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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90

EP.389 15. 프랑켄슈타인의 후계자 (43)

원더스타인이 지네의 심장석에서 흡수한 데볼루트는 3천이 조금 넘었다. 결과적으로 딱 이번 싸움에 소모한 만큼 보충했다고 할 수 있었다.

원래 이 10배의 보상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아쉬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에 대해 미련을 가지지 않기로 했다. 아무도 죽지 않고 싸움을 끝낸 것만으로도 충분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가진 것에 감사하자.’

그것은 그가 허수아비로 살아오면서 몸에 밴 마음가짐이었다. 고작 이 정도 불운으로 누군가를 원망하는 것은 그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단장님, 마력을 다 썼어요. 업어주세요.”

물론 큰 손해를 입혀놓고 뻔뻔하게 칭찬을 바라듯 다가오는 마야를 보고 있으면 따끔하게 야단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땀에 젖은 채 파김치처럼 축 늘어져 있는 그녀를 보면 마음이 약해졌다.

그녀를 반신불수로 만든 일이 여전히 마음에 걸리기도 했고, 그렇게 몸이 아픈 와중에도 몇 년 뒤에나 도달할 경지에 발을 디딘 그녀가 대견스럽기도 했다. 거기다 그녀의 호감도 50 보상이 때마침 들어왔다.

[마야의 호감도가 8 올랐습니다. 호감도 50을 달성한 보상으로 <메모리 레코드>가 마야에게 제공됩니다. 현재 호감도: 53 (다음 보상: 호감도 75)]

메모리 레코드는 손바닥만 한 크기의 납작한 원반으로, 그 외형은 메모리 디스크와 같았다. 그러나 보통 은빛을 띠는 메모리 디스크와 달리 이건 금빛이었다.

그는 이것의 사용법을 읽기 전부터 그 용도를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게임을 하면서 이것을 수만 번은 넘게 봤다. 물론 이것이 작중에 등장했다는 말은 아니었다. 이 금빛 원반은 게임 플레이의 녹화를 시작할 때 화면에 뜨는 아이콘이었다.

이름: 메모리 레코드

적용 대상: 마야가 접촉한 대상

효과: 대상의 기억을 담습니다. 접촉한 상태로 정확한 날짜와 시간을 말씀하십시오. 저장된 기억은 메모리 디스크와 같은 방식으로 재생할 수 있습니다.

자원: 마야의 호감도 50

설명을 읽어보니 그가 예측했던 것과 기능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마야가 정신을 차리고 나면 ‘마야 셀레스티얼’을 달성한 기념으로 이것을 선물로 주기로 했다. 물론 그때는 자신이 데볼루트를 자원으로 활용하는 마법사라는 설명도 확실히 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두지 않을 것이다.

“지치네.”

단원들을 모두 지상에 내려준 루미가 그를 향해 날아왔다. 이제 광장 바닥은 절반 정도가 드러나 있었다. 조금만 더 있으면 이 일대의 마비 구름이 모두 빠져나갈 것 같았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모두가 무사할 수 있었군요.”

원더스타인의 말에 루미는 대답을 하지 않고 그를 빤히 바라보기만 했다. 그녀는 천으로 몸을 둘둘 감고 있었지만, 그는 그 안쪽에 있는 그녀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녀는 입술을 달싹이는 것이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했다. 그는 잠자코 그녀가 생각이 정리될 때까지 기다렸다. 얼마 안 있어 그녀는 결심한 듯 고개를 살짝 내저으며 말했다.

“이번 일로 우리 서커스단에 추궁이 들어올 거야.”

“은막에요? 이건 모두 베티가 저지른 짓입니다.”

“그래. 그녀가 아마 주범으로 지목되겠지. 하지만 우리도 그전에 한 번 소동을 피웠으니, 조사를 피할 수는 없을 거야.”

“고작 관객들을 놀라게 한 정도로요? 그건 그냥 사고였잖아요.”

루미는 자신이 만들어낸 그 끔찍한 환상들을 보지 못 했냐고 그를 타박하려다가 멈칫했다. 그녀는 그가 실제로 그 환상들을 보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고가 일어났던 당시 그는 자신과 함께 무대 뒤에 있었고, 그 환상들은 고작 몇 초 정도 떠돌다가 단원들이 지워버렸다.

“맞아. 너는 아까 보지 못했지? 우리 서커스단이 만들어낸 환상을.”

고개를 끄덕이는 그를 향해 루미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그것들은 끔찍하게 생긴 벌레들이었어. 문제는……지네 괴물이 몸에서 방출했던 그놈들과 똑같이 생겼다는 거야. 그리고 그것들은 아까 사람들이 대피하던 후방까지 날아왔었거든? 많은 사람이 목격했다고. 그놈들이 사람들을 공격하는 장면을. 그러니까 우리가 저 괴물과 완전히 무관하다고 주장할 수 없는 거야.”

“그 환상을 만들어내도록 지시한 것은 베티였죠?”

“응.”

원더스타인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제야 모든 것이 이해됐다.

베티가 지네 마왕의 날벌레들을 디자인한 시점은 키르쿠스에게 먹히기 전이었다. 즉, 지네 마왕의 그 기술은 키르쿠스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베티 본인에게서 비롯되었다는 말이 됐다.

아마 지네 마왕의 다른 능력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니 놈의 모든 것이 사실 베티로부터 나왔다고 봐야 했다. 그래야 어째서 지네 마왕이 TT2에 나왔던 것과 완전히 똑같을 수 있는지도 설명이 되었다.

TT2의 트릴은 한 번 쪼개져 힘이 바닥난 것을 베티가 프롤로그에서 자신을 제물로 바쳐서 힘을 회복시킨 것이었다. 그리고 오늘 베티가 사용한 트릴은 TT2의 프롤로그에서 나왔던 것과 비슷한 의식을 거쳤다고 할 수 있었다.

즉, TT2의 트릴과 오늘 문제를 일으킨 트릴의 파편은 베티의 육신을 기반으로 어비스로 향한 통로를 열었다는 점에서 그 근본이 같다고 봐야 했다. 그렇다면 오늘 베티가 변한 모습과 TT2의 마왕 모드가 크기만 다를 뿐 모든 면에서 똑같은 것은 충분히 납득가는 일이었다. 아마 지네 마왕은 베티의 마음속에 깃든 악의 한 형태일 것이다.

원더스타인은 이제 루미가 왜 저렇게 안절부절못하는지 이해가 됐다. 베티의 지시로 만들어낸 벌레 괴물의 모습과 지네 마왕이 만들어낸 벌레 괴물의 모습이 같다면 확실히 세간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를 수상하게 여길 것이다.

“결국 조사에 들어간다면 사정을 밝힐 수밖에 없겠지. 아르노와 내가 사실 동일 인물이었다는 것과 내가 요정이었고 베티에게 사육당했다는 것, 그리고 그녀에게 조종당했었다는 것까지. 일의 여파가 어느 정도까지 커질지 모르겠지만, 어쩌면 ‘은막 아르노’는 은퇴하게 될지도 몰라. ‘천의 목소리 루미온’도 마찬가지.”

원더스타인은 그녀에게 어떤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할지 몰랐다. 그녀가 아르노로서 쌓아온 25년이 모두 허물어진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는 어딘가 홀가분해 보였다. 마치 오랫동안 어깨에 놓인 짐을 내려놓는 사람 같았다.

“그렇게 되면 우리 서커스단도 위태해질 거야. 일단 단원들의 앞길은 내 인맥이든 뭐든 모두 동원해서 터줘야겠지. 다들 어딜 가도 밥 빌어먹을 능력은 되게 키웠으니까 힘든 일은 아닐 거야.”

“루미 씨는 그러면 이후에 뭘 할 거죠?”

“나? 음, 모르겠네. 일단 일이 다 정리하고 되면……너, 너를 찾아갈까 하는데…….”

“저를요?”

루미는 자신이 25년 전의 일을 떠올렸다고 당장 그에게 털어놓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해후를 나누기에는 지금 당면한 문제가 너무 많았다. 당장 내일부터 여기저기 불려 다니느라 골이 깨질 것이다.

무려 25년 만에 첫사랑과의 재회였다. 그 극적인 상황을 그런 식으로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한여름 밤의 서커스에 초대받은 거 기억 안 나? 앞으로 반년 뒤야.”

원더스타인은 원더랜드에서 만났던 오베론이라는 남자를 떠올렸다. 그는 요정들로 이루어진 서커스단의 단장으로 그가 클라라와 했던 내기를 물러주는 대신 두 사람은 그들의 여름 축제를 돕기로 했었다.

“아, 맞아요. 그랬었죠. 그러면 그때 뵙는 걸로 할까요?”

아무런 아쉬움 없는 표정으로 반년 뒤를 기약하는 그의 모습에 루미는 볼멘소리가 목구멍까지 차올랐으나 꾹 억눌렀다. 자신은 무려 25년 동안 그를 기억하지 못했다. 그런 자신이 반년 정도로 불평할 수 없었다.

“좋아.”

“필요한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요청하세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도와드리죠.”

그가 미소 지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그가 웃는 모습은 지겹게 봐왔지만, 원더스타인 단장이 아닌, 그녀의 첫사랑이 웃는 모습을 보는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25년 전, 그는 짧은 만남이었지만 언제나 무표정을 고수하고 있었었다. 그런 그가 자신을 향해 웃고 있었다. 가슴을 무언가에 관통당한 충격에 루미는 얼굴을 붉히며 빽 소리를 질렀다.

“네 걱정이나 해, 이 바보야!”

루미는 그의 발목을 콩하고 걷어차고는 그에게서 등을 돌려 서둘러 광장을 떠났다. 그녀는 광장을 빠져나가기 직전에 뒤를 돌아봤다.

저 무정하기 짝이 없는 남자는 떠나는 자신을 끝까지 바라보지도 않고 바로 등을 돌려 자신의 단원들이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단원들이 그를 둘러싸는 것을 잠시 지켜봤다. 그중 몇몇 여자 단원들이 눈에 걸렸다. 그중에는 그의 등에 업혀 있는 마야도 있었다.

“내가 먼저 좋아했다고…….”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몸을 날려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우리 포상금을 받을 수 있으려나?”

“증명할 수 있겠어? 단장님이 한 방에 지네 괴물을 터트려 죽였다고?”

“야야, 우리 모습을 보이면 같은 편으로 취급 안 받으면 다행이다.”

불과 30분도 안 되는 사이, 광장의 안개가 모두 걷혔다. 멀리서부터 군화 발소리와 다급한 구호 요청이 다가오는 게 들렸다. 단원들은 광장에서 나갈 준비를 했다. 곧 들이닥칠 경비대와 만나서 좋을 게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예전에 저주 역병 사태에서도 기껏 목숨 걸고 싸웠더니 현상 수배되었던 경험 탓에 누구도 훈장 따위를 기대하지 않았다.

“그때는 베르그송 자작님이 무마시켜 주었잖아. 지금도 그러면 되지 않을까?”

“글쎄다? 후원자님이 멀쩡하며 몰라도, 요즘 돌아가는 꼴로 봐서는 본인도 뭔가 문제가 생겨서 도피 온 거 같은데…….”

“윽, 도스빌 남작! 그, 그런 거 아니거든요!”

모든 일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두 이렇게 느긋하게 농담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 그렇게 다들 방심한 탓에 그들 중 누구도 지네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사람의 형체가 엘라의 뒤를 붙잡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나, 난 죽지 않는다!”

“엘라!”

그것은 지네의 목에 붙어 있던 베티의 본체였다. 그녀는 엘라의 몸을 끌어당기며 소리쳤다.

“나, 난 다시 일어설 거야! 여, 여왕이 될 거라고……. 누, 눈을 내놔. 눈을…….”

“으윽, 이거 놓지 못해!”

베티는 실성한 사람처럼 중얼거렸다. 엘라는 그녀의 정강이를 마구 걷어찼다. 그러나 그녀는 웃음만 흘릴 뿐 조금도 아파하지 않았다.

“이 괴물이 명도 질기구나!”

“이번에 진짜 끝내주마!”

알렌과 조가 검을 뽑고 그녀를 향해 다가가려 했다. 그런데 그 순간,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그림자들이 베티를 덮쳤다.

-뿌오오!

-크르르!

-우우우!

그것은 베티가 기르던 동물들이었다. 숙소 쪽에 남아 있었던 그들이 안개가 걷히는 것을 보고 서둘러 달려온 것이었다. 그들은 동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섬세한 움직임으로 베티를 제압하고는 그녀의 손에서 엘라를 구해냈다. 코끼리가 그녀를 코로 감싸서 조심히 바닥에 내려다 주었다.

“이, 이것들이! 너, 너희는……날 섬겨야 하잖아!”

베티는 그들에게 몸을 물어뜯기면서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댔다. 단원들은 가만히 그 광경을 지켜봤다.

“그만둬 주시오.”

동물들을 진정시킨 것은 놀랍게도 한 마리의 곰이었다. 사람들은 그가 ‘빌리 앤 베티’의 두 창업자 중 한 명이라는 것을 알아봤다. 바로 베티의 파트너라고 할 수 있는 수컷 곰 빌리였다.

“고, 곰이 사람 말을 했다?”

단원들은 놀란 목소리로 웅성거렸다. 베티가 길들인 동물들이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긴 했으나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은 앵무새인 에드워드뿐이었다.

그런데 곰의 입에서 유창한 사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들을 더 놀라게 한 것은 그가 말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가 이어서 말한 말의 내용이었다.

“제 딸이 그동안 많은 폐를 끼쳤습니다.”

딸이라는 말에 그들은 놀란 눈으로 빌리를 바라봤다. 베티의 아빠인 브라이스 남작은 제2회 서커스 그랑프리에서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저 곰은 자신이 그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그렇게 된 거였군.’

원더스타인은 그가 털어놓는 이야기를 듣고 모든 의문이 풀렸다. 베티가 트릴의 힘을 빌려 사용한 능력은 조련사와 그가 길들인 동물이라는 조건이 있어야 발동되었다. 그런데 아까 엘라가 분석했던 것에 따르면 다른 동물들은 다들 명성 높았던 조련사들의 이름이 붙었는데, 빌리만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18년 전, 브라이스 남작은 테러 현장에서 기절한 딸과 죽어버린 그녀의 곰을 발견했다. 그는 딸의 고집을 들어주느라 무일푼의 거지 신세가 되었으나 여전히 딸을 아끼고 사랑했다. 그는 그녀가 빌리가 죽은 것을 보고 충격을 받을까 봐 걱정했다. 지금 그녀 곁에 필요한 것은 아무 짝에 쓸모없는 자신이 아니라 그 곰이었다. 세계 최고의 조련사가 되겠다는 딸의 꿈을 이뤄줄…….

그때, 붉은 보석으로부터 어떤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목소리는 그의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속삭이고 있었다. 그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고, 다시 깨어났을 때, 그는 빌리의 몸속에 들어와 있었다. 그때부터 그는 딸조차 속이고 곰으로서 그녀의 옆을 지켜온 것이었다.

“비, 빌리 죽은 거야?”

베티가 허망한 눈동자로 허공을 응시하며 그가 한 말을 되뇌었다. 곰은 서글픈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죽었단다. 옛날에.”

“흐억, 억, 으으……우아아아!”

베티의 조련사로서의 명성은 테러 현장에서 빌리와 함께 발견되면서 시작됐던 것이었다. 그녀는 키르쿠스가 자신에게 다른 조련사를 동물로 만들어버리는 힘을 준 것이 모두 그가 조련사로서 자신의 재능을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녀에게 힘을 베풀어준 것은 그녀가 아닌 동물로 변하면서까지도 딸을 지켜주고 싶어 했던 아빠 때문이었다. 조련사로서 그녀가 쌓아 올린 모든 것이 가짜였다.

한 가지 더 베티를 절망시킨 사실은 그녀의 두 번째 인스피라는 조련사와 그가 길들인 동물 사이에서 작동한다는 것이었다. 브라이스 남작이 빌리의 몸에 깃들 수 있었던 것은 빌리가 더 잘 따랐던 사람이 베티가 아닌 그녀의 아빠였다는 소리가 됐다. 빌리는 그저 진짜 주인인 그의 눈치를 봐서 베티의 억지에 어울려주고 있었던 것뿐이었다.

“기만인가…….”

모든 사실을 들은 엘라는 오래전 스승이 말해줬던 것이 떠올랐다. 빌리와 베티의 경우도 다르지 않았다. 그 기만이 행해지는 방향은 정반대였지만.

진실을 알게 된 베티는 완전히 실성한 듯 마구 고함을 질러댔다. 그것은 더는 사람의 말로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그녀의 몸에서 지네 마왕을 구성하고 있던 촉수, 가시, 벌레, 독액 등이 마구 뿜어져 나왔다. 그것들은 1m도 채 날아오지 못하고 바닥에 처박혔다.

그 사이 광장 안으로 사람들이 밀어닥쳤다. 도시 경비대였다. 그들은 베티가 몸을 비틀며 괴물 같은 꼴을 보이는 것을 확인하고는 단원들을 지나쳐 그녀를 향해 무기를 겨누었다.

“어이, 거기 괴물! 그만하지 못할까! 이거 모두 네놈이 한 짓이냐!”

경비대장의 호통에 베티는 숨을 헐떡이며 마지막 기력을 짜내 고개를 쳐들었다. 그리고는 마구 악을 쓰며 소리쳤다.

“아니……모두 그놈 때문이야! 그놈! 그놈! 그놈 때문에!”

그녀가 눈을 치켜뜨며 주변을 둘러보다가 원더스타인이 있는 방향으로 시선을 고정했다. 물론 그녀의 눈동자는 제멋대로 굴러다니고 있었고 그녀는 이미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기에 아무도 그녀가 그를 바라본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검은 마도사!”

마지막 단말마와 같은 비명이 광장을 메아리쳤다. 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완전히 숨을 거두었다. 그녀의 몸을 안고 있던 곰이 구슬픈 울음소리를 냈다. 녀석은 그렇게 세 번 운 후, 앉은 채로 몸이 굳어서 다시는 움직이지 않았다.


           


I Became the Leader of the Monster Circus Troupe

I Became the Leader of the Monster Circus Troupe

괴물서커스단의 단장이 되었다
Score 4.4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The protagonist, a famous YouTuber known for playing the game trilogy “Tril Trilo Trilogy,” finds himself possessing the final boss of the game world. Before the release of the new instalment in the series, he receives an offer from the game’s developer to play a prequel, “Part 0,” which explores events that occurred before the first instalment. Since he is a fan of “Tril Trilo Trilogy,” he eagerly accepts the offer. However, through some twist of fate, he wake ups in the world of “Tril Trilo” in the dreadful body of the final boss of the trilogy, a character named Frank Wonder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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