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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83

회귀수선전(回歸修仙傳) 390화

소금을 (6)

‘미친 건가.’

육린은 생각했다.

느껴진다.

저 아래에서, 서은현이 뿜어내는 저것은 분명 봉래의 힘이긴 했다.

봉래의 힘은 그 유래를 알 수 없고, 고력계에서도 전설 같은 힘이었다.

봉래의 힘이 몰아치면 고력계의 바다가 명동하며 봉래의 힘을 증폭시켜 준다.

그리고 그것뿐이다.

‘어리석은 짓!’

[염해귀로옥은, 고력계의 정점(頂點)이다! 아무리 봉래의 힘이라도 못 이긴다!]

단순한 과신이 아니다.

염해귀로옥은 더욱더 질 좋은 소금을 얻을수록, 더욱더 많은 소금을 얻을수록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신공.

그리고, 염해귀로옥의 힘을 절정에 달하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이 염정이었다.

이 귀한 염정이, 한두 덩이도 아니고, 성째로 그의 손에 있었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정점이다!’

차라리 무한이라고 해야 할 법한 힘이, 염정의 대궐에서부터 뿜어져 육린의 용파에 더해졌다.

그리고.

‘…어?’

염해귀로옥이, 밀리기 시작했다.

[뭐!!!!!?]

육린의 눈이 뒤집어졌다.

저 아래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그마한 소금 알갱이들이 모여 바다를 이루듯이….]

그것은, 숯덩이의 괴물.

서은현의 입에서 들리는 소리였다.

그것은 마치 속삭임과도 같았다.

아니, 실제로 속삭임이었다.

그저 서은현이 공법을 발동하며 저도 모르게 내뱉는 속삭임.

그러나, 고력계가 명동하며 그 속삭임 자체를 증폭시키고 있었다.

그들이 있는 해역 전체에 서은현의 속삭임이 퍼지는 듯했다.

[참오를 통하여 산을 쌓아 가라.]

쿠구구구구!

[말도 안 돼! 헛소리하지 마라! 염해귀로옥이, 염해귀로옥이 밀린단 말이냐!!!]

[소금의 산을 쌓는 것만이 가장 빨리 하늘에 도달하는 것일지니….]

밀린다.

육린의 용파가 밀려 가고 있었다.

물론 육린이 염해귀로옥의 용파를 날린 건 저들을 해치우는 것이 아닌 다른 용도가 있었고, 그의 의도는 지금껏 충실하게 반영되고 있었다.

봉래도가, 심해에 고정되어 있던 심해도가, 점차 더욱더 아래로 가라앉고 있었다.

그리고 낮이 밝아옴에 따라 봉래도로 향하는 길 역시 점차 닫히고 있었다.

어차피 승리자는 육린이었다.

그러나 육린은 용납할 수 없었다.

‘내가… 평생을 바쳐 얻고자 했던 염해귀로옥이… 순수한 해룡의 육신과, 염해귀로옥과, 염정 덩어리를 잔뜩 들고도, 봉래의 힘 하나에게 밀린단 말이냐! 특이한 힘일지언정 강력한 힘이라고 소문나지도 않은 봉래의 힘 따위에게, 고력계의 정점이 밀린단 말이더냐!?’

치이이이-

그의 몸에서 검붉은 마기가 뿜어지기 시작했다.

육린의 생명력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내가 이긴다! 내 염해귀로옥은, 무적의 권능이어야 한단 말이야!!!]

‘수명을 바쳐서라도, 반드시 이긴다!’

기어이 얻은 해룡의 핏줄의 생명을 태워 가면서까지, 그는 비명을 지르듯 용파를 뿜어냈다.

염해귀로옥의 힘을 머금은 용파의 줄기가, 더더욱 굵어졌다.

그리고….

[뭐…?]

서은현의 빛이, 더욱더 밝아지기 시작했다.

* * *

쿠구구구구구!

일순간 고력계 전체가 진동했다.

고력계의 중앙.

치제역의 가장 높은 산, 해왕산.

산의 정상에 있는 해왕전에서 고통에 찬 신음 소리가 흘러나와 치제역, 도거역 전체를 메웠다.

“성사!!!”

“성사시여! 어쩐 일이십니까!!!”

“해린 성사!”

고력계의 성사 해린을 봉양하는 합체기 요왕들이 해왕전의 앞으로 몰려들어 해린을 부르짖었다.

해왕전의 중심.

산호가 돋아난 용상 위쪽.

그곳에서, 해린이 두 눈에서 피를 흘리며 전신을 떨고 있었다.

“ㅁ… 버… 진언… 진언…!”

왈칵!

그는 입에서 피를 한 바가지 내뿜으며 숨을 헐떡였다.

“녀석이 그걸 얻었다고…! 그렇구나, 명귀계의 그자들이 단체로 실신한 이유가 그것이었어! 그자들이 악에 받쳐 고력계에 그걸 집어넣은 게 그런 이유였군…!”

뿌드드득….

그가 입술을 질끈 악물었다.

해린은 전신을 떨며 공포에 질린 표정이 되었다.

“단순히… 그분의 유산을 얻은 게 아니었어…? 그걸 펼칠 수 있단 건 하하… 그렇다면….”

텅 비어버린 눈이 된 해린이 용상에 몸을 기대며 헛웃음을 흘렸다.

“…이번 생은 이제 곧 끝이구나… 부질없도다….”

* * *

빛이 더 밝아진다.

나는 태산열제를 뒤집은 이 신통의 새로운 면을 발견했다.

“합한다!!!”

“우리도 힘을 보태겠다!”

“버텨라, 서은현!”

오현석, 김영훈, 전명훈, 김연, 북향화….

그리고 무극교단 전원.

그 모든 이들이 힘을 더한다.

그리고, 그 힘은 역원뿔의 산 안쪽으로 들어가며,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융화되어 더욱더 역원뿔의 크기를 키우고 있었다.

역원뿔이 크기를 키우며 염해귀로옥의 용파를 밀어낸다.

이대로만 가면 그대로 육린을 밀어 버리고 승리할 수 있다!

‘모두가 함께하고 있다!’

절대 질 수가 없다!!!

“하아아아아아아!!!”

우리 모두의 힘에 대적하는 염해귀로옥의 용파가 점차 얇아지고, 마침내!

용파가 사라졌다!

그리고.

“하아아아아! 하아아… 아…?”

나는 육린의 뒤쪽에서, [손]이 튀어나오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비늘이 뒤덮인 손이었다.

쿠그그그그극!

그리고 그대로.

손에 의해, 마침내 스러진 염해귀로옥의 잔재를 즈려밟고 천공으로 쏘아지려던 우리의 힘은, 그대로 찍어 눌렸다.

콰드드득!

광음역은 봉래도에 진입할 때, 봉래도 결계에 진입한 후 결계 안쪽에서 둥둥 떠 있었다.

우리 모두가 잠들어도 부유진은 유지되었으니까.

그러나 부유진이 무색하게 광음역은 그대로 추락하여 봉래도의 땅바닥에 처박혔다.

무자비한 인력에 의해 우리는 그대로 전부 무릎을 꿇었고, 태산열제를 반전한 신통은 산산이 으스러져 소멸하였다.

동시에, 봉래도는 손의 인력에 의하여 더더욱 깊은 심해로 추락하였다.

나는 아연한 얼굴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우리가 들어올 때 사용한 심해의 길이 완전히 닫혔다.

주변에 보이는 것은 까마득한 심해와, 심해 속 무수한 차원의 조각뿐.

아니… 하나 더 있긴 하다.

절망적일 정도로 나를 휘감고 있는 거대한 액운의 흐름이었다.

콰아앙!

나는 땅이 무너져라 봉래도를 내리쳤다.

“…하늘이여….”

갑자기 나타난 손에 의해, 무극교단 전원과 봉래도는 아주 깊숙한 심해 속에 처박힌 후 갇혀 버린 신세가 되었다.

* * *

육린은 멍한 눈으로 바다를 바라보았다.

[…해린 성사인가.]

아슬아슬했다.

갑자기 나타난 해린 성사의 일격이 아니었다면, 그는 지금쯤 아래에서 올라오던 봉래의 힘에 의해 어찌 되었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죽지는 않은 것 같았지만, 무극교단 자체가 통채로 심해에 갇혔다.

빠져나올 방법 따위는 없었다.

[도움에 감사드립니다, 위대하신 성사시여….]

육린은 성사의 손이 나타났던 방향을 향해 크게 읍하였다.

해린은 딱히 답이 없었고, 손은 갑자기 나타났던 것처럼 갑자기 사라졌다.

“흐하하…! 축하드리외다, 정룡궁주. 복권하신 것에다가 드디어 소원 성취까지 하셨군. 하면 약속대로 염정의 일부는 우리에게 나누어 주시오.”

그리고, 육린을 도와 염정의 대궐을 끌어 올려 준 진마열이 나타나 육린에게 말했다.

육린은 잠시 진마열을 쳐다보는 듯하더니 입을 열었다.

[발동. 자혼만천…!]

촤아아악!

그리고, 순식간이었다.

진마열의 동공이 보랏빛으로 물드는 듯했다.

그러나 진마열은 자혼만천에 침식당하며, 도리어 팔을 휘둘렀다.

부웅-

쉬캉!

염해귀로옥을 사용하느라 힘을 소진한 육린의 몸에, 거대한 자상이 남았다.

진마열은 희열에 찬 얼굴로 육린의 피를 한 줌 낚아챈 후 어딘가로 날렸고, 육린은 앞발로 그런 진마열을 후려쳤다.

꽈아아앙!

진마열의 전신이 폭발한다.

육린의 공격이 이어졌다.

아무리 기력이 빠졌다지만 합체기 대원만이 합체 초기에게 날리는 공격들.

얼마 안 가 진마열은 영역이 폭발하였고, 오로지 머리 하나만을 남기고 모든 부위가 찢어져 버렸다.

그러나, 그럼에도 진마열은 웃었다.

“흐, 흐히하하하! 히하하하! 역시나 자혼만천을 숨기고 있었군. 정룡궁주! 하지만 감사 인사를 드려야겠소. 덕분에 자혼만천의 운용법은 학습했어! 당신의 피도 얻었으니… 이제 남은 것은… 오직….”

진마열의 머리는 생기를 잃어 가며 말했다.

“불로불사뿐….”

육린은 무표정한 얼굴로 진마열이 사라진 곳을 바라보다, 짜증 난 표정으로 염정의 대궐 안쪽에 인력을 발하였다.

꾸구국….

그리고, 육요가 딸려 나왔다.

분명 진마열에게 걸어 놓았던 육린의 자혼만천은 육요에게 전이되어 있었다.

[저주인가. 진마열 놈… 저번에 육요를 납치하는 데에 성공했다 하더니만, 그사이에 육요를 저주인형으로 만들어 두었나 보군.]

육린은 혀를 차며 육요의 정신에 깃든 비술을 거두어들였다.

그의 입장에서, 육요를 먹어 치우는 건 오히려 손해였다.

그는 육요를 대충 염정의 대궐에 던져 놓은 후 비릿하게 웃었다.

[멍청한 놈… 자혼만천을 얻으면 무얼 하느냐. 내 피를 가져가 용형둔갑술을 익히면 무얼 하느냐. 어차피 네놈은 절대 그걸 익힐 수 없을 터인데… 흐하하하.]

육린의 시선이 앵룡해역의 끝자락으로 향하였다.

그곳에서는 염골호가 해수면 아래로 잠수하고 있었다.

아마 저 안쪽에 부활한 진마열이 있을 터였다.

[귀찮은 녀석. 하지만 이번을 마지막으로 부활 횟수도 다 잃었겠어. 자혼만천으로 불로불사할 줄 알고 목숨은 걸었는데, 그것이 허상에 불과했다는 걸 알면 무슨 표정을 지으려나… 궁금하군.]

육린은 끌끌 웃었다.

배신왕 금위부터 시작하여 무시무시한 무극교단과 마교주.

그리고 처음부터 서로의 뒤통수를 노릴 생각밖에 없었던 진마열.

그 모두를 물리치고, 최후의 승자는 결국 육린이었다.

그러나, 육린은 그를 위협하던 적수를 해치웠음에도.

그토록 원하던 염정의 대궐을 손에 넣었음에도, 오히려 웃음은 작아졌다.

끌끌거리던 소리는 이내 침묵으로 바뀌었고, 전투의 여파로 인해 절대 다수의 생령이 죽어버린 앵룡해역에는 침묵만이 맴돌았다.

승리했지만, 육린은 즐거울 수 없었다.

‘염해귀로옥이… 밀렸다.’

그것은 평생을 염해귀로옥이 무적이라 믿어 의심치 않아 왔던 육린의 자존심에 흠집을 내었다.

뿌드득….

얼마간 이를 갈던 육린은, 염정의 대궐을 들고 정룡도로 향하였다.

위윤에게는 복귀 명령을 하며, 앞으로의 여러 계획을 정리하던 육린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을 결정했다.

‘봉래국의 궁궐을 연화하여, 완전히 본명법보로 만든다. 영역과 동화시켜 연허법보(煉虛法寶)로까지 만든 후, 그를 바탕으로 염해귀로옥을 대성(大成)하면… 나는 정말로 정점에 오를 것이야.’

[…염해귀로옥이 진 것이 아니다. 그저 내가 아직 염해귀로옥을 대성치 못했을 뿐….]

그러나, 스스로를 타일렀음에도 육린의 얼굴에서는 어두움이 가시지 않았다.

* * *

해왕전.

그 중심에서 해린은 피가 떨어지는 눈으로 손을 떨었다.

“…비록 조금 거친 방법이긴 했지만… 당신의 뜻에 따라, 그분의 후계를 도왔습니다. 이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이제 저는 최선을 다해 살길을 도모해 보려 합니다. 부디 후손을 보우하소서, 해녕 할아버님….”


           


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回歸修仙傳, 회귀수선전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On the way to a company workshop, we fell into a world of immortal cultivators while still in the car. Those with spiritual roots and unique abilities were all called to join cultivation sects, living prosperously. But I, having neither spiritual roots nor special abilities, lived as an ordinary mortal for 50 years, complying with fate until my death. That’s what I thought. Until I regres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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