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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88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388화

내가 아카데미에 다니며 도서관에 대한 정보를 들은 것은 몇 가지 되지 않는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정보가 있다면, 아카데미의 도서관은 더럽게 크다 정도일까?

그리고 아웃사이더 상태로 도서관 앞에 도착한 내 입에서 가장 먼저 흘러나온 말 역시도.

“더럽게 크네…….”

정말 크다는 것이었다.

본교와 비교해도 꿇리지 않는 거대한 크기의 건축물은 순간, ‘이곳이 정말 교육기관이긴 하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할 정도였다.

“그럼 들어가 볼까.”

그대로 발걸음을 옮기며 도서관의 내부로 발걸음을 옮긴다.

입구부터 갈 수 있으면 가 보라는 듯, 마치 지하철 게이트처럼 생긴 입구가 나를 맞이해 주었다.

생김새를 보아하니 학생증을 찍고 안으로 들어가는 구조인 모양.

내가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게이트 앞에 대기하고 있는 경비는 내게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다.

음, 아이템 효과 한번 확실하네.

난 묵묵히 그 앞을 스치듯 지나가며, 자연스레 학생증을 찍은 뒤 안쪽으로 향했다.

삑-!

학생증이 찍히며 기계음 소리가 나오고, 덜컹 소리와 함께 게이트가 움직이며 안쪽으로 들어서게 된다.

그제야 내 모습을 인식하고는 ‘어어?’ 소리를 내는 경비.

“학생! 언제 온 거야? 지금 수업 시간 아니야?!”

나를 발견한 그는 슬쩍 시간을 살피더니, 그렇게 외치며 나를 붙잡으려 했다.

뭐, 이 정도는 예상했다.

나라도 수업 시간에 갑자기 도서관에 온 학생을 보면 저렇게 물을 테니까.

하지만.

“몸이 안 좋아서 조퇴했거든요. 집에 바로 가면 심심할 것 같아서 잠시 책이라도 빌리러 들렀습니다.”

나는 그렇게 말하며 어제 백정원에게 받은 조퇴증을 들어 보였다.

이 양반. 어제 이걸 줄 때, 쓰기 귀찮아서인지 결국 사인만 들어간 조퇴증을 휙 던져 주고 갔다.

덕분에 이런 일에 쓸 수 있었지만 말이다.

내 손에 들린 조퇴증을 유심히 살피던 그가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어휴. 조퇴했으면 집에 돌아가서 쉬지 왜 도서관에 온 거야. 학생?”

“아무리 아프더라도 학생이라면 공부는 당연히 해야 하니까요. 조금만 읽고 금방 가겠습니다.”

일명, 유진 한 칼리오네 모범생 모드.

조금만 공부하고 가겠다는 나의 말이 먹힌 것일까? 경비의 표정으로부터 경계가 완전히 사라지더니, 되려 대견스럽다는 듯한 표정으로 바뀐다.

“참 학생이로구먼……! 참 학생이야! 그래. 조금만 공부하고 집에서 쉬게나. 알겠지?”

“예,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결국 큰 사건 없이 지나치게 된 게이트.

마지막으로 한 차례 허리까지 숙이며 인사하는 것을 끝내자, 그는 정말로 이뻐 죽겠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며 손까지 흔들어 주었다.

역시, 모범생은 어딜 가도 인기가 많다니까…… 난 수석이니. 아무튼 모범생이 맞다.

그렇게 게이트를 지나 좀 더 안쪽으로 향하니, 곧이어 책들이 배치되어 있는 도서관의 문이 보였다.

그것을 살며시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동시에 코를 자극하는 익숙한 냄새.

그저 페이지를 팔락이는 것만으로도 콧등에 살며시 내려앉는, 오래된 종이의 냄새였다.

익숙한 내음에 숨을 크게 들이마시다가,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폈다.

마치 또 다른 공간에 온 듯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주변의 풍경들.

안 온 지는 오래됐지만, 이곳의 위치는 대략 기억하고 있었다.

난 그중 구석에 있는 계단을 통해 2층으로 향하기로 했다.

달칵─

가볍게 책더미를 누르자 순서대로 튀어나온 책장들이 계단의 형상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대로 타고 올라가자 도서관의 아래가 온전히 내려다보였다.

“조용하네.”

도서관 내부를 쭉 걷는 동안,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중간중간 가끔씩 골렘으로 보이는 생명체들이 나를 보며 이상한 말을 하거나, 책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이쪽이 공격하거나 책에 위해를 끼치려 하지 않으면 별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는 놈들인 만큼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방에 가득한 책들과 테이블. 그리고 사다리들.

내가 지금껏 어떤 곳에서도 본 적이 없는 규모에 미소를 짓고 있었을 때.

“아. 여긴가?”

약 10분을 걸은 끝에야 비로소 도착한 장소.

다른 장소들보다 조금 더 섬뜩한 기운이 흐르는 듯한 곳에 발을 내디뎠다.

특정 분야의 책들이 모여 있는 곳, 그도 그럴 것이.

[저주]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의 카테고리가 바로 ‘저주’의 범주 안에 들어가기 때문이었다.

슬쩍 훑어보기만 해도 오싹오싹한 책들이 보이는, 그야말로 공포가 스며드는 곳.

당장 눈앞에 보이는 책만 하더라도 이름이 ‘오늘 싫어하는 상대의 새끼발가락이 골절당했으면 좋겠어.’ 일 정도니, 이곳이 어떤 곳인지는 굳이 추가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물론, 저것은 내가 원하던 책이 아니었다.

“하아. 그럼 슬슬 찾아봐야 하나.”

원작에서는 분명, 다른 장소들보다 반짝이는 연출이 있었기에 그나마 쉽게 찾을 수 있었으나…… 아쉽게도 현실에서 그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일은 없으니, 결국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하나 찾는 수밖에 없었다.

‘지나가던 꿀벌에게 쏘이게 하는 법.’

‘저주 인형의 역사.’

‘저주를 주저하지 말자.’

‘저주의 역사와 해 주.’

오싹오싹한 책들은 빠르게 넘기고, 책 겉을 훑어보며 계속해서 수많은 책들을 살펴보았다.

분명 원작에서는 이쯤에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직도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이거, 생각보다 장기전이 되겠는데?

“하아. 그냥 쌩 노가다를 몸으로 하고 있으니, 옛날 생각나네. 진짜.”

그때도 분명, 이러한 느낌으로 새로운 이벤트를 찾겠다며 모든 책을 하나씩 펼치고 닫고 펼치고 닫고를 반복했었지 분명?

덕분에 우리 집 [ESC] 키의 흰 칠이 모두 벗겨졌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때.

“어?”

저기 책장 구석에서 은은하게 보랏빛을 흩뿌리고 있는 책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저주와 관련된 책 중 저주가 걸려 있는 책들이 여럿 존재하긴 했었기에, 난 굳이 터치하지는 않고 거리만 유지하며 제목을 살펴보았다.

‘한(恨)’.

무척이나 단순 명료한 그 이름.

“빙고.”

이 책이 바로 내가 찾고 있던 ‘그것’이었다.

가죽으로 만들어진 검은색 표지에 흰색 글씨로 박혀 있는, 무척이나 정갈한 모습의 책.

그것을 만지기 전, 두어 차례 숨을 고른 나는 뺨을 툭툭 두드리며 정신을 붙잡았다.

“……별일 없겠지?”

아무래도 여기에서는 처음 하는 행동이었기에, 조심스럽게 행동하였다. 게임에서야 간단한 이팩트로 끝나는 것도 현실로 벌어지면 어찌 될지 모르니까.

그래도 뒤에 기다리고 있을 보상을 생각하니 금세 몸에 힘이 나는 게 느껴진다.

“좋아. 해 보자.”

완전히 마음을 굳힌 뒤, 그대로 발걸음을 옮겨 한(恨)을 향해 손가락을 뻗었다.

툭- 하고 손에 닿는 책의 표지. 동시에.

[불길한 기운이 당신의 영혼에 엄습합니다.]

게임에서 보았던 문구가 눈앞에 떠오르고, 주변의 온도가 내려가는 듯한 느낌이 듦과 동시에.

“아.”

시야가 빙글빙글 돌더니 그대로 암전하고야 말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완전히 캄캄한 어둠. 그런 어둠 속으로, 익숙한 메시지가 하나둘 떠오르기 시작한다.

[나는 그들을 저주한다.]

[나는 그들을 원망한다.]

[나를 괴롭히던, 내 자존감을 짓밟던, 그들이 너무나도 밉다.]

[하나 내게는 그들과 같은 축복받은 신체도, 마나에 사랑받는 재능도 없었다.]

[그저, 남들을 저주할 때 조금 더 강한 힘이 깃들 뿐. 녀석들은 그런 나를 ‘기분 나쁜 놈’이라 불렀다.]

[나의 학창 시절은 검게 물든 한지와 다를 것이 없었다.]

[돌이키기엔, 백색의 한지가 되기엔 너무나도 늦은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나의 검게 물든 정신을 이곳에 배제하여 따로 보관하기로 결심했다.]

[나의 한이 담긴 저주의 책. 비록, 패배자인 나는 이곳에 나의 한을 담아 보관하지만.]

[부디 미래에 있을 내 후배가 이 책을 발견한다면 나의 복수를, 나의 한을 풀어 주길 바란다.]

아카데미가 창립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무수한 괴롭힘을 받았던 저주술사가 남긴 책. ‘한(恨)’.

이것은 정신 오염 직전까지 간 그가 자신의 네거티브한 감정들을 모조리 담아 넣은 책으로, 끝까지 영웅으로 살고자 한 그가 ‘빌런’이 되지 않기 위해 발악한 일종의 증거라고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잠시 어둠이 스친 뒤, 다시 시야가 서서히 밝아지며 주변의 풍경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익숙한 풍경의 바깥. 익숙한 향기. 그리고, 익숙한 장소.

지금의 나는 아카데미 교실의 한복판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눈앞에 떠오르는 새로운 시스템 창.

[당신은 저주술사. 메구스 독스페러의 과거를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삶은 괴로움과 분노, 그리고 좌절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의 한(翰)을 풀고 보상을 취하십시오.]

[……난이도를 조절합니다.]

[플레이어의 모든 능력이 봉인됩니다.]

[플레이어의 모든 특성이 봉인됩니다.]

[플레이어의 모든 스킬이 봉인됩니다.]

[이차원 아티팩트의 사용이 금지됩니다.]

[플레이어의 모든 능력치가 과거 ‘메구스 독스페러’와 동일하게 변경됩니다.]

마치 치트키를 사용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본래 내 힘과 능력을 모두 봉인해 버리는 시스템.

그럼에도 나는 당황하지 않은 채 얌전히 그 메시지들을 차근차근 읽어 나갔다.

뭐, 대부분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새로이 내 눈앞에 떠오르는 시스템 창.

[이름 : 메구스 독스페러】

[성별 : male]

[직업 : 아카데미 1학년]

[혈계 : – ]

[특성 : 저주술사]

[스킬 : 회복 저하, 모스키토 드레인]

《특성》

【저주술사】

[1. 저주술사 – 당신은 저주를 다룰 수 있는 술사입니다. 상대를 향한 저주의 성공률이 소폭 상승합니다.]

스킬은 2개. 특성은 1개.

본래의 나와 비교하자면 그야말로 처참하기 그지없는 것들을 확인하자, 육성으로 헛웃음이 튀어나오고 말았다.

“언제 봐도 처참한 능력들이네. 진짜.”

그래. 원작에서는 이렇게 제한된 캐릭터로 이 ‘메구스 독스페러’의 한을 풀어야만 한다.

당연히 능력치가 제한되다 보니 모든 게 주인공의 행동과 대사 선택, 움직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분기점이 완전히 달라졌고, 그 난이도는 가히 지옥 급으로 분류되었을 정도다.

그때.

퍽-

뒤통수에서 미약한 통증이 퍼지며 몸에 무언가가 끼얹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동시에 주변에 퍼지는 비릿한 냄새.

이건…… 우유인가?

슬쩍 뒤를 돌아보니 이쪽을 바라보며 킥킥 웃고 있는 웬 양아치 녀석의 모습이 보였다.

‘아, 분명 저런 엑스트라도 있었지 아마?’

시작부터 플레이어들에게 선택지를 강요하게끔 만들어, 시작과 동시에 퀘스트를 실패하게 했던 녀석.

여기서는 원래 선택지가 3개 정도 떴던 거로 기억했다.

분명.

[1. 맞서 싸운다.]

[2. 무시한다.]

[3. 실실 웃으며 사과한다.]

이렇게 떴었는데, 1번을 누르면 이 처참한 능력치 덕분에 얻어맞으며 순식간에 퀘스트가 종료되었고, 2번을 누르면 나중에 실패 스택으로 적립되어 녀석에게 보복을 당해야만 한다.

즉, 원래 정답인 3번을 눌러 사과를 한 뒤 자리에 앉아야 하는 더러운 조건.

하지만.

“야이 새끼야! 너 때문에 내 우유가 다쳤잖아!”

이곳은 게임이 아니다.

선택지로만 움직이는 곳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 말인즉.

“나 때문에 네 우유가 다쳤다고?”

내가 가는 곳이 곧 새로운 길이라는 뜻.

나는 천천히 젖은 몸을 이끌고 녀석에게 다가간다.

그런 내 모습에 싱긋 웃는 녀석.

“그래. 새끼야. 내 우유를 다치게 했으면 사과를 해야지.”

“미, 미…….”

그래, 원하면 해줘야지.

“미친놈아. 네가 먼저 했잖아!”

쾅──!!!

그대로 녀석의 얼굴을 향해 꿀사과보다 달달한 주먹을 꽂아 주었다.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ame a Mafia in the Academy IBMITA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spent my life playing a game.
I hit the wall, stuck in second place for the rest of my life.

[Can you live as yourself, using your own nickname?] DarkLord of Underworld: Even if a man can’t eat, he can survive!

Out of the blue, I received a message and was possessed by the game.
As the worthless son of an Underworld Boss!

“Yes, bloodline is also a power, as long as you can use it. My ability is ‘Famiglia’.”

The game addict never disappears. Overwhelming violence, endless wealth, connections in the other world. I, I’ll use anything to stay 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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