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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82

378. 아스타로트 외전

악신과 맞서 싸우던 인간들은 이젠 저들끼리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자신이 왜 싸우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를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근위병들 같은 경우는 몇몇 기사들에게 공격받았기 때문에, 그리고 상급자가 기사를 공격하라 명령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몇몇 기사가 근위대를 공격했다 해서 기사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라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

그러나 명령은 명령. 근위병들은 훈련받은 대로 조를 짜서 기사들을 상대해갔다. 명령을 내린 상급자는 씨익, 붉게 미소 짓다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급히 명령을 철회하려 했으나 그땐…

“근위병들이 미쳤구나! 내 용서하지 않겠다. 맞서 싸워라!”

귀족이 소리쳤다. 근위병들의 공격을 피하기 급급한 기사들에게 칼을 뽑을 명분을 쥐여주었다.

이 역시 상식적인 명령이 아니긴 매한가지다. 그렇게 서로가 원치 않는 싸움이 들불처럼 번져갔다.

소드마스터 파벌의 몇몇 귀족들이 왕당파 소속 귀족에게 시비를 걸고, 근위대와 근위기사단은 귀족 파벌을 아무렇게나 공격해댔으며, 십자교회의 성전사단은 사제에게 칼을 휘두르는 부상병들을 제압하기 바빴다.

어느 성전사가 뱉은, 절규에 가까운 외침이 이 상황을 잘 설명한다.

“신이시여! 악한 자들을 기억하소서! 제발!”

성전사들은 신성한 외침을 뱉어 악행을 저지른 적이 있는 사람에게 표식을 새기고, 그것을 통해 피아를 구분한다. 그런데 사제에게 칼을 휘두른 미친놈들의 머리 위로 표식이 뜨질 않는 것이었다.

게다가 사제를 살해하고서 한다는 말이 가관이다.

“제… 제가 한 일이 아닙니다! 아, 아아. 사제님! 사제니임…!”

그런다고 제압해 놓지 않으면 좀 있다가 곧장 태연하게 다른 사제를 찌른다.

쉰 명 남짓한 성전사들은 사방에서 벌어지는 전투로 인해 물밀듯이 밀려오는 부상병들을 보며 절망에 휩싸였다. 죽어가는 사람을 앞에 두고 함부로 접근조차 못 하는 사제도 머리를 감싸 쥐며 괴로워했다.

죽음을 예견하는 검은 이끼, 속칭 사형수의 담요가 두텁게 깔린 홀은 그렇게 무고한 인간의 처형장으로 탈바꿈해 가고 있었다.

어쩌지. 누가 좀 멈춰 줘!

말은 못 하지만 모두가 내심 그리 생각할 때였다. 레안 드 예리엘 왕자가 급하게 뛰어나갔다.

“레안! 어딜 가? 위험해!”

“이건 내가 해야 하는 일이야! 넌 내 동생을 지켜줘. 민서 너도. 레아 씨랑 내 동생을 지키는 게 언제나 최우선이야.”

“그럼 이거라도 가져가.”

왕자는 레브가 던져준 것을 받았다. 그는 “고맙다.” 답하고는 도검이 맞부딪치는 전쟁통을 헤치며 지나갔다. 아스타로트가 그가 소드마스터로부터 떨어진 이 기회를 놓칠 리 만무하다.

한 기사가 그를 막아서며 말했다.

“레오넬. 난 너를 죽이려 하는 게 아니다. 이리 와라. 와서 네가 맺은 약속을 지켜라.”

“그렇겐 못 하겠다면?”

이렌느가 씩, 미소 지었다.

“그런 선택지는 없다.”

이렌느 경을 뒤집어쓴 아스타로트 대공이 창을 휘둘렀다. 레안은 검을 뽑아 가까스로 막아내긴 했으나 힘에서 밀려 쓰러졌다.

이거 도저히 상대가 안 되겠는걸. ─ 생각한 레안은 냅다 땅을 박차며 달려 나갔다.

“게 섰거라!”

때아닌 추격전이 벌어졌다. 레안은 문득 옛날 생각이 났다. 전에도 저 여자한테 이렇게 쫓겼던 것 같은데… 이크!

지금은 그때보다도 상황이 안 좋았다. 이렌느 경은 레안을 엄청난 속도로 따라붙었고, 마침 들고 있는 무기도 창이었다. 창은 달아나는 적을 무력화하기 좋은 무기다.

죽일 생각은 없는지 그녀는 레안의 다리를 노렸다. 펄쩍펄쩍 뛰어서 피하는 것도 한계에 부닥쳐, 레안은 공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 목걸이 – 예쁜 목걸이다. ]

그러나 쨍! 하고 터지는 청색 반구. 레브가 넘겨준 목걸이가 공격을 막아주었다. 아쉽게도 일회용이라 레안은 부리나케 달아났다.

“희한한 걸 가지고 있구나.”

목걸이가 시간을 벌어주었음에도 레안은 도로 따라잡히고 말았다. 사방에서 싸움이 벌어진지라 도망갈 경로가 마땅치 않아서다.

으.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레이를 찾아다가 호위를 부탁했어야 했나.

레안은 곧 제 종아리에 구멍이 날 것을 직감했다. 어차피 잡힐 거라면 돌아서서 싸우자! ─ 라고 생각하곤 걸음을 늦추려 할 때였다.

“계속 가십시오!”

뒤를 돌아본 레안은 순간 카시아를 떠올렸다. 누가 이렌느 경에게 달려들어 있다. 물론 그녀가 여기에 있을 린 없고…

“산티안?”

“지금은 바눈입니다. 주군.”

은색 청광(淸光)에 휩싸인 산티안 라우노가 이렌느 경을 막아서고 있었다. 무투 계열의 무술을 사용하는지 그는 맨주먹이다.

“바눈? 크하하하하하! 오랜만이다. 이거 정말 오래간만이야. 그래. 레이시아가 돌아왔는데, 네가 빠지면 섭섭하지.”

“…”

“그런데 이를 어쩌나. 레이시아는 이번에도 레오넬이랑 맺어지게 될 건데. 억울하면 묘약이라도 구해다 줄까? 내 아내가 많이 만들어 놨어. 푸하하하하하하!”

“닥쳐라, 짐승 놈아. 너 따위 미물이 주군께 붙어 있던 걸 알았더라면 역사는 지금 같지 않았을 것이다.”

이렌느 경의 웃음이 뚝 그쳤다. 그녀는 으르렁대는 목소리로 말했다.

“감히 내 앞에서 역사를 논하느냐, 밥버러지 같은 녀석아. 하잘것없는 패배자, 혼령 주제에 감히.”

고대의 존재들의 대화에 관심이 없는 건 아니었으나 레안은 그들을 뒤로하며 달려 나갔다. 사람들이 서로를 죽이는 걸 막는 게 먼저다. 이내 그는 클리안 드 타탈리아 왕자를 찾아가 외쳤다.

“클리안! 예를 차리지 못하는 걸 용서하시오. 사람들이 싸우는 것을 우리가 막아야 하오.”

클리안 왕자는 왕당파 귀족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왕이 사라진 지금 그가 곧 왕이기 때문이다. 왕자는 레안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 전에 설명이 필요하오, 레안 드 예리엘 왕자. 조금 전에 나타난 그것은 무엇이었소? 그리고 그것과 무슨 대화를 나눈 것이오.”

“시간이 없으니 필요한 것만 말하리다. 왕이 악신이었소. 그리고 지금 녀석은 우릴 분열시키고 있소.”

“…그 증거는?”

성질이 급한 사람이었다면 “꼴이 이 모양인데 증거는 무슨 증거야!” 소리치지 않았을까.

하지만 레안 드 예리엘은 침착했다. 침착하게 클로에 공주의 팔목을 잡아끌었다.

“클로에 드 타탈리아 공주님이 그 증거요. 공주. 초면에 실례지만 부탁 하나만 드리리다. 당신께서는 종종 당신이 원하지 않는 대로 행동하지 않으시었소?”

클로에 공주는 얼굴을 붉혔다.

“맞아요. 그런데 그걸 어떻게…?”

“그리고 당신은 축성 받은 물품을 단 한 개도 지니고 있지 않을 거요. 아니라면 축성품을 보여 주시오.”

“어… 그것도 맞아요.”

레안이 클리안 왕자와 귀족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악신은 축성품을 소지하지 않은 사람에게 깃들어 사람들을 선동하고 있소이다. 특히 저 불길한 창을 쥐고 남을 공격하는 사람은 백이면 백 악신이 깃든 것이오. 날 믿으시오.”

[ 업적 : 클리안 드 타탈리아를 만남 – 타탈리아 왕가를 섬기는 모든 귀족에게 미약한 호감을 얻음. 클리안 드 타탈리아에게 미약한 호감을 얻음. ]

클리안 왕자는 자신의 맑은 눈을 깜박이며 숙고했다. 클로에 타탈리아, 그의 여동생이 정신 질환으로 기이한 행동을 해온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단지 원인을 몰랐을 뿐. 클리안이 귀족들에게 외쳤다.

“지금부터 어떤 이유에서건 남을 공격하지 말지어다! 나 클리안 드 타탈리아는…”

레안이 끼어들었다.

“그리고 나 레안 드 예리엘은!”

흠흠. 레안은 클리안 왕자가 마저 말할 수 있게 눈짓했다. 그의 말에 자신의 성명만 얹어준 것이다.

클리안 왕자가 이어서 외쳤다.

“…분란을 일으키는 자를 용서치 않을 것이며, 특히 붉은 창을 집는 자에겐 벌을 내릴 것이다. 창을 집는 자가 있거든, 그 즉시 포박하라. 그리고 근위기사들, 근위병들은 당장 무기를 내려놓는다. 실시.”

“실시!”

왕자들의 성명이 들어간 명령은 귀족들과 기사들, 근위대 상관들의 자잘한 명령을 씹어버렸다.

홀에 있는 인원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근위병들이 무기를 내려놓으면서 홀에는 정적이 찾아왔다.

왕자의 말을 듣지 못하고 전투를 이어가던 사람들도 분위기를 느끼곤 무기를 거두었다. 이렌느 경은 낭패라는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런. 내가 바눈 녀석에게 정신이 팔렸었구나. 곤란하게 됐군.’

다른 건 몰라도 사제를 충분히 죽이지 못했다.

혼란한 틈에 레이시아와 레오넬을 잡았어야 했는데, 레이시아한테는 소드마스터가 붙어 있고, 레오넬은 아깝게 놓쳤다.

흠.

아스타로트는 제가 지닌 신력의 양을 계산하러 되돌아갔다. 이렌느 경은 어리둥절해 하고, 그녀와 싸우던 바눈은 후우, 한숨을 내쉬었다.

안도의 한숨은 아니었다. 싸움이 멈추면서 상황이 반전된 것 같지만 사실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바눈은 알고 있었다.

놈은 지독하리만치 강하면서 끔찍하게 영악하다.

바눈은 다리를 절룩이며 레이시아가 있는 곳으로 갔다.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 누워있는 그녀를 보니 가슴이 쓰라리지만, 조언을 먼저 해 주었다.

“레이나 님. 처음 뵙겠습니다.”

“어? 나 말이니?”

레아는 깜짝 놀라 되물었다.

웬 소년이 다가와선 자신을 최초의 성녀, 레이나 님이라 칭하는데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바눈은 무심하게 말을 이었다.

“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레이나 님께서는 당장 그 공평(公平)의 잔을 발동시키셔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아스타로트가 달아나 버릴 겁니다.”

“저… 저기 꼬마야. 미안한데 난 레이나가 아니야. 사람을 잘못 찾았구나. 엄마는 어디 있니?”

“레아. 그 애가 시키는 대로 해. 쟤가 아마 바눈 라우노일 거야.”

“어, 어? 그, 그래?”

“오랜만에 뵙습니다, 아즈라 님.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레이나 님께서는 공평의 잔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르시는 건가요? 아즈라 님께서도 모르시고요?”

레브는 어깨를 으쓱했다. 레아는 당황해선 물었다.

“이 술잔 이름이 공평의 잔이에요? 미안해요. 사용법을 모르겠어요. 신력을 불어넣어 보긴 했는데, 신력을 잡아먹기만 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지금 해보신 건 아니죠? 아마 대상이 없어서 그랬을 겁니다. 다시 해보세요. 단, 신력을 찔끔찔끔 넣는 게 아니라 지니신 걸 모두 쏟아부으셔야 할 겁니다. 그리고 뒤집으세요.”

“모두요?”

“네. 그것은 공평한 잔이거든요.”

소년은 그것으로 제 할 일을 마쳤다고 생각하는지 바닥에 주저앉았다. 레리아나의 곁에 앉아 그녀를 망부석처럼 들여다본다.

만 년을 기다렸다. 그녀를 다시 만나기까지.

하지만 그는 레이시아를 이렇게 바라만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레아는 묻고 싶은 것이 많았으나 차마 방해하지 못하고 몸을 돌렸다.

‘신력을 모조리 쏟아부으라 했지.’

레아는 황동 술잔을 들고 천천히 신력을 부어 넣었다.

이랬다가 신력만 거덜 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일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레아는 믿었다.

레브와 그의 동료들이 목숨 바쳐 마련해온 이 기회가 이깟 신력보다 중요치 않을 것이라고. 황동 술잔이 타오르듯 빛나기 시작했다.

– 어?

신력이 얼마나 남았나.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아낄 수 있을까, 구두쇠처럼 계산하던 아스타로트는 놀라고 말았다.

바도보나 성터에서 해방된 이후 육십 년 동안 알뜰살뜰하게 모아온 신력이 반으로, 또 그것의 반으로 삽시간에 깎여나갔다. 아스타로트는 기겁해서 되돌아갔다.

“왕이다! 왕이 다시 나타났다!”

카로만 드 타탈리아 왕의 몸으로 현신한 그는 문제의 원인을 살폈다. 그리고,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Γειασου! Αυτός είναι ένας σκύλοξ!!!”

저주받을 황동 술잔!

그를 바도보나 성터에 이천 오백 년 넘게 가둬뒀던 술잔이었다.

아스타로트는 욕지거리를 뱉음과 동시에 탈출을 시도했으나, 레아가 술잔을 뒤집는 게 더 빨랐다.

[ 레나가 {신성}을 소모했습니다. 그녀에게 부여된 특성이 영구적으로 제거됩니다. ]

“아악!!”

왕은 머리를 감싸며 괴로워했다.

공평한 술잔. 그것을 뒤집자 (아스타로트의 입장에서는) 지독하리만치 불공평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왕궁에 돔(dome)이 내려앉았다.

사뭇 술잔을 닮은 그것은 레아가 부은 신력과 그와 같은 비율로 빼앗긴 아스타로트의 신력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둘 중 하나가 죽기 전에는 둘 다 나갈 수 없다.

저 복제품 년을 죽인다고 해서 신력을 되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동등하게 빼앗겼을 뿐.

“으… 으으으… 게 누구 없느냐…”

그러는 한편, 카로만 드 타탈리아 왕의 입에선 아스타로트가 의도하지 않은 말이 나왔다.

신력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카로만 드 타탈리아 왕이 정신을 되찾기 시작한 것이었다.

아스타로트는 더 이상 그의 정신을 사로잡아 둘 수 없었다.

도대체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 통탄하면서, 아스타로트는 왕의 배에 창을 꽂아 넣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자결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시선은 왕의 등 뒤로 쏠렸으니…

“뭐, 뭐냐 저 짐승은.”

가까스로 왕의 목숨을 받아먹은 아스타로트. 그의 본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염소 머리를 한 3m 장신의 동물. 다리는 염소의 것과 같으나 복슬복슬한 털 대신 물고기 비늘이 달렸고, 등에는 말갈기, 꼬리는 파충류의 것이 붙어 있었다.

과거 바위에 수천 년간 묶여 있을 때, 근처를 지나치는 동물들에게서 하나씩 빼앗은 것들이었다.

하지만 얼굴은 사람이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만난 게 레오넬, 인간이어서 그렇다.

아스타로트는 어금니를 갈며 분노했다.

얼핏 레안을 닮은 회색빛 안색이 울긋불긋… 아니, 음영이 드리웠다가 빠지길 반복하여 그가 수치스러워하고 있음을 알렸다.

난 인간이 되고 싶었다. 레오넬과 같은. 나를 두려워하면서도 찾아와 견과류를 먹여 주던 그는 얼마나 사랑스러웠던가. 나를 보면 도망치기 바쁜 여타 동물들과는 달랐다. 그때 나는 레오넬과 ‘같아’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그와 하나가 되었고, 레오넬도 약속했다. 내게 자신의 모든 걸 주겠노라고.

아스타로트는 고개를 들어 보았다.

인간들이 그를 손가락질하며 수군대고 있었다. 칼을 겨누며 적의를 드러내는 사람도 많았다. 그리고, 그 뒤에는 레안 드 예리엘이 있었다.

아, 레오넬.

함박웃음을 짓는구나. 너는 지금 나를 이겨냈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나도 네가 사라진 만 년 동안 놀고만 있지 않았단다. 너와는 다른 무언가를 나도 만들어 냈어.

부웅. 창이 그의 손에서 회전했다. 익숙하기가 몸의 일부와 같다.

황제로 살아오면서 난 너를 자주 떠올렸었다. 넌 타고난 검객이었지. 그래서 내가 창술을 배워두면 우리가 다시 만났을 때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반쯤은 심심풀이였지.

하지만 이젠 알 것 같구나. 내가 어째서 창술에 과하게 재미를 들였는지. 너와 다른 내 모습에 반했던 거야.

그러니 함박웃음을 짓는 너에게 선언하노라. 마법과 신력 없이, 이 누덕누덕 기워진 짐승의 몸과 이 한 자루의 창으로,

너를 사로잡겠다. 다시.

또각.

아스타로트가 산양 발굽을 앞으로 내디뎠다.

약 천 명 즈음의 근위병과 성전사 오십, 기사 이백, 아흔의 사제와 두 명의 소드마스터가 가로막음에도 그의 발걸음엔 흔들림이 없었다.

사랑한다, 레오넬.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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