 부하도 극한의 상황이라 인식하는지, 「초회복」과 함께하니 그 효율이 굉장히 뛰어났다.

‘뭐, 언제 어디에 투입될지는 모르겠지만. 필요할 때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미리미리 준비해 두는 거지.’

이어서 카르마 상점을 확인했다.

아잔투를 떠나며 대부분을 사용한 이후, 별다른 사건이 없었기에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카르마 상점』

『고유스킬 강화 (800,000)』

『스테이터스 강화 –상세 보기』

『보유 카르마 – 331,087』

생각 이상의 카르마가 쌓여있었다.

경악할 만큼 많지는 않지만, 정말 한 게 없는 내 입장에서는 불로소득이라고 느껴질 정도.

‘내가 뭐 했지? 마지막으로 「페르소나」를 얻고 난 후면···. 한스가 마법을 연구하다 교단 측이랑 한 번 충돌했고, 남매를 라펠라 시에 데려다 줬고.’

탈라리아에서 진혈의 뱀파이어랑 마주쳤다가, 하인리히가 주신교단에 투신했다.

이후의 큰 사건은 대부분 지구에서 있었으나, 지구에선 카르마가 수급되지 않으니 논외로 치면···.

‘···진짜로 별로 한 게 없는데?’

한스가 주신교단과 충돌한 건 아주 잠깐이었고, 하인리히는 아직 성기사 후보에 불과했다.

세상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보기는 어려운 일.

‘어, 잠깐. 그러고 보니···.’

하인리히가 로셀리아 대신전으로 이동하던 도중, 도시 가이드를 해 주었던 성기사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었다.

‘정작 불사왕의 후예보다는 뱀파이어와 흑마법사들과 더 많이 싸웠다고 했지. 그 과정에서 흑마법사 세력은 탈리아 왕국에서 기반을 잃고 숨어드는 신세가 됐다고···.’

흠, 그렇군.

그러니까 그 말은···.

“···내 탓인가?”

이간질을 좀 빡세게 하긴 했지만.

그게 이렇게 돌아올 줄은 몰랐는데.

“···에이~ 뭐 어때. 좋은 일이지. 권선징악, 권선징악! 역시 착하게 살면 복이 되어 돌아온다니까? 옛말 틀린 거 하나 없어.”

듣는 이도 없건만, 괜스레 혼자 너스레를 떨고는 다시 카르마 상점에 집중했다.

일단 고유스킬을 올리기에는 상당히 많이 부족하다.

그럼 스테이터스를 올리거나 킵하거나 둘 중 하나인데.

‘이미 스테이터스 강화는 어느 정도 하긴 했는데.’

하인즈가 뱀파이어와 싸우다 사망하고, 하인즈 2세가 투입되기 직전.

앞으로도 비슷한 일이 있을까 봐 근력이나 민첩 등의 여러 스테이터스를 몇 번씩 강화시켰었다.

‘관련 스킬을 얻을 만큼 투자하기는 엄두가 안 나서 골고루 올리는 정도에 그쳤지만.’

사실 스테이터스를 강화해 관련 스킬을 얻는 것은 굉장히 비효율적인 일이었다.

「초회복」을 얻었을 때가 ‘육체 – 체력 – 회복력 강화’에 총 31만 포인트를 투자했을 때였으니까.

처음에야 장애의 회복이 간절했으니 여러 번 생각할 필요도 없이 회복력에 쏟아 부었지만.

‘이제 육체 능력은 이 정도면 충분해. 「초회복」이 있으니 단련으로도 충분히 강화할 수 있고. 이 이상은 과욕이다.’

그렇다고 스테이터스로 정신력을 강화하는 것도 효율이 떨어졌다.

고유스킬인 「아바타」를 강화하면 정신력 증가가 자연히 딸려왔으니까.

그것도 훨씬 가성비 좋게.

‘그럼 결정 났군. 다음 고유스킬 강화까지 킵이다.’

고민을 일단락한 나는 이어서 정보 수집을 위해 인터넷을 검색했다.

‘어디 보자, 녹터니아··· 찾았다. 제법 알려진 차원이군.’

흡혈귀와 인간이 주축이 되어 서로 전쟁을 벌이는 세계.

알려진 기술력은 지구의 20세기 초반 정도지만, 대(對) 흡혈귀 기술이 극단적으로 발달한 곳이었다.

흡혈귀는 혈통에 따라 혈계 능력을 부여받고, 이를 사냥하는 슬레이어는 그 피를 정제해 만든 약으로 일시적으로 초인적인 힘을 얻는다.

끝나지 않는 전쟁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중이라, 안전한 후방 지원 업무만으로도 10년 정도면 충분한 카르마를 모아 돌아올 수 있다고.

흡혈귀 탐지 기술이 발달한 만큼 어지간해선 위험할 일이 없다고 한다.

물론 살아남을 자신만 있다면 전방에 나가 그 기간을 단축하는 것도 가능했다.

‘10년이라고 해도 지구 시간으로는 1년 남짓이지. 귀환자가 많은 만큼 알려진 정보도 많구나.’

이런 정보들이 모여 후발 주자들의 생존 확률을 높여주는 것이다.

덕분에 최근 귀환율이 20퍼센트를 넘어섰다지.

‘초기에는 10퍼센트도 안 됐다고 하니까.’

이어서 진소란을 검색했다.

본명으로는 나오는 게 없어서 활동명으로 검색하니···.

“오키드··· 여깄군. 오~ 제법 유명 인사였잖아?”

팔로워 30만이면 충분히 잘나가는 방송인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화장 때문인지 얼굴이 미묘하게 달랐다.

실제보다 미모 자체는 줄었지만, 더 생기 있고 친근해 보인다.

‘하긴 흡혈귀가 얼굴이 예쁘긴 한데, 미묘하게 비인간적이란 말이지. 인형 같은 느낌도 들고.’

지난 방송 다시 보기를 누르자 즐거워하는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잠깐 보다가 넘긴 화면 한쪽에 보이는 휴방 공지.

‘하인즈가 그 자리에 가지 않았다면, 저 공지 이후로 다시 방송이 켜질 일은 없었겠지.’

나는 의자에 몸을 파묻으며 눈을 감았다.

현재 하인즈는 순혈의 끝자락, 지구 기준으로는 6레벨과 7레벨 사이다.

‘일단 하인즈를 진혈로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사냥감이 더 많이 필요했고···.

그들의 서식지 정보와 사냥 도구는 모두 내 손안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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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 is Becoming A Giant, 내 분신이 거물이 되어간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Horror of the Continent: The Immortal King Brings Despair, While the Light Knight Defies the Divine Will. In an era of chaos, numerous heroes emerge, striving to navigate the tumultuous land. However, amidst this turmoil, sudden and enigmatic forces make their appearance on the continent. Little did they know, it was all me. …To be precise, they were my alter egos sent to this other world. #Unintentionally becoming the villain of the world. #Somehow, I become both the demon king and the hero. #One person, multiple ro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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