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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95

< 미지의 위협 (1) >

서로 비슷한 규모의 두 파벌을 이끄는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현 마계의 정세를 통째로 뒤흔들 만한 매우 상징적인 만남.

그러나 그들이 풍기는 분위기는 한 장소에 있는 게 어색해 보일 정도로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반가워! 이렇게 직접 보는 건 처음이네. 내 이름은 헬라야. 잘 부탁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주변을 밝게 물들이는 듯한 미녀가 친근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머리 위로 길게 내뻗은 한 쌍의 뿔과 이질적인 역안도 그녀를 감싼 기묘한 기류에 독특한 매력으로 느껴질 뿐.

그녀가 가볍게 손을 흔들며 방 내부로 들어섰다.

“앉으시게.”

반면 이미 자리에 앉아있던 이의 태도는 담백하기 그지없었다.

아니, 담백한 걸 넘어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무채색으로 만들 것 같은 칙칙함을 온몸으로 뿜어대고 있었다.

전신을 휘감은 새카만 로브 자락이 바닥에 길게 늘어지고, 머리에는 한 쌍의 뿔이 아래쪽으로 휜 산양의 해골을 뒤집어썼다.

외견상으로는 불사왕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음산하기 그지없는 모습.

그에 헬라의 내면에서 까닭 모를 경쟁심이 스멀스멀 치밀어 올랐다.

‘비주얼 한번 제대로네. 거기다 자세히 보니 저거 가면도 아니잖아? 그냥 원래 머리가 저렇게 생겨먹은 거였어!’

인간형 악마도 있고 야수형 악마도 있으니 언데드형 악마가 있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다.

애초에 언데드란 존재 자체가 워낙 부정적인 면이 강하다 보니 악마와 궁합도 썩 잘 맞는 편이기도 했고.

‘그런데 아무리 봐도 그냥 일반적인 언데드는 또 아닌 것 같단 말이지.’

언데드 쪽으로 일가견이 있는 걸 넘어 세계 제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자신이 잘못 볼 리 없었다.

흑암 공작 피에타는 머리를 비롯한 신체의 일부만 언데드일 뿐, 다른 부분은 비교적 멀쩡하게 기능하는 특이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신기하네. 언데드의 육체와 생체 조직이 한 개체 안에서 공존하고 있다니.’

저런 것도 일반적인 생명체가 아닌 악마족이었기에 가능한 것이겠지.

헬라가 지적 호기심에 눈을 빛내며 그를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그녀도 마계에 온 지도 제법 되었지만 저런 특이한 존재를 접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으니까.

“···초면에 그렇게 보는 건 실례라 생각하네만.”

물론 그런 시선은 당사자에겐 불쾌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무례한 태도에 참다못한 흑암 공작이 한마디 툭 내뱉었다.

“어머, 미안! 너무 신기해서 그만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했네.”

“이해하네. 데미콥스(Demi-Corpse)는 마계에서도 희귀한 편이니.”

“이해해 줘서 고마워. 그런데 그 머리 정말 멋지네! 솔직히 정말 내 취향이야.”

“···그거 고맙군.”

“그냥 예의상 하는 말 아니야. 사실 마음 같아선 당장이라도···.”

멈칫.

마음 가는 데로 열심히 칭찬을 늘어놓던 헬라가 말끝을 흐렸다.

하마터면 당장 그 머리를 뽑아 벽에 장식으로 걸어두고 싶을 정도라는 본심이 나올 뻔하지 않았나!

아무리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그녀라도 지금 상황에서 그 말이 부적절하다는 것 정돈 잘 알고 있었다.

‘안 되지, 안 돼. 지금은 싸우러 온 게 아니니까.’

아직은 상대와 싸울 때가 아니었다.

그렇게 대충 뒷말을 뭉갠 그녀가 재차 싱긋 웃으며 아무렇지 않게 말을 돌렸다.

“···아참! 내 정신 좀 봐. 이쪽은 데이비슨이야. 아주 귀엽지?”

“카카캇!”

그에 동조하듯 세 개의 머리가 입을 크게 벌리며 흉악한 이빨을 드러냈다.

목구멍 깊은 곳에서 아직도 아른거리는 새빨간 불꽃.

그게 효과가 있었는지 피에타는 헬라가 흐린 뒷말 따위엔 신경도 쓰지 않고 데이비슨에게 관심을 보였다.

“저건 지옥불이군. 설마 케르베로스의 변종인가? 아니, 오히려 키메라 쪽에 더 가까운 것 같은데···.”

마도 계열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그에게 미지의 존재란 흥미와 지식욕을 동시에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좋은 소재거리였다.

하물며 저 생물은 척 보기에도 만만치 않은 괴물이지 않은가?

이런 자리만 아니었으면 그는 어떻게든 저 생명체를 실험체로 삼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내가 정말 관심이 있는 건 저쪽이지만.’

흥미롭게 데이비슨을 관찰하던 피에타의 시선이 그 옆에서 다정하게 애완 괴물의 등을 토닥이는 헬라에게로 향했다.

역시, 몇 번을 확인해 봐도 결과는 같았다.

‘틀림없군. 이건 분명 마왕의 기백이다. 거기다 그 용모까지 14대와 저리 닮았다는 건···.’

마치 하나의 법칙처럼, 마계 구성원들의 위에 군림하도록 정해진 마왕 특유의 기세가 그의 영육을 압박했다.

공작급인 그에게야 조금 거북한 정도가 전부였지만, 거기에 저 특유의 ‘마성’이 더해지면 후작 이하의 악마에겐 말 그대로 최악의 정신 공격이 될 것이다.

애초에 최선을 다한 싸움이라는 것이 성사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단지 그렇게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 저도 모르는 새에 감화되어 저쪽으로 넘어가 버리겠지.

아니, 이미 홀려버렸으면서도 내색하지 않고 남아있는 쪽이 더 위험하다.

사실상 존재 자체만으로 부하들의 개입을 원천 봉쇄하는 사기적인 능력이나 다름없었다.

‘그것도 본인의 추종 세력은 더욱 강하게 만들면서 말이지. 역시 불공평하기 짝이 없군. 그때 간신히 14대를 처리했는데 어째서 또다시 그 후계자가 나타나 버린 거지?’

부지불식간에 떠오르는 온갖 상념에 머리가 어지러워졌지만 그는 일단 그 모든 것들을 한곳에 억눌러 두었다.

지금 중요한 건 그런 것들이 아니었으니까.

“그럼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지. 데모니악과 어브노말이 맺은 동맹 계약을 헬헤임이 승계하길 원한다고?”

일단은 당장 직면한 문제부터 푸는 것이 우선이었다.

현재 다크 네스트와 나머지 두 파벌과의 격차는 정면 승부가 불가능할 정도로 벌어진 지 오래였다.

서로 간의 긴밀한 협조가 없다면 압도적인 1위에게 진즉에 먹혀 버리고 말았을 정도로.

그런 만큼 선장이 바뀌어 버린 세력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건 지금 상황에서 최우선으로 처리해야 할 일이었다.

“그래야겠지? 그러지 않으면 저쪽에 대적하는 게 너무 힘들어지니까. 기껏 이 자리까지 올랐는데 금방 무너져 내리는 건 내가 바라는 게 아니거든.”

그리고 그건 무섭게 세를 불리고 있는 헬헤임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

그렇다고 어브노말에게 했던 것처럼 전격적으로 데모니악을 집어삼킬 수도 없었다.

기습의 이점이 완전히 사라진 이상 흑암 공작이 순순히 당해줄 리도 없거니와, 기회를 노리던 다크 네스트 역시 그 혼란으로 인해 발생한 빈틈을 그냥 보고 넘길 리 없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 각이 영 안 나오네. 기회가 되면 덮치려고 데이비슨까지 데려왔건만.’

괴랑 공작이라는 이전 선례가 있는 만큼 흑암 공작 피에타는 이번 만남을 철저하게 기획했다.

어떤 변수 속에서도 자신의 안전만큼은 확실하게 지킬 수 있도록.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그를 건드리는 건 괜히 다크 네스트 좋은 일만 시켜주는 악수나 다름없었다.

‘뭐, 어쩔 수 없지. 일단은 균형을 좀 맞추면서 기회를 보는 수밖에.’

일단 어브노말을 집어삼킨다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만큼 지금 상태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어차피 이런 아슬아슬한 구도가 오래 갈 리도 없었으니.

“···이미 알고 있겠지만, 다크 네스트 쪽에서 계속해서 충원되는 하얀 괴물들 때문에 전장의 병사들이 느끼는 피로도가 만만치 않네. 이대로 가만히 내버려 뒀다간 어찌 반격하기도 전에 제풀에 지쳐 무너져 내릴 가능성이 굉장히 크지.”

그런 곤란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2, 3위에 해당하는 두 파벌 간의 긴밀한 협조였다.

헬라는 서로 오랜 시간 악연을 맺었던 두 공작과는 달리 기존의 모든 관계들을 박살 내며 굴러온 바위이기도 했고.

그런 이해관계가 맞물려 두 파벌 간의 공조에 대한 이야기는 굉장히 순조롭게 흘러갔다.

애초에 그리 복잡한 내용이 포함된 것도 아니었고, 그저 다크 네스트가 무너지기 전까진 되도록 자신들끼리의 분쟁을 삼가자는 골조가 대부분이었기에 협의는 빠르게 마무리되었다.

“···데모니악 휘하에 있던 이들을 빼간 건 일단 그냥 넘어가도록 하지. 그때와 지금은 서로의 위치도 상황도 모두 달라진 마당이니. 하지만 딱 거기까지일세. 더 이상 이쪽에 손을 뻗는다면···.”

“으흠흠! 걱정하지 말라니까? 난 믿음과 신의만으로 살아온 몸이라고.”

그 과정에서 조금 찔리는 일도 있었지만, 원래 세상사는 들키기 전까진 그 무엇도 문제가 되지 않는 법.

헬라는 이미 회유된 녀석들이 얌전히 지내도록 다시 한번 단단히 주의를 줘야겠다고 생각하며 피에타와 악수를 나눴다.

‘하지만···.’

‘언제라도 기회가 온다면.’

물론, 그것은 밖으로 보이는 겉치레일 뿐.

그들은 이런 관계를 길게 유지할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었다.

‘장기적으로 보면 다크 네스트보다 더한 위협이다. 더 손 쓸 수 없어지기 전에 싹을 자르려면 지금부터 미리 준비해야겠지.’

‘무슨 생각하는지 뻔하네. 해골이라 표정은 안 보이지만.’

동상이몽을 꿈꾸는 피에타와 헬라.

“카카카캇—!”

그렇게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과 함께.

일시적인 적과의 동침이 시작되었다.

***

툴크 왕국 북부에 자리 잡은 대도시, 타라크.

파아앗—

도시의 성장에 따라 방문객도 늘어난 타라크 신전 지하의 게이트에서 신성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 너머에서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 세 명의 인영.

그들은 곧바로 신전의 교인들과 인사를 나눈 후 밖으로 나가 몰라보게 발전한 대도시를 마주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왔을 때 이후로 시간이 얼마 지나지도 않은 것 같은데 그동안 몰라보게 발전했네요.”

자그마한 체구의 소녀 대마법사, 이세아 프리스틴이 도시를 둘러보며 나직한 감탄을 토했다.

그녀가 이곳에 온 건 도시를 습격한 초대형 백색 거인을 처치한 후로 처음이었다.

그땐 도시 전체가 혼란에 빠진 건 물론 커다란 싸움의 여파에 손상된 부분도 적지 않았는데, 지금의 화려한 도시 전경을 보니 그때의 모습은 전혀 떠올릴 수 없을 정도였다.

“과연, 장관이군요. 그때도 제법 큰 도시라고 생각했는데 고작 일 년 남짓한 시간 만에 이렇게까지 발전했다니. 성녀님도 함께 오셨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이세아의 뒤를 잇듯 하이 엘프 리디아 그랜우드가 아쉽다는 듯 말했다.

그동안 용사 파티의 여성 삼인방으로서 온갖 역경을 함께 헤쳐 나온 그들은 사적으로도 굉장히 친해졌기에, 리디아는 최근 성녀가 다른 업무에 매진하게 된 상황에 다소 서운해하고 있었다.

“성녀님께선 여러모로 할 일이 많으시니 말이지요. 뭐, 사실 저희가 이곳에 온 것도 그 일의 연장선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그들의 뒤를 이어.

부드러운 목소리와 함께 펑퍼짐한 로브를 뒤집어쓴 사내가 천천히 앞으로 나섰다.

후드 아래로 살짝살짝 비치는 찬란한 은발과 태양을 담은 듯 아름답게 반짝이는 금안.

바로 아우테리카 최대 종교인 주신교단의 성자— 하인리히 세인트 랜드가드였다.

“성녀님께서 감지하신 미지의 위협이 무엇인지 아직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러니 다들 마음을 놓지 말고 최대한 긴장하면서 탐문을 이어가도록 하죠.”

“지당하신 말씀이네요.”

“알겠습니다, 성자님.”

“아, 그 성자라는 호칭도 지금은 빼도록 하죠. 혹시 모르니 정체도 숨길 수 있으면 숨기는 게 좋겠습니다. 하인리히라는 이름을 듣고 곧바로 성자를 연상할 이는 많지 않을 테니, 앞으로는 이름을 불러주십시오.”

이미 커다란 명성을 쌓은 성자 하인리히와 용사 파티의 등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도시의 커다란 이슈가 될 수 있었다.

원활한 수사를 위해선 자신들의 정체를 감추고 움직이는 게 좋을 터.

“정체를 숨기실 생각이라면 얼굴부터 좀 더 제대로 가리셔야 되겠는데요? 하인리히 님은 후드로 얼굴을 덮어도 아무 소용이 없으니.”

“그렇죠. 또 머리카락은 그렇다 쳐도 눈이 너무 강렬해서···.”

“아하하··· 이게 제 마음대로 감춰지는 게 아닌지라.”

동료들의 지적에 하인리히가 멋쩍게 웃었다.

어둠 속에서도 인간 등대처럼 혼자 자체 발광하는 그에게 후드 자락의 어둠은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당연히 신의 기적이 깃든 머리카락과 눈 또한 염색이나 렌즈로 가릴 수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으음, 아무래도 평범한 전신 갑옷을 구해서 입는 게 최선이겠군요.”

“투구까지 전부 쓰셔야 합니다.”

악의 없는 리디아의 첨언에 하인리히가 나직한 한숨을 내쉬었다.

주신교단에서 내준 명품 중의 명품 갑옷인 ‘영광의 수호’라면 모를까, 평범한 전신 갑옷을 입고 생활하는 게 편할 리가 없었다.

그래도 북부 산맥과 통하는 요충지이기도 한 이 타라크에선 전신 갑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이들도 적진 않았으니, 확실히 정체를 감추는 데엔 이만한 방법도 없어 보였다.

‘수상쩍게 천 같은 걸로 얼굴을 싸매는 것보단 훨씬 낫겠지.’

그렇게 혼자 납득하고 고개를 끄덕이던 하인리히가 입맛을 다셨다.

문득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마음이 솟구쳤던 것이다.

일행들에게 긴장을 놓지 말라고 말하긴 했으나 정작 본인은 눈곱만큼도 긴장하지 않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성녀가 감지한 그 ‘미지의 위협’이 무엇인지 이미 충분히 짐작하고 있었으니까.

‘헬라가 아우테리카에 나타난 순간을 감지한 거겠지. 나름 철저하게 숨긴다고 숨겼는데. 역시 대단하단 말이야.’

그리고 그 말은 즉, 헬라가 마계로 떠난 지금 이곳에 남은 건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었다.

휴버트 상회가 도시 전체에 투자하기 시작하며 고용한 하이브리드의 뱀파이어들을 곳곳에 배치해 치안율 또한 극도로 높아진 상태기도 했고.

‘뭐··· 잠깐 휴가 나온 셈 칠까.’

최근 불사의 군대와의 국지전마다 참전하며 바쁘게 움직였으니, 며칠 정도는 이렇게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이참에 사무실에만 있는 휴버트 대신 타라크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시찰해 보는 것도 좋겠지.

“그런데 할리 그 아저씨는 요즘 뭐 하는 데 소식이 없대요?”

“명색이 용병왕이니 어디서 비밀 의뢰라도 받지 않았을까요?”

그렇게 용사 파티가 천천히 시가지로 진입했다.

휴버트 상회가 꽉 쥐고 있는 아우테리카 거점 중 하나이자, 성녀가 감지한 미지의 위협이 도사리는 곳으로.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 is Becoming A Giant, 내 분신이 거물이 되어간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Horror of the Continent: The Immortal King Brings Despair, While the Light Knight Defies the Divine Will. In an era of chaos, numerous heroes emerge, striving to navigate the tumultuous land. However, amidst this turmoil, sudden and enigmatic forces make their appearance on the continent. Little did they know, it was all me. …To be precise, they were my alter egos sent to this other world. #Unintentionally becoming the villain of the world. #Somehow, I become both the demon king and the hero. #One person, multiple ro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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